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130
129화.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지?”
하나는 갈피를 못 잡고 케일을 바라봤다. 혼란에 가득한 눈동자는 답을 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상대를 잘못 골랐다.
“언제는 나를 의심하더니, 이제는 나한테 어떻게 할지를 묻는 건가?”
케일은 나오는 대로 지껄였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저 쌍둥이들을 어찌해야 하나 그런 건 들어갈 공간도 없었다.
“하, 하지만. 너는 암과 싸우고 있으니까-”
싸우다니. 무슨 그런 식겁할 소리를.
케일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일단 생각나는 대로 내뱉었다.
“일단 너희 쌍둥이는 리나 씨에게 의탁해. 정글은 땅이 넓고 은신하기 좋은 장소가 많으니 충분히 리나 씨 역량으로 가능할 거다.”
하나는 불안한 자신과 달리 고저 없는 목소리에 조금씩 진정되어 갔다. 케일의 이어진 말이 그녀의 마음속을 깊이 울렸다.
“그리고 네 몸부터 나아. 너 스스로를 지키는 건 너다. 그건 알지 않나?”
“…알아. 이번 일로 더 알았지.”
태양신의 치유력을 타고났지만 그 때문인지 운동 신경이 형편없는 오빠. 그와 달리 검과 운동 신경에 특출한 재능을 가진 자신.
오빠와 스스로를 지키는 건 그녀가 할 일이었다.
케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아무도 믿지 마.”
그녀는 케일을 바라봤다.
“리나 씨도 믿지 말고, 나도 믿지 말고. 네 오빠와 둘이서 버텨.”
남자는 무표정으로 자신을 믿지 말라고 말했다. 하나는 마창사를 떠올렸다.
‘친오빠처럼 생각해. 우릴 믿어. 너와 오빠에게 자유를 줄게.’
교황을 떠올렸다.
‘너희 같은 비렁뱅이들을 화려하게 만들어준 게 나다. 나를 믿거라. 그러면 태양신의 찬란한 빛의 길로 인도를 받을 수 있어.’
모두가 하나와 오빠에게 자신을 믿으라 하였다.
그녀는 자신을 바라보는 케일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안 믿을게.”
그 대답에 케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그래야 했다.
이 여자는 지금 죽어가는 몸과 치유력만 지닌 성자인 오빠만이 있었다.
도망갈 곳도 없고, 오로지 숨을 곳만 필요했다.
제국, 비밀 단체, 모든 곳에 버림 받은 그녀는 갈 곳이 없었다.
그렇기에 케일은 말했다.
“그리고 널 살릴 수 있는 사람을 데려다줄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정말 내가 살 수 있나?”
“그래.”
금발 소드 마스터의 죽어가던 눈동자에 생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팔 위 검은 핏줄이 불거진 자리를 매만지다가 케일을 응시했다.
또렷한 눈동자가 케일을 바라봤다.
“그럼 뭘 대가로 지불해야 하지?”
케일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하나 씨, 넌 꽤 영리해.”
하나는 케일이 한 말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넌 나와 거래를 한다고 했으니까.”
이전의 단체들과 달리 케일은 거래를 하자고 했다. 케일은 그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래. 거래를 해야지. 물론 그 거래는 내가 널 살릴 사람을 데리고 갈 때 죽음의 맹세와 함께 진행할 거다. 그때 다시 거래를 하도록 하지.”
나을 수 있다. 살 수 있다.
하나는 케일의 말에서 그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순한 얼굴로 자는 오빠를 바라봤다.
너무 순해서 멍청하게 느껴지는 오빠지만, 자신을 최고로, 최우선으로 두는 오빠였다. 하나는 무언가 울컥 차올라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때, 그녀의 심장을 더 들뜨게 하는 말이 들려왔다.
“그리고 치료가 끝나면 네가 제대로 복수를 할 기회도 줄 테니까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어.”
복수라고?
하나는 케일을 뚫어질 듯 바라봤다.
“…정말로 복수가 가능해?”
케일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하지.’
위티라에게서 들은, 호랑이족과 고래족이 함께 벌일 전투가 떠올랐다.
암 전투단 1조에게 펼쳐질 공격.
그 시기는 올겨울이랬다.
‘현재 북쪽 3국이 암과 협력하고, 또 따로 제국과 협력을 한 것인지.’
아니면 북쪽, 암, 제국 세 곳이 함께 협력 중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러니 기회가 왔을 때.
‘싹 쓸어버려야지.’
북쪽은 케일이 사는 로운 왕국을 넘보는 곳이다. 그곳에 도움이 될 손길은 최대한 없애 버리는 게 맞았다.
케일은 제 나름대로 개판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두 쌍둥이를 바라봤다.
하나는 소드 마스터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반쪽이지만 태양신 교단의 성자다.
현재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지만, 그의 결백함만 밝혀진다면 태양신 신도들이 모두 저 성자 밑으로 모여들 터.
케일은 소드 마스터에게 달콤한 말을 건넸다.
“피를 좋아하는 너에게 충분한 피를 적실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하지.”
피바다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렇게 말하던 게 눈앞의 성자 동생이었다.
케일은 예상대로 생기가 넘치다 못해 광기까지 언뜻 보이는 눈동자를 보며 생각했다.
‘얘도 정상이 아냐.’
케일은 괜히 자신의 붉은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하나를 응시했다. 하나는 짜릿한 상상을 억누르는 듯 떨림을 애써 감추며 말했다.
“케일 헤니투스, 넌 악하지만 꽤 상냥해.”
“네 눈에 그렇게 보인다면 그렇겠지.”
케일은 굳이 하나의 생각을 바로잡아 주지 않았다.
하나는 낮게 웃음을 흘렸다. 죽은 마나에 중독된 몸이기에 힘겨웠지만 전보다 더 활기가 넘쳤다.
케일은 복수의 피를 뿌릴 상상을 즐겁게 하고 있는 것 같은 그녀에게 부드러이 물었다.
“그럼 이제 대화는 그만하고 잘까?”
“그래.”
하나는 그제야 편한 얼굴로 다시 누웠다. 물론 그녀는 최한에게 한번 눈길을 주었지만 최한이 케일을 쳐다보고 있자 아무 말 없이 눈을 감았다.
그리고 케일은 그 광경을 보며 동굴 천장을 바라봤다.
자기는 글렀다.
왜 이렇게 다들 치고받고 싸우려고 할까.
결국 케일은 울고 싶은 기분으로 잠들지 못했다.
***
다음 날 이른 아침. 비는 그쳤다.
케일은 안개로 가득한 숲을 보며 둥그런 바위에 걸터앉았다. 동굴 밖에 나온 그를 서늘한 아침 공기가 반겨주었다.
“하아.”
“아침부터 웬 한숨이에요?”
한숨을 내쉬던 케일은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몸을 돌렸다.
“리나 씨.”
정글의 여왕 리타나가 케일에게로 다가왔다. 그녀는 케일 옆 바위 위에 걸터앉으며 그를 걱정스레 바라봤다.
“공자, 잠을 못 주무신 것 같아요.”
“…마음이 심란해서요.”
백수 라이프가 또 더 멀어졌다.
케일은 그 사실이 서글펐다.
아. 리타나는 작게 탄성을 흘렸다. 그녀는 안쓰러움과 동시에 존경이 담긴 눈길로 케일을 바라봤다.
“그렇죠. 공자의 심성 상 이런 상황과 사실들이 힘겹게 다가갈 수 있을 거예요.”
“네. 제 성정 상 지금 상황은 버겁죠.”
리타나는 선하고 정의로운 케일이 힘없이 대답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려왔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그이기에 전할 말이 있었다.
“공자, 어젯밤에 적들을 신경 쓰지 않고 행복하게, 건강하게 사는 게 최고의 복수라고 하셨죠?”
케일은 리타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제 개판을 벌일 때인가.’
그는 그녀가 다가온 이유를 짐작했다. 그렇기에 답했다.
“네, 전 그게 최고의 복수라 생각합니다.”
물론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군요. 하지만 전 공자와 생각이 달라요.”
케일은 리타나의 차분한 눈동자에 서리는 분노를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작년에 정글을 태우던 불을 아직 잊지 않았다.
다행히 부족민들은 죽지 않았지만, 정글에서 그녀가 다스리는 것은 부족민만이 아니었다.
상생을 중시하는 남부 정글.
그녀는 폭풍 전의 고요처럼, 평온히 말을 이었다.
“수많은 나무와 식물들, 그리고 동물들이 그 불길에 죽었어요. 그리고 검게 변한 정글 1구역을 살리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바쳐야 해요. 터전을 잃은 이들은 그 시간을 또 기다려야 하죠.”
리타나가 괜히 정글의 여왕이 된 게 아니었다. 리더는 포용할 줄 알아야 하지만, 그보다 외부의 위험에 맞서고 적과 싸울 줄 알아야 했다.
“전 정글 사람으로서 그 복수를 해야 합니다.”
그녀는 케일이 어떤 얼굴을 할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 표정을 살피기 전 들린 케일의 말에 리타나는 미소를 그렸다.
“저에게 갑자기 어젯밤 이야기를 꺼내시는 이유는 하나 같습니다.”
굳이 이른 아침부터 리타나가 홀로 있는 케일을 찾아온 이유는 뻔했다. 케일은 리타나에게 말했다.
“제가 왕세자 저하께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역시 공자는 선하신 만큼 영리하신 것 같습니다.”
리타나는 툰카와 달랐다.
그녀는 정글의 불과 더불어 죽은 마나 폭탄을 명분으로 쥐고 싶었다. 하지만 이는 혼자서 힘들었다.
“알베르 왕세자 저하시라면 리나 씨와의 대화를 반기실 겁니다.”
“공자, 그리 말해줘서 고마워요. 아무래도 제국이 걸려 있으니 우리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요. 죽은 마나 폭탄을 공론화시킬 준비를 해야겠어요.”
리타나는 서두를 태세는 아니었다. 케일은 흘러가듯이 물었다.
“제국이 위퍼 왕국과의 전쟁이 끝난 후를 노리는 것입니까?”
“네.”
케일은 여왕이 허리에 매단 단창의 끝을 살짝 쓰다듬으며 눈을 빛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낮게 읊조렸다.
“우리도 전쟁 준비를 해야 하니까요.”
살벌했다.
케일이 괜히 소름이 돋아 리타나를 외면하려 했을 때, 그녀가 케일을 다시 불렀다.
“아, 공자. 그리고 보답은 여기 있습니다.”
음?
케일은 제 앞에 놓인 종이를 봤다가 다시 리타나를 쳐다봤다.
이게 보답이라고?
리타나는 케일이 시선에 그저 미소를 띠며 종이를 그의 쪽으로 더 내밀었고 케일은 결국 그 종이를 받아 펼쳤다.
‘오.’
소리 없는 감탄이었다.
리타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별장 세우실 땅 크기가 너무 작더군요. 그래서 그 땅이 있는 언덕과 더불어 해안가 일부를 함께 드리면 좋지 않을까 해서요.”
정글 1구역 해안가.
최상급 마정석을 발견했던 언덕을 통째로, 그리고 그 해안가 절반의 소유권도 넘긴다는 문서였다. 케일은 심장이 뛰었다. 설렘이었다.
케일은 소탈하게 웃는 리타나가 보였다.
그녀는 말했다.
“아직 복구가 덜 되었지만, 다행히 부족장이 관리하는 땅이더군요. 부족민들도 동의했고.”
“…해안가 반은 너무 많습니다만.”
괜히 한마디를 붙여봤다.
리타나는 그 말에 손사래를 쳤다.
“에이, 많기는요. 배로 다니시잖아요. 오고 가기 편하시라고 드리는 거예요.”
“음, 그래도.”
“정글 1구역 부족민들 마음이니, 받아주세요.”
케일은 한숨을 내쉬며 종이를 안주머니에 넣었다.
“정 그렇다면 받겠습니다.”
“네, 고마워요.”
리타나는 꽤 큰 땅임에도 당황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받는 케일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봤다. 그러다가 케일과 눈이 마주쳤고 그녀는 흐뭇한 미소를 얼른 지웠다.
그때 케일이 그녀에게 잘됐다는 듯 말했다.
“왕세자 저하를 이 해안가에서 만나면 되겠군요. 제 배로 몰래 모셔오면 되니까요.”
“아!”
리타나는 그런 생각을 하는 케일에게 감탄했다. 어쩌면 이렇게 늘 앞날에 대해, 그리고 타인과 왕국에 대해 생각할까.
감탄하는 그녀에게 케일이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그리고 리나 씨, 그 쌍둥이 두 분 조금 안쓰러운 분들 같습니다. 제가 죽은 마나 치료사를 데려올 때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공자의 고운 마음은 언제나 저를 감동시키네요.”
케일은 리타나에게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왕세자 저하는 또 돌겠다고 하겠네.’
왕세자 알베르 반응이 눈에 뻔했다.
케일은 일행과 함께 ‘나올 수 없는 길’ 정글 쪽 출구까지 정글의 여왕 리타나와 쌍둥이를 배웅했다. 물론 소드 마스터 하나의 품에 영상 통신구를 하나 몰래 넘겨줬다.
냐아아옹.
온의 울음소리에 케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자.”
케일은 옐리아 산 골드 드래곤 에르하벤의 레어로 향했다.
***
옐리아 산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케일은 흠칫했다.
“인간! 인간!”
동굴 입구에서부터 시꺼먼 게 케일을 향해 맹렬하게 날아오고 있었다.
검은 용 라온이었다.
냐아아옹.
뒤이어 홍과 늑대 소년 라크가 레어 입구에서 나왔다.
이것들은 어떻게 알고 마중 나온 거야?
케일은 슬그머니 한 발짝 옆으로 물러섰다. 라온과 부딪치면 황천길을 밟을 것 같았다. 그 정도로 용은 맹렬하게 날아왔다.
“인간!”
“왜?”
무심한 케일의 물음에 라온의 표정이 밝아졌다.
“인간 그대로구나!”
라온은 케일의 몸을 빙글빙글 돌며 날았다.
“어디 다친 데는 없나?”
“나 안 보고 싶었나?”
“나 뭐 배운 줄 아나?”
다다다 라온의 말이 쏟아졌다. 케일은 계속 라온이 혼잣말을 할 것 같아 대충 그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넌 당연히 다 잘하고 있었겠지. 위대한 라온이니까.”
라온이 히죽 웃었다.
“맞다! 황금 용이 나 보고 생각보다 천재랬다!”
“그래, 그래. 넌 위대한 천재야.”
“인간, 내가 어제 뭘 배웠는 줄 아나? 화산처럼-”
케일은 말이 길어질 것 같아, 라온의 말을 잘랐다.
“영상 통신구.”
“응?”
“왕세자 연락 좀.”
“알겠다!”
라온은 흔쾌히 알겠다고 답했고, 케일은 일사천리로 왕세자에게 영상 통신을 연결했다. 오랜만에 알베르 왕세자가 뚱한 얼굴로 케일을 바라봤다.
-왜? 어제 로잘린 씨가 연락 준 것 때문인가?
“아뇨. 다른 할 말이 있어서요.”
케일을 보는 왕세자의 표정이 묘했다.
왕국의 별이신, 같은 그런 말도 안 되는 미사여구 없이 바로 용건을 꺼내는 케일은 처음이었다.
-뭔데? 그리고 너 어디야? 왜 이리 뭐가 다 번쩍번쩍해?
에르하벤이 내준 케일의 방은 금으로 도배된 호화로운 방이었다. 라온의 요구 사항이었다.
알베르는 영상 통신구 너머 국왕의 방보다 화려해 보이는 케일의 방을 보며 이건 뭐지 하는 표정을 지었고, 그런 그에게 케일의 목소리가 닿았다.
“폭탄 테러를 했던 그 단체와 북쪽 3국이 협력 관계랍니다.”
-뭐?
케일은 순간 안색이 굳어진 알베르에게 그간 있었던 일을 대강 다 말했다.
태양신 교단과 제국의 사이.
제국이 한 짓.
그리고 쌍둥이를 만난 일.
정글과 제국의 관계.
더불어 케일은 예전 고래족을 도와 그들과 연이 닿았고, 고래족이 그 비밀 단체의 전투조와 싸울 계획이라는 사실까지 말했다.
알베르가 두 눈을 깜박이며 물었다.
-그러니까, 지금 정글의 여왕이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제국이 그런 짓들을 했고? 북쪽도 연관이 되어 있고?
케일의 대답은 심플했다.
“네.”
왕세자가 말했다.
-너 뭐냐?
“케일 헤니투스죠.”
-하. 돌겠네.
역시나 왕세자는 돌겠네를 외쳤고 케일은 그런 왕세자에게 물었다.
“개판 직전이죠?”
-우리 왕국 위아래로 난리네.
“그러니까 우리도 개판을 만들죠.”
왕세자가 짜증 내던 것을 멈추고 케일을 쳐다봤다.
“저하, 우린 지금 브렉 왕국과도 협력 관계잖습니까? 거기다가 우리에겐 누가 더 있습니까?”
알베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정글도 있고, 고래족도 있고, 위퍼 왕국도 있군.
“억울한 누명을 쓴 쌍둥이도 있죠. 그리고 죽은 마나 폭탄을 다룰 수 있는 다크 엘프도 있습니다.”
거기다가 케일은 왕세자에게 말하진 못했지만 준비한 것들이 더 있었다. 또 무조건 도와줄 드래곤이 하나, 긴가민가한 드래곤도 하나 있었다.
케일 헤니투스와 알베르 크로스만.
두 사람의 입가에 비슷한 미소가 어렸다.
영상 통신구 범위 밖에 있던 라온이 오랜만에 케일의 머릿속에서 반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인간, 너의 그 미소는 참으로 오랜만이다! 뭔 짓을 하려는 거냐! 나도 신나고 싶다!
뭔 짓이긴.
제국과 북쪽, 비밀 단체 뒤통수 후려칠 준비를 하는 거지.
왕세자가 케일에게 말했다.
-해볼 만한데?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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