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133
132화.
갑자기 자기소개를 하는 케일을 부단장 힐스만이 의아하게 바라봤다. 하지만 그의 어깨를 잡으며 그를 뒤로 물리는 이가 있었다,
“가만히 있어.”
“네? 헉, 네!”
당연히 에르하벤이었다.
그리고 라온이 짜리몽땅한 두 앞발로 둥그런 턱을 괸 채 케일을 주시했다.
‘우리 인간이 이상한 상태다.’
케일의 주위를 갖가지 자연의 기운들이 휘감고 있었다. 그리고 땅의 기운이 갈라진 돌에서부터 흘러나왔다.
에르하벤도 이를 눈치채고 뒤로 물러섰다.
고대의 힘은 스스로 얻는 것. 타인이 나서서는 안 되었다. 굳이 돕자면 호위를 서는 것이지만, 에르하벤은 용이 인간의 호위 따위를 설 수는 없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금 용아! 호위 서자!”
물론 예외는 늘 있다.
에르하벤은 라온의 보챔을 무시하였고, 당연히 그런 그를 보며 한숨을 폭 내쉰 라온은 부단장만 데리고 호위를 섰다.
그 와중에도 바위는 서서히 갈라지고 있었다.
쩌저저적-
스스로 갈라지는 바위의 모습은 기이했다.
그 와중에 케일의 머릿속에선 약간 얼이 빠진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 넷의 힘을 모두 얻은 인간이 있다니.
한탄과 황당함이 담긴 음성이었으나 케일은 갈라지는 바위에만 집중했다.
‘입구였어.’
갈라지는 바위 안으로 어둠이 보였다.
그리고 그 어둠은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 완만한 경사는 지하로 이어졌다.
칠흑 같은 어둠에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법도 했지만, 케일은 망설이지 않고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내 친우들의 유품을 가져가거라.
-넌 그럴 자격이 있다.
집주인이 허락했는데, 망설일 필요는 없잖아?
케일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라온이 그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금 용아, 따라갈까? 우리 약한 인간, 엄청 약한데.”
“허이구, 내 팔자야.”
에르하벤은 그저 탄식을 하며 라온을 잡아채 꾹 눌러 땅으로 내려앉혔다. 라온은 버둥거렸다.
“하지 마라! 감히 위대한 용을!”
“나도 용이다, 꼬맹아. 가만히 기다려.”
라온은 입을 닷 발 내밀고 에르하벤의 손을 앞발로 후려치며 벗어났다. 그리고 가만히 바위가 갈라지고 나타난 동굴 안을 응시했다.
케일은 어둠 속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어둠 속으로 들어선 케일은 시각적인 어려움을 전혀 못 느끼고 있었다.
‘땅이 가르쳐 주네.’
신기한 경험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알 수 없는 언어로 땅이 케일에게 길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인도를 따라 내딛는 걸음에 두려움이 사라졌다.
타박타박.
가벼운 발걸음이 경쾌하게 이어졌다.
‘유품이 뭘까?’
고대부터 내려온 물건들.
케일은 걸음이 날아갈 듯했다.
그때 무서운 짱돌 주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참 힘들게 살았다. 어린 시절 고아가 되어 홀로 살아야 했던 나에게 유일하게 마음 놓고 누릴 수 있는 것이 땅이었지. 그리고 땅은 나에게 힘도 주었다.
-참, 그때는 삼시 세 끼 배부르게 먹고 근심 없이 잠들 수 있는 그런 삶을 인생의 꿈으로 두었었어.
타박.
케일의 걸음이 멈췄다.
-하지만 나는 천운으로 땅이 준 힘이 내 몸 속에 있음을 깨닫고, 이 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네. 그래서 늘 맞서 싸웠다.
-과거의 나와 같은 약자들을 지키는 이가 되고 싶었다.
케일은 팔짱을 낀 채 가만히 그 목소리를 들었다.
-그런 내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
케일의 입꼬리가 삐뚜름하게 비틀렸다.
-그러나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나는, 너무 팍팍하게 살았다. 친우들이 위험한 상황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들보다 약자들의 곁에 머물렀다.
-나는 약자들을 지켰다. 그러나 친우들은 모두 죽었다.
-그랬기에 나는 결국 그들의 유품만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힘을 이은 이에게 유품을 넘겨주기 전에 나도 세상을 뜰 수밖에 없었지.
-하지만 그렇게 해서 이 땅을 지킬 수 있어 행복하다.
케일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 말에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었다.
다르다.
자신과 아주 다르다.
자신은 남보다 나와 내 사람이 중요하다. 그리고 남들을 지키다 죽는다? 그런 숭고함이 자신에게는 조금도 없다.
‘같을 필요도 없지.’
그리고 저 사람과 자신이 같을 필요도 없다.
-행복하다. 행복했지만, 친우들의 흔적을 전하지 못한 것이, 그리고 친우들의 죽음을 보지 못한 것이 참으로, 참으로 슬펐다.
-그리고 나 역시도 내 흔적을 아무에게도 남기지 못한 것이 서글펐다.
어둠의 끝. 희미한 빛이 보였다.
터벅터벅.
케일은 걸음을 빨리했다. 곧 그의 앞에 빛이 나타났다.
화아악.
시야가 밝아졌다.
그 순간, 중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이 내 흔적이다.
넓은 공동이 나타났고, 공동 천장에 달린 구슬이 빛을 뿜어냈다.
케일은 감탄을 내뱉었다.
“…미친.”
횡재했다.
-크흠, 내가 물욕은 없지만, 그래도 친우의 뜻을 이은 자들이 왔을 때 후줄근하게 있을 수 없으니 신경을 조금 썼다.
대리석을 기둥으로 세워 만든 5층짜리 대저택이 보였다.
벽과 기둥, 그리고 지붕은 심플하지만 유려한 곡선과 올곧은 직선으로 그 멋을 살렸다. 그리고 창틀이나 문고리, 문 등은 하나하나 장인이 며칠 밤을 새워 만든 듯 고풍스러운 장식들이 가득했다.
헤니투스 백작가, 아니, 왕세자 궁보다 멋스럽고 좋았다.
저택 앞의 정원도 보였다. 물론 나무는 없었지만 멋들어진 조각상들이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물은 없지만 대리석으로 조각한 분수대가 보였다.
“이야.”
-내 집이 조금 좋다. 크흠.
조금이 아니라 엄청 좋은데.
이 사람 은근 물욕이 있는데?
케일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하지만 저택의 옆을 본 순간 케일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저건 뭐야?”
불길한 것이 보였다.
거대한 돌기둥이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돌기둥을 감싼 쇠사슬들이 보였다. 더불어 쇠사슬 군데군데 부적과 같은 종이가 붙어져 있었다.
거기에다 그 돌기둥을 중심으로 마법진 비슷한 것이 아주 크게 새겨져 검붉은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누가 보아도 꼭 마왕이나 마족, 혹은 귀신을 봉인해 놓았을 것 같은 그런 돌기둥이었다.
주춤주춤. 케일이 그 방향에서 멀어졌다.
그 순간, 중후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곳에는 슬픈 진실이 하나 있다.
전혀 알고 싶지 않다.
하지만 늘 그렇듯, 고대의 힘 주인의 목소리는 케일이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내가 살아 있을 적 이 숲에는 이상하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몬스터들이 보였다. 동대륙의 몬스터였지.
케일이 아는 어둠의 숲도 그러했다.
동대륙의 몬스터들뿐 아니라 돌연변이들도 많았다.
-그 비밀을 나는 이 동굴에 들어와서 알았지.
설마?
케일의 시선이 흉측한 돌기둥으로 향했다.
-이 동굴 안에는 동대륙과 이어진 기이한 통로가 하나 있었다. 그 통로에 잘못 들어선 몬스터들이 이 서대륙으로 넘어온 것이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몬스터들이 변형되어 더 강해지고 흉폭해지더군.
케일은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인간은 튕겨내었어. 엘프도, 드워프도 마찬가지고. 오로지 몬스터만 들어갈 수 있더군.
-나와 내 동료들은 이 통로의 불가사의함을 풀지 못했다. 다만 더 강해진 변형 몬스터들이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동서 각각의 통로를 막아두었고, 서쪽 입구는 내가 지켰다.
쓸데없는 걸 또 하나 알아버렸다.
-하지만 튼튼한 봉인이라 십만 년은 버틸 것이다. 그전에 치우려면 내 힘을 이은 자만이 제거 가능하지.
케일의 구겨졌던 미간이 살짝 풀어졌다.
고대가 만 년 전이니까.
“흐음.”
케일은 공동 안을 둘러보았다.
저택과 정원 외에도 지하 공동에는 넓은 공간이 더 있었다.
그는 옅은 미소를 입가에 매단 채 곧바로 저택으로 향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화르르르
아까 전부터 파괴의 불이 만든 작은 불덩이가 발광을 하며 저택 쪽을 가리켰으니까. 바람의 소리도, 방패도, 심장도 마찬가지였다.
-들어가거라.
집주인도 그렇고.
끼이이익-
만 년이 지났음에도 오래되었을 뿐 문은 멀쩡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그런 의문과 함께 케일은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탁. 탁.
바닥은 대리석이었다.
케일은 화려한 조명과 온갖 조각상을 지나, 텅 비어 있는 1층 홀을 보다가 고개를 위로 올렸다.
5층까지의 계단이 보였다.
-3층이다.
케일은 계단에 올라섰다.
먼지가 많았다. 하지만 그 고풍스러움은 숨겨지지 않았다.
2층은 화려한 중앙 테라스와 함께 빈방들이 있었다.
케일은 조금 서둘러 3층으로 갔다.
3층에는 늘어선 방들이 보였다.
-안쪽 4개다.
케일은 가장 안쪽으로 향해 첫 번째 방문 앞에 섰다. 커다란 문을 두 손으로 밀자 문이 밀려나며 안이 드러났다.
-먹보는 먹는 것에만 관심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보상으로 보석을 받으면 그냥 대충 구석에 뭉쳐두더군. 그래서 내가 챙겼네.
“진짜.”
내 참, 진짜.
대리석 받침대 위 유리 장식장 안의 보석들이 보였다.
케일은 다음 방을 열었다.
-울보는 재생의 힘이 있지만 왜 그리 겁이 많은지 무기를 주섬주섬 모아두더군. 다 일반 무기지만 그냥 내가 챙겼네.
울보의 방을 보고 난 후, 바로 다음 방을 열었다.
끼이이익, 쿵.
-짠돌이가 모으던 돈들인데, 요즘도 이 화폐일지는 모르겠네. 그래도 금화와 은화니 쓸 일이 있지 않겠나? 그래서 일단 챙겼네.
“하하하-”
케일은 마지막 네 번째 방을 열었다.
-도둑은 늘 기록했어. 자신이 훔친 것들과 자신의 힘, 자신만의 비밀 기지를 말이야. 그래서 그 기록지들을 내가 챙겼네.
다 챙겼대.
뭐 이리 착한 인간이 있어?
“하하하!”
케일은 오랜만에 마음 놓고 웃을 수가 있었다.
북쪽도 암도, 이 순간 다 잊어버렸다.
왜냐고?
케일은 3층의 다른 세 방을 쳐다봤다. 그의 눈빛이 들떠 있었다. 케일은 곧바로 나머지 세 방의 문을 열었다.
-으음, 그건 내가 모은 것들이다. 그냥 구해주면 보답으로 주길래 다 챙겼다.
끼이익. 끼이익. 끼이익.
총 세 번 문이 열렸고, 그 문 안의 광경이 모두 드러났다.
케일은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행복하다.’
무서운 짱돌의 주인인 수호자가 주섬주섬 챙긴 것들에는, 보석도 있었고 금화도 있었고 희한한 물건들도 있었다.
‘뭐 다 챙기는 게 취민가?’
수호자의 그 취미에 케일은 박수를 쳤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것들을 어떻게 다 모으셨습니까!”
짝짝짝.
한 사람의 박수 소리가 먼지 가득하지만 고풍스러운 저택 안에 울려 퍼졌다.
-크흠, 뭐. 내가 조금 꼼꼼해서.
케일은 감탄이 듬뿍 담긴 박수를 치며 당연히 4층으로 향했다. 4층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영주성보다 훌륭한 저택이 보일 뿐이었다.
그것도 흥겨워 케일은 즐겁게 5층으로 향했다.
5층은 방이 하나였다.
-내 방이다.
하나지만 크기는 5층 전체였고, 서재, 침실, 응접실이 벽 없이 하나의 공간 안에 들어서 있었다. 그리고 그 공간의 가운데 대리석으로 된 제단이 보였다. 케일 허리 정도까지 오는 높이였다.
제단은 곧은 몸체를 지녔으며 어떤 조각가가 만든 것인지 아름다운 조각이 새겨져 있었다.
더불어 그 조각 사이사이에는 갖가지 보석들로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그 제단 위.
“…짱돌.”
어린아이 주먹 반보다 훨씬 더 작은 돌이 하나 있었다.
누가 보아도 저건 짱돌이다.
-내 힘이다.
…이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힘이었나?
케일은 고대의 힘 ‘무서운 짱돌’을 발견하자, 너무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저 돌만 손에 넣으면 고대의 힘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그때, 갑자기 중후한 목소리가 호통 치듯 박력 넘치게 외쳤다.
-내 힘을 가지고 싶은가?
가지고 싶지?
-그렇다면 씹어라!
음?
제단으로 다가가던 케일의 걸음이 멈췄다.
-내 힘을 얻는 건 쉽다! 그러나, 이 힘은 오로지 무언가를 지키려고 할 때만 발동된다! 나는 내 힘이 숭고한 정의를 위해 사용되길 바란다!
갑자기 사람이 바뀐 듯, 고대의 힘 주인은 박력 있게 말했다.
-어떠한 위험에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
-선함과 정의야말로 세상을 유지시키는 힘!
짱돌의 주인은 외쳤다.
-씹어라! 씹어 먹으면 너는 이 힘을 가질 것이다!
진짜 씹으라고?
케일은 제단으로 다가갔다.
-물론 선과 정의를 위해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의기양양한 목소리였다. 이 힘을 얻으면 너는 어쩔 수 없이 선한 일에 나설 것이라는 듯.
그러나 케일은 그럴 생각이 별로 없었다.
‘그냥 속성만 필요하니까.’
굳이 사용 안 하고 속성만 가지면 된다.
그게 목적이다.
케일은 돌을 집었다.
-씹어! 씹어라!
…역시 고대의 힘 주인들은 하나씩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케일은 잠시 고민했다.
씹어야 하나?
그러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이 힘을 가지면 이 저택도 물려주마! 이 힘을 지닌 이가 내 후손이나 다름없으니!
케일은 돌을 입안에 넣었다.
그리고 씹었다.
와그작.
돌은 입안에 들어가자 감자칩처럼 허무하게 부서졌다.
둥.
케일은 발밑의 울림과 함께 제 발바닥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힘을 느꼈다.
고대의 힘 주인이 말했다.
-내 힘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내 힘은 몇 가지 상황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그의 목소리가 서서히 희미해지며 멀어져갔다.
-지켜라.
-보호해라.
-너를 희생해라.
-그것이 모든 생명체들에게 제 모든 걸 내어주는 땅의 힘이다.
***
검은 용 라온은 동굴의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오는 한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인간!”
케일이었다.
라온은 대번에 케일의 곁으로 날아갔다.
“인간, 인간! 너에게서 땅의 힘이 느껴진다! 이제 살았다!”
라온은 괜히 코를 훌쩍이며 튼튼하게 걸어 나온 케일을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에르하벤은 라온의 그 모습에 한숨을 내쉬면서도 꽤 반가운 얼굴로 케일에게 다가왔다.
라온이 들뜬 얼굴로 목소리로 높였다.
“인간! 이제 다른 짓하지 말고 여행만 다니.”
“라온.”
케일이 라온의 말을 잘랐다.
라온은 저를 부르는 케일을 보며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웃고 있다.
케일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인간 왜 그리 웃나?”
그 물음에 케일은 대답했다.
“내 레어 생겼다.”
응?
라온의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케일은 일행에게 말했다.
“따라와. 에르하벤 님, 따라오세요.”
케일은 다시 어둠 속으로 들어섰다. 그는 다시 지하 공동에 들어서 뒤따라온 일행의 표정을 감상했다.
라온이 웬만한 왕궁보다 고풍스러워 보이는 5층 저택을 보다가 케일을 쳐다봤다.
“…인간! 이거!”
“우리 별장이다.”
“인간, 진짠가?”
케일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진짜.”
“아싸!”
라온이 신난 듯 공중에서 한 바퀴 빙그르르 돌았다.
케일은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골드 드래곤 에르하벤과 눈이 마주쳤다. 에르하벤이 특 던지듯 말했다.
“희한하게 운이 좋아.”
그러게 말입니다.
케일은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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