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149
148화.
5일 뒤.
케일은 지평선 너머 지는 해를 보며 말했다.
“겨울 바다는 춥네.”
“인간, 또 춥나? 보온 마법 더 해줄까?”
“…그냥 해본 말이다.”
사실 케일은 그다지 춥진 않았다. 그저 바람이 매서워서 내뱉은 말이었을 뿐. 케일은 괜히 붉은 노을을 보며 싱숭생숭하던 마음이 짜게 식는 것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드디어 오네.”
케일의 말에 최한, 로잘린, 라온, 가샨, 그리고 작은 혹등고래 모습의 파세톤이 수평선을 바라봤다.
수평선 너머 점과 같이, 아주 작게 배가 몇 척 보였다. 저 뒤로 수십 척의 배가 있을 터.
혹등고래 파세톤은 물속에서 해안가 바위에 조금 더 다가가 입을 열었다.
“케일 공자님, 누님이 우리는 준비가 끝났다고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바닷속에는 고래족 몇몇과 수십 마리의 고래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케일은 입을 열었다.
“가샨.”
“준비하지요.”
감겨져 있던 주술사의 눈이 떠졌다.
까악 까악 까악.
케일 등 뒤로 하이스 섬 9 숲이 들썩이며 수십 마리의 까마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샨은 입을 열었다.
“가라.”
까마귀들이 무리를 지어 순식간에 흩어져서 다른 하이스 섬들로 향했다.
몇몇 개의 하이스 섬에 배치된 호족과 고래족, 케일 일행을 향한 전령들이었다. 로잘린이 케일에게 다가와 말했다.
“공자, 메리 씨와 론 씨, 두 사람을 같이 배치한 것은 이해가 되지만 하나 씨는 혼자 두어도 될까요?”
메리와 론.
두 사람이 작전상 지정한 하이스 섬 중 하나를 맡았다.
“아무리 하나 씨가 자신이 홀로 맡겠다고 했지만.”
로잘린은 말끝을 흐리며 걱정을 지우지 못했다.
소드 마스터 하나. 그녀는 하이스 섬 하나를 본인이 맡겠다고 했다. 케일이 로잘린에게 답하기 전 최한의 입이 열렸다.
“충분해.”
“…네 판단에?”
로잘린에게 최한이 웃어 보였다.
“어. 내 판단엔 충분해. 그리고 내가 가르쳤어.”
최한의 장담에 로잘린은 입을 다물었다. 검사들의 경지는 검사가 더 잘 아는 법. 이번 겨울까지 라크와 하나를 전담으로 가르쳤던 최한이었다.
로잘린은 최한의 판단을 믿고 더 이상 다른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 순간, 케일은 하나와 론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도련님, 숲이 가장 울창한 곳은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은밀하게 다 죽이도록 하겠습니다.’
론은 그리 말하며 인자한 척하는 미소 대신 서늘하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하나도 웃으며 말했다.
‘케일 헤니투스. 나 혼자로 충분해. 괜히 다른 인간들 같이 보내지 마.’
‘혼자서 되겠어?’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말이야. 구분이 안 될 것 같아. 피를 보면 보이는 게 없이 다 죽여 버릴 거 같거든.’
살벌한 두 인간에 대한 생각을 케일은 애써 지워냈다.
‘암’ 그놈들은 왜 저런 두 인간을 적으로 돌린 것인지.
안쓰럽다고 생각하며 케일은 수평선을 응시했다.
라온의 목소리가 들렸다.
“인간, 해가 진다! 이제 다 부순다!”
살벌한 용 같으니라고.
케일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물러서.”
휘이이이이-
케일의 몸 주위에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이미 모든 준비는 끝냈다.
케일은 자신의 힘을 극한까지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
‘파괴하는 불’의 불벼락도 극한까지 사용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바람의 소리’를 아낌없이 펼쳤다.
휘이이잉-
라온은 따로 하는 일이 있었고 동시에 이 일을 할 수 없으니까, 이 일은 자신이 제격이었다.
펄럭펄럭.
로잘린은 펄럭이는 로브 끝을 부여잡고 케일에게서 멀어졌다.
“로잘린아, 하자.”
라온의 말에 로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라온이 가장 큰 힘을 써 만든 마법진은 상당히 정교하고 크기가 엄청 컸다.
펄럭펄럭!
옷들이 나부끼는 소리가 점점 강해졌다.
스스스스-
숲의 나무들이 흔들렸다. 로잘린은 마법 스태프를 높이 들어 올렸다. 그녀는 이렇게 거대한 마법을 한 번도 펼쳐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펼쳐볼 것이다.
‘폭풍이라니.’
그녀는 최상급 마정석 다섯 개가 박힌 마법진의 중앙의 구멍에 스태프를 내리꽂았다.
푸욱.
그 순간 로잘린의 몸에서 붉은 마나가 요동치며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때, 그녀의 귓가에 가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고에 지친 이들의 숨결이 되어주던 바람이시여. 이 미천한 이의 몸에 깃들어 거대한 태풍이 되어주십시오.”
로잘린은 고개를 들었다.
검은 용이 하늘을 향해 두 앞발을 펼치고 있었다.
저무는 해를 따라 서서히 동쪽에서부터 남색으로 물들어가던 하늘 위에 검은 먹구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이스 섬 15개 중 절반을 뒤덮을 거대한 먹구름. 그리고 벼락과 거센 바람.
로잘린은 마법진 위에 꽂힌 스태프를 꽉 쥐었다.
생각만으로도 경이로웠다.
펄럭펄럭,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바라봤다.
그녀는 최한처럼 한 곳을 응시했다.
휘이이이이
수십 개의 작은 회오리들이 케일을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케일의 셔츠 자락이 거칠게 펄럭였다. 그는 있는 대로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다.
‘이것도 꽤 힘든데.’
‘바람의 소리’를 일으키다 힘이 떨어지면 ‘심장의 활력’이 반응해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주었다.
‘…이상한데.’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아주아주 신속하게 그 순환이 일어났다.
점점 힘이 부족해져 왔지만, 그래도 주먹만 한 강한 회오리가 생기면 심장의 활력이 움직여 버틸 만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으윽.”
이상하다.
순환이 점점 빨라졌다.
이러다가 제어가 힘들 것 같은데?
…고대의 힘이 이 정도였나?
케일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휘이이이-
철썩, 철썩.
해안가의 바다에서 파도가 일어나며 출렁였다. 파세톤은 황급히 해안가에서 물러났다. 가샨과 파세톤은 케일을 놀란 얼굴로 바라봤다.
수많은 회오리에 감싸여 케일이 흐릿하게 보였다.
“크윽.”
케일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인간, 그만해라! 다치면 다 부순다!”
라온이 경련이 일어난 듯 두 팔을 떠는 케일에게 외쳤다. 케일은 입을 열고 싶었지만 힘이 부쳤다.
‘안 그래도 그만할 거라고!’
그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케일은 바람을 제 곁에 머물게 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다. 케일은 수많은 주먹만 한 회오리바람들 사이로 최한과 눈이 마주쳤다.
바람에 옷자락이 나부끼는 것과 달리 최한은 굳건히 서 있었다.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발 내디뎠습니다.’
수련을 끝낸 최한이 한 말이었다.
케일은 눈이 마주친 최한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최한이 목소리를 높였다.
“시작하십시오!”
그 말이 들리는 순간, 케일은 제 주위에 묶어두었던 바람을 놓았다.
촤아아악-
바다를 가르며 소용돌이들이 케일의 의지를 따라 제 위치로 향하기 시작했다. 케일은 고개를 들었다.
스스스스-
숲에서 불어오는 스산한 나무 소리와 함께 까만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이 보였다. 먹구름은 동쪽을 향해 점점 넓게 퍼지고 있었다.
케일은 고개를 돌려 하늘을 바라봤다. 저 서쪽의 붉은 해가 사라지며 서서히 밤의 시간이 찾아왔다.
폭풍우와 소용돌이.
바다의 무서움이 가짜로 일어날 것이다.
이 하이스 섬 일부 근처에만.
케일은 바람으로 흐트러졌던 셔츠 소매 단추를 다시 여미며 지평선을 바라봤다. 점처럼 멀었던 수십 척의 배가 이제 제 형태를 보이며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도 이만 숨도록 하지.”
우르르르-
그 순간 천둥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
투둑투둑.
암 전투단 1조 조장 오피드. 그는 하나둘 내리는 빗방울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 시기에 비라니, 폭풍우가 올 건가?”
“아직 한두 방울이니, 빨리 이동해 하이스 섬들에 나눠 정박하며 상황을 볼까 합니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가능한가?”
“네.”
수하의 말에 오피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수십 척 배 위의 사람들이 비를 대비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쯧, 제대로 된 선원들을 많이 데리고 올 걸 그랬나.”
“조장, 어쩔 수 없잖아?”
부조장 그리텔이 다가와 오피드의 어깨를 두드렸다.
“정체를 숨겨서 조용히 가야할 판국에 선원들을 더 들여서 새어 나갈 입을 늘릴 수는 없을 거 아냐. 안 그래도 항해사 놈들 다 죽이는 게 일일 것 같은데.”
“그리텔, 네 말이 맞다만.”
우르르르.
오피드는 천둥이 내려치기 직전의 소리가 울리는 하늘을 보며 기분이 영 이상했다.
그때였다.
촤아아악.
배가 바다를 가르는 소리와는 다른, 미세한 소리가 그의 귓가를 건드렸다.
촤아아아-
촤아아악-
그런데 한 번이 아니었다.
후미다.
오피드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가 있는 곳은 수십 척 배의 중심.
그는 뒤따라오는 배들을 바라봤다.
쿠우우우-
거대한 울음소리와 함께 저 멀리 거대한 존재가 허공에 뛰어올랐다.
“…고래.”
고래다.
열 마리가량의 고래들이 마구잡이로 해수면 위로 몸을 드러냈다가 다시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그중 한 고래가 보였다.
혹등고래. 등에 엑스 자 표시의 흉터가 있는 고래가 보였다.
“…고래족!”
오피드의 눈동자가 커졌다.
이 시기 고래족은 북쪽에 있다고 했다. 고래족 왕 시켈러는 그들의 영역에서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었다.
분명 그런 정보를 항해 전 북 3국을 통해 듣고 움직인 암 전투단 1조였다. 그런데 어째서 고래족 후계자의 모습이 여기에 드러났단 말인가?
“조장! 고래족인데? 저것들이 왜 여기 있어?”
부조장 그리텔이 인상을 찡그리며 물었다. 오피드는 그의 물음에 답하기보다는 수하에게 지시했다.
“최대한 가까운 하이스 섬으로 간다.”
해상에서 고래족을 만나는 것은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일이었다. 아니, 죽음을 각오할 일이다.
“조명 위에 검은 깃발을 들도록.”
비상사태를 나타내는 검은 깃발을 들도록 지시한 후, 오피드는 부조장 그리텔을 쳐다봤다.
“그리텔, 조원들을 모두 데리고 나와.”
“어.”
오피드는 바삐 움직이는 이들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촤아아악.
우우우우-
고래들이 점점 더 빠르게 다가왔다.
“제길.”
오피드는 인상을 찡그렸다.
“깃발 올립니다!”
수하의 목소리와 함께 검은 깃발이 서서히 올라갔다.
오피드는 허리춤의 검을 매만졌다. 최상급 익스퍼트에 중급 마법사인 오피드. 그는 견갑을 챙기기 위해 움직이려 했다.
그때였다.
“어?”
항해사는 눈을 크게 떴다.
콰아앙!
앞에서 들려오는 거대한 굉음에 오피드는 앞을 쳐다봤다.
“저게 뭐야?”
갑자기 바다에서 소용돌이가 솟아올랐다. 그 순간부터였다.
“조장님, 바다에 갑자기 소용돌이들이!”
오피드는 이미 수하가 말하기도 전 다닥다닥 붙어 있는 배들의 갑판을 마법으로 뛰어넘으며 앞으로 향했다.
“미친!”
솟구친 소용돌이는 하나였지만 크고 작은 소용돌이들이 바다에 생겨나고 있었다.
쏴아아아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피드는 고개를 들었다.
어두웠다.
이미 별도 보이지 않는 밤, 마법 전등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우우우우-
고래들의 울음소리만이 들렸다. 오피드는 전 배에 지시했다.
“하이스 섬으로! 최대한 빨리 하이스 섬으로 가라!”
곁에 있던 항해사가 오피드를 보며 다급히 말했다.
“하지만 소용돌이들이!”
“피해서 움직여! 뒤에 고래족이 온다. 죽기 싫으면 섬으로 가!”
섬에 닿으면 제대로 싸울 수 있었다. 하지만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바다 위에서 고래를 만나는 것은 죽음뿐이었다.
“조장, 조원들을 다 깨웠어!”
“오피드 님! 하이스 섬 한 곳에 모든 배를 정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피드는 저 멀리 뒤따라오는 고래들의 속도를 확인하며 빠르게 지시했다.
“일단 나뉘어서 근처에 어디든 땅으로 간다! 그리텔, 조원들을 나눠서 배로 보내!”
전투단 1조 조원들은 각자의 수하들을 거느렸고 그 수하 숫자만 해도 몇십 명에 달했다.
콰아아앙!
맨 뒤에서 따라오던 배 하나가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이 보였다.
으아아악!
요원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구하러 갈까요?”
수하의 물음과 동시에 오피드의 귓가를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쿠우우우-
고래였다.
“아니. 앞으로, 무조건 앞으로 간다. 일단 배를 몇 개 잃더라도 섬 위에서라면 내일까지는 버틸 수 있어. 그리고 섬에 도착하면 바로 중앙에 연락 넣어놔.”
끼이익. 기익.
오피드는 난간을 붙잡았다. 배가 휘청였다. 상급 암살자 겸 검사인 그리텔은 이미 오피드의 명을 따르기 위해 움직이고 난 후였다.
“제기랄.”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오피드는 어둠 사이로 섬의 형체가 어슴푸레 보이자 난간을 더 꽉 쥐었다.
저 섬이 15개의 섬 중 어느 섬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또 소용돌이가!”
거친 욕이 오피드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섬 사이사이 기이한 형태의 소용돌이들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비바람 때문에 이를 멀리서 분간하는 것도 어려웠다.
“다 찢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알아서 다 정박해!”
한 번에 여러 척의 배가 지날 수 없도록 소용돌이가 위치하고 있었다.
수십 척의 배들이 나뉘며 하이스 섬 여러 곳으로 흩어졌다.
콰앙!
콰지직. 오피드는 뒤를 쳐다봤다. 배들 중 중형급 배 한 척의 옆이 부서졌다. 그리고 입을 벌리며 포효하는 혹등고래가 보였다.
“서둘러!”
“다, 다 와갑니다!”
항해사는 제 등 뒤에 닿은 오피드의 검을 느끼며 다급히 외쳤다. 거대한 소용돌이를 피해 겨우 하이스 섬이 하나 보였다.
오피드는 배가 섬에 닿자마자 수하들에게 지시했다.
“빨리, 신속하게 내려 진을 형성한다!”
오피드를 따르는 수하들이 재빠르게 배에서 내렸다. 오피드는 다른 배들이 여러 개의 소용돌이를 피해 흩어지는 것을 보며 섬으로 시선을 돌렸다.
작은 모래사장을 지닌 해변.
모래사장 너머로 작은 숲이 보였다. 오피드는 곧바로 그 숲으로 향했다.
동대륙과 서대륙 사이 덩그러니 놓인 섬.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었다. 고래족을 만나 당황스러웠지만, 얼른 숲을 탐색한 후 자리를 잡아야 했다.
‘고래들도 소용돌이를 넘어 섬에 오기 힘들 테니까.’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오피드는 걸음을 빨리했다.
그리고 숲으로 들어선 순간이었다.
바스락.
오피드의 걸음이 멈췄다.
바스락 바스락.
사람 걸음 소리였다.
오피드는 정면을 응시했다.
그 순간이었다. 금빛 선이 보였다.
촤아악-
숲의 나무를 베어내는 금빛 선.
그 금빛 선 사이로 한 사람이 보였다.
얼굴 가득 검은 거미줄을 뒤집어쓴 여자. 금빛 안광을 번뜩이며 한 여자가 웃고 있었다.
“…소드 마스터.”
오피드는 침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 시각, 흩어진 전투단들 앞에 기이한 소리가 들렸다.
크르르르.
짐승의 울음소리와 함께 고양이과 동물 특유의 세로로 찢어진 동공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났다.
하이스 섬 13에 머물던 론은 메리에게 말했다.
“암살자들은 제가 알아서 하면 되겠군요. 메리 씨는 쉬세요.”
“네, 할아버지.”
부조장 그리텔을 본 론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케일은 팔짱을 낀 채로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주 좋은 난장판이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밤은 이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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