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168
167화.
살벌한데.
케일이 그 문장을 듣자마자 한 생각이었다.
사라라락.
미친 신관이 책 페이지를 빠르게 넘겼다. 그녀는 책 속 내용을 보며 말을 이었다.
“모두. 모든 페이지에 그 글자만 적혀 있어요.”
“…저나 다른 이들에게는 평범한 에세이 같았습니다만.”
물론 원래 내용도 ‘평범한’ 에세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오싹한 느낌을 주지는 않았다.
탕. 탕.
고민에 빠지려던 케일은 창문을 두드리는 용의 앞발에 한숨을 내쉬며 창문을 열었다. 라온은 냉큼 안으로 들어오더니 근엄하게 외쳤다.
“불길하도다!”
그러고는 케일의 옆에 바짝 붙어 케이지 손에 들린 책을 노려봤다. 이 일련의 행동을 멍하니 쳐다보던 케이지는 이내 케일의 시선에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제게도 글자로 보이는 건 아니에요. 알 수 없는 글자의 조합이 눈에 들어오면 그 문장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거죠.”
그녀가 잠시 말을 멈추자 케일은 질문을 던졌다.
“죽음을 죽인다는 게 무엇을 의미합니까?”
신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르겠어요. 뭐 이런 복잡한 걸 만들었는지. 마음이 여리긴 개뿔이 마음이 여리다고.”
점점 케이지의 말이 거칠어져 갔다. 그녀는 욕을 하다가 잠시 멈칫하고는 헛기침과 함께 말을 이었다.
“죽음의 신 말씀이 담긴 책이 교단에 있습니다. 그 책 속의 말을 나름대로 해석해서 교리로 해두고 있죠.”
“그 책에 이 문장과 비슷한 말이 있습니까?”
케이지는 척하면 척 알아듣는 케일에게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그건 아니지만. 죽음의 신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어릴 적 잠들기 위해 외워야 했던 책 내용을 읊었다. 이걸 모두 외워야 신관들은 잠들 수 있게 해줬다.
“죽음은 끝이 아니다.”
죽음의 신은 생명을 거두며 이 말을 남겼다.
“한 번의 죽음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옳은 길과 비틀린 길.”
스스스-
책에서 다시 한번 검은빛이 감돌았다.
케일도 신관도 멈칫했지만 그녀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비틀린 길로 들어선 순간, 그 길의 끝에서 또다시 선택의 순간이 오리라.”
사라락-
책장이 넘어갔고, 한 페이지에서 멈췄다.
케일은 뭐라 적혔는지 물어보려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페이지를 보던 미친 신관 케이지의 거친 목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미친 신 같으니라고.”
케일은 움찔했고, 케이지가 그에게 말했다.
“죽음을 죽이는 방법이 궁금한가? 한 번 더 이렇게 묻네요. 궁금하신가요?”
미친 신관의 물음에 케일은 입을 열었다.
“전혀요.”
진심으로,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다.
뭔, 돈이 될 만한 보물일 줄 알았더니 아주 제대로 찜찜한 물건이었다.
“그래, 인간. 저런 위험한 물건은 가질 필요 없다.”
라온이 앞발로 케일의 팔을 두드리며 잘했다는 듯이 히죽 웃어 보였다. 케일은 그 모습에 한숨을 삼켰다.
제국에서 돌아오는 길, 고룡 에르하벤에게도 신물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그때 에르하벤은 고개를 가로저어 보였다.
‘신의 언어는 해석이 없어. 그저 허락된 자만이 들을 수 있고 읽을 수 있을 뿐.’
케일은 미친 신관에게 물었다.
“케이지 씨는 궁금하십니까?”
“저도 전혀 궁금하지 않은데요.”
역시.
케일은 이럴 때 생각이 일치하는 그녀에게 책을 가리켰다.
“보관해 주실 수 있습니까?”
“그러죠. 죽음의 신 신물은 거의 다 없어졌다고 들었는데. 보관하고 있다가 공자님이 필요하실 때 넘길게요.”
그녀는 책의 표지를 두드렸다.
전혀 귀중한 물건을 대하는 게 아니라 골칫덩어리를 대하는 태도였다.
“무서운 기운이 가득해서 일반인들은 들고 다니면 가위 눌리거나 악몽을 꿀 것 같거든요.”
“그래서 내가 악몽을 꿨구나!”
라온이 탄성을 흘리며 책을 더 노려보았다.
케일은 살짝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악몽? 가위?
케일은 잠만 푹 잘 잤다. 아주 꿀 같은 잠을 잤다.
‘이상한데?’
케일은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찰랑찰랑.
찻잔 속의 찻물이 출렁이며 잔 밖으로 벗어날 듯했다.
“…성자님?”
케일이 불렀지만 성자 잭은 제대로 대답도 하지 못하고 덜덜 떨고 있었다.
잭의 손에 들린 찻잔은 금방이라도 곧 떨어질 것 같았다.
‘이 자식은 또 왜 이래?’
케일은 이건 또 뭔가 싶어 미간에 주름이 파였다. 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그냥 갑자기 추워서 차를 마시려고. 그러려고 해, 했는데.”
추워?
케일이 의문을 느꼈을 때, 잭의 손에 들린 찻잔을 뺏어 든 이가 있었다.
탕!
찻잔을 거칠게 탁자 위에 올려둔 케이지는 잭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신입니다.”
신?
케일의 의문이 더 깊어져 갔다.
“잭 님, 그건 신의 기운입니다.”
미친 신관 케이지는 잭이 느끼는 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따뜻한 차 따위로는 가라앉힐 수 없는 서늘하고 두려운 감각.
‘…신의 말을 듣지 못해도 느낄 순 있구나.’
그녀는 잭이 성자가 된 것도 운명이란 생각이 들었다.
비록 신의 말을 들을 수는 없어도, 그는 적어도 신의 눈길은 느꼈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신의 기운은 무섭고 서늘하며 또한 차갑습니다.”
죽음의 신이 운다면서 욕할지언정, 그녀는 본질을 놓치지 않았다.
파문을 당해도 자신은 자신만의 신념대로 살면 되는 것처럼, 본질을 느낄 줄 알기에 그녀는 신을 피하지 않았다.
“…케이지 씨.”
잭은 떨리는 손을 맞잡으며 케이지를 바라봤다. 그는 죽음의 신 신관의 손길이 몸에 닿자 조금 진정이 되었다.
“잭, 무엇이 하고 싶나요?”
그녀가 묻자 잭은 손을 뻗었다.
그의 손끝이 손거울로 향했다.
그러자, 곧 펼쳐진 그의 손바닥 위로 손거울이 놓였다. 케일이 그의 손바닥 위에 손거울을 올려놓았다.
“편하신 대로 하십시오.”
케일의 말에 잭은 천천히 콤팩트형 손거울을 열었다.
달칵. 작은 소리와 함께 금이 가고 오래되어 뿌예진 거울이 보였다.
“아.”
잭의 눈이 커졌다. 그는 놀란 얼굴로 케일을 바라봤다.
“거, 거울에 글자가……!”
여기도 글자야?
케일은 한결 침착해진 상태로 물었다.
“뭐라 적혀 있습니까?”
잭은 케일에게서 시선을 떼고 덜덜 떨며 거울을 쳐다봤다.
“단죄. 단죄라고 적혀 있습니다.”
거울에 적힌 글자가 머릿속에 박히는 기분이었다.
동시에 이 손거울이 ‘태양의 단죄’임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태양신은 자비롭지 못하다.
옳고 그름이 명확한 신으로, 자비 또한 합리적인 판단에 의한 행동일 뿐이었다.
그러나 합리적이기에 자비롭기도 했다.
권력, 애정, 동정. 그 어떠한 것에도 기울지 않고 내리는 평가는 자비로울 때도 많았다.
그리고 잭은 저 글자를 본 순간, 안도했다.
저 단죄라는 글자는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무서웠다. 또한 버거웠다.
신물에서 분노가 느껴졌다.
“공자님, 저는 이걸 가지고 있을 자신이 없습니다.”
케일은 성자 잭이 내미는 손거울을 받았다. 그에겐 거울에서 어떠한 글자도 보이지 않았다. 또한 아무런 오싹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제가 보관해 두죠.”
케일의 대답에 안도했다는 듯 성자는 희미한 미소를 그려 보였다. 하지만 케일의 이어진 말에 성자의 미소는 사라졌다.
“하지만 제국에 갈 때는 잭 님이 이 거울을 들고 가셔야 합니다.”
케일의 입에서 연금술사 레이와 묘족 렉스 경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더불어 교황청의 무너진 모습과 시위를 하는 제국민들 모습까지 모두 샅샅이 설명했다.
잭은 모든 이야기를 듣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케일을 쳐다봤다. 그런 그에게 케일은 말했다.
“구해야죠.”
그 말에 잭의 눈동자에 초점이 돌아왔다.
“…네. 구해야 합니다.”
잭은 고개를 끄덕였고 미친 신관은 그런 그를 다독여 주었다. 잭은 그 격려에 답하듯 선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공자님.”
“네.”
“존경합니다.”
잭은 아무 말 없는 케일에게 한 번 더 말했다.
“공자님처럼 저도 사람들을 구하고 싶습니다. 닮고 싶습니다.”
잭의 순수한 표정에 케일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차마 진짜 착하고 선량한 잭에게 자신을 닮으라고 말할 수 없는 케일이었다.
“그럼 저는 이만 일어나죠.”
케일은 찻잔을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두 신관의 배웅을 받으며 5층 문을 열었다.
“공자님.”
헉.
케일은 숨을 들이마셨다.
흰자위만 가득한 눈동자가 보였다.
호랑이 주술사 가샨이었다.
“왜, 왜?”
살벌한 모습에 저도 모르게 당황한 케일은 말을 더듬었다. 하지만 가샨의 표정은 심각했다.
“갑자기 자연께서 위대한 힘이 내려왔다고 하셔서 왔습니다. 무슨 일 있습니까? 공자님 괜찮으십니까?”
이야.
진짜 신통하네.
케일은 가샨의 걱정에 대충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괜찮으니 신경 안 써-”
“뭘?”
헉.
케일은 한 번 더 숨을 들이마셨다.
라온이 목소리를 높였다.
“금 용 할배야! 우리 인간 놀란 것 안 보이나? 갑자기 불쑥불쑥 나타나면 우리 인간 마음이 약해서 죽는다!”
…죽는다니.
케일은 더 살벌한 소리를 하는 라온의 입을 막아버리며 에르하벤에게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제국에서 돌아온 후로 에르하벤은 자신의 레어로 돌아갔다.
그리고 언제 텔레포트해 왔는지 5층 계단 입구에서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내 참, 저런 꼬맹이가 용이라니.”
에르하벤은 기가 차다 못해 해탈한 눈빛으로 라온을 쳐다보다가 케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옜다.”
그는 보라색 액체가 담긴 병을 케일에게 건넸다. 라온이 눈을 반짝이며 병으로 다가갔다.
“용의 분노인가?”
호랑이 가샨이 용의 분노라는 이름에 흠칫했지만, 케일은 신경 쓰지 않고 답했다.
“아니, 제국 거. 용의 분노는 따로 있어.”
지금 손에 들린 보라색 병은 그때 마이플 성에서 훔쳐왔던 제국 물건이었다.
“이건 왜?”
라온의 물음에 케일은 병을 마법 주머니에 넣으며 답했다.
“제국이랑 북 3국이랑 이간질시키게.”
평이하게 흘러나오는 말에 가샨이 흠칫했다. 굉장히 스케일이 큰 계획을 들은 것 같았다.
그때 라온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그렇구나!”
역시 가벼우면서도 밝은 음성이었다.
가샨은 고민했다.
‘…너무 큰 사람의 밑으로 온 걸까?’
하지만 이제 와서 고민은 소용없었다.
케일은 가샨에게 물었다.
“호랑이들이 절벽을 잘 타나?”
“…네? 절벽이요?”
“그래. 좀 험한 절벽인데.”
가샨은 얼떨결에 솔직히 답했다.
“뭐. 전사들이라면.”
씨익. 케일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그래?”
가샨은 왠지 지팡이를 꽉 쥐게 되었다. 자연께서 불길하다고 한마디 해줄 것 같은데, 자연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랬기에 그는 케일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날이 좀 풀리면 죽음의 협곡에 가자.”
“…네, 예? 죽음의 협곡이요?”
5대 불가사의 중 하나. 죽음의 협곡.
가장 험준하다고 알려진 그 협곡은 몬스터나 사람, 동물들도 제대로 살기 힘든 환경이었다. 더불어 식물들도 제대로 뿌리를 내려 살기 힘들 만큼 험준함은 물론, 지형도 높아 날씨도 안 좋았다.
가샨은 그곳을 가자는 케일의 말에 침을 삼켰다. 케일은 덤덤하게 말했다.
“용의 분노가 협곡에 내릴 거거든.”
허.
가샨은 고룡의 헛웃음을 들었다.
“박복한 놈이 담은 크구나.”
에르하벤이 케일을 보며 자랑스럽다는 듯 덧붙였다.
“그래. 박복할수록 크게 놀아야 하는 법이지.”
“감사합니다.”
쑥스럽다는 듯이 칭찬을 받아들이는 케일의 모습은 차분했다. 가샨은 그저 가만히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가샨, 난 에르하벤 님하고 할 얘기가 있으니 이만 가도 되겠나?”
“아, 네.”
가샨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케일과 에르하벤이 로잘린의 연구실로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런 그에게 라온이 다가왔다.
가샨은 검은 용이 자신에게 먼저 다가온 것은 처음이라 의아했다. 라온은 그런 그에게 말했다.
“힘내라!”
“네?”
가샨이 되물었으나, 라온은 살이 올라 통통해진 볼살 가득 미소를 그려 보이곤 냉큼 케일의 뒤를 따랐다.
가샨은 한참 동안 한 사람과 두 용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케일의 방에서 빠져나온 두 신관과 함께 케일의 방에서 멀어졌다.
***
“네 등에 타라고?”
우바르 영지 해안가.
늦은 밤, 케일은 작은 불빛에 의지한 채 고개를 위로 들었다.
“네. 저희가 우리 마을까지 안내하겠습니다.”
엑스 자의 흉터를 지닌 거대한 혹등고래가 제 등을 내어주었다.
위티라는 망설이는 듯한 케일에게 말했다.
“라온 님과 케일 공자, 일행분들이라면 제 등에 타실 자격이 됩니다.”
“맞습니다! 제 등에도 타세요!”
고래족 혼혈 파세톤도 누이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제 등을 케일 쪽으로 내밀었다.
“음.”
케일은 망설이다가 남매의 시선에 겨우 입을 열었다.
“미안.”
“네?”
파세톤이 되물었을 때, 케일은 털목도리를 단단하게 여미며 답했다.
“겨울 바닷바람이 차잖아.”
고래 등은 너무 추울 것 같았다.
파세톤의 입이 벌어지며 ‘아’ 하고 납득의 탄성을 흘렸다.
케일은 로잘린과 라온을 가리키며 위티라를 쳐다봤다.
“텔레포트 좌표 좀. 라온이랑 로잘린이 텔레포트 시켜준대.”
위티라의 안색이 흐려졌다.
“어, 음. 케일 공자님.”
“…왜?”
케일은 조금 불안함이 밀려왔다.
1월 중순. 아주 추운 이때, 케일은 우바르 영지 앞바다에 헤니투스 영역으로 배정된 섬에서 몰래 고래족 남매를 만나고 있었다.
이제 해상로를 위해 고래족이 사는 마을에 가야 했다. 위티라는 살짝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빙하라서요.”
음?
“저희 마을이 거대한 빙하 위입니다. 늘 조금씩 이동 중이라서요. 정확한 텔레포트 좌표 측정이 힘듭니다.”
어, 이러면-
케일은 생각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라온, 비행 마법도 춥겠지?”
“아주 춥다! 인간, 감기 걸린다.”
“…보온 마법 좀.”
고래족 마을이 움직이는 빙하 위일 줄은 몰랐다.
북 3국에서 감시한다길래, 그래도 대륙에 붙어 있는 땅덩어리일 줄 알았다.
케일은 최한이 말없이 두 고래 사이에 작은 배를 묶는 광경과 로잘린이 온과 홍을 품에 안은 채 이리저리 배에 마법을 펼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이내 움직였다.
그는 서글픈 얼굴로 배에 올라탔다.
차라리 배 안이 낫지, 고래 등은 너무 추울 것 같았다.
“인간, 나는 작은 고래 등에 탄다! 시원하다!”
케일은 라온의 목소리는 흘려들으며 이불로 몸을 꽁꽁 싸맸다.
그리고 며칠 뒤.
“이야.”
케일은 감탄을 흘리며 배에서 내렸다.
그의 품에 라온이 안겨 있었다. 이불로 꽁꽁 싸맨 라온이었다.
“에취!”
킁킁. 라온이 코를 훌쩍였다.
케일은 다시 한번 감탄을 흘렸다.
“이야, 용이 감기도 걸리는구나.”
“…위대해도 감기는 걸린다.”
케일은 불퉁한 얼굴로 중얼거리는 라온을 낑낑거리며 품에 안고서 내렸다.
“아름답네.”
얼음으로 만든 집들이 보였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집들은 꼭 다이아몬드로 만든 집 같아 보였다.
“우리 마을입니다.”
케일은 위티라의 밝은 목소리와 함께 눈부신 마을 전경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당황했다.
콰앙!
커다란 소리와 함께 얼음으로 만든 집 하나가 부서졌다. 당황한 케일에게 품 안의 라온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사람이다!”
집에서부터 한 사람이 튕겨지듯 날아가고 있었다.
저 사람도 고래족일 텐데?
케일은 위티라를 쳐다봤다.
“저 집만 그렇습니다. 집을 새로 지어야겠어요.”
그는 그녀의 담담한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여기도 이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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