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178
177화.
날이 밝자마자 케일 일행은 찢어졌다. 흩어졌다가 해가 질 때 광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북쪽의 마법이 궁금한데. 도서관 다녀올게요.’
‘케일 님, 검을 하나 구해오겠습니다.’
로잘린은 왕립 도서관으로, 최한은 무기상점으로, 고래족 두 명은 축제 속으로 제 볼일과 케일의 지시를 함께 품고서 사라졌다.
결국 평균 9세의 세 아이들은 케일의 몫이 되었다.
“…인간, 나 정말 계속 먹어도 되나?”
라온은 다정한 미소를 볼 수 있었다.
“그럼.”
케일은 부드럽게 답하며 라온의 앞에 북방 특등품 소고기 스테이크를 내밀었다. 그리고 라온의 입가에 묻은 소스를 닦아주었다.
검은 용은 상당히 미덥잖은 눈빛이었지만 일단 스테이크를 먹었다.
광장 근처 5층짜리 식당의 5층 특실. 그곳에서 케일은 케이크 조각과 로제 파스타를 각각 홍과 온에게 건넸다.
홍은 신이 나 바로 케이크를 먹었지만 온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한데. 친절한 척하는데.”
케일은 온의 말에 멈칫했지만, 이내 화사한 미소를 그렸다.
“그럴 리가. 많이 먹어야 튼튼하게 자라지.”
온은 결국 파스타 면 하나를 오물오물 먹으며 케일을 관찰했다. 하지만 홍과 라온은 먹느라 정신없었다.
말 못 하는 척도 투명화도 할 필요 없이 특실에서 마음껏 먹으며 광장을 구경하니, 평균 9세들로서는 즐거울 일이었다.
라온은 신이 나 외쳤다.
“인간, 좋다! 이렇게 놀다가 저녁에 불꽃놀이까지 다 잘하자!”
케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 흐르듯이 답했다.
“그래. 그때 불벼락도 하나 덤으로 보내자고.”
라온의 동그란 눈이 껌벅였다.
“…불벼락?”
챙그랑.
라온 앞발에 쥐여져 있던 포크가 떨어졌다. 그리고 라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인간, 불벼락 쓸 건가?”
“안 쓰러져.”
“마법 있다!”
“마법은 안 돼.”
“왜!”
“마법인 줄 아니까.”
소드 마스터 클로페와 마법사들에게 오늘 일은 ‘제국에서 일으킨 일’ 더하기 ‘자연의 힘’도 함께 느껴져야 했다.
라온은 이미 결정을 내린 듯한 케일의 눈빛에 입을 오물거리다가 이내 스테이크 접시를 케일 앞으로 들이밀었다.
“먹어라, 인간!”
“배불러.”
“넌 왜 배도 작나? 약해서 그렇나?”
…스테이크를 10인분 먹는 네가 대단한 것 같다만.
케일은 도대체 작은 배의 기준을 알 수 없었지만 해야 할 말을 했다.
“오늘은 작게 쓸 거야. 안 쓰러져.”
“…진짜냐?”
“그래. 그냥 반짝하는 정도면 되거든.”
케일의 담담한 목소리에 라온은 찡그리면서도 더 말을 하지 않았다. 고양이들도 이제야 납득했다는 듯 음식들을 깨작거렸다.
‘어휴.’
케일은 힘을 쓰는 것도 평균 9세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서글픔을 느꼈다. 만약 고래족이나 호족들이었으면 눈치도 안 봤을 건데. 어쩌다 이리 되었는지, 망나니로 살 때가 더 편했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케일은 라온의 입에 묻는 소스를 틈틈이 닦아주었다. 세 아이들은 그런 그의 눈치를 보며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쓰러지면 다 부순다!’
라온의 눈빛에 홍이 고개를 끄덕이자 온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른 눈빛을 보내왔다.
‘부수기 전에 보호해 주면 되는데. 강한 놈들 조금이라도 다가오면 독안개 쓸 건데. 사자족이든 소드 마스터든 독에 중독되면 결국 쓰러지는데.’
‘오! 좋다!’
아이들의 살벌한 눈빛 교환을 모른 채, 케일은 쿠키를 심드렁한 얼굴로 씹어 먹었다. 그런 그를 아이들이 연신 쳐다봤으나, 케일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케일은 창밖을 보며 생각했다.
불벼락.
그것을 저번에 최대로 쓰고 쓰러졌다.
‘그러면 반만 써야지.’
밤이라, 반만 써도 붉은 벼락이 번쩍거리며 눈에 확 띌 것이다.
반이면 안 쓰러지겠지?
케일은 괜히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이제 아주 미친 건가?’
그는 알람처럼 머릿속에 울려대는 소리에 머리를 살짝 털었다. 아침부터 꼭 경보음처럼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수려는 건가?
무서운 짱돌의 목소리였다.
불벼락을 쓰려고 마음먹어서 그런 걸까? 케일은 도대체 짱돌이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다.
“…이 목소리 좀 끌 방법 없나?”
그가 투덜거리자 몰래 속닥거리던 용과 고양이들이 흠칫했다. 하지만 케일은 아이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참, 짱돌은 쓸데가 없단 말이야.
케일이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었을까, 짱돌이 조금 다른 말을 했다.
-불의 영원한 경쟁자의 흔적을 부수려는 건가?
음?
영원한 경쟁자?
파괴의 불 경쟁자?
케일은 자신이 부술 것을 떠올렸다.
신의 눈물의 전설이 남겨진 호수였다.
그런데 경쟁자라니?
케일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라온은 덩달아 케일이 뭘 보나 싶어 그 시선이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다가 표정을 굳혔다.
사과 파이 노점상이 보였다.
라온은 케일이 노점상을 보며 꿈쩍도 안 하자 주섬주섬 아공간에서 저금통을 꺼내어 1실버를 꺼냈다. 온과 홍도 1실버씩 꺼냈다.
그러거나 말거나 케일은 지금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은 새로운 주제로 복잡해져 있었다.
짱돌이 거짓말을 할 리 없다.
‘불의 영원한 경쟁자의 흔적을 부수려는 건가?’
그랬기에 이 말을 듣고 난 후 한 가지 가정이 떠올랐다.
‘…혹시 전설의 주인공도 고대의 힘을 지닌 인간인가?’
아무리 파괴의 불 주인이 막나가도 신과 대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장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상극인 물의 고대의 힘 소유자가 불의 경쟁자라는 생각이었다.
케일은 문득 신화가 하나 떠올랐다.
‘수호신.’
예전 스텐 후작가의 버려진 장남이었던 테일러에게서 들었던 신화.
고대, 로운 왕국의 터였던 동북부를 지킨 수호신. 바위와 같은 존재의 신이 바위의 땅을 지켰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그 수호신을 떠올리니.
‘짱돌 생각이 나지?’
케일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내 한 가지를 결정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 알 바가 아니야.’
짱돌은 ‘희생하려는 건가?’ 이렇게 묻지 않았다. 적어도 케일이 위험할 일은 없다는 소리였다. 그렇다면 미리 의심하고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케일은 일어선 자신에게로 냅다 날아오는 라온이 보였다.
“인간, 인간! 사과 파이 사 먹으려는 건가?”
사과 파이?
갑자기 뭔 소린가 싶어 케일이 물끄러미 응시하자, 용과 고양이 두 마리는 어깨를 쫙 펴고 당당하게 자신의 맞은편에 섰다.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에 케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흐.”
라온이 실실 웃었다.
“인간, 네 마음 이해한다! 우리 때문에 여기 식당 잡은 거 안다! 사과 파이, 기대해라!”
“우리 이제 돈 많은데!”
“보답은 해야 하는데.”
뭐야?
케일은 도통 세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어, 그들의 대화를 무시하며 말했다.
“마저 먹지?”
그의 말에 아이들은 잽싸게 테이블 위에 쌓인 음식들을 맛있게 먹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신이 난 아이들을 보며 케일을 좋은 게 좋은 거지 싶어 그러려니 생각에 잠겼다.
그가 특실 구석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라온이 ‘인간, 나 잠시만 최한한테 갔다가 온다!’며 나갔다 왔지만 케일은 내내 머릿속 생각들을 정리했다.
***
똑똑똑.
케일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늘어져 있던 몸을 일으켜 세웠다. 플린 상단 이름으로 하루 종일 대여한 특실의 닫힌 문이 이제 열릴 차례였다.
“들어와.”
달칵 소리와 함께 최한과 다른 이들이 들어섰다.
케일은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고, 광장이 서서히 붉은 놀로 물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 됐네.”
케일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광장에 노점상들이 하나둘 좌판을 접었고, 병사들이 돌며 자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광장 중심에 거대한 나무 탑이 나타났다.
“케일 님, 저 탑을 태우면서 춤을 추는 겁니까?”
“그래.”
나무 탑에 불을 붙이는 순간, 사람들은 각자가 가지고 나온 악기를 연주하거나, 혹은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며 밤 12시까지 즐긴다.
그리고 12시가 지나고 다음 날이 되면, 나무 탑에 물을 뿌리며 축제의 끝을 알린다.
둥. 두웅- 둥.
북소리와 함께 나무 탑에 불이 붙었다.
“불처럼 타오르는 밤이 되리라!”
누군가의 외침이 울려 퍼졌고 뒤따라 광장 안의 사람들이 외쳤다.
두웅- 둥. 둥, 둥, 둥!
북소리가 점점 더 거세져 갔고 그 소리 위에 다른 악기 소리들과 함께 사람들의 목소리가 얹혀졌다.
탁, 타닥.
케일은 슬쩍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라온과 온, 홍이 음악에 맞춰 파에른 왕국 사람들처럼 리듬을 타며 어설프게 춤을 춰댔다. 흥겨워 보이는 광경을 지켜보던 케일은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졌을 때 로브를 벗었다.
검은 야행복이 나타났다.
“가지.”
케일은 일행의 대답을 듣지 않고 발끝에 바람을 모았다.
그는 5층 테라스로 가 가볍게 지붕으로 뛰어올랐다.
타닥. 탁.
-인간, 같이 가자!
케일은 라온의 마법으로 한결 높아진 속도를 느끼며 지붕을 넘나들었다. 가장 화려하게 빛을 뿜어내는 광장에서 멀어지는 그를 일행이 뒤따랐다.
그 걸음의 끝, 케일은 현재 수도 바고 시에서 가장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 도착하였다.
최한이 케일의 앞으로 나아가며 짧게 보고했다.
“오늘 순찰 행로를 파악했습니다. 모시겠습니다.”
달칵. 검집을 가볍게 매만지며 최한이 제일 앞에 섰다.
그 뒤, 로잘린이 케일의 옆으로 다가와 속도를 맞췄다.
“호숫가에는 마법 장치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도서관에서 보니 파에른은 확실히 마법사도, 마법의 힘도 약해요.”
케일의 일행은 오늘 그냥 따로 논 것이 아니었다. 로잘린은 산뜻하게 보고했다.
“마법 걱정은 마세요.”
케일은 자신의 뒤에 호위하듯이 서는 고래족 2명에게 눈짓했다. 파세톤이 하루 종일 축제 구경을 하며 확인한 것을 보고했다.
“귀족들 중엔 광장에 전망 좋은 식당을 예약한 이들이 많더군요. 반응이 더 커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카 공작가는 조용했습니다. 클로페 공작은 왕성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지막으로 범고래 아치의 보고를 들은 후 케일은 걸음을 멈췄다.
호수의 동쪽 숲. 케일은 가장 인적이 드문 곳을 통해 호숫가로 들어섰다. 메마른 호숫가를 따라 희미한 조명이 몇 보였을 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케일은 북쪽을 바라봤다.
신전과 병사들이 보였다.
케일은 오늘 새벽 최한과 아치에게 불기둥 액체를 호수 중앙에 묻어두고 오라고 지시했다. 제국 마이플 성에서 가져왔던 모든 양이었다.
“공자, 마법 폭탄으로 불을 붙일까요?”
“아닙니다.”
로잘린은 고개를 가로젓는 케일의 모습에 의아했다.
타이머 마법 폭탄을 들고 온 것도 아니라서 액체가 담긴 구슬을 터뜨리려면 어느 정도 폭발력이 필요했다.
“그럼 어떻게-”
“제가 합니다.”
“공자가요?”
케일은 의아해하는 로잘린과 아치, 파세톤을 모른 척하며 앞으로 나섰다. 순찰병이 오기 전에 움직여야 했다.
“…케일 님.”
최한이 그 모습에 반응했다.
마법 폭탄과 비슷한 케일의 힘이 떠올랐다.
열 손가락 산의 골짜기를 일순간 붉은빛으로 잠식시켰던 벼락.
로잘린과 고래족은 보지 못했지만, 최한은 그 힘을 보았고 쓰러진 케일을 보았다.
“최한.”
앞으로 나서려던 최한은 자신을 부르는 케일을 바라봤다. 케일은 무덤덤하게 지시했다.
“내가 힘을 쓰고 난 후, 나와 온, 홍, 라온을 즉시 세카 공작가로 무조건 데리고 간다. 알았나?”
최한은 입술을 깨물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계획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로잘린은 최한의 결연한 모습에 더 의문이 생겼다. 그리고 케일이 방금 전 내린 지시도 이상했다.
당연히 그렇게 가는 것 아닌가?
그러나 그녀의 의문에 답해주는 이가 없었다.
케일은 두 손을 호수 쪽을 향해 내밀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 광장 사이로 솟아오른, 불타는 나무 탑이 보였다. 케일은 미간을 찌푸렸다.
“…생각보다 밝은데.”
생각보다 불타는 나무 탑이 높았다.
작은 벼락은 광장에서 제대로 보지도 못할 것 같다.
‘별수 없지.’
케일은 조금 더 힘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그러면 최한이 업고 가겠지.’
느긋하게 생각하며 케일은 파괴의 불 힘을 손끝으로 모았다.
-결국 부수는구나.
케일은 짱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최한은 고개를 들었다.
우르르르-
밤하늘이 울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적막한 호숫가에 그대로 들려왔다.
“…설마?”
로잘린은 최한을 따라 고개를 들었다. 밤하늘이 요동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이내 케일 등 뒤로 향하는 최한을 볼 수 있었다.
-로잘린아, 포션 꺼내라.
그리고 머릿속에 말하는 라온의 목소리를 처음으로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실드 한다.
그녀는 라온뿐만 아니라 온이 안개를 펼치며 실드 안에서 일행을 감싸는 것을 보았다.
그때였다.
우르르르-
하늘이 더 크게 울렸다.
저 멀리 신전에서 신관이 나와 하늘을 쳐다봤다. 병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곧.”
일행에게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온이 드물게 투명화한 채로 말했다.
“온다.”
온다고?
일행의 시선이 하늘로 향했다가 케일에게로 향했다.
그 순간이었다.
“아.”
눈앞이 붉어졌다.
붉은 금빛에 시야가 하얗게 변했다.
하늘이 일순간 붉어진 것 같았다.
그리고 뒤이어 거대한 소리가 들려왔다.
콰아앙!
벼락.
그 글자가 일행의 머릿속에 박혔다.
로잘린은 서서히 시야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찰나의 적막이 영원과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곧, 하늘로 향하는 기둥이 보였다.
“…세상에.”
붉은 벼락이 내리쳐진 자리에 하늘을 향해 끝없이 치솟아 오르는 불기둥이 보였다.
로잘린은 일련의 상황에, 순간 숨이 막혀왔다.
거대한 자연의 힘이 방금 전 케일에게서 흘러나왔다.
“고, 공자!”
그리고 그녀는 비명과도 같은 외침을 터뜨렸다.
“로잘린.”
그런 그녀에게 최한의 차분한 음성이 박혔다.
최한은 비틀거리는 케일을 가뿐하게 업었다.
그는 당황한 로잘린, 놀란 듯한 고래족 두 명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할까요?”
최한의 등 뒤로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또렷했다.
“어떻게 하긴.”
지친 케일의 얼굴이 모두에게 보였다. 그는 말했다.
“모두 지시대로 해.”
로잘린과 고래족 두 명이 그 말에 정신을 차렸다.
“알겠습니다.”
최한은 담담히 답하며 케일을 업은 채 곧바로 세카 공작가를 향해서 움직였다. 그 뒤를 라온과 온, 홍이 따랐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은 일행도 움직였다.
케일은 음악도 웃음도 사라지고 적막이 내려앉은 바고 시로 향했다.
붉은 벼락과 함께 적막이 수도를 잠식했다.
그 순간 케일은 생각했다.
‘배고파.’
그것만 빼면 아주 멀쩡했다. 그냥 직접 움직여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배고프다고 멈출 때가 아니었다.
그런 그에게 이동 중이던 라온과 온, 홍이 다가왔다.
“뭐야? 빨리 안 움직이고?”
케일의 힘없는 목소리에도 굴하지 않고 다가온 라온이 아공간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밀었다.
세 아이들이 함께 산 사과 파이 10개였다.
“인간, 배고프지? 저번에 눈 뜨자마자 배고프다고 했다!”
케일은 입을 벌렸고 그 안으로 사과 파이 조각 하나가 들어갔다.
물론 여전히 최한에게 업힌 채였다.
케일은 사과 파이와 함께 충격의 축제 현장으로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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