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187
186화.
그러나 바로 갈 수 없었다.
“왜 그리 일찍 떠나려는 겁니까?”
말끔한 미소가 케일에게 들이닥쳤다.
안토니오 기예르가 마차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응시하는 케일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사이가 안 좋으신 건가?’
이를 지켜보던 플린 상단 서자 빌로스는 이내 둘의 사이가 좋을 수가 없음을 깨달았다.
서로 다른 왕자의 최측근이라 불리는 사람들이었다. 더불어 케일이 기예르 공작가의 인신매매 현장을 적발하여 영지에 혼돈을 불러일으켰고, 그 영향으로 기예르 공작가가 왕가와 동남부의 압박을 받게 만들었다.
‘…이상하네?’
빌로스는 자신의 생각에서 이상함을 발견했다.
‘왜 동남부만 압박하지?’
서북부와 동북부는 조용했다. 중앙이야 왕세자가 굉장히 분노하며 직접 조사단을 파견하였고 그 까닭에 중앙 귀족들이 몸을 사릴 정도라고 들었다.
다른 곳은 왜 조용할까?
‘…그렇군.’
이내 답이 나왔다.
동북부는 원래 공후작가가 없었다. 그렇기에 우두머리가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암묵적으로 헤니투스 백작가의 눈치를 봤다.
반면에 서북부는 스텐 후작가가 권력을 움켜쥔 상황이었다. 그리고 스텐 후작가의 가주 테일러 스텐은 왕세자 사람이었다.
빌로스는 문득 서북부 뒷세계 상권을 장악한 큰아버지 오데우스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모고르 제국과 파에른 왕국에 은신처를 만들 때, 오데우스는 흔쾌히 빌로스에게 제 집을 내어주며 흘러가듯이 말했다.
‘케일 공자와 관련된 일이면 해야지. 서북부에서 살아남으려면 말이야.’
예사로 들었던 말이 훅 치고 들어왔다.
빌로스는 몇 번 케일과 일했지만 그가 한 모든 일과 인맥을 전부 알지 못했다.
…이렇게 잘 모르고 누군가와 일했던 적이 있던가?
문득 든 생각에 빌로스는 등이 섬뜩하니 시려왔다. 그때였다.
다가오는 안토니오 기예르를 쳐다보던 케일이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찮네.”
진심으로 귀찮아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제야 빌로스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 이건 정적을 만나 거추장스러운 상황이 되었다고 느끼는 귀찮음이 아니라, 자다가 깨웠을 때 내뱉는 짜증과 비슷했다.
그리고 다가온 안토니오의 행동도 빌로스의 생각과 달랐다.
케일과 안토니오. 둘은 사이가 나쁠 것이다.
빌로스는 그리 생각했다. 그랬건만, 보이는 광경은 조금 달랐다.
“케일 공자, 뒤처리는 모두 확인하고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토니오가 마차 근처로 오자마자 내뱉은 말에 케일은 예의상 마차에서 내려 마주 섰다.
“기예르 공작가에서 하신 일이니, 잘하셨겠지요. 내가 확인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렇군요. 그렇게 믿고 있군요.”
안토니오는 잘 해결할 것이라 믿고 있는 케일을 보며 묘한 마음이 일었다. 그때 그의 등 뒤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린 잠시 문을 걸어 잠글 걸세.”
안토니오는 뒤돌아섰다. 동시에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허리를 숙였다. 케일도 고개를 숙였다.
소나타 기예르. 현 공작이 케일에게로 다가왔다.
케일은 그녀가 다가오며 건넨 말을 떠올렸다.
‘우린 잠시 문을 걸어 잠글 걸세.’
왕세자와 기예르 공작가는 노예를 가져간 상단이 제국 출신임은 숨기기로 했다. 물론 제국 상단을 잡아들이는 순간 어떻게든 말이 퍼지겠지만, 현재는 최대한 퍼지는 것을 막고 있었다.
총 3번.
크리쉬 남작가가 노예 거래를 한 횟수였다. 그 시기는 알베르의 위치가 공고해져 갈 때와 겹쳤다.
기예르 공작가에서 미는 왕자 대신 왕세자 알베르가 강해지니, 크리쉬 남작가는 대안으로 돈을 모아 권력을 쥐는 쪽을 택했다.
왕세자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난 후, 케일 앞에서는 큰 감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깊은 분노에 휩싸였다.
그는 현재 은밀히 다른 곳에서 또 다른 노예 거래가 있는지 조사 중이었다. 때문에 제국 상단의 일은 비밀에 부쳐졌다.
그렇다고 해서 왕국민들이 제국에 노예로 팔려 나갈 만큼 허술한 국경 경비를 했던 기예르 공작가의 죄는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왕세자와 거래를 한 소나타 기예르 공작은 한 가지 결단을 내렸고, 이를 손자 안토니오를 제외한 다른 이들 앞에서 처음 내뱉었다.
문을 걸어 잠근다.
이는 케일이 바라는 조건. 수문장으로서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는 것을 뜻함과 동시에 하나가 더 있었다.
기예르 공작은 나머지 하나도 덧붙여 내뱉었다.
“그리고 당분간 기예르 공작가는 모든 대외 활동을 멈추고 밖에 있던 가솔과 가신들을 불러들일 걸세.”
모든 대외 활동을 멈춘다.
식구들을 불러들인다.
이 말에 빌로스를 비롯한 다른 이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공작이 한 말의 의미를 알아챘기 때문이다.
대외 활동이라고 했지만, 공작가의 대외 활동은 결국 권력을 더 쟁취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걸 하는 이들은 중앙 정계 곳곳에 퍼진 공작가의 사람을 뜻했다.
그것을 그만둔다고 선언했다.
그 말은 기예르 공작가가 중앙 권력을 손에서 놓는다는 선포나 다름없었다. ‘당분간’이라는 단서 조항이 붙었으나, 그래도 큰 사건이었다.
노예 거래.
큰 죄는 맞다. 그러나 기예르 공작가급에서 이 정도로 나올 일이 아니었다. 가신 가문이 한 짓이니 그저 몰랐다고 하면 될 일이었다.
그러면 안 되지만, 현실이 그랬다.
‘그런데 왜?’
타인들은 의문을 드러냈지만 소나타 공작도 안토니오도, 심지어 케일도 태연했다. 하지만 소나타 공작의 이어진 말에 더 큰 술렁임이 일어났다.
“그리고 올해 안으로 안토니오에게 공작위를 넘겨줄 생각이야.”
“할머니!”
안토니오가 놀라 소나타 공작을 불렀지만 그녀는 태연했다. 아니, 냉정한 상태였다.
‘이건 내가 잘못한 일이야.’
후에 제국 상단의 존재가 드러나면 기예르 공작가는 한 번 더 흔들릴 것이다. 그러니 지금 자신이 책임을 지는 명목으로 물러서면 그나마 뒷말이 줄어들 터.
또한 크리쉬 남작가엔 작위 몰수와 지독한 벌을 주어, 다시는 그 가문 사람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 할 작정이었다.
그렇게 해도 공작은 불안했다.
무엇보다 왕국의 문에 틈새가 생긴 것을 몰랐다.
자신이 권력을 쟁취하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라 생각했건만, 판단 착오였다.
권력 따지다가, 집 문이 뚫렸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녀는 제 손자 안토니오를 응시했다.
늘 손자에게 일러두었다.
‘귀족들은 탐욕스러운 자들뿐이다.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다른 이들에게 칼을 들이밀 줄 알아야 돼. 어떠한 틈도 보이지 않고, 늘 그들을 판단하고 이용해야 한다.’
가혹한 말이지만, 손자는 그 말에 따로 반박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늘 깔끔한 모습과 권위적인 귀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녀는 손자의 마음속을 눈치채고 있었다.
권위적이지만, 귀족이라는 이름에 자부심을 가진 손자 안토니오.
‘가주님, 문을 걸어 잠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을 놓고 내실을 다지자고, 안토니오가 먼저 제안했다.
그녀는 이제 손자에게 자리를 넘기고, 그가 서남부의 단단한 문이 될 수 있게 지원해야 할 차례가 왔음을 깨달았다.
“…할머니.”
다시 한 번 손자가 자신을 부르자, 그녀는 단호히 말했다.
“난 지금 가주로서 말하는 중이다. 호칭 똑바로 하도록.”
“…네, 가주님.”
안토니오는 단호한 공작의 모습에 결정이 났음을 깨달았다. 소나타가 저럴 때는 더 이상 변화의 여지가 없음을 뜻했다.
그는 케일에게 다가가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이번 일로 부쩍 상심하고 자책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그녀가 케일에게 건네는 말을 듣는 순간, 실소를 흘렸다. 공작은 무너지지 않았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공작가에서 술을 가장 잘 마시는 사람이 누군지 아나?”
케일은 당황했다.
문을 걸어 잠글 거라곤 생각했지만 공작 본인이 직접 나와 갑자기 자숙을 선포하지 않나, 더불어 안토니오에게 공작위를 올해 안에 준다고 선포하지 않나.
그리고 뜬금없이 왜 술 얘긴가?
일단 케일은 물으니 답했다.
“…잘 모르겠습니다만.”
소나타 공작의 얼굴 위로 주름진 미소가 걸렸다.
“나일세.”
“…네?”
“내가 제일 잘 마신다고. 다음에 식사하면서 한잔하지.”
그녀의 말에 빌로스가 감탄을 흘렸다.
소나타 공작은 웬만한 사람과는 사석에서 만나지도 않았다. 믿을 사람이 없어서란 이유였다. 그런 사람이 작위도 직책도 없는 이에게 밥을 먹자니.
‘도대체 이번엔 공자님이 무슨 일을 하셨길래!’
철천지원수가 되어야 정상일 케일과 기예르 공작가 사이가 너무나도 좋아 보였다. 빌로스가 감탄을 담아 케일을 쳐다봤지만 케일은 지금 상황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공작은 또 왜 이래?
케일은 기예르 공작가 사람과 전혀 밥 한 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케일은 적당히 예의를 차린 부드러운 미소를 그리며 밥 한 끼 하자는 공작에게 답했다.
“언젠가 연이 닿는다면, 좋은 술 들고 오겠습니다.”
연이 닿는다면.
그 말은 그냥 안 온다는 소리였다.
그러나 소나타 공작은 자신과 친분을 쌓을 기회가 왔음에도 조급해하지 않고 의연한 모습에 감탄했다.
‘확실히 만만한 녀석이 아니야.’
왕세자는 문을 열어야 할 순간이 오면 사람을 보내 알리겠다고 했다. 그녀는 그 사람이 분명 케일 헤니투스일 것이라 믿었다.
“그래. 다음에 꼭 보도록 하지.”
노인의 눈이 반짝거리며 다음을 기약했고, 케일은 슬그머니 시선을 회피하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다음은 무슨.
케일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때, 안토니오는 케일과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그렸다. 할머니가 케일 헤니투스를 진짜 귀족으로 인정하였음을, 오로지 그만이 눈치챘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케일은 공작에게 인사를 한 후, 마차에 올라타려 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뒤돌아서며 공작에게 물었다.
“공작님, 다들 안전합니까?”
정확한 대상을 지칭하지 않았지만, 소나타는 대번에 알아챘다.
“그래, 안전하네. 건강해지고 있고.”
납치되었던 왕국민들 이야기였다.
“다행이군요.”
소나타는 자신에게 보였던 부드러운 미소와 달리 약간 씰룩이듯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입꼬리를 보며, 이게 케일의 진짜 미소임을 깨달았다.
‘괜찮은 아이야.’
더 괜찮은 아이였다.
이번에 대화를 나눈 왕세자도 생각보다 훨씬 올바른 이였고.
그녀는 이왕 권력을 놓는다면 다음 권력을 쥘 때를 준비해야 한다고 여겼다.
‘왕세자, 케일과의 연락은 모두 안토니오에게 맡겨야겠어.’
소나타가 케일을 보는 눈빛이 더 깊어졌으나, 케일은 더 이상 붙잡지 않는 공작가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뒤, 케일은 거추장스러운 인사를 모두 마치고 기예르 공작가를 떠날 수 있었다.
함께 마차에 타고 있던 빌로스는 일련의 광경을 지켜보며 케일이 ‘재물’에 있어서도 대단하지만, 다른 부분에도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카로 왕국에 대한 기대감이 마음속에 차올랐다.
그 순간, 그는 케일이 마차 좌석에 드러눕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 피곤해.”
만사가 귀찮은 얼굴엔 짜증이 가득했다.
냐아아옹.
은빛 고양이가 베개를 물어다 그런 케일의 곁에 놓았다. 케일은 베개를 머리맡에 놓고는 좌석에 누웠다.
빌로스는 눈을 잠시 감았다가 떴다.
케일 공자는 도통 알 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잔다, 말 시키지 마.”
빌로스는 케일의 지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다물었다.
누가 이 꼴을 보고 은빛 공자라고 할까.
그는 기예르 영지에서, 서남부에서 정의로운 귀족이 되어가는 케일을 떠올리며 저 한없이 게을러 보이는 공자를 외면했다.
***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입니다.”
검은 로브에서 내비게이션과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 오랜만이다.”
케일이 대충 설렁설렁 손을 흔들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그러자 네크로맨서 메리가 있는 검은 로브가 케일 일행의 마차 안으로 올라탔다.
카로 왕국의 남부.
최대 규모의 경매장이 있고, 도시 전체가 경매를 위해 존재하는 베거스 시.
“공자, 오랜만이에요!”
알베르의 이모인 다크엘프 타샤도 뒤따라 마차에 올라섰다.
마차엔 빌로스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베거스 시에 도착하자마자 마차에서 내려 플린 상단 베거스 지점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타샤는 빈 좌석에 앉으며 어색한 미소를 그렸다.
“음, 베거스 시가 화려한 도시기는 하죠?”
“그렇지, 뭐.”
덤덤하게 답하는 케일과 달리 타샤는 묘한 표정으로 마차 한 귀퉁이를 쳐다봤다.
2월에 열리는 신년 경매 시즌을 기념하여 베거스 시는 화려하게 치장했다. 안 그래도 화려한 도시가 붉고 푸른빛들로 가득 차 시선을 둘 곳이 너무나도 많았다.
바드도, 연극도, 경매와 도박도. 온갖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유흥의 도시였다.
타샤는 그런 도시를 보며 태연한 케일은 예상을 했었지만, 다른 광경은 예상 밖이었다.
“우아! 저 빛나는 조각품 갖고 싶다!”
“저 모자 예쁜데!”
“저 망토 두르고 다니면 멋질 것 같은데!”
검은 용과 고양이 두 마리가 창밖을 내다보며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그들 품에는 저금통이 들려 있었다.
꼬맹이들은 연신 저금통을 만지며 ‘갖고 싶다’를 연발하고 있었다.
휙. 라온의 고개가 케일과 타샤, 메리 쪽으로 향했다. 타샤가 멈칫했을 때 검은 용이 케일에게 말했다.
“인간! 나 저금통에 돈 많다! 나 사고 싶은 거 다 산다!”
번쩍이는 것들과 신기한 것들로 가득한 베거스 시는 6살 라온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다. 온과 홍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고양이들도 라온을 따라 케일을 쳐다봤다. 당장 케일이 허락하면 부단장 힐스만을 데리고 나가 물건들을 살 기세였다.
다크엘프 타샤는 이를 멍하니 쳐다보다가 케일의 목소리에 눈을 크게 떴다.
“사 줄게.”
마차 안에 정적이 감돌았다.
“뭐, 뭐라고 했나?”
라온이 말을 더듬었다.
반면에 케일은 태연히 말했다.
“갖고 싶은 거 다 사 준다고. 다 사.”
어린애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게 비싸봤자 얼마나 비싸겠나.
“그, 그래도 되나?”
“나, 나 많이 살 건데!”
“…이상한데!”
세 아이들은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슬금슬금 케일의 곁을 둘러쌌다. 그러거나 말거나 타샤는 멍하니 있다 메리의 기계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역시 공자님은 선량하고 따뜻하십니다.”
맞는 말에 타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기분이 이상했다.
“인간, 최고다! 역시 우리 인간이 좋다!”
“용돈도 올려줄게. 20실버로.”
“이, 이, 이 착한 인간!”
라온이 칭찬을 쏟아내기 시작했지만 케일은 대충 흘려들었다.
애들이 사달라고 해봤자 뭐 얼마나 사달라고 하겠는가.
곧 있으면 자신은 수백억을 벌 텐데.
케일의 마법 주머니에는 붉은 목걸이와 검은색 보석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공자님, 그럼 숙소 먼저 가는 겁니까?”
타샤가 신난 아이들을 따스히 바라보다가, 케일에게로 따스한 시선을 옮겼다. 케일은 그 시선에 가차 없이 답했다.
“어. 그러고 나서 가볍게 산책을 가려고.”
“산책이요?”
“그래.”
“어디로요?”
“도박장.”
“…네?”
황금 나무 모양의 거대한 건물.
최대 규모의 합법적 도박장.
매년 4번, 그 도박장의 최상층에서는 VIP 경매가 열린다.
그곳에 올 2명에게 물건을 산뜻하게 아주 비싼 값에 팔아버리는 것이 케일의 작은 목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