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284
283화.
쿠웅!
연금술사들이 마법사와 함께 또 다른 흙기둥을 만들어냈다.
케일은 보지 않아도 그 과정이 눈에 선했다.
렉스 경과 그의 동료들이 황궁의 기둥을 부수기 위해 마법 폭탄을 사용했을 때, 무너지는 지붕을 받치기 위해 나타났던 연금술사와 마법사들.
그들이 알 수 없는 액체를 흙에 뿌리자, 그 흙은 곧 연금술사와 마법사의 마나에 반응해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연금술사가 그 기둥에 정체불명의 검은 끈을 둘렀다.
검은 끈이 흙기둥에 스며들자, 기둥의 색이 변하며 단단한 검은 기둥이 만들어졌다.
케일은 드워프만을 보며 말했다.
“연금술사는 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직업이지.”
쿠웅!
검은 기둥은 점차 거대해져 결국 탑이 되었다.
검은 빛깔의 탑은 점점 개수를 불리더니 총 7개로 늘어났다.
이제 저 기둥의 꼭대기, 그곳에 마법사와 연금술사들이 올라 원거리 공격을 펼칠 터.
뿌우우우-
뿔나팔 소리 사이로 케일은 드워프 족장을 바라보았다.
연금술.
이곳의 연금술은 지구와 비슷했다.
금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방법이 달랐다.
서대륙의 연금술사들은 자연의 속성을 추출하여 금을 만들고자 했다. 그렇기에 연금술사들은 자연히 순수한 자연의 속성인 마나에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용 혼혈의 말에 따르면, 하얀 별이 추구하는 연금술은 ‘금’이 목표가 아니더라군.’
고룡 에르하벤의 목소리가 케일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들이 죽은 마나를 왜 연구한 줄 아는가?’
죽은 마나 폭탄. 금을 원하는 연금술과 전혀 상관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하얀 별의 ‘연금술 종탑’은 제국과 협력하여 이십여 년이 넘도록 죽은 마나 폭탄을 연구했다.
‘단순히 죽은 마나 폭탄을 무기용으로 만들려는 의도인 줄 알았는데, 용 혼혈의 말을 듣고 아닌 것을 깨달았다네.’
케일은 그렇게 진지한 고룡의 얼굴은 처음 보았다.
고룡 에르하벤은 황당하면서도 두렵다는 얼굴로 말했다.
‘연금술 종탑이 원하는 것은 금이 아닌 ‘마나’일세.’
케일도 그 말에 표정이 굳었다.
죽은 마나를 연구한 이유.
‘그들은 마나를 만들고 싶어 해.’
물, 불, 바람, 땅, 나무. 자연의 기본적인 속성처럼 존재하는 마나.
세상의 근간이 되는 힘 중 하나.
그리고, 그것을 만들려고 하는 단체.
‘난 용 혼혈의 그 말을 듣고, 연금술 종탑이 암보다 상위 단체라는 것을 이해했네.’
케일도 완전히 이해했다.
하얀 별 그 미친놈이 궁극적으로 뭘 원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놈은 온갖 미친 짓을 했고, 그중에 하나가 마나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 미친놈이, 키메라까지 손대는 놈이 마나를 만들어내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
‘난장판이지.’
혼란도 그런 혼란이 없을 터.
그래서 케일은 다시 한번 결심했다.
연금술 종탑은 개박살 낸다.
그 개박살의 첫걸음이 지금이었다.
케일은 화염의 드워프 족장 카넬과 시선을 마주하며 꽤 비장하게 입을 열었다. 그는 흔들리는 족장의 눈빛이 보였다.
그래, 이해한다.
전쟁이 무섭겠지.
그걸 이해한 케일은 냉정한 사령관이 되어 위엄 있게 말하려고 했다.
그런데 족장 카넬의 반응이 이상했다.
“…족장, 지금 어딜 보는 거지?”
카넬의 시선은 케일을 빗나가 그의 등 뒤를 보고 있었다. 대신 다른 이가 황급히 케일에게로 다가왔다.
최한이었다.
“케일 님!”
놀랐는지 케일의 이름을 불렀다. 동시에 족장 카넬의 중얼거림이 케일의 귓가에 들려왔다. 카넬은 겁을 먹고 있었다.
“왕이- 짐승들의 왕이-”
뭐?
케일은 황급히 등을 돌렸다. 전장의 모습과 함께 최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때 봤던 사자족입니다!”
비행 마법으로 연금술사가 만든 검은 탑 위에 올라선 몇 명의 사람이 보였다.
그들 중 두 명의 얼굴이 낯익었다.
“케일 님, 북쪽에서 보았던 그자들입니다!”
수호 기사 클로페 세카, 그의 저택에 방문해 왕관을 훔치려던 케일 일행과 맞닥뜨려야 했던 사자족. 오만하면서도 결국은 최한의 검 끝에 무릎 꿇어야 했던 자들.
그 사자족이 광폭화를 하지 않은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제국의 진영에서 나타났다.
최한과 케일, 드워프가 없었다면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사, 사령관님!”
족장 카넬의 표정이 다급해졌다.
집단전에 능하며 통솔력이 뛰어난 수인족.
산 하나마다 흩어져 사는 호랑이족과 달리 일정 규모 이상 무리를 지어 살아가며 그 힘을 과시하는 종족.
“사령관님, 저놈들은 고, 곰족보다 더합니다. 이번 대의 사자족은 왕 후보가 둘일 정도로 셉니다! 세요!”
드워프 족장 카넬의 눈동자는 완전히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었다.
암에서 화염의 드워프족을 매일 갈구던 이들이 곰족이라면, 사자족은 드워프들을 없는 존재 취급했다.
존재하지도 않는, 시선 둘 필요조차 없다는 듯이 대하며, 저들이 최고의 종족인 것처럼 굴었다.
사실이기도 했다.
바다에선 고래족이라면, 땅에선 사자족이라고 했다.
개인적 성향만 없다면 호랑이족이 꼽힐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까지는 당연히 집단을 이루는 사자족이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불굴 연합 전쟁에 나타나지 않았던 사자족이 제국에서 나타날 줄이야!’
드워프는 제국의 위력에 더해 사자족까지 보게 되자, 두려움이 급격하게 커져갔다.
왜냐고?
‘로운도, 저 소드 마스터도! 심지어 사령관님도!’
못 나서잖아!
승리의 주역이었던 존재들이 없는 전쟁.
이건 손발 없이 몸통으로만 들이받는 것과 같았다.
“…사령관님.”
드워프의 표정이 비장해졌다.
그는 이미 케일의 편에 붙었다. 살려고 이곳을 택했다. 그렇다면 반드시 이 전쟁을 이겨야 한다.
“수성전을 해야 합니다. 지금 성안에 대기 중인 드워프들과 함께 투석기든, 뭐든, 수성을 위한 물건을 만들겠습니다.”
로잘린이 첨탑에 몇몇의 드워프와 마법사, 메리를 데려왔지만 마이플성 안에는 여전히 족장을 따라온 드워프들이 상당했다.
그들은 지금쯤 수성전 준비가 아닌 ‘날개’를 조립 중에 있으리라.
족장은 사자족과 제국이 진심으로 준비한 힘을 보지 못한 채, 이번에는 ‘날개를’ 성공시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드워프들을 생각하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날개는 소용이 없었다.
“사령관님, 연금술만 잡아선 지금 소용이 없습니다! 사자족과 마법사, 마법 강화를 한 기사들이, 수만의 병사들이 쳐들어올 겁니다!”
드워프는 두려웠다. 저 많은 적들을 어떻게 십만은커녕 몇만도 안 되는, 거기다가 전사의 숫자도 턱없이 적은 위퍼 왕국으로 이긴단 말인가?
방법은 성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버티기뿐이었다.
로잘린도 그 말에 동의했다.
현재 위퍼 왕국 전력 외에, 드러내 놓고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실질적으로 로잘린뿐이었다. 그렇기에 로잘린은 입을 열어 제 뜻을 전했다.
“맞아요. 공자, 일단은 안전하게 가야 합니다.”
그녀는 툰카를 보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머릿속에 툰카를 비롯한 부족민 출신 전사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갑옷도, 무기도 기사에 비하면 형편없었고 더욱이 마법 강화도 받지 못한, 거의 맨몸 수준이었다.
“툰카 대장군과 참모장도 아시겠지만, 전사들을 아껴야 해요.”
일단 수성을 하며 적군의 병력을 소모하고, 반격의 기미가 보이면 전사와 병사들을 내보내 싸워야 한다.
드워프와 메리의 힘도 그때 써야 한다.
“그래야 병력의 차이가 줄어들 겁니다. 손발이 다 떼인 현 상황에서 제국의 압도적인 병력에 효과적으로 이기려면 그렇게 해야 해요.”
로잘린의 평은 냉정했다.
그녀의 눈빛도 냉정하게 케일을 바라보았고, 드워프 족장은 두려움에 가득하면서도 비장한 마음으로 케일을 응시했다.
그때였다.
“푸흐.”
한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로잘린의 눈동자가 커졌다.
“…대장군?”
툰카가 미친 것처럼, 실없는 사람처럼 웃고 있었다.
로잘린과 족장 카넬은 그 행동에 화가 치밀지는 않았다. 왜냐면 그 웃음은 둘을 향한 비웃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참모장 헤롤도 미소를 짓고 있었다.
또 한 사람 더.
“…공자.”
케일도 미소를 그리고 있었다. 그는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에 웃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조용히 투명화하고 있던 라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간, 왜 그러나?
왜 그러긴.
옛날이 떠올라서 그랬다. 김록수가 팀장은커녕 갓 입사한 신입 사원이었을 때, 그는 당시 팀장이었던 전 팀장과 함께 업무를 보기 위해 나섰다가 된통 얻어터졌다.
당연히 임무 실패였다. 김록수는 얻어터져서 드러누운 채로 전 팀장에게 말했다.
‘팀장.’
‘아, 김록수 이 새끼 말투 봐라. 왜?’
‘언제 우리는 압도적인 힘으로 싸워볼 수 있을까요? 가능할까요?’
‘몰라. 불가능한 소리 하지 마.’
‘아쉽네요.’
‘뭐가?’
그때 김록수는 아쉬웠다.
그의 회사는 늘 인력이 부족했고, 약자인 상태로 거대한 단체, 혹은 강자와 싸워야 했다. 그래서 늘 힘이 부족했다.
김록수는 한 번도 압도적인 힘으로 적과 겨뤄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전 팀장에게 말했다.
‘전 압도적인 힘으로 개박살 내는 게 취향이거든요.’
‘이 미친 새끼.’
미친 새끼.
전 팀장의 목소리가 케일의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그게 김록수는 아쉬웠고, 아쉬운 감정은 그가 전 팀장의 뒤를 이어 팀장이 될 때까지 이어졌다.
제국이 압도적인 병력의 차이를 소유했다라.
“로잘린 씨.”
케일은 툰카와 헤롤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녀를 보며 이어 말했다.
“위퍼 왕국의 무서움을 아십니까?”
“네?”
되묻던 로잘린에게 그녀와 함께 온 마법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위퍼 왕국에서 도망쳤던 마법사. 그가 차분하게 말했다.
“위퍼 왕국의 무서움은 방어가 없다는 점입니다.”
방어가 없다고?
수성은… 없다는 말인가?
드워프 족장과 로잘린의 눈동자가 커졌을 때, 케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위퍼의 전사들은 마법 내성이 존재하죠.”
아!
로잘린은 잊고 있던 내용을 떠올리며 탄성을 흘렸고, 드워프 족장은 몰랐던 사실에 눈을 크게 떴다.
위퍼 왕국 부족민들 중에선 마법 내성을 지닌 이들이 태어나곤 했다. 그리고 그 수는 점점 많아졌다.
마탑이 벌인 잔혹한 신체 실험 이후, 마법 내성을 지닌 이들이 점점 더 많이 태어났다.
그중 정점이 툰카였다.
그는 신력도 뛰어나지만, 그보다 뛰어난 마법 내성을 가지고 있었다.
마법 강화 갑옷?
그건 위퍼 전사들에게는 그저 철 쪼가리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에게 마법은 참고 몇 번 버틸 만한 힘이다.
그들은 그런 몸을 지니고 두려움 없이 달려들었다.
아무리 방심했다고 하지만, 지난 마이플성 전투 때도 위퍼 왕국군은 제국의 기사, 마법사들과 분명 싸웠다.
그리고 위퍼가 승리했다.
압도적인 전력 차?
제국이 위퍼를 정복하기 위해 왜 이만큼이나 준비해야 했을까?
이 정도는 준비해야 위퍼 왕국을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일과 눈이 마주친 헤롤 참모장이 이내 입을 열었다.
“위퍼는 공격만이 존재합니다.”
크흐, 크하하하하!
툰카의 웃음소리가 첨탑을 뒤흔들었다.
제국군이 보였다.
사자족과 연금술사는 나서지 않았지만 마법 강화 갑옷을 입은 기사들과 병사들이, 그리고 마법사들이 전투를 준비했다.
그러나 툰카는 고개를 돌려 케일을 쳐다봤다.
케일은 그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뒤는 걱정하지 마라.
그 신호를 툰카는 용케도 알아들었다.
그래서 그는 움직였다.
뛰어내렸다.
첨탑 밖으로 거대한 체구가 날아올랐다.
“크하하하하하하!”
광기에 가득 찬 목소리가 제국군, 그리고 위퍼 왕국 병사들의 귓가에 박혔다. 전사들과 달리 마법 내성이 없는 평범한 병사들.
그들은 성 아래로 떨어지는 우두머리를 보았다.
쿠웅-!
툰카는 큰 소리와 함께 땅에 내려섰다.
마이플성 밖.
그는 십만에 달하는 제국군과 마주했다.
멀리 후텐 공작이 보였다.
“크흐흐흐-”
압도적인 전력 차이라고?
마법사 연맹과 싸울 때는 안 그랬던가?
그때는 더 심했다.
아무것도 없는 놈들이 싸웠으니까.
그러나 그는 이겼다.
아니, 우리는 이겼다.
툰카는 입을 열어 외쳤다.
“성문을 열어라!”
방어?
수성?
그딴 건 없다.
끼이이이익-
성문이 열렸다.
툰카처럼, 전투에 미친, 뒤가 없는 전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더불어 병사들이 그 뒤를 따랐다.
수성 인원은 최소화했다.
나머지는 독기와 광기를 품은 채 모두 툰카의 뒤를 따랐다.
툰카는 최한과 로잘린이 오기 전 케일이 그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는 제 허리춤을 내려다봤다.
작지만 튼튼한 가죽 주머니가 단단히 묶여 있었다.
그 안에는 작은 구슬이 하나 담겨 있었다.
모든 병사들도 그러했다.
“…공자?”
로잘린은 제국군을 향해 나아가는 위퍼 왕국군의 주머니를 발견했다. 그녀가 흠칫하며 케일을 쳐다보자 케일은 제 손에도 구슬을 들며 말했다.
“에르하벤 님이 고생을 참 많이 하셨어요.”
구슬 안에는 라온의 눈동자 색을 닮은 액체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드워프 족장 카넬을 바라봤다.
“곧 볼 수 있을 거다.”
드워프 족장은 케일의 눈빛에 흠칫했다. 사자족에 놀랐던 눈동자는 이제야 케일의 눈빛을 제대로 보았다.
여전히 흔들림이 없었다.
사령관은 흔들림 없이 말했다.
“네놈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연금술을 잡아야 한다.
족장의 머릿속에 그 문장이 스쳐 지나갈 때 케일의 목소리가 이어 들려왔다.
“그리고 약자가 어떻게 강자를 이겨내는지 말이다. 곧 볼 수 있을 거야.”
족장은 흠칫 몸을 떨었다.
드워프를 없는 취급 했던 사자족과 압도적인 전력의 제국, 그리고 족장이 보기에 그들의 비해 약해 보이는 위퍼 왕국.
족장은, 늘 약자였던 드워프는 이상하게 손끝이 떨려왔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그것이 무엇입니까?”
“미치는 거지. 그리고 앞만 보고 싸우는 거다.”
족장 카넬은 케일의 눈빛에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나 케일은 고개를 돌렸다.
때로는 앞만 보고 달려야 할 때가 있다.
지금의 위퍼가 그랬다.
케일은 그런 위퍼 왕국군의 심정을 알기에 외쳤다.
“신관들은 움직여라!”
그러나 사실, 위퍼도, 제국도 착각하고 있었다.
“메리, 너도 다시 성내로 들어가라! 드워프들을 통솔해!”
첨탑 위의 움직임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케일은 그 중심에서, 제국군을 향해 나아가는 툰카를 응시하며 말했다.
“그리고 최한.”
“네.”
“따라와라.”
케일이 툰카에게 말한 대로, 전사와 병사들은 뒤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인간, 나도 구하러 간다! 무조건 나랑 같이 간다!
그는 압도적인 힘들을 준비했으니까.
케일 헤니투스는, 나는, 김록수 때처럼 싸울 필요가 없었다.
그의 손바닥에서 ‘파괴하는 불’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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