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316
315화.
신나게 웃어젖힌 건 일단 좋았다.
케일은 저를 따라서 호탕하게 웃어 보이는 로잘린, 피식피식거리는 에르하벤, 더불어 당황한 듯한 이들을 보면서 흥에 겨워 웃었다.
“하하하하- 하!”
그러다가 신나게 웃어젖히던 케일의 웃음이 뚝 끊겼다.
순간 그의 몸이 앞으로 휘어졌다.
“허억.”
케일은 저도 모르게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벌어진 그의 입에서 피도, 신음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인간아! 왜 그러나? 괜찮나?
라온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로잘린이 케일을 부축했다.
“공자! 괜찮-”
그의 안색을 살피던 로잘린의 시선이 한곳에 박히며 다급히 내뱉던 말이 멈췄다. 그녀의 시선이 곧바로 케일의 어깨 너머로 향했다.
밤이 지나고 어느새 새벽이 밝아오는 하늘.
푸르스름한 하늘은 이제 어느 정도 밝아져 7구역을 가득 채운 검은 나무줄기들을 더욱더 선명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로잘린은 입술을 깨물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어.’
거대한 검은 나무줄기들이 얽히고 또 얽혀 뒤덮인 7구역. 그러나 그 나무줄기에 의해 부서진 건물은 없었다.
다만 건물과 사람, 나무, 그 사이를 차지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짧은 몇 초 동안 보인 광경에서 시선을 돌려 다시 케일을 부축했다.
“…공자.”
케일의 손이 보였다.
그의 하얀 손끝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로잘린의 입술 끝이 떨렸다.
‘그래, 케일 공자는 늘 이런 식으로 대가를 치렀어.’
그녀는 힘없이 주저앉으려는 케일의 몸을 꽉 붙잡았다. 하지만 혼자선 힘이 부족했다. 순간 마주친 케일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렸으나, 힘이 없는지 말을 못 뱉어내고 있었다.
언제 그리 신나게 웃던 사람이었냐는 듯 지금의 모습은 참으로 초라했다.
아니, 처량했다.
“로잘린, 내가 할게.”
최한이 어느새 다가와 부축하겠다고 손을 뻗었다.
로잘린은 한숨과 함께 케일의 부축을 최한에게 넘기려다가, 이를 가로채는 이를 볼 수 있었다.
“…에르하벤 님.”
고룡 에르하벤이 가뿐히 케일을 부축했다.
아니, 들쳐 업었다.
“에르하벤 님! 지금 케일 님은 위험하신 상태입니다!”
최한이 놀라서 외친 목소리가 적군과 아군 모두에게 들렸다.
리타나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케일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제가 업겠습니다. 호위가 해야 할 일입니다.”
최한이 서글픔을 담은 비장한 얼굴로 그리 말했을 때, 다크엘프 타샤가 씁쓸한 얼굴로 눈을 질끈 감고 떴을 때.
‘미쳤나? 왜 업어!’
나 안 위험하다고!
케일은 에르하벤의 어깨에 들쳐 업힌 채로 맹렬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려 했다. 그러나 파르르 떨다가 고개는 힘없이 떨궈졌다.
‘아, 짜증 나.’
짜증이 확 치밀어 올랐다.
케일의 입이 겨우겨우 열렸지만 그는 제대로 말을 내뱉지 못했다. 그저 연약한 숨소리 사이로 단어 몇 개가 흘러나왔다.
“배… 고…….”
그리고 그 가냘픈 목소리가 고룡의 귀에는 찰떡같이 제대로 들렸다.
“쯧, 불쌍한 놈. 그릇이 괜찮아지더니, 이제는 못 처먹은 유령이 들러붙었나 보구나.”
역시 용!
케일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단박에 제 상태를 알아챘다.
못 처먹은 유령이 들러붙어 있었다.
-배고파. 힘써서 배고파.
느릿느릿하게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는 먹보가 계속해서 케일에게 말했다.
-나무줄기들 자라나게 하느라 우리 힘을 써버렸어. 힘이 하나도 안 나.
그녀의 말대로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배가 고팠다. 뭐라도 먹어야 움직일 힘이 생길 것 같았다.
-인간! 나 사과 파이 많다!
케일은 라온의 말을 무시했다. 어린애가 주는 것이니 먹기는 먹지만, 지금은 기름진 게 당겼다.
“…소…….”
“그래, 소고기.”
“…돼-”
“그래, 돼지도 준비하마.”
아, 역시 세월의 힘이란.
케일은 찰떡보다 더 찰떡같이 알아듣는 에르하벤에게 감탄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로잘린과 최한이 에르하벤을 바라봤다. 설명을 해달라는 눈빛이었다. 그에 고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뒷정리를 하자구나.”
“네?”
로잘린이 되물었을 때, 에르하벤은 그 아름다운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날이 밝아오니, 다 제 할 일을 마저 해야지.”
케일은 축 늘어진 채 생각했다.
역시, 연륜.
에르하벤 말대로 지금 할 일은 뒷정리였다.
툭. 툭. 케일은 제 등을 두드리는 손길을 느꼈다.
“쉬어라. 박복한 놈아.”
-맞다! 인간아, 금 용 할배 말대로 쉬어라!
…아니.
케일은 고개를 가로젓고 싶었다.
아니… 일단 밥부터 좀 달라고.
배고프다고.
망할.
케일은 눈을 감았다. 일단 잠이라도 자야 할 것 같았다.
능력 있는 사람들에 용도 있으니, 나머지는 다 알아서 하지 않겠는가?
케일은 순식간에 잠에 빠져들었다.
그 바람에, 그는 승리에 대한 환호보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승리의 의미를 되새기는 정글 전사들을 보지 못했다.
늘 자연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던 전사들.
그들의 눈동자는 모두 한 번씩 처량한 자세로 정신을 잃은 듯한 케일을 스쳐 지나갔다.
***
정글의 지배자 리타나.
그녀는 다급하게 걸음을 옮기며 다크엘프에게 물었다.
“공자가 정신을 차렸다고요?”
“네, 폐하!”
한 시간.
케일이 정신을 잃은 지 한 시간만에 눈을 떴다고 한다.
‘…그렇게 순식간에 정신을 잃더니, 도대체 얼마나 전장이 걱정되면 한 시간 만에 눈을 뜬단 말인가?’
전장에 대한 걱정으로 편히 정신조차 놓을 수 없는 케일 사령관의 심정이 리타나를 무겁게 짓눌렀다.
그녀는 케일과 그의 일행이 있을 천막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일단 왕궁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따로 왕궁 근처에 급히 설치해 둔 천막이었다.
‘…네크로맨서?’
천막 근처 검은 나무줄기 근처에 쪼그리고 앉아 줄기에 손을 대고 있는 검은 로브가 시야에 확 들어왔다.
순간 쪼그리고 앉아 뭘 하나 싶었지만, 그녀는 급했기에 메리를 스쳐 지나갔다.
“…배가-”
리타나는 메리가 중얼거리는 말을 흘려들으며 천막에 도달했다.
“음?”
천막 앞에 선 순간, 리타나의 표정이 묘해졌다.
그때, 그녀의 등 뒤로 이질적인 소리가 들려왔다.
드륵, 드르륵.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에 리타나는 등을 돌렸다.
“오셨습니까?”
소드 마스터 최한. 그가 트레이를 끌고서 다가왔다.
그 위에는 음식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천막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식 냄새들과 비슷했다.
“들어가시죠.”
최한은 밝게 미소를 그리며 천막 안으로 리타나를 안내했다.
리타나는 천막 안으로 주춤주춤 들어섰다.
“오, 리나 씨!”
케일이 우아하게 소고기 큰 조각을 입안에 욱여넣으며 인사했다.
“…공자, 괜찮나요?”
“네, 좋습니다.”
그리 답하며 케일은 쉴 새 없이 음식들을 입안에 넣었다.
참 우아하게 급히 먹어댔다. 최한, 부단장 힐스만, 성자 잭이 그 옆에서 케일을 보조했다.
-허허허, 식비를 줘야겠어.
그리고 들려오는 허탈한 웃음소리에 리타나는 고개를 돌렸다.
“…알베르 왕세자.”
-오랜만입니다.
알베르가 영상 통상구 화면 안에서 기가 찬 얼굴로 웃고 있었다. 그는 리타나를 보며 말했다.
-승리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아닙니다.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뭘요. 동맹국끼리 서로 도와야지요. 안 그래도 이 기쁜 소식을 동맹국들에게 알리려는데, 할 수가 없군요.
“…아직 알리지 않으셨습니까?”
리타나는 전투가 끝났을 때, 그 소식을 제일 먼저 다크엘프를 통해 알베르에게 전했다.
그가 동맹의 중심이나 다름없으니, 그를 통해 위퍼 왕국 마이플성에 있을 다른 수뇌부들에게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알리지 않았다고?
왜?
그녀의 의문에 답하듯 알베르는 말을 이었다.
-케일 사령관이 막더군요.
케일 사령관이?
누구보다도 승리를 얻고자, 정글을 구하고자 했던 이가 아니었던가?
그런 이가 왜 소식을 전하지 말라는 것일까?
리타나의 시선이, 그리고 알베르의 시선이 케일에게로 향했다. 그는 대충 입가의 음식 소스를 닦아내며 둘을 바라봤다.
“전 지금 정신을 잃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겁니다.”
-뭐?
“예?”
알베르와 리타나가 반문한 순간, 케일은 아직도 허기진 배를 대충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비행선은 폭발했고, 이를 제가 방패로 막으려다가 급히 움직여서 일부만 막았고, 그 때문에 정글 7구역 일부가 파괴되었습니다.”
케일은 알베르 왕세자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자네는 과도하게 고대의 힘을 써서 정신을 못 차리며 사경을 헤매고 있고? 아주 죽을 동 말 동 한 그런 상태?
“그렇죠.”
-저번에 본 영상처럼 피를 토하면서 부들부들 떨고?
“아주 좋습니다.”
-그렇게 되면 케일 헤니투스는 한동안 전장에 나설 수가 없겠군.
케일의 입꼬리도 슬금슬금 올라갔다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변했다.
“정글에서 첩자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는 정글에게 아픔이자 치부와도 같은 말을 꺼내야 했기에 리타나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리타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으라 손짓했다.
케일은 곧바로 이어 말했다.
“로운과 위퍼를 비롯한 다른 동맹국들에 그런 첩자가 없다는 보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영웅의 탄생’ 이야기만 믿고, 정글의 첩자에 대해선 조금도 고려치 않았다.
케일은 이제 ‘영웅의 탄생’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그가 지금껏 김록수와 케일로서 보낸 시간과 경험을 토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은밀하게.
그리고 적들을 깔아뭉갤 수 있게.
케일의 말뜻을 동류는 바로 알아들었다.
-그래서 아군도 속이고, 적군인 제국도 속이자는 말이지?
케일의 대답도 필요 없이, 알베르의 머릿속에 서대륙에 퍼뜨릴 소문이 하나 떠올랐다.
-케일 헤니투스, 사경을 헤매다. 이렇게 소문내면 되겠나?
그는 곧바로 이어 말했다.
-그리고 나는 그 소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당장 제국과 전쟁이라도 펼칠 듯 위협하는 척하면 되겠고?
케일이 아프다는 소문이 도는데, 왕세자는 아니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더 날뛴다면.
-제국이 자네가 정말로 아프다고 속을 수도 있겠는데?
케일은 알베르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리타나를 바라봤다.
“…7구역은 폭발과 불로 인해 파괴되었고, 케일 사령관은 심각한 중상을 입었어요. 그게 진실입니다. 됐나요?”
케일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리타나도 머리가 비상한 편이었다. 단박에 스스로가 해야 할 일을 정했다.
“정글 입단속은 걱정 말아요. 제국과의 국경, 그리고 하늘, 모든 곳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할 테니까요.”
-나는 아군과 서대륙을 속이지.
알베르가 뒤이어 말을 받으며 케일에게 물었다.
-그럼 자네는 무엇을 할 텐가?
그 순간, 케일의 머릿속으로 어린 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간! 제국에서 연락이 왔다!
제국에서 연락 올 곳은 하나뿐이었다.
제국의 수도. 그곳에 케일이 심어둔 작은 나비.
-지옥의 파수견을 닮은 토끼를 조각했던 암살자 연락이 왔다! 메시지다!
암살자 프리지아. 현재 시종 론의 밑에서 정보를 담당하는 이였다.
-‘공자님, 제국에 언제 오시나요?’라고 한다! ‘렉스 경과 하나 씨가 기다리세요’라고도 한다!
제국에 심어둔 나비.
태풍을 일으킬 날갯짓을 할 나비들.
프리지아를 중심으로 빈민가에서 신관 행세를 하는 케일의 정보 조직.
묘족인 렉스 경과 주정뱅이 연금술사 레이.
그리고 카로 왕국의 발렌티노 왕세자.
마지막으로 자신이 ‘진짜 성녀’인 줄 모르는 하나.
황태자도 암도 모르고 있을, 그들의 주머니 속 송곳이었다.
그들은 적들이 외부에서 쳐들어올 줄만 알 것이다.
위퍼, 로운, 정글. 밖만을 경계할 터.
그러나 적은 이미 내부에 있다.
주머니 속에 몰래 섞여들어 간 날카로운 송곳이 그들의 숨통을 찌를 것이다.
‘그리고 그 송곳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그들의 연결점이 자신이었다.
케일은 정글과 로운의 지배자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가 할 일.
“연금술 종탑을 파괴하고 오겠습니다.”
예상한 대답에 리타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케일의 말이 이어졌다.
“흑마법도, 죽은 마나도 대규모 전장에서는 상당히 위험한 존재입니다. 그러니 소규모로 움직여 단박에 적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리타나는 효율에 가린 희생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아픈 척 위장하고 자신은 가장 위험한 곳으로 간다는 소리였으니까.
‘…왕세자도 말이 없구나.’
왕세자 알베르도 침묵하고 있었다.
지금 케일 헤니투스 사령관의 작전을 허락하거나 반대할 자격이 있는 이는 알베르 크로스만뿐이었다.
누구 하나 먼저 말을 꺼내는 이가 없었다.
리타나는 눈을 떠 주위를 둘러보았다. 케일 뒤에 선 이들의 눈빛이 보였다.
케일과 함께 제국으로 들어갈 이들의 눈빛이었다.
리타나는 입을 열었다.
“…케-”
케일 공자.
그의 이름을 부르기 전.
“쿨럭!”
케일이 갑자기 기침을 했다.
아니, 사레가 걸린 듯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케일 님?”
-사령관?
“공자님?”
주변 일행이 놀라며 케일을 부르는 동안, 케일의 머릿속으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정화하려나 봐.
먹보였다.
지금 이곳에서 정화해야 하는 대상은 검은 나무줄기들뿐이었다.
“잠시만요!”
케일은 다급히 내뱉고는 천막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헐레벌떡 천막 쪽으로 다가오는 이가 보였다.
상당히 놀란 듯, 검은 로브가 발에 몇 번이나 걸려도 개의치 않고 달려왔다.
케일은 달려온 이와 마주했다.
“…메리.”
검은 로브가 구십 도로 숙여졌다.
“죄송합니다, 공자님.”
메리가 드물게 내비게이션 목소리가 아닌 놀란 목소리로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케일의 시선이 메리 뒤에 있는 나무줄기에 닿았다.
메리는 이를 보지 못한 채 허리를 숙이고 다다다 말을 쏟아냈다.
그녀도 당황스러웠다. 케일이 아픈 상황에서 섣불리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았다.
“일부러 그러려던 게 아니고, 그냥 갑자기-”
메리는 잠시 멈칫했다가 솔직하게 말했다.
“이상하게 배가 고팠습니다. 배가 고파서.”
횡설수설 말하는 메리의 귓가에 케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메리.”
“네, 공자님. 죄송-”
“아주 잘했다.”
메리는 고개를 들었다.
인자하게 웃고 있는 케일의 얼굴이 보였다.
-인간! 엄청 안 어울리는 표정이다.
케일은 여섯 살 용의 말을 깔끔하게 무시하며 입을 열었다.
“메리, 배가 고팠다고?”
검은 나무줄기.
그 표면에 메리의 작은 손바닥 크기만큼 검은색이 사라지고, 새로운 색이 자리해 있었다.
“…네, 갑자기 속이 허전해져서.”
당황한 메리가 드물게 우물쭈물거리며 말했다. 검은 로브가 당황스러움으로 들썩였다.
케일은 그런 메리에게 아주 흐뭇한 얼굴로 7구역 전체를 가리켰다.
“네가 다 먹어라.”
메리의 눈동자에 7구역 전체를 뒤덮은 검은 나무줄기.
아니, 죽은 마나들이 보였다.
“네 거다.”
그녀는 다시 케일을 바라봤다.
“네 마음대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케일의 선물이 메리에게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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