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371
370화.
하얀 성을 감싼 반투명한 방패.
그 위를 덮치는 수많은 마법 폭탄들.
케일은 그 폭탄들이 터지기 전, 하얀 별을 덮치는 거대한 방패를 보았다.
“하!”
그와 동시에 하얀 별의 실소와 함께 하얀 별의 주위를 감싸는 물의 장막도 보았다.
그 후, 케일은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에 모래바람이 크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케일은 팔에 소름이 돋았다.
‘…아무런.’
아무런 변화가 없다.
사방에서 폭발음과 땅이 뒤흔들리는 소리가 들리고, 모래바람이 하늘까지 치솟아 오르는 것이 보이는데.
반투명한 하얀 방패로 감싸인 이 공간.
하얀 성에는 어떠한 영향도 오지 않았다.
완전한 보호.
케일은 라온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보호…….”
고개를 살짝 돌리자 넋을 놓고 하얀 방패 너머를 바라보는 라온이 보였다. 멍한 얼굴로 라온은 중얼거렸다. 스스로가 말하는 줄도 모르는 것 같았다.
“…이게… 엄마의… 힘…….”
순간 케일과 라온의 눈동자가 마주쳤다.
라온의 눈동자에 초점이 잡히더니, 화들짝 놀라며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러고는 케일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런 라온에게 케일은 말했다.
“뭐 해? 보라고 했잖아?”
지켜보렴.
라온은 백룡 쉐리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천천히 작은 용의 고개가 들렸다.
쏴아아아-
한 줄기 바람이 폭발의 잔해를 몰고 갔다.
그리고 드러난 폭발 후의 광경.
“하, 하하-”
하얀 별은 웃음을 터뜨렸다.
“재밌네.”
그는 손을 털어냈다.
고대의 힘으로 물의 장막을 펼쳐냈던 그의 왼손.
어떠한 상처도, 피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제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를 반복했다.
손이 떨렸다.
물의 장막을 강타했던 거대한 방패의 폭발. 그 폭발의 여파가 그의 손을 잘게 떨리도록 만들었다.
순간적인 강한 힘에, 그것도 첫 공격 만에 하얀 별은 손부터 시작해 왼팔 전체가 떨려왔다.
“…실로…….”
하얀 별은 고대의 힘 5대 속성 중 땅의 힘이 없었다.
그 까닭에 그의 내부는 늘 불균형했다.
그래서 싸우다 보면 내부가 뒤틀려 힘들 때가 많았다.
‘그래, 그런 경우는 많았다.’
하지만 고작 방패 하나 폭발한 것에 이렇게 팔이 저릴 줄이야.
“실로, 오랜만에 이런 경험을 다 해보네.”
고룡 에르하벤과 싸울 때도 첫 번째 공격에 몸에 무리가 온 적은 없었다.
아니, 근 몇백여 년간 이런 경우는 없었다.
“역시 허상이라도 로드라는 건가?”
그는 웃었다.
“이 정도의 힘이라, 재밌네.”
그는 여전히 덜덜 떠는 왼팔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상황에 놀란 이가 한 명 더 있었다.
케일은 라온을 바라봤다.
로드 쉐리트. 그녀의 허상은 자라나는 라온의 힘과 같은 수준의 힘을 지닌다고 했다. 그 사실과 지금 현 상황이 케일의 머릿속에 하나의 가정을 세웠다.
지금의 라온은 첫 공격에, 하얀 별에게 실질적인 타격을 줄 정도의 힘을 지녔단 말인가?
케일은 서서히 땅으로 내려서는 로드 쉐리트가 보였다.
그녀는 어디 하나 타격 입은 곳 없는 멀쩡한 얼굴이었다. 오히려 생글생글 웃고 있는 것이, 살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케일은 제 앞발을 묘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라온도 보였다.
‘라온의 잠재력이 저 정도란 말인가?’
그 순간이었다.
-케일.
에르하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 쪽은 보지 마라.
그는 케일에게 자신 쪽으로 시선을 두지 말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왜?
그 의문에 곧 답이 내려졌다.
-로드 쉐리트는 지금 모든 것을 걸고 싸우고 있는 거다.
케일의 몸이 멈칫했다.
-그녀는 분명 우리 전력으로는 하얀 별의 전력과 싸워서 이길 수 없다고, 적어도 우리가 크게 피해를 입을 것을 예상한 것이 분명하다.
에르하벤은 처음부터 그 부분이 이상했다.
그는 분명 로드 쉐리트의 힘이 라온과 비슷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홀로 나서는 그녀가 이상했다.
왜냐면 로드였던 용이었으니까.
냉정하고 상황 판단이 누구보다도 이성적이어야 하는 존재가 드래곤 로드였다. 그녀라면 현재 힘의 우위를 명백히 파악했을 터.
‘로드는 분명 우리가 지거나 크게 다칠 것을 예상함에도 나섰다.’
그걸 깨닫고 현 상황을 본 에르하벤은 알아챌 수 있었다.
-로드 쉐리트는 지금 모든 것을 건 거다.
반투명한 모습의 여인은 겉으로 보기에 멀쩡했다.
-아마도 라온이 제 목숨을 걸고, 정말 제 목숨을 걸고 하얀 별과 싸우면 첫 공격에서도 하얀 별에게 타격을 줄지 모르지.
평소에 목숨을 걸고 싸운다고 말하는 것과, 진실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은 달랐다.
에르하벤은 쉐리트의 의도를 알아챌 수밖에 없었다.
그도 남은 수명 동안 준비를 해서, 하얀 별과 싸울 때 모든 것을, 목숨마저 내걸 생각이었으니까.
그의 남은 수명 1년은 그런 용도였다.
-그녀는 제 존재의 소멸을 걸고서 나선 거다. 싸우고 있는 거야.
쉐리트는 거의 만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라온을 만났다.
그런 그녀가 할 행동이 무엇이겠는가.
-그녀가 이렇게 나선 이유는 분명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살리기 위해서겠지.
그 순간, 케일은 반투명한 하얀 방패를 걷고 열린 성문의 경계선에 선 쉐리트가 보였다. 그곳이 그녀가 최대로 갈 수 있는 거리였다.
동시에 케일의 귓가에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왔다.
우르르르- 우르르-
천둥소리였다.
제국 수도를 사라지게 만들 뻔했던 하얀 별의 벼락.
그 벼락은 케일의 방패에, 라온을 비롯한 모든 일행의 힘을 합쳐야 간신히 막을 수 있는 힘이었다.
벼락은 지금 이 순간 언제라도 이 하얀 성을 향해 내리칠 수 있었다.
하얀 별이 원하기만 한다면.
물론 그 힘을 쓰고 난 후, 하얀 별은 저번처럼 몸에 무리를 겪을 것이다. 아직 땅의 힘이 없어 몸이 균형을 이루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지금 하얀 별에게는 백여 명이 넘는 아군이 있었다.
하얀 별도 기댈 곳이 있었다.
우르르르- 우르르르-
천둥이 몰려오는 소리와 함께.
-케일. 일단, 일단은 로드의 뜻에 따르자.
케일은 최대한 냉정하려 애쓰는 에르하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르하벤은 로드가 소멸을 걸고 싸우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만 더 그 뜻을 따르자고 말했다.
왜냐면 그도 로드만큼 이 아이들이 소중했으니까.
로드 다음은 자신이라 생각하는 에르하벤이었다.
그의 주위에 마나들이 조금씩 소리 없이 뭉쳐들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은인의 얼굴을 보게 될 줄은 몰랐네.”
하얀 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로드 쉐리트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
“당신 덕분에 내가 끝없는 삶을 얻을 수 있었어. 존경하는 이니까, 존대라도 해야 할까?”
꽈악.
케일은 제 옷깃을 잡은 라온의 앞발이 느껴졌다.
동시에 그는 이쪽으로 향하는 하얀 별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반가면 사이로 드러난 밝은 갈색 눈동자는 케일이 아닌 다른 존재를 담고 있었다.
“흐음, 저 용이 그 검은 알일 줄은 상상도 못 했네.”
그는 라온을 보고 있었다. 아주 오래전 부서진 줄 알았던 검은 알을 떠올렸다.
‘…그 키메라가 내 명을 어긴 건가?’
용으로 만들려 했던 아이를 떠올렸다. 이도 저도 아닌 용 혼혈이 되어 곧 쓸모가 없어졌을 놈.
하얀 별은 지금 이 상황이 꽤 즐거웠다. 천여 년을 살아오며 이렇게 많은 것이 제 손 밖에서 일어난 적은 몇 없었으니까.
그는 아주 즐겁다는 듯 쉐리트에게 부드러이 말을 건넸다.
“로드, 거의 만 년 만에 아이를 본 소감이 어때? 그래도 다행이겠어. 아이와 함께 죽을 테니까.”
챙!
케일은 비크로스가 대검을 뽑아 든 채 하얀 별을 노려보는 것이 보였다. 언제라도 달려들 듯 얼굴을 일그러뜨린 일행이 보였다.
하지만 누구도 움직일 수 없었다.
“하, 하하하하!”
웃음소리가 주변을 뒤흔들었다.
그 웃음의 주인은 쉐리트였다.
그녀는 하얀 별을 향해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하얀 별을 가리켰다.
“넌 잠들지 못하지. 매일매일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낄 것이고, 그럼에도 쉴 수 없다. 쉬는 순간, 다시 죽음이 찾아오니까.”
하얀 별의 입가에 지어진 미소가 사라졌다.
“왜? 왜 안 웃어?”
로드 쉐리트는 안 웃는 하얀 별에게 말했다.
“웃어, 새끼야.”
반대로 쉐리트의 입가에 지어진 미소는 짙어져 갔다.
“넌 음식을 먹어도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지?”
케일은 조금씩 죽음의 맹세가 만든 저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다.
소중한 것을 만들 수 없는 삶.
그건 단순한 저주가 아니었다.
그저 조금 피곤하고 고단한 수준의 삶이 아니었다.
“계절이 바뀌는 게 느껴지지 않지? 따뜻한 게 뭔지, 차가운 게 뭔지 이제는 모르겠지? 체온이 무엇인지도 이제는 까먹었지?”
쉐리트의 목소리만이 들려오는 공간. 그녀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분명 반복되는 삶 동안 가족이 있었을 거다. 그리고 네가 그들에게 애정을 가진 순간, 그들은 모두 죽었겠지.”
쉐리트의 검푸른 눈동자가 하얀 별의 눈동자를 응시했다.
“무엇이든, 어떠한 살아 있는 것이든, 네가 애정을 가진 모든 존재는 모조리 다 죽었을 테니까.”
자식을, 모든 것을 잃은 용이 환한 미소와 함께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은 자에게 물었다.
“살 만하니?”
하얀 별의 눈빛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럴수록 쉐리트는 즐겁다는 듯이 웃었다.
“왜? 네가 다 알면서도 선택한 저주잖니?”
로드 쉐리트는 그 죽음의 맹세를 이루기 위해 죽음의 신과 합의 같은 거래를 해야 했으며, 드래곤 슬레이어와 그의 마을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그건 어쩌면 쉐리트의 희생이었다.
그녀는 이 모든 것들을 다 알면서도 맹세를 깨뜨리고 저주를 선택한 인간을 향해 물었다. 자신만큼이나 이 저주에 대해서 잘 아는 인간에게 천여 년 동안 궁금했던 것이었다.
“재밌니? 네 삶이, 아주 재밌을 거야? 응?”
우르르르. 우르르.
케일은 더욱더 커진 하늘의 소리에 하얀 별을 응시했다. 미소가 사리지고 더 피로에 찌든 얼굴이 보였다.
아무것도 없는 표정의 하얀 별이 입을 열었다.
“재밌지.”
하얀 별 자신이 선택한 삶이었다.
그는 저를 보고 웃는 존재를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
“허상 주제에.”
하하하하-
쉐리트는 다시 한번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것도 없는 네 삶보다는 허상인 내 삶이 더 진짜 같구나.”
하얀 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쯧.”
짧게 혀를 찬 그는 손을 들어 올렸다.
성벽을 감싼 안개 곳곳에서 수십여 명의 존재들이 솟구쳐 올랐다.
“건방지네.”
동시에 쉐리트의 두 손도 들어 올려졌다.
콰앙! 콰앙! 쾅! 쾅! 쾅!
굉음이 사방을 뒤흔들었다.
“크윽!”
“크르르르! 이까짓 방패가!”
“윽, 팔!”
곳곳에서 튀어나온 곰족, 묘족, 암 단원들의 입에서 신음 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런 그들의 앞에 방패가 자리해 있었다.
하얀 별은 그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성 자체를 없애버려야겠군.”
우르르, 우르르르-
하늘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더욱더 커져갔다. 케일은 고개를 들었다.
하늘이 순식간에 검게 물들어갔다.
‘이걸 쉐리트 혼자서 막을 수 있을까?’
목숨을 걸면.
고룡의 말이 떠올랐다.
“…인간.”
케일은 라온이 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답할 수 없었다.
오히려 하얀 별을 향해 덤덤하게 말을 건네는 쉐리트만이 보였다.
“그전에 네놈을 없애야겠지.”
그녀는 양손에 각각 거대한 방패를 쥐어 하얀 별에게 겨눴다.
그 순간, 케일의 머릿속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얀 별이라는 저 녀석의 약점을 찾고 있겠지?
쉐리트가 케일에게 머릿속으로 말을 걸어왔다.
케일은 아무 말 못하고 그녀의 등만을 응시했다.
-저 녀석이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다.
하얀 별이 모르는 비밀.
-이 성으로 들어오는 길은 이 성문만 있는 것이 아니야.
…이 성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문이 하나 더 있다고?
케일의 눈빛이 일렁인 순간, 그녀는 방패를 내던졌다.
그러나 케일에게는 여전히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래곤 슬레이어 마을로 갈 수 있는 비밀 통로가 하나 있어. 오로지 초대 드래곤 슬레이어와 나만 아는 길이지.
콰앙! 콰아앙!
하얀 별에게로 날아간 방패 두 개가 하얀 별과 부딪쳤다.
하얀 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아까보다 약한데?”
오른팔로 방패를 막아낸 그가 알겠다는 듯 쉐리트를 바라봤다.
쾅! 쾅! 쾅!
여전히 묘족, 곰족, 암 단원들과 수십 개의 방패가 서로 부딪치고 있는 상황. 하얀 별은 먹잇감을 발견했다는 듯 혀로 입술을 축이며 쉐리트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그렇게 강한 게 아니네?”
쉐리트는 그 말에도 여전히 웃었다.
그리고 케일에게 말했다.
-내가 알려준 비밀 통로로 가거라. 그리고 드래곤 슬레이어 마을로 가.
그러나 케일은 웃고 있는 쉐리트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쉴 새 없이 방패를 만들어 적을 향해 던지는 그녀의 등만이 보였다.
성 밖으로 나갈 수 없어, 문의 경계선에 서서 공격할 수밖에 없는 그녀.
우르르르- 우르르,
케일은 하늘이 우는 소리보다 이제 쉐리트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다.
-그 마을에 가면 분명 저 녀석의 약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 녀석은 이제 고향에 못 들어가. 그렇기에 너희들에게 지금 가장 안전한 곳이지.
저벅. 저벅.
케일의 발걸음이 조금씩 옮겨졌다.
-고향은 저 녀석에게 소중한 곳이거든. 그러니 소중한 것을 가질 수 없는 저 녀석은 그 마을에 들어갈 수 없어. 그건 내가 확실히 말해줄 수 있다.
쉐리트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인간.”
라온이 케일, 저를 부르는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어서 가거라. 내가 충분히 막을 수 있으니까.
하.
케일은 쉐리트의 말에 실소를 흘렸다.
그러면서도 그의 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다.
그러나 케일의 걸음은 멈췄다.
-나의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준 것은 너겠지?
우르르르, 우르르-
검은 구름 사이로 하얀빛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곧 벼락이 내리칠 것이다.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 전해졌다.
-고맙다. 정말로.
케일의 걸음이 다시 옮겨졌다.
-어서 가라. 돌아올 때까지 여길 지키고 있을 테니.
거짓말하기는.
혼자 희생하려고 하면서.
순간 케일은 팔을 뻗었다.
탁.
그의 손이 쉐리트의 손에 쥐어진 방패 위에 올려졌다.
그는 저를 쳐다보는 로드의 눈빛이 보였다.
반투명한 검푸른 눈동자.
케일은 뚱한 얼굴로 답했다.
“싫은데요?”
“…뭐?”
로드 쉐리트는 당황한 얼굴로 케일을 바라봤다.
그녀는 케일을 잘 몰랐다.
케일도 로드를 잘 몰랐지만, 라온은 잘 알았다.
“라온.”
라온은 그제야 밝은 얼굴로 케일의 등 뒤에서 벗어났다.
우우우웅- 우우웅-
검은 마나가 라온의 주위를 급격하게 장악하기 시작했다.
작은 앞발이 하얀 별에게로 향했다.
라온이 싸울 태세를 끝냈을 때.
“온, 홍 챙겨서 뒤로 빠져.”
온과 홍이 케일의 품에서 내려섰다.
온은 홍을 자신의 뒤로 돌렸다.
“싫은데.”
그리고 안개를 일으켰다. 동시에 붉은색이 그 안에 스며들었다. 홍의 독이었다.
“나, 나도 싫은데!”
로드 쉐리트는 이를 황당한 얼굴로 쳐다봤다.
그 순간, 그녀는 저를 쳐다보는 케일의 뚱한 눈빛이 보였다.
그의 입이 열렸다.
“제가 조금 망나니로 유명하기도 하고, 성격도 더러워서 그런지 몰라도.”
이곳은 라온의 고향이자 뿌리였다.
곧, 집이란 소리였다.
그는 손을 뻗었다.
“누가 집을 부수는 건 좀 못 봅니다.”
망나니인 그도 남의 집은 안 부순다.
아.
인신매매범들 집은 부수긴 했다.
그러나 케일은 그 일은 모른 척 무시했다. 자신은 망나니니까.
케일은 시선을 돌려 앞을 바라봤다.
이곳이, 쉐리트가 어떻게 무너지게 두나?
그럴 순 없었다.
케일은 미소를 그렸다.
“공격해.”
기다렸다는 듯 최한, 론, 비크로스가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들은 저들을 지켜주던 반투명한 하얀 방패를 넘어 나아갔다.
하얀 별은 케일이 보였다.
케일도 그를 보며 입을 열었다.
“타올라라.”
우르르르, 우르르-
거침없이 울던 하늘.
콰아앙! 쾅!
하얀 별은 고개를 들었다.
검은 구름.
하얀 벼락을 품은 구름을 향해 적금빛 벼락이 맴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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