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382
381화.
첫 번째는 최한이었다.
“하!”
하얀 별은 실소를 흘렸다.
창백한 안색으로 방관자와 같은 표정을 짓던 그의 얼굴 위에 황당함과 분노가 어렸다.
우우웅-
최한의 검에서 반짝이며 몇 미터는 더 치솟아 오른 검은 오러가 정확히 하얀 별을 향해 쏘아져 오고 있었다.
최한의 몸은 마치 화살처럼, 오로지 하얀 별의 심장을 향해 날아들었다.
“주제도 모르고.”
하얀 별의 양팔에 거대한 바람이 일었다.
최한의 눈동자에 이채가 감돌았다.
물의 장막.
불의 검.
하얀 별은 자연의 5대 속성 중 불, 물, 나무, 바람을 소지했다. 하지만 지금껏 본 힘은 물과 불이 다였다.
그런데 지금 바람의 힘을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저놈의 바람 힘은 무엇일까?
그 순간에도 최한의 머릿속에 어린 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과 발을 노리랬다.
케일의 명령.
하얀 별의 손과 발을 노려라.
최한의 검 끝이 하얀 별의 손으로 향했다.
펄럭. 펄럭.
바람을 머금은 하얀 별의 소맷자락이 펄럭였다.
그리고 그의 손에 거대한 채찍이 들렸다.
거칠게 소용돌이치는 바람이 채찍이 되어 하얀 별의 오른손에 휘감겼다.
휘이이이-
바람 채찍이 하얀 별 주위를 휘감았다. 하얀 별을 향해 날아드는 최한의 머리칼이 채찍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렸다.
최한의 눈동자가 하얀 별의 눈동자와 부딪쳤다.
하얀 별의 입이 열렸다.
“…약한 것.”
최한의 표정이 서서히 변해갔다.
“시간이 뒤틀린 주제에 어찌 이리 약한 것이냐.”
시간이 뒤틀렸다.
최한은 하얀 별이 저를 보고 하는 말에 입꼬리 끝이 일그러졌다.
하얀 별은 채찍을 높이 쳐들어 올렸다. 그리고 휘둘렀다.
촤아아아-
바람 채찍이 공기를 갈랐다.
매서운 소리와 함께 채찍이 최한을 향했다. 그 와중에도 하얀 별은 무감각한 얼굴로 말했다.
“넌 누구지?”
바람 채찍이 반짝이는 검은 오러와 부딪쳤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하얀 알갱이들이 공중으로 비산하며 거대한 먼지바람을 일으켰다.
그 순간 하얀 별은 보았다.
거대하고 하얀 먼지바람을 헤치고 저를 향해 달려드는 놈이 보였다.
최한이었다.
그는 웃으며 하얀 별에게 달려들었다.
촤아아악!
채찍이 다시 한 번 더 최한에게로 휘둘러졌다.
쾅!
검은 오러로 감싸인 검날과 채찍이 부딪쳤다.
“크윽!”
최한의 몸이 채찍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뒤로 밀렸다. 하얀 별의 눈썹이 순간 살짝 들렸다.
“크으윽!”
오러로 감싼 최한의 오른손이 바람 채찍을 움켜쥐었다.
끼이이익-
오러와 바람이 매섭게 충돌하며 소름 끼치는 소리를 만들어냈다.
“어리석은.”
하얀 별은 채찍을 휘둘러 최한을 떨어뜨리려 했다. 하지만 최한은 채찍을 더 세게 붙들어 맸다.
그리고 웃었다.
하얀 별은 저를 보며 웃는 최한과 눈이 마주쳤다.
“내가 누구냐고?”
최한은 저를 보는 하얀 별에게 웃으며 말했다.
“안 가르쳐 줘.”
뭐?
하얀 별이 순간 기가 차 반문을 내뱉으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하얀 별은 왼쪽을 향해 왼손을 펼친 채 눈을 치켜떴다.
콰아아아앙!
하얀 별의 물의 장막과 하얀 방패가 부딪쳤다. 그의 시선이 방패를 던진 곳으로 향했다.
“…허상 주제에.”
구멍이 뚫린 돔 밖으로 올라와 있던 로드 쉐리트가 하얀 별을 노려보고 있었다. 동시에 백금빛의 마나 화살과 하얀 방패들이 하얀 별을 향해 쏟아졌다.
오로지 하얀 별의 손과 발을 향해.
“주, 주군을!”
마법사가 눈을 크게 뜬 채 그 광경을 눈에 담았다.
백금빛 마나 화살을 날린 고룡은 확실히 지쳐 보였다. 하지만 그 눈동자는 하얀 별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로드 쉐리트는 쉬지 않고 방패를 만들어냈다.
꿀꺽.
마법사는 침을 삼켰다.
쾅! 콰앙! 쾅!
하얀 별에게로 두 용과 검사가 공격을 쏟아부었다. 쉴 새 없이 폭발이 일어났다. 하지만 그것을 막아서는 하얀 별의 안색은 창백할지언정 흔들리지 않았다.
그 순간이었다.
촤아아악!
하얀 별의 바람 채찍이 흔들릴 때마다 거대한 바람이 대기를 갈랐다.
마법사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
“적들을 공격해!”
그는 독안개를 피해 제 바람 벽 뒤에 몰려 있던 아군들을 향해 지시를 내렸다.
아군들은 독에 대한 두려움 없이 곧바로 전장으로 흩어졌다.
“…역시 주군!”
바람 채찍이 대기를 가를 때마다 독안개가 흔들렸다. 흐트러진 독안개는 적이 아닌 두 용과 검사가 있는 방향으로 흘러들어 갔다.
그 때문에 붉은 독안개는 사라졌다.
“하나는 지웠군.”
하얀 별은 독안개가 사라지는 것을 보며 여유롭게 채찍을 다시 휘둘렀다.
“크윽!”
“…이제 그만 떨어져도 좋을 텐데?”
여전히 최한은 채찍에 휘둘리면서도 채찍을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그의 온몸이 자잘한 상처들로 뒤덮여 있었다.
그 때문에 붉은 안개는 최한이 다가올 때마다 사라졌다.
상처에 독이 스며들면 안 되었으니까.
하얀 별은 그 광경을 보며 웃음을 흘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안개가 사라지며 세 존재가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작은 고양이 두 마리와 검은 용 하나.
저를 노리는 어린 것들에 하얀 별은 기가 차서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공격하게?”
그가 아이 대하듯 부드러이 말을 건넸다.
그에 응하듯 검은 용 라온의 주위에 검은 마나가 일렁였다.
“공격한다!”
수많은 검은 방패에 붉은 안개가 둘러졌다.
그것들은 언제라도 하얀 별을 향할 것 같았다.
“하아.”
하얀 별은 한숨을 내쉬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독안개를 치운 탓에 곰족과 사자족, 묘족, 암단원들이 각각 진형을 맞추고 흩어져 적들에게 향했다.
곧 케일 일행은 하얀 별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그의 수하들과 싸워야 할 터.
이를 케일 일행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물러나십시오!”
비크로스가 용병왕과 케일 앞에 서며 외쳤다.
동시에 그의 대검이 하얀 별을 향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두 용, 암살자, 묘족 둘과 용 하나. 모두 하얀 별을 향해 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최한.
“으아아아!”
그가 기합을 토해내며 두 손으로 채찍을 붙잡았다.
치지지직!
바람과 검은 오러가 뒤섞이며 끔찍한 소리가 들린 순간.
“…마음에 안 드는군.”
하얀 별은 저를 덮치는 수많은 색깔이 보였다.
백금빛 마나 화살 수십 개가 그를 향해 폭우처럼 쏟아져 내렸다.
동시에 붉은 독안개를 머금은 검은 방패가 그를 사방에서 옥죄이려 했다.
하얀 방패는 검은 방패보다 앞에 서서 마치 창처럼 하얀 별을 향했다.
대검을 든 자와 암살자가 그 뒤를 따랐다.
“케일은 내가 지킨다!”
그리고 용병왕이 자신의 푸른 오러를 뽑아내며 하얀 별의 수하들과 맞섰다.
“주, 주군!”
케일 일행의 모든 공격이 쏟아지는 순간, 마법사는 손끝에 실드 캐스팅을 시작했다.
언제라도 하얀 별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하, 하하-
하지만 하얀 별은 그 순간에도 웃었다.
“감히.”
그러나 웃는 얼굴과 달리 눈동자엔 분노가 어렸다.
동시에 하얀 별의 물의 장막이 하늘로 향했다.
콰앙! 쾅! 쾅!
백금 화살과 물의 장막이 부딪치며 폭발했다. 화려한 빛의 폭발에 주변 모든 이들의 눈이 부셨다.
하지만 하얀 별은 무감각한 얼굴로 채찍을 크게 휘둘렀다.
이전과 달랐다.
휘이이이이-
마치 재해와 같은 거대한 바람이 채찍에서 일어났다. 채찍을 잡고 있던 최한의 몸을 거센 바람들이 들이받아 버렸다.
“크억!”
최한의 입에서 이전과 다른 비명이 터져 나왔다.
“크으으-”
결국 한 손이 채찍에서 떨어져 나왔다. 하지만 최한은 나머지 한 손으로 채찍을 끝끝내 붙잡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채찍은 비크로스와 론을 향했으니까.
최한이 몸으로 이를 방해하려는 것이 보였다.
“눈물겹군.”
하얀 별은 실소를 흘리고 동시에 눈가를 찡그렸다.
저를 향해 거침없이 날아오는 방패들이 보였다. 검은 것과 하얀 것.
“용들은 역시 이기적이군.”
하얀 별은 웃음을 흘렸다.
인간인 최한은 저다지도 동료를 구하려 애쓰는데, 동료보다 저를 노리는 용들의 공격이 마음에 안 들었다.
하얀 별은 채찍의 방향을 틀었다.
당연히 최한이 딸려왔다.
“크윽!”
그리고 채찍과 방패들이 마주했다.
당연히 최한도 방패들과 마주해야 했다.
“자, 동료를 제 손으로 다치게 하면 재밌겠어.”
하얀 별은 웃으며 최한이 겨우 붙들고 있는 채찍을 크게 휘둘렀다. 이에 최한의 몸이 공중으로 솟구쳤다가 채찍의 휘둘림대로 방패를 향해 날아갔다.
그 순간이었다.
“폭발해라!”
고룡 에르하벤이 외쳤다.
백금빛 화살들이 물의 장막에 닿기도 전에 폭발했다.
백금빛이 사방을 하얗게 만들었다.
“안개를 피워!”
비크로스가 온에게 말했다.
안개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흐흐.”
최한이 웃음과 함께 채찍을 손에서 놓았다. 그리고 라온이 음성 마법을 사용했다.
-가속 마법 한다! 잘 받아라!
동시에 채찍에 의해 공중으로 떠오른 최한의 몸이 중심을 잡았다.
쿵!
그의 두 발이 방패에 닿았다.
하얀 방패였다.
그 방패를 밟은 최한의 몸이 아주 빠르게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이런!”
하얀 별의 눈이 커졌다.
최한은 가공할 만한 속도로 움직였다.
하얀 별은 그 방향을 바로 알아챘다.
마법사.
텔레포트 마법진을 발동시킬 수 있는 마법사를 향해 있었다.
“…제길!”
하얀 별은 제 수하인 마법사가 보였다. 저를 위해 실드라도 펼칠 요량이었는지 실드 캐스팅을 펼치고 있었다.
마법사는 캐스팅을 펼치다 말고 눈을 크게 뜬 채, 저를 향해 다가오는 최한을 보고 있었다.
“감히!”
하얀 별은 저도 모르게 외치며 최한을 향해 바람 채찍을 휘둘렀다.
그는 고대의 힘을 소유했지만 몇몇 마법은 펼칠 줄 알았다. 그러나, 저 수하 마법사만큼의 실력을 소유하지는 못했다.
저놈이 있어야 편하게 계획을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내부가 뒤틀린 상태다!’
하얀 별은 가공할 힘으로 전투 중이었지만, 내부 고대의 힘들이 균형을 갖추지 못하고 뒤틀린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마나를 쓸 수 없었다.
오히려 마나와 고대의 힘들이 충돌하며 더 걷잡을 수 없이 균형이 무너질 터.
“감히, 가능할 줄 알고!”
하얀 별은 현 상황에서 최대한의 힘으로 끌어 올린 바람 채찍을 최한을 향해 휘둘렀다.
“…음!”
마법사는 저를 향해 쏘아져 오는 최한을 보며 캐스팅을 하던 손을 멈췄다.
검 대신 양손에 일렁이는 검은 오러를 검처럼 만든 최한이 마법사의 목을 노렸다. 마법사는 다급하게 하얀 별을 위해 펼치려던 실드 캐스팅을 취소했다.
동시에 실드 대상을 바꿨다.
그는 자신을 향해 실드 캐스팅을 시도했다.
그 순간이었다.
‘…웃어?’
마법사는 최한이 웃는 모습이 보였다.
동시에 그의 입모양이 눈에 담겼다.
‘빠, 르-’
빠르네요.
최한의 입이 그 글자를 내뱉은 순간.
“커헉!”
마법사는 고개를 숙였다.
오른 발목에 붉은 독을 머금은 단도가 박혔다. 동시에 마법사는 몸을 틀었다.
하지만 비틀리는 그의 몸을 타고 오르는 단도가 하나 더 있었다.
푸욱!
그리고 그 단도는 마법사의 손목을 베어냈다.
독을 바른 단도였다.
마법사는 눈동자를 움직였다.
그의 등 뒤.
에르하벤의 마법으로 사방이 하얗게 변하고, 온의 안개로 세상의 그림자를 알아채기 힘들어졌을 때.
라온의 가속 마법이 한 사람에게 전해졌다.
“묘족과 달리.”
그 사람은 마법사에게 속삭였다.
“몰란 가문은 도망갈 놈부터 죽이지.”
론 몰란.
그가 마법사를 향해 미소를 그려 보였다.
케일은 일행에게 지시했다.
하얀 별의 손과 발을 노리라고.
“커헉, 컥!”
신음을 토해내는 마법사의 귓가로 굉음이 들려왔다.
콰아앙!
최한을 향해 내려쳤던 바람 채찍이 하얀 방패와 검은 방패에 틀어막혔다.
그 둘은 원래부터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이었다.
“주군……!”
마법사는 눈을 크게 떴다.
“뒤… 뒤!”
하얀 별은 고개를 돌렸다.
석창이 보였다.
그의 바로 뒤까지 도달한 날카로운 석창 하나가 당장에라도 그의 머리를 꿰뚫을 것 같았다.
고개를 돌린 하얀 별은 피를 토하면서도 저를 향해 석창을 쏘아 보낸 케일 헤니투스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
“흐흐.”
케일은 웃음을 참지 않았다.
그는 일행에게 말했다.
‘하얀 별이 깜짝 놀라서 도망가게 만들어주죠.’
텔레포트 마법을 통해서 여유롭게 도망치는 하얀 별?
그딴 그림은 볼 생각이 없는 케일이었다.
텔레포트 캐스팅을 실행할 마법사의 손이 다치고, 몸이 독에 중독되었다.
케일은 저를 보는 하얀 별을 향해 석창을 쏘아 보내며 말했다.
“뭘 봐?”
콰아아앙!
석창과 햐얀 별이 부딪치며 굉음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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