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389
388화.
케일은 저와 함께 온 이들을 바라봤다.
라온은 어디서 흙먼지를 뒤집어썼는지 꾀죄죄했다.
버드는 등에 가짜 피 범벅이었고 뭔가, 뭔가 가장 후줄근해 보였다.
최한은 그나마 가장 멀쩡했다.
‘…이 자식이 제일 구르지 않았나?’
하얀 별과 직접적으로 싸운 이가 최한이었다. 물론 바람 채찍을 잡은 손과 팔에 자잘하게 새겨진 상처들은 포션으로 모두 말끔히 나았지만, 분명 가장 꾀죄죄해야 맞았다.
하지만 깔끔했다. 조금 흐트러진 정도?
케일은 고개를 숙여 제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냥 고개를 들었다.
아딘의 황태자궁.
이 궁에는 밤에도 커튼이 쳐져 달빛이 조금도 스며들지 않았다.
하지만 방 안은 마법 전등을 켜놔 꽤 밝았다.
세간에 이 황태자궁은 아무도 살지 않는 어두운 곳이었다. 하지만 케일 일행이 모두 여기에 머물고 있었다.
라온이 케일을 지나 방 안에 있는 이들에게로 다가갔다.
“착한 메리야! 로잘린아! 하나야! 오랜만이다!”
케일의 눈앞 소파에 드러눕다시피 앉아 있는 하나와 케일 바로 앞에 서서 일행을 맞이하는 로잘린과 메리가 보였다.
가짜 성녀였고 지금은 소드 마스터인 하나.
네크로맨서 메리, 마법사 로잘린.
로잘린과 케일의 눈이 마주치자 그녀의 입이 열렸다.
“급히 연락을 받다 보니, 다 모이지 못했어요. 렉스 경은 현재 업무 중이고, 잭 님도 교황청에서 업무 중이세요.”
묘족 기사 렉스 경과 성자 잭은 업무를 하느라 한밤중임에도 바빴다.
“그리고 타샤 님과 프리지아 씨는 현재 수도 안에서 임무를 보고 계시고요.”
알베르는 로운 왕국으로 돌아갔지만, 다크엘프 타샤와 다른 다크엘프 몇몇이 남아 렉스 경을 지원했다. 더불어 케일의 정보 조직 소속인 프리지아와 그녀의 수하들도 업무로 바빴다.
“다 바쁘군요.”
케일은 일단 소파로 향했다.
그런 그의 앞에서 메리가 담담하게 말했다.
“씻고 먹고 일해야 합니다. 먹지 않는 건 죽었을 때뿐입니다.”
소파로 향하던 발걸음이 황태자궁 욕실로 돌려졌다. 그때 케일의 등 뒤로 어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내 소개는……?”
용병왕 버드의 목소리가 들리자 케일은 뒤돌아 로잘린과 메리에게 말했다.
“쟤 내 시종이다.”
“저, 저-!”
버드의 개탄이 들려왔지만 케일은 무시하고 욕실로 향했다.
***
케일은 입안에 스테이크 한 조각을 집어넣었다.
“인간아! 더 먹어도 된다!”
케일은 제 스테이크 접시 위에 큼지막한 고기 조각이 놓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라온이 준 고기 조각이었다.
로잘린이 그런 라온을 보며 미소 짓는 게 보였다. 케일과 눈이 마주친 그녀는 슬그머니 손가락을 네 개 펴 보였다.
그 모습에 케일은 과거가 떠올랐다.
처음 로운 왕국 수도에서 로잘린, 케일, 라온, 이렇게 셋이서 식사를 했을 때.
케일은 로잘린에게 손가락을 네 개 펴 보이며 라온이 네 살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네 거 먹어. 이건 내 거야.’
그때 라온은 수제 소시지 그릇을 품 안에 안으며 아무에게도 주지 않으려고 했다.
그 뒤, 2년이 흘렀다.
케일은 묘한 감정이 일었고, 그 감정을 음미하며 스테이크 조각을 입안에 넣었다.
“크으! 술맛 좋다! 서대륙 술도 좋네!”
당연히 버드에게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최한은 정갈한 자세였지만, 아주 빠른 속도로 스테이크를 몇 그릇째 비우는 중이었다.
“케일 공자, 상단 하나 들러야 한다면서요? 바로 가나요?”
우물우물.
케일은 소고기 조각을 씹어 삼키고는 입을 열었다.
“네, 금방 볼일 보고 갈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곧 다시 올 겁니다.”
다시 온다고?
듣고 있던 버드의 얼굴에 의문이 어렸다.
케일은 로잘린에게 툭 던지듯 물었다.
“반란은 일어날 기미가 보입니까?”
달그락.
버드 일리스의 손에 들린 포크가 테이블 위로 툭 떨어졌다. 그는 제 귀를 매만졌다.
“…하, 마음 놓고 뭘 먹고 마실 수가 없네.”
중얼거리던 그는 멈칫했다.
“반반이에요.”
로잘린의 대답 때문이었다.
그녀와 메리, 하나는 테이블에 자리해 있었지만, 따로 식사는 하지 않았다. 이미 저녁을 먹었기 때문이다.
달그락.
로잘린의 손에 들린 찻잔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공자, 지도를 좀 펼쳐도 될까요?”
그 순간, 로잘린의 손가락이 움직였다.
우우웅. 붉은 마나가 그녀의 손 주위를 감쌌다. 케일은 크림과 감자로 만든 요리를 입안에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왕세자에게 모고르 제국의 상황을 듣고 다시 이곳을 방문한 순간부터, 이 주제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로잘린의 손에서 붉은 마나가 쏘아져 나갔다.
촤라라라락!
케일이 화려해서 놀랐던 황태자 아딘의 침대 이불이 움직였다.
이불이 공중에 활짝 펼쳐졌다.
로잘린이 손을 한 번 더 휘저었다.
그러자 붉은 마나가 이불 위에서 그림을 그렸다.
“으음.”
버드는 침음을 흘렸다.
“…모고르 제국이군.”
그의 눈앞에 붉은 마나로 그려진 모고르 제국의 지도가 보였다.
“역시 용병왕이시라 서대륙 지도도 잘 아시는군요.”
로잘린이 버드에게 싱긋 웃어 보였다. 버드는 어색한 미소를 대답처럼 지어 보였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 자리에 있는 세 명의 여인들에 대한 정보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케일 헤니투스가 왜 나를 이곳에 데려왔는지 알 수 없어.’
동대륙 출신인 자신을 왜 모고르 제국에 데려온 것인지 버드는 짐작도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케일에 대해 조사하면서 알게 된 주변 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떠올렸다.
먼저 로잘린.
브렉 왕국의 후계자 자리를 걷어차고 나와 현재 이곳저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들었다.
특히 수준급 마법 실력으로 유명했다.
‘…차기 마탑주감이란 소리가 나오던데.’
위퍼 왕국에 내란이 일어나며 툰카가 마탑주를 죽인 후, 서대륙 마법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마법사의 존재가 사라졌다.
그 뒤를 이을 자로 로잘린이 급부상했다.
이유는 죽음의 협곡을 비롯한 각지에서 보여준 그녀의 마법 실력이었다.
그 나이에 그 정도 실력자는 찾기 힘들었다.
버드의 친우인 그렌 퍼프보다 로잘린의 실력이 뛰어났다.
‘물론 그녀보다 뛰어난 이가 한 명 있지.’
이번에 만난 마법사.
하얀 별의 충실한 수하로 보였던 마법사.
그는 젊었지만 마법 실력이 상당했다.
버드는 로잘린과 하얀 별의 수하 마법사 두 사람의 실력에 대해 고민했다.
‘냄새를 맡을까?’
타인의 힘과 능력을 짐작할 수 있는 바람 속성 고대의 힘을 지닌 버드 일리스.
그는 하얀 별 수하인 마법사의 냄새는 맡았다.
적이니까.
‘…아냐.’
하지만 새로 마주한 케일 일행의 냄새는 맡지 않았다.
처음 케일을 마주했을 때야 정체를 알기 전이니 냄새를 맡았다지만, 이제 한배를 탄 사이인데 첫 만남에서 힘을 사용했다가 들키면 곤란했다.
버드는 슬그머니 로잘린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메리와 하나가 보였다. 저 둘은 어찌 보면 현재 로잘린보다 더 유명했다.
하지만 그 둘에 대한 생각은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었다.
“지도로 설명드리죠.”
로잘린이 붉은 마나를 지도를 향해 보냈다.
툭.
작은 충돌음과 함께 붉은 지도 아래쪽 중심에 붉은 점이 새겨졌다.
“모고르 제국의 중심 수도죠.”
현재 로잘린과 일행이 있는 곳이다.
그녀는 시선을 돌려 케일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연금술 종탑 사건 이후 모고르 제국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이 되었어요.”
당연한 일이었다.
제국의 자랑인 연금술 종탑이 흑마법의 중심이었고, 황제와 황태자가 이에 가담해 수많은 학살을 저질러 왔으니까.
“뭐 다들 아시다시피 연금술 종탑 전투 후 여러 행정적인 문제들이 발생했고, 이는 차근차근 해결해 왔습니다.”
케일의 입이 열렸다.
“하지만 황좌가 비었지.”
“맞아요.”
모두의 관심이 쏠린 곳이지만 누구 하나 쉬이 입에 놀리지 못하는 자리.
“아직 황태자 아딘과 황제는 감금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들이 다시 나라를 다스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은 죄가 크니까요. 곧 그들에 대한 처형식이 이루어질 겁니다.”
그 처형식은 몇 달간 미뤄져 왔지만.
“그러면 빈 황좌를 원하는 이들이 나타날 테고요?”
버드가 술병 뚜껑을 따며 말했다.
로잘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제국은 대대로 핏줄이 귀합니다. 하지만 황태자와 황제를 제외한 황족들이 분명히 존재하죠.”
아딘의 아버지인 황제도 그렇고, 전대 황제도 그렇고. 모고르 황가는 대대로 몸이 약했다. 더불어 핏줄도 귀했다.
그렇지만 황족들은 꽤 존재했다.
그중에서도 그나마 정통성을 가진 황족들이 있었다.
“그 황족들은 처음에는 숨죽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렉스 경이 별다른 반응 없이 제국 안정화를 위한 일만 진행하고, 태양신 교단도 별다른 말 없이 재정비에 바쁜 모습만 보였습니다.”
“그럼 황족들이 슬금슬금 기어 나오겠군요?”
버드가 물었고 로잘린이 답했다.
“맞습니다.”
렉스 경과 태양신 교단.
그 둘이 별다른 말 없이 조용하니, 황족들도 슬슬 황좌에 관심을 드러낼 만했다.
로잘린의 손이 허공을 휘저었다.
툭. 툭. 툭. 툭.
제국의 동서남북 총 네 곳.
붉은 점이 지도 위에 새겨졌다.
“제국에는 수도 연금술 종탑을 제외하고도 네 곳의 연금술 탑이 존재합니다. 일종의 지점이라고 볼 수 있죠.”
수도에 있는 연금술 종탑만큼 뛰어난 실력자는 없어도 나름 이름을 날리는 곳들이었다.
“그들도 흑마법 실험을 단행했지만, 수도 사건 후로 쥐 죽은 듯 있었습니다. 문을 걸어 잠그고, 정말 조용히, 무엇도 하지 않았죠.”
술주정뱅이 연금술사 레이 스테커는 케일의 명에 따라 흑마법에 물들지 않고 은둔한 연금술사나 도망친 연금술사들을 모았다.
그는 저 지방 연금술 탑 중 하나에서 단행한 흑마법 실험에 충격을 받아 도망친 이였다.
가만히 듣고 있던 버드는 순간 의문이 들었다.
‘왜 그것들을 그대로 두었지?’
다른 것은 몰라도 흑마법과 연관된 곳들은 철저히 조사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가 받은 정보에 의하면 저 흑마법 실험으로 죽어간 서대륙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의문의 답을 곧 깨달았다. 그의 눈동자에 이채가 감돌았다.
로잘린의 반짝이는 눈동자가 보였다.
“그리고 우리도 침묵했죠.”
저 네 곳의 연금술 탑을 내버려 두었다고, 침묵했다고 말하는 로잘린은 말과 달리 생동감이 넘쳤다.
기다렸다.
여기 있는 이들은 기다렸다.
특히, 케일 일행 중 제국 업무에 가장 관여하고 있는 로잘린은 조용히 때를 노렸다.
“왜냐면 저 황족들 중 몇 명은 분명 연금술 탑 세력과 서로 결탁할 테니까요.”
한 번에 다 잡기 위해서.
“더불어 기존 모고르 황가와 황태자 아딘의 방식을 찬성하는 귀족과 재력가, 권력가들이 저 무리에 속하려고 할 겁니다.”
버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흑마법을 시행했던 곳이다.
아무리 권력이 좋아도 그런 곳과 결탁하는 것은 옳지 못했다.
‘하지만 저렇게 세력을 형성하게 두면-’
이어진 생각의 답은 로잘린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대신 이렇게 하면 흑마법과 연이 닿지 않은 귀족가와 상인, 권력가들을 알아채기 쉽죠.”
그녀의 목소리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우리는 시간이 없거든요. 그리고 피는 최대한 적게 흘려야 해요. 혼란이 오래될수록 힘든 이들은 그저 열심히 삶을 살아가는 선량한 사람들입니다.”
로잘린은 잠시 말을 멈췄다.
하지만 버드는 그 뒷말이 들리는 듯했다.
그러니 한 번에 파악하고 해결할 방법이 필요해요.
한 번에 모든 것을 파악하면 저자들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면 될 것이다.
그러면 흑마법 잔당과 결탁 세력에 대한 파악이 훨씬 쉬워진 터.
버드는 술도 입에 대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그도 모르게 자세가 점점 꼿꼿해져 갔다.
“그럼 총 네 곳의 세력이 생겼겠군요? 저 붉은 점들이죠?”
“네.”
로잘린은 지도를 바라보며 말했다.
“동서남북, 네 개의 세력이 생겼고 남쪽이 가장 강력한 세력을 형성했죠.”
버드는 생각했다.
세력이 생기면.
그것도 황족까지 있는 세력이라면.
“그럼 딱 봐도 반란이 일어날 것 같은데, 왜 아까 확률이 반반이라고 했습니까?”
버드는 테이블을 둘러보았다. 우물우물 스테이크를 야무지게 먹는 케일이 보였다. 그러나 케일의 눈동자는 로잘린의 지도로 향해 있었다.
“수도는 요새이기 때문입니다.”
로잘린의 대답이 들려왔다.
동서남북. 저 네 세력은 각기 황좌를 노린다.
그리고 그들의 안전을 중요시 여겼다.
그렇기에 서로 연합도 하지 않은 그들은 수도를 노렸지만 쉬이 나설 수 없었다.
“모고르 제국과 위퍼 왕국 전쟁 때, 황태자에게 버림받았던 병사들.”
골렘과 검은 절망으로 뒤덮였던 위퍼 왕국 전투.
그때 황태자 아딘은 병사들을 버리고 도망쳤다. 그것도 병사들에게 죽은 마나 폭탄을 안겨주면서.
그러나 그 병사들은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들이 현재 이 수도에 머물고 있거든요.”
하나같이 정예병들이었다.
일반 보병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기사들, 궁병들, 많은 이들이 그 안에 있었다.
로잘린은 미소를 그렸다.
그 미소에 버드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살아 돌아와 수도에 머무는 병사들.
그 막대한 병력.
“조용히요.”
그들이 조용히 숨죽이고 있는 이상 네 세력은 쉬이 나설 수 없었다.
버드는 입맛을 다시며 입을 열었다.
“…어쨌든 그 네 곳을 정리해야 할 텐데요?”
“맞습니다.”
“음, 곤란하네요.”
버드는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
동서남북 연금술 탑을 중심으로 한 저 세력들을 없애야 한다.
하지만 한 곳을 정리하다 보면 나머지 세력들이 수도로 올 수 있었다.
“어렵겠는데요.”
그 순간이었다.
“아니, 간단해.”
버드는 고개를 돌렸다.
우아하게 냅킨으로 입가를 닦아내는 케일이 보였다.
“네 곳.”
그는 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동시에 다 친다.”
동서남북.
네 곳을 한 번에 먼저 공격한다.
버드는 반사적으로 제 생각을 내뱉었다.
“…아무리 수도에 병력이 많아도 네 곳에 전부 퍼뜨릴 병력은 안 될 텐데? 하나가 비기기만 해도 곤란하잖아?”
네 곳에 선공을 한다.
이상적이다.
하지만 그것은 승리했을 때였다.
혹여나 한 곳이라도 뚫리면 큰일이었다.
하지만 버드는 곧 입을 다물었다.
“흐흐.”
성녀 자리를 걷어찬 소드 마스터 하나가 웃기 시작했다. 그 웃음소리에 버드는 그제야 주변의 분위기를 깨달았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이 케일과 같음을 알았다.
케일의 입이 열렸다.
“북쪽은 하나.”
“좋네. 아주 좋아!”
말없던 하나가 이제야 입을 열며 눈동자 가득 열기를 피워 올렸다.
케일은 그 눈동자를 한 번 바라보고는 이어 말했다.
“동쪽은 잭 님.”
동쪽은 성자이자 교황이 될 잭.
“서쪽은 레이 스테커.”
주정뱅이 연금술사라 불렸던 반쪽짜리 연금술사. 그는 현재 흑마법과 연관되지 않는 연금술사들을 대표했다.
케일의 시선이 지도 남쪽으로 향했다.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한 남쪽 연금술 탑.
“마지막 남쪽은 렉스 경이 맡는다.”
케일의 시선이 지도 밖으로 이동했다.
버드는 그의 시선이 부딪쳤다.
“이 동서남북의 연락책은 라온과 버드가 맡는다.”
버드는 이제야 케일이 저를 여기에 데려온 이유를 깨달았다.
텔레포트와 영상통신이 가능한 라온, 그리고 라온의 도움으로 연락책이 될 버드.
“그리고 각각에 보좌관을 파견한다. 보좌관의 존재는 철저하게 숨긴다.”
케일은 와인 잔을 집어 들며 말했다.
“북은 로잘린 씨.”
로잘린이 미소 지었다.
“동은 메리.”
메리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서는 최한.”
최한은 묵묵히 케일을 바라봤다.
케일은 다시 지도를 바라봤다.
와인 잔을 쥐지 않은 손이 제일 위 목 단추를 풀었다.
모고르 제국 지도가 그의 머릿속에 조금의 어긋남도 없이 기록되었다.
“그리고 남쪽, 렉스 경의 보좌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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