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390
389화.
모고르 제국의 동서남북.
버드의 머릿속으로 현재 수도에 주둔해 있다는 제국 병력들이 동서남북으로 찢어져 순식간에 적들을 제압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역시.’
역시 이 자식이랑 다니면 달라!
케일을 바라보는 버드의 눈동자에 묘한 열기가 일었다.
모고르 제국.
현재 황제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나라였다.
어떻게 보면 케일은 ‘렉스 경’이라는 존재를 돕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그 이유였다면 케일은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이곳으로 오기 전에 케일이 최한, 라온, 버드를 앞에 두고 한 말이 있었다.
버드는 케일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하늘 속성 고대의 힘을 지닌 자는 죽은 마나를 섭취해야 한다고 한다.’
버드는 그 말에 물었다.
‘왜? 죽은 마나가 왜 필요하지?’
‘나도 정확히는 몰라. 하지만 두 가지 중 하나로 예상한다.’
‘그 두 가지가 뭔데?’
버드는 케일이 했던 대답이 생각났다.
‘연료 혹은 억제제.’
죽은 마나가 하늘 속성 고대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연료거나.
혹은 거대한 힘인 하늘 속성의 힘이 날뛰며 몸을 망가뜨리지 않게 만들 억제제거나.
다시 현실로 돌아온 버드는 서서히 열리는 케일의 입을 바라봤다.
“다들 동의하나?”
동의하냐고?
버드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내란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제국 내부를 안정시키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버드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또 다른 이유였다.
‘죽은 마나. 그걸 없애야 돼!’
동서남북의 연금술 탑.
그곳에 있을 흑마법의 흔적과 죽은 마나들을 모조리 거둬야 했다.
‘분명 케일 헤니투스는 제국 안정뿐만 아니라 그 점도 노리고 이 일에 참여했을 거야.’
버드는 당연하다고 외치는 자신을 향해 무심하게 시선을 돌리는 케일을 보며 미소를 그렸다. 그리고 케일에 말에 긍정을 표하는 다른 이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곧 버드의 미소가 굳었다.
“싫은데?”
소드 마스터 하나였다.
“나는 못 받아들이겠어.”
그녀의 말에, 버드의 얼굴에는 의아함이 나타났다.
‘방금 전까지 싸운다고 하니까 좋아했으면서?’
왜 지금은 못 받아들이겠다고 해?
버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눈동자가 하나를 향했다.
‘…성격이나 성향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다.’
용병 길드는 하나에 대한 정보가 극히 적었다.
그 순간, 케일의 입이 열렸다.
“…렉스 경이랑 다른 사람들 의견도 들어봐야겠지만.”
이 자리에 없는 렉스 경, 연금술사 레이 스테커, 성자 잭. 이 세 명의 동의가 있어야 이 계획의 실행이 가능했다.
케일은 그 와중에 가장 먼저 반대를 표한 하나를 응시했다.
한껏 웃고 있는 얼굴이 보였다. 그에 그는 툭 던지듯 그녀에게 물었다.
“왜? 성에 안 차?”
버드의 눈이 커졌다.
성에 안 찬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하지만 그의 의문에 케일이 곧바로 답했다.
“가장 강한 남쪽 놈들을 네가 맡아야 하는데, 북쪽을 맡겨서 마음에 안 드는 건가?”
하나의 입에서 다시 한번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 하하하!”
한참을 웃던 하나는 차분히 답했다.
“맞아. 손이 근질근질해. 두 군데 이상 줄 줄 알았다고. 내 몫으로 말이야.”
담담한 목소리와 달리, 당장 제 말대로 해달라는 눈빛이었다. 케일은 그 눈빛을 외면하지 않고 답해주었다.
“빨리 처리하고 와.”
“…뭐?”
되묻는 하나에게 케일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북쪽을 먼저 정리하고, 동쪽이든 남이든 서든 네가 오고 싶은 전장으로 오라고. 그러면 되잖아?”
하나는 잠시 침묵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그녀는 케일과 로잘린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보좌를 할 생각인가 보네?”
“이건 제국의 일이니까.”
케일은 망설임 없이 답했고, 로잘린은 싱긋 미소를 그리며 하나에게 말했다.
“이 언니가 또 보좌를 잘하지.”
하나는 케일과 로잘린의 말을 못 들은 척 손을 휘젓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끼이익.
의자 밀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는 자리를 벗어나 문으로 곧장 향했다.
그녀는 문 앞에 서고 난 후, 케일과 로잘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 두 사람이 현재 이 모든 일들의 머리나 다름없었다.
하나의 입이 열렸다.
“케일 헤니투스, 나는 네가 여기로 온다는 연락을 받자마자 곧바로 왔어.”
렉스 경, 레이 스테커, 잭.
모두 흑마법과 황실로 인해 무너진 내부를 안정시키는 일로 숨 가쁠 만큼 바빴다.
“다른 세 사람이 그랬어.”
그래서 자신이 왔다.
“내가 판단하라고.”
대표로 이곳에 왔다.
“이미 우린 최대한 빨리 반란 진압을 끝내기로 방향을 정했어. 그리고 네가 말하는 계획이 가장 합당해 보이면 택하기로 했고. 반란 진압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기로 했으니까.”
모고르 제국 수도에서 벌어진 지난 전투는 거의 케일 헤니투스 일행의 힘이라고 봐야 했다.
그러니 이제는 보여주어야 한다.
모고르 사람들, 태양신 교단, 진짜 연금술사들.
이 셋의 힘을.
“우리는 동서남북 연금술 탑 파괴에 참가하겠다. 병력을 준비해 두지.”
그리고 승리할 것이다.
그 승리 뒤에 모고르는 비로소 흑마법이나 황실의 수작에서 벗어난 백지 상태로 돌아가,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로운 왕국에, 알베르 왕세자에게 거래의 대가와 더불어 빚을 갚을 것이다.
물론 그건 짧은 시간 내에 불가능할 터.
최소 십 년. 그 이상 모고르는 헤맬 것이다.
‘뭐, 그건 그거고.’
하나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집어치우고 해야 할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빚을.”
아니지.
하나는 말을 고쳤다.
“그리고, 너희들에게 은혜를 갚는다.”
케일과 그의 일행은 단순히 로운 왕국 사람으로서 도운 게 아니었다.
그걸 누구보다도 하나와 잭이 잘 알았다.
그녀는 적어도 염치는 있는 사람이었다.
달칵.
하나는 천천히 문고리를 돌렸다.
하나의 등 뒤로 케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잘린 씨.”
하나는 문 밖으로 발걸음을 내디뎠고, 로잘린이 모두에게 말했다.
“이 주일. 그 뒤에 시작합니다.”
“알았어.”
탁!
하나의 대답과 함께 문이 닫혔다.
황태자궁 침실에는 잠시 정적이 내려앉았다.
“오오.”
정적을 깬 버드가 병째로 술을 들이켜며 감탄을 해댔다.
“소드 마스터 하나 씨는 아주 화통하네!”
케일과 버드의 눈이 마주쳤다. 순간 케일은 흠칫했다. 버드의 눈동자가 뜨거웠기 때문이다.
“훌륭해! 동대륙을 넘어 서대륙으로 뻗어나갈 용병 길드 서대륙 지부장을 맡기면 딱일 인재야! 강하고 화통하고! 용병다워!”
뭔 헛소리야?
케일은 버드를 무시했다.
하나가 용병왕도 아니고 용병 길드 지부장?
그녀 성격에 턱도 없는 소리였다.
버드를 외면하며 고개를 돌리던 케일은 로잘린과 딱 시선이 부딪쳤다.
“공자.”
“왜 그러시죠?”
로잘린은 은은한 미소와 함께 물었다.
“돈 털러 가신다면서요?”
케일은 정색하며 답했다.
“턴다니요? 그저 받을 돈 받으러 갑니다.”
로잘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제 옆을 가리켰다.
“라온 님이 훔치러, 아니, 털러 간다고 하시던데요?”
“맞다! 똑똑한 로잘린아! 인간 저 얼굴은 분명 털러 가는 얼굴이었다!”
라온이 신나서 하는 말에 로잘린이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꽤 다정하게 맞장구를 치는 모습에 신이 난 라온이 동대륙에서 있었던 일을 조잘댔다.
“하얀 별을 만났지만 이번에는 한 방 먹였다! 아! 그리고 하얀 별 옆에 마법사가 하나 있었다!”
“…마법사요?”
이를 지켜보던 케일은 로잘린의 눈빛에 흠칫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어린 용과 마법사는 대화를 나눴다.
“그래! 마법사! 마법 엄청 잘하는 나쁜 놈이다!”
파닥파닥.
흥에 겨워 말하던 라온의 말이 로잘린의 귓가에 박혔다.
‘엄청 잘한다고? 마법을? 그것도 용이 그렇게 말할 정도로?’
로잘린은 천천히 입을 열어 라온에게 물었다.
“저보다요?”
파닥이던 날개가 멈췄다.
하지만 이내 라온은 진지한 얼굴로 로잘린에게 답해주었다.
“쪼오끄음! 진짜 조금 그렇다! 로잘린아! 너도 강하다! 충분히 아주 강하다!”
로잘린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결국 라온의 말은 그 마법사가 로잘린보다 조금 더 강하다는 소리였다.
라온은 그저 웃고만 있는 로잘린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내뱉었다.
“진짜로 로잘린은 똑똑하다! 천재다!”
“알아요.”
“맞다! 로잘린은 천재, 응?”
“전 천재죠.”
라온은 생각보다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로잘린을 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눈동자를 데구루루 굴려 케일을 쳐다봤지만, 케일은 침을 삼키며 로잘린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강해지겠는데.’
케일은 로잘린이 곧 지금보다 더 강해질 것 같다는 확신과도 같은 생각을 했다.
마탑주를 노릴 정도로, 마법에 관해서만큼은 누구보다 욕심이 많은 사람이 로잘린이었다.
끼이익.
케일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인간, 가나?”
라온이 로잘린을 쳐다보다가 냅다 케일에게로 다가왔다.
다른 이들도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 각자 할 일을 하러 갈 시간이었다.
“싱텐 상단주 비밀 저택 위치예요.”
로잘린이 케일에게 지도를 하나 내밀었다.
싱텐 상단주.
케일이 돈을 받아야 할 대상이었다.
로잘린은 그가 지도를 주머니에 잘 갈무리하는 것을 보며 물었다.
“공자, 백억 카운드랬죠?”
“아뇨, 백오십억은 뜯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네?”
갑자기 오십억이 훌쩍 뛰어버렸다.
“인간, 뭔 소리인가?”
“술 취했냐?”
라온과 버드가 놀라서 바라봤을 때, 케일은 모르는 척하며 로잘린을 지나쳐 창쪽으로 향했다.
공식적으로는 황태자궁에는 아무도 없기 때문에, 모든 창은 암막 커튼으로 가려져 조금의 빛도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았다.
케일은 로잘린을 지나치는 순간, 말했다.
“마법 연습하려면 마정석 필요하지 않습니까?”
로잘린의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가 원상태로 돌아오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공짜예요?”
“그간 제국 일 맡아주신 데에 대한 보답이죠. 그리고 차기 마탑주를 위한 투자이고요.”
그녀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
“기대하죠.”
케일은 그 말에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눈짓했고, 로잘린의 손짓에 침실 안의 모든 마법 전등의 불이 순식간에 꺼졌다.
어두운 방 안.
촤르르륵.
케일은 침실의 수많은 창 중 하나를 가린 암막 커튼을 걷었다.
밤이지만, 여기저기 불빛이 보이는 제국 수도의 풍경이 나타났다.
끼이익.
작은 소리와 함께 창문이 열렸다.
오늘 황태자궁 밖에는 특별히 순찰 인원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기에 어둠 속에서 움직임을 감지할 순찰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버드, 라온, 최한,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이 다녀온다.”
손가락 하나만큼 열린 창문 틈새.
쏴아아아.
모고르 제국 수도의 바람이 들어왔다.
케일은 안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로잘린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실 쪽에 붙었다고 알려진 싱텐 상단은 현재 납작 몸을 수그리고 있는 상태예요. 특히 상단주는 두문불출하고 있죠.”
황태자 쪽에 붙었던 싱텐 상단.
그 황실이 무너진 지금, 바람 앞의 촛불과 같은 신세가 된 싱텐 상단은 움츠러든 채 이 상황을 지켜보며 무사히 넘어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지도에 있는 비밀 저택에 상단주가 있어요.”
그리고 케일의 정보 단체 소속인 프리지아와 그녀의 수하들이 이를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
“또한 싱텐 상단주는 현재 남쪽 연금술 탑과 협력한 황족에게 지원금을 보내고 있고요.”
호오.
버드는 작게 감탄사를 흘렸다.
그저 돈 받을 상단이라고 생각했는데, 꽤 큰 건수가 될 것 같았다. 그는 로잘린의 말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 순간, 한 사람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케일 님?”
최한이 꽤 당황한 목소리로 케일을 쳐다봤다.
버드는 그 목소리에 케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소드 마스터의 기운이 그의 눈으로 향하자 어둠 속에서도 케일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다.
“야, 왜 그래?”
그리고 놀랐다.
케일이 웃고 있었다.
“하, 하하하-”
결국 소리 내어 웃던 케일은 안주머니에서 손을 빼냈다.
지도를 꺼내려고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다른 것에 먼저 손이 닿았다.
그때, 열린 창문 틈새로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그의 손에 닿은 것은 황금빛 팽이채.
그 순간 바람이 불어와 말했다.
아니, 바람 정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드디어 말을 건넬 수 있게 되었구나! 너 하얀 별이랑 저번에 수도에서 싸운 멋진 친구지?’
그에게 서대륙의 바람 정령 하나가 살갑게 말을 건넸다.
‘우리 말을 들을 수 있는 인간이라니! 최고야! 아! 맞다! 너 흑마법사들이랑 싸웠으니까 말해줄게!’
바람 정령은 즐겁게 말했다.
‘흑마법사들 몇 명이 북쪽으로 향하더라!’
북쪽?
케일은 의아했다.
‘고래족을 만나야 한대! 거기에 무슨 땅의 실마리가 있다고 말이야. 하얀 별도 온다고 하던데?’
갑자기 다른 바람 정령 하나도 끼어들었다.
‘맞아. 우리 둘이 들었어. 고래족들이 사는 곳에 단서가 있다고 말이야.’
‘그렇지?’
‘응. 그래서 한 달 이내에 동서남북 연금술 탑에 속한 흑마법사 최상위 실력자들이 고래족을 치러 간댔어.’
‘맞아! 이 실마리가 하얀 별을 위한 최후의 단서가 될 거라면서 흑마법사들이 그랬어!’
…응?
하얀 별이 찾는 건, 분명 자신을 완전하게 만들어줄 땅 속성 고대의 힘일 것이다.
그러나 케일의 표정은 바람 정령들의 말을 들을수록 묘해졌다.
왜냐고?
하얀 별 그 자식.
‘무슨 헛다리를 짚고 있는 거야?’
거기에 실마리 없는데?
최정건이 남긴 한글 기록에서 고래족 땅은 ‘실마리’가 아니었다.
“아.”
그 순간, 케일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웃기 시작했다.
“왜 그러냐, 인간아!”
라온의 물음에 케일은 산뜻하게 답했다.
“좋은 생각이 나서.”
“좋은 생각?”
그래. 좋은 생각.
지금 케일 일행은 시간이 필요했다.
마지막 남은 땅의 힘을 찾을 시간이.
더불어 암 기지 파괴와 암, 사자족, 곰족, 묘족과의 전투를 대비할 힘이.
그리고 최한이 드래곤 슬레이어가 될 시간이.
“사기를 좀 칠까?”
잠시 정적이 내린 후 라온이 침묵을 깨며 외쳤다.
“인간! 역시 사기 치려고 웃었던 거다!”
라온이 제 깨달음에 감탄을 하거나 말거나 케일은 제 할 말을 했다.
“클로페 세카.”
“응? 인간아, 그 많이 맛 간 수호 기사 놈은 왜 찾나?”
“걔한테 연락 좀 해.”
그리고 최한을 불렀다.
“최한.”
“네, 케일 님.”
“혹시 그 한글이라는 언어로 된 기록에 고래족에 대한 내용이 있나?”
5초.
최한은 딱 그 정도 침묵했다가 입을 열었다.
“네, 있습니다.”
케일은 머릿속에 새겨진 기록을 떠올렸다.
최정건이 남긴 기록.
고래족이 사는 땅.
케일은 최한에게 물었다.
“그곳은 어떤 곳이지?”
“아무것도 없는 땅입니다.”
맞다.
그저 아무것도 없는 얼음덩어리일 뿐이었다.
케일은 웃으며 말했다.
“함정을 만들어야겠어.”
하얀 별이 다른 곳에서 한눈팔게 만들, 시간을 뺏게 만들 함정을 하나 파두자.
로드 쉐리트의 성 이동.
모고르 제국의 연금술 탑 파괴.
고래족 땅을 찾아갈 하얀 별.
묘족 전투와 암 기지 파괴.
하나하나 머릿속에 새로운 계획들이 세워졌다.
그는 일행에게 말했다.
“하얀 별에게 사기를 쳐야겠어.”
아주 제대로 된 사기를 쳐야겠다고.
케일은 작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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