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408
407화.
베크록은 황망한 얼굴로 떨어지는 돌멩이와 붉은 화살을 바라봤다.
“…이런! 탑주님!”
회색 원을 이루던 마법사들 몇 명이 붉은 화살을 보며 베크록을 향해 외쳤다.
‘제기랄!’
마법사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최상급 마정석 수십여 개를 집어삼킨 붉은 마나가 만든 화살은 힘의 파동 자체가 아주 거대했다.
마법사들은 우왕좌왕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이는 흑마법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때였다.
“정신 차려!”
마법사 베크록의 외침이 마나의 진동을 뚫고 수하들의 귓가에 박혔다.
“남쪽 탑주!”
“네!”
베크록이 빠르게 한 손을 휘저으며 마법진을 만들었다.
남쪽 탑주의 흑마법도 진을 만들며 섞여 들어갔다.
“베크록 님!”
남쪽 탑주의 눈동자가 자신들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는 거대한 붉은 화살에게로 향했다.
“속도를 더 높여요.”
그 순간 무덤덤한 베크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쪽 탑주는 살짝 눈동자를 돌렸다.
어느새 황망한 표정이 사라지고 냉철하게 가라앉은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더 빨라진 베크록의 캐스팅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한 손이어도 나보다 빨라!’
마법과 흑마법이 가장 쉽게 얽히는 방법은 손으로 마법 캐스팅을 펼치며 서로의 힘을 섞이게 하는 것이었다.
남쪽 탑주는 베크록의 가공할 만한 손 캐스팅 속도에 맞춰 온몸의 죽은 마나를 끌어 올리고 손짓의 속도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베크록에 대해 생각했다.
‘역시 주군께서 가장 아끼는 자!’
남쪽 탑주는 곰족을 통해 빛의 성에서 후퇴하던 하얀 별이 베크록을 구한 과정을 들었다.
그 말에 얼마나 놀랐던가.
‘…연금술 종탑 탑주도 버리셨건만.’
종탑 탑주도 죽든가 말든가 신경도 쓰지 않는 게 하얀 별이었다.
물론 남쪽 탑주는 그런 하얀 별을 알면서도 80여 년간 따라왔다.
왜냐고?
무한한 삶을 사는 가장 고귀한 절대자니까.
그리고 흑마법사는 하늘 속성 고대의 힘 소유자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 흑마법이 양지로 나와 모두를 지배할 수 있을 터.
‘확실히 실력이 다르지.’
그는 하얀 별이 베크록을 아끼는 것을 이해했다.
베크록의 나이는 올해로 스물넷.
스물네 살밖에 안 되었건만 그가 가진 마법적 재능은 인간을 넘어서 있었다.
남쪽 탑주는 정면을 응시하며 말했다.
“옵니다.”
거대한 화살이 코앞으로 왔다.
“괜찮습니다.”
베크록의 그 말을 듣는 순간 남쪽 탑주는 마법 캐스팅을 모두 끝맺었고, 베크록을 바라봤다.
마지막은 베크록의 몫이었다.
파지직. 파직. 파지직!
흑마법과 마법이 뒤섞여 거대한 방패를 만들었다.
베크록은 회색 방패 너머 붉은 화살의 촉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와라.”
그리고 회색 방패와 붉은 화살이 부딪쳤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크윽!”
렉스 경은 저도 모르게 침음을 흘렸다. 그의 앞에는 은빛 방패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럼에도 마나들의 격렬한 진동이 그의 몸을 뒤흔들었다.
‘…진정한 마법의 싸움인가?’
마나와 마나의 부딪침.
공기가 두려움에 떠는 것 같았다.
바람이 몰아치고, 더운 공기가 숨을 틀어막았다.
검으로 베는 것과 달랐다.
자연과 함께 휘몰아치는 힘이었다.
렉스 경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로잘린에게로 향했다.
자신은 케일 공자의 은빛 방패로 폭발의 영향에서 안전할 수 있었다.
‘…로잘린 님.’
그는 실드도 두르지 않은 채 정면만을 응시하는 로잘린이 보였다.
그녀의 붉은 머릿결이 휘날리고 있었다.
실드가 필요 없었다.
폭발한 마나들은 로잘린에게 닿기도 전 그녀의 주위를 감싼 붉은 마나에 의해 잡아먹혔다.
콰직. 콰지직.
지금도 마정석들이 아공간 주머니에서 끊임없이 나와 로잘린에게 마나를 바쳤다.
그 모습에 렉스 경은 순간 한 존재를 떠올렸다.
‘…드래곤 같아.’
그는 라온과 에르하벤이 싸우는 모습을 보았다.
마정석을 흡수해 점점 강해지는 붉은 마나에 휩싸인 로잘린은 마치 그때 용의 모습과 비슷했다.
“역시 한 번에는 쉽게 안 되네요.”
로잘린의 목소리에 렉스 경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렉스 경, 공자.”
로잘린은 어딘가 긴장한 표정의 렉스 경과 무덤덤한 표정의 케일을 바라봤다.
콰아아앙!
아직도 붉은 화살과 회색 방패 간의 충돌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로잘린은 이번 공격이 시작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녀는 둘, 아니, 숨어 있을 용까지, 셋에게 말했다.
“여긴 제가 맡을게요.”
음?
렉스 경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마법 전투.
애초의 계획은 케일과 라온이 로잘린과 함께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계획과 다른데요.”
렉스 경은 케일의 목소리에 그를 바라봤다.
케일은 로잘린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남쪽 탑주와 베크록, 그 둘만 제가 맡는다는 얘기예요. 특히 베크록.”
로잘린은 회색 방패를 떠올렸다.
순식간에 만들어지던 거대한 방패.
그것은 죽은 마나와 일반 마나의 결합으로, 마정석을 수십여 개 머금은 로잘린의 화살과 비등했다.
그런 것을 만든 젊은 마법사.
저처럼 탑주를 꿈꾸는 자.
“그자는 내가 맡아야 해요.”
맡고 싶다.
맡아야 할 것 같다.
그런 표현이 아니다.
맡아야 한다.
이는 로잘린의 판단이었다.
일행, 그리고 자신의 미래, 욕심을 모두 헤아려서.
케일의 표정이 묘해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인간아! 다른 흑마법사와 마법사들은 내가 맡는다! 그리고 로잘린이 다치는지 안 다치는지 내가 감시한다!
‘걱정 마! 우리가 지켜봐 줄게!’
‘맞아, 맞아. 다칠 것 같으면 바람으로 도망치게 만들게.’
‘크하하하하! 멋진 마음! 파괴! 박살! 호감!’
라온의 말과 바람 정령들의 시끄러운 대화 때문이었다.
‘뭐, 얘네들이 봐준다면야.’
적어도 다치거나 위험해질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케일은 로잘린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는 툭 던지듯 말했다.
“제일 탐스러운 것을 독차지하려는군요. 이럴 땐 참 욕심이 많단 말이죠.”
“그게 내 매력 아니겠어요?”
로잘린이 미소를 그리며 답했다.
툭. 케일의 어깨에 렉스 경의 손이 올려졌다.
“지상전을 도와주십시오, 케일 공자님.”
케일은 로잘린에게 믿고 맡기자며 할 일을 먼저 제안하는 렉스 경의 태도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신호였다.
“라온.”
케일의 부름에 공중에서 영상 통신구가 나타났다.
그리고 영상 통신구가 어딘가로 연결되었다.
“가죠.”
렉스 경이 말했고, 로잘린이 미소로 배웅했다.
-인간아! 나는 너도 보고 있을 거다!
‘음 우리가 셋이니까, 나는 케일한테 갈게!’
‘내가 간다. 혼돈, 파괴, 절망!’
‘…그래, 그래. 너는 케일 옆이 낫겠다.’
라온과 바람 정령들의 말도 들려왔다.
케일은 손을 뻗어 렉스 경의 어깨를 잡았다.
“낙하.”
그 순간, 케일과 렉스 경은 아래로 뚝 떨어져 내렸다.
회색 원을 벗어난 둘은 지상으로 향했다. 동시에 케일의 몸이 투명해져 갔다. 라온의 마법이었다.
쿠웅!
무너지는 남쪽 연금술 탑.
그리고 근처에 주둔한 적군들.
그들 사이로 한 사람이 땅에 내려서는 것이 보였다.
렉스 경이었다.
라온은 그에게 확성 마법을 한 시간짜리로 걸어주었다.
땅에 내려선 렉스 경은 검과 방패를 뽑아 들었다.
그리고 외쳤다.
“공격을 시작하라!”
그 말이 시작이었다.
콰앙! 쾅!
곧 곳곳에서 연금술 폭탄이 터지는 소리와 병장기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폭탄이 터지며.
“렉스 경!”
“렉스 님!”
일단의 병사와 기사들이 숲에서부터 연금술 탑 진영으로 튀어나왔다.
렉스 경의 사람들이었다.
“…고, 공격해라! 반란 주동자 렉스만 잡으면 된다!”
“황족 살해범 렉스를 잡아라!”
그런 그를 향해 근처 적군들이 태세를 이루고 공격을 감행했다.
렉스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반란 주동자. 황족 살해범.
적들이 가리키는 자신의 죄였다.
명분상 그게 자신의 죄가 맞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둘 순 없었어.”
렉스의 눈동자에 불길이 일었다.
로잘린이 싸우는 상대는 베크록과 남쪽 탑주. 하얀 별의 수하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자신에게 검을 들이미는 자들은 황족, 귀족, 권력자들의 사병이었다.
이자들은 적어도 자신과 모고르 사람들의 손으로 이겨야 한다.
“버려라!”
렉스가 외쳤다.
탕.
렉스 경은 검을 손에서 떨어뜨렸다.
“뭐, 뭐야?”
“음!”
다가오던 적군들이 멈칫했다.
적의 수장이 검을 놓는다고?
하지만 렉스뿐만이 아니었다.
타앙. 탕.
그의 뒤에 있던 병사들도 검을 놓았다.
대신 기사들은 병사와 렉스를 엄호하며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 방패를 치켜들었다.
마름모꼴의 진이 형성되었다.
“저게 무슨-”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적군 사이로, 먼저 알아챈 누군가가 소스라치게 외쳤다.
“폭탄이다! 피해!”
그러나 렉스 경은 아공간 주머니에서 연금술 폭탄을 꺼내며 소리쳤다.
“던져!”
렉스 경과 병사들이 일사불란하게 폭탄을 던졌다.
콰앙! 쾅! 콰앙!
숲을 가득 채웠던 작은 폭발이 이 자리에서도 끊임없이 일어났다.
“기사가 검을 버리고, 이런 비겁한……!”
렉스 경은 뒤로 물러선 적군의 기사 한 명이 경멸스럽다는 듯 저를 향해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그 말에 코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병사들에게 말했다.
“우린 비겁하지 않다.”
병사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수도 연금술 종탑 전투를 보고 난 뒤 렉스의 밑으로 온 이들이었다.
지금 이곳에 렉스 경과 함께 서 있는 병사들과 기사들은 흑마법과 제국이 그들에게 퍼부었던 공격을 모두 보았다.
비겁?
기사가 검을 버린 것?
그게 무슨 상관인가?
전쟁은 누군가 죽고 누군가는 살아남는 난장판이었다.
아름다울 필요 없었다.
렉스 경 곁의 병사 중 하나가 분에 차서 외쳤다.
“비겁한 건 네놈들이다!”
저 기사. 저 기사가 모시는 귀족.
위퍼 전쟁 때 병사들을 버리고 갔던 귀족 놈과 수하 기사였다.
그런데 뭐 비겁?
멀쩡한 사람을 죽여 죽은 마나를 만들고, 그 죽은 마나에 병사들도 휘말려 죽게 내버려 둔 놈들이?
병사는 분노를 넘어 기가 찼다.
그랬기에 연금술 폭탄을 다시 손에 쥐었다. 흑마법에 맞설 새로운 무기였다.
“다시 공격을 시작한다!”
렉스 경의 단단한 목소리를 따라 병사는 몸을 움직였다.
그런 공격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생각대로야.’
케일은 그 전장에서 한 발짝 물러서 은밀히 몸을 움직였다.
‘적군들은 대형을 맞출 틈조차 없어.’
갑작스러운 공격에 적군들은 정신을 못 차렸다. 정신을 차리고 진열을 가다듬으려 해도 곳곳에서 연금술 폭탄이 날아오며 그들이 뭉치는 것을 막았다.
숲과 남쪽 연금술 탑 근처에서 의도치 않은 작은 전투들이 다발적으로 펼쳐졌다.
그 때문에 적군은 모일 수가 없었다.
주변에 적도 아군도 없는, 한 나무 위에 올라선 케일은 입을 열었다.
“말해.”
영상 통신구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재 상황 보고한다.
용병왕 버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현재 모고르 수도에 있었다.
-동서북. 모두 예정대로 범위 내 진입을 했다고 한다.
기존과 변경된 계획으로 인해, 동쪽에는 소드 마스터 하나, 북에는 성자 잭, 서에는 술주정뱅이 연금술사 레이 스테커로 나뉘어 병력을 지휘하고 있었다.
물론 실질적인 병력 지휘는 각기 훈련된 기사들이 맡았고, 세 사람은 전투의 전반적인 방향을 이끌었다.
-작전대로 모두 연금술 탑을 포위하고 가두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주로 방어에 집중하고 있어.
“마정석은?”
씨익 웃는 버드가 보였다.
네 시간.
남쪽 연금술 탑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주어진 시간.
-모두 탈취 완료.
케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 바람에 우리의 존재가 들키긴 했지만, 모두 방어 태세로 돌입해서 다행히 물건도 사람도 무사하다.
동서북으로 떠났던 아군들은 강자와 은밀한 자들을 동서북 연금술 탑에 투입시켜 마정석부터 훔쳤다.
물론 케일처럼 라온과 바람 정령이 없었기에 훔치던 중 모두 들켰지만, 상관없었다.
훔치기만 했다면.
-마정석을 빼앗긴 것을 알고 적들도 함부로 우리를 공격하지 못해.
“그래도 흑마법사와 마법사의 합동 공격을 조심하라 일러둬.”
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콰아앙! 쾅! 쾅!
그는 케일 주위로 울려 퍼지는 폭탄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사람들의 비명과 외침, 병장기들의 소리도 들렸다.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느껴졌다. 그러나 그는 곧 케일의 입에 집중했다.
“곧 메리의 연락이 오면, 바로 2차 작전에 들어간다.”
아직 메리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네크로맨서 메리와 다크엘프들.
그들이 죽은 마나 저장소를 모두 손아귀에 넣었을 때.
흑마법은 성자 잭과 메리의 손에서 끝장이 날 터였다.
버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전까지 올 수 있냐?
계획상 동서북 연금술 탑을 중심으로 한 2차 작전 전에, 남쪽 연금술 탑 공격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야 했다.
케일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마도, 가능-”
하지만 그의 말은 이어질 수 없었다.
콰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음이 하늘에서 들려왔다.
-인간아!
그리고 라온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케일은 놀라서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보았다.
“…저- 저 미친!”
베크록의 손에 들린 목이 보였다.
가녀리고 약해 보이는 목.
그 목이 서서히 회색 마나에 찢겨지고 있었다.
케일은 저도 모르게 공중으로 치솟았다.
그 순간, 목이 잡힌 이가 숨넘어갈 듯 말했다.
“어, 어째서 나를-?”
남쪽 탑주.
그는 제 목을 붙잡은 베크록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봤다.
-인간아! 저 베크록이라는 놈, 남쪽 탑주의 흑마법을, 아니, 죽은 마나를 집어삼키고 있다!
케일은 경악에 가득 찬 라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그는 남쪽 탑주가 미이라처럼 메말라 가는 것이 보였다.
투둑 툭.
베크록은 덤덤하게 탑주의 목을 꺾어버렸다.
그러고는 로잘린을 바라봤다.
“마정석 말고도 먹을 건 많아.”
케일은 라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죽은 마나랑 그냥 마나를 같이, 같이 품을 수 있다니! 그건 불가능하다! 충돌이 일어나 죽을 거다!
그러나 눈앞에,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베크록이 존재했다.
“적당히 천재인 척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해야겠어.”
저 새끼 뭐야? 그 잠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러는 거야?
케일은 아군을 잡아먹고 더욱더 강해진 베크록을 끔찍하다는 듯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의 눈에는 보였다.
로잘린의 난감해하는 얼굴이.
-…인간, 지금은 로잘린이 진다.
라온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황했나? 그런데 그거 알아? 정말 강해지고 싶지? 그러면 동료 목숨쯤은 이용할 줄 알아야 해.”
베크록이 로잘린을 보며 웃었다.
“너 로잘린이지? 하긴 편하게 산 왕족 출신 마법사가 내 말을 어떻게 이해하겠어.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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