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414
413화.
잠시 동안 누구 하나 입을 여는 이가 없었다.
“…으… 으…….”
하지만 고통에 찬 신음 소리가 들린 순간, 정적은 깨졌다.
‘뭐 이런!’
소드 마스터 하나는 황당한 표정으로 사자족 왕 도르프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의 손안에 머리채가 잡힌 부하도.
“미안하군.”
그리고 지금 도르프는 하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의 말을 건네고 있었다.
“내 수하 때문에 싸움이 어그러졌어. 참으로 면목이 없네.”
“…으… 억…….”
수하의 신음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고서 도르프는 하나에게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미안하니, 이걸로 사죄가 되었으면 좋겠군.”
도르프는 그 말과 함께 주먹을 휘둘렀다.
“커헉! 컥!”
두 번의 신음이 터졌다.
그의 주먹은 다른 손에 잡힌 수하의 팔다리를 각각 가격했다. 부러진 팔다리를 무심히 내려다보던 그는 하나에게 씨익 웃어 보였다.
“마저 싸우자고.”
그리고 그의 팔이 움직였다.
하나의 눈동자가 커졌다.
‘…미친!’
도르프는 제 수하를 죽은 마나로 가득 찬 바닥을 향해 던져 버렸다.
“으아아악!”
병사들을 떨어뜨리던 이는 이제 본인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괴성을 내뱉었다.
“시끄럽군.”
하나의 시선이 빠르게 도르프에게로 향했다.
“…저 새끼가!”
채앵!
하나는 다시금 검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자리를 박차고 도르프에게로 달려들었다.
부드럽게 웃어 보이는 도르프의 양손에는 부들부들 떠는 병사 두 사람의 목이 잡혀 있었다.
“워, 워. 진정하게. 아무래도 이것들부터 빨리 정리해야 우리가 편히, 정정당당하게 싸울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니 좀 기다려 주게.”
그 말과 함께 병사들은 도르프의 양손을 떠나 바닥으로 내던져졌다.
“아, 안 돼!”
“성녀님-!”
하나는 떨어지는 두 병사에게서 시선을 애써 떼어내고 도르프에게 오러를 쏘아 보냈다.
콰아앙!
폭음과 함께 도르프는 멀쩡한 손을 탈탈 털어댔다.
“나랑 그리 빨리 싸우고 싶은 겐가? 암, 내가 그 마음 이해하네. 훌륭한 검사의 자세를 지녔어.”
“미친놈! 헛소리 작작해!”
하나는 일부러 목청을 높이며 도르프를 도발했다.
그러면서도 최대한 병사들의 반대 방향으로 도르프를 끌어들이려 했다.
‘…광폭화를 안 했어.’
그러나 하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도르프는 아직 광폭화를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하나의 공격을 가볍게 막아냈다.
‘난 소드 마스터인데, 어떻게……!’
도르프는 어떻게 오러 공격을 저리 쉽게도 막는단 말인가!
하나는 답답함과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크흑, 성녀님…….”
“잭 님, 태양신이시여…….”
손이 묶인 채 주저앉아 우는 병사들이 보였다.
하나는 짜증이 더욱더 커져갔다.
저들은 적이다. 그리고 이제 자신은 성녀가 아님을 밝히고 소드 마스터로 남았다.
그럼에도 저를 보며 태양신과 성녀를 찾는 적군 병사들의 절박한 마음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차라리 일대일로 싸웠다면!’
일대일로 도르프를 제대로 상대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그랬다면, 그래도 어느 정도 전력을 쏟아볼 수가 있었다.
‘최한도, 에르하벤 님도 없다. 로잘린도 늦는다고 했어. 메리도 늦어.’
그러나 지금 싸울 전력이 몇 없었다.
‘…나도 변했네.’
하나는 한숨처럼 웃음을 흘렸다.
예전의 자신이라면 앞뒤 없이 일단 달려들었을 것이다.
‘하나, 이번 싸움은 중요해. 태양신 교단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모고르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 말이야.’
‘하나 씨, 이번 일은 우리가 중심을 잡았으면 합니다.’
오빠 잭과 렉스 경이 했던 말이 차례대로 떠올랐다.
하나는 지금 단순히 싸움만 생각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야 했다.
“한눈팔면 안 되지.”
흡!
하나는 순식간에 코앞까지 온 주먹에 숨을 들이마시며 허리를 뒤로 젖혔다.
부웅!
도르프의 주먹이 지나간 자리에 거센 바람이 일었다. 하나는 몸을 틀었고, 팔을 휘둘렀다. 오러가 도르프의 발을 노렸다.
콰앙!
“크윽!”
하지만 그 발이 먼저 움직이며 하나의 팔을 걷어차 버렸다.
빌어먹을!
하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다시금 주먹이 그녀를 향해 날아왔다. 오러도, 광폭화도 하지 않은 평범한 주먹. 그럼에도 하나는 꼭 거대한 바위가 저를 향해 날아오는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다.
콰앙! 쾅!
검과 주먹이 계속해서 부딪쳤다.
“크윽, 윽!”
그럴 때마다 하나의 걸음이 뒤로 물러났다.
다치진 않았지만, 명백하게 밀려났다.
“제기랄!”
그녀의 입에서 거친 말이 쏟아져 나왔다.
그에 도르프가 한숨처럼 말했다.
“어쩔 수 없군. 망설임을 없애줘야겠어.”
“빌어먹을 새끼! 입 닫아!”
하나는 도르프의 입을 막으려 검을 마치 창처럼 들고 도르프를 향해 찔러 들어갔다. 도르프의 몸은 여유로이 이를 피했다.
갈기와 같은 머리칼이 흩날리며 그가 외쳤다.
“병사들을 모조리 떨어뜨려!”
“미친 새끼!”
콰아아아앙!
검 끝과 주먹이 충돌하며 굉음이 일었다.
“커억!”
하나는 짧은 신음과 함께 주르륵 뒤로 밀려났다.
먼지바람 사이로 병사들을 떨어뜨리는 적들의 모습이 보였다.
“푸하하하!”
그러나 그녀는 웃었다.
“음?”
도르프의 시선이 등 뒤로 향했다.
북쪽 연금술 탑. 그 꼭대기 난간을 짚고서 위로 올라오는 이가 보였다.
곧 그 사람의 등에 업혀 있던 이가 내려섰다.
“고마워요, 비크로스.”
성자 잭이었다.
“…성자가!”
“서둘러! 어서 병사들을 떨어뜨려라!”
“괜찮아! 어차피 공격 능력은 없는 허울뿐인 성자다!”
“분명 밑에 있었는데!”
몇몇은 탑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렸다.
“저자는 누구야?”
성자 잭의 신관 외투를 걸친 채 모자를 푹 눌러쓴 이가 바닥에 앉아서 손을 흔들어댔다.
“휠체어가 아니라 잔디 바닥이어도 푹신해서 좋군요.”
살랑살랑 손을 흔들어대는 이는 클로페였다.
그리고 덤으로 복면을 쓴 이가 한 명 서 있었다. 순간 탑 꼭대기 난간 위로 올라온 복면인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덩치가 훨씬 더 왜소했다.
“성자님 신관복 더러워지면 안 되니, 조심해.”
복면을 쓴 시종 론이었다.
“언제 저렇게!”
다시 성자 잭을 본 이들은 성자의 옷차림이 신관복이 아님을 그제야 알아챘다.
꽤 고급스러운 귀족 복장을 한 성자 잭은 양손에 태양신의 치유력을 머금고 있었다.
“하나!”
그가 외쳤다. 동시에 하나가 웃었다.
“하하하하!”
이유는 간단했다.
-하나야, 인간이 전하란다! ‘너답지 않게 왜 그래? 그냥 싸워’라고!
하나는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웃었다.
도르프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
그 순간, 그녀는 달렸다.
타닥, 타다닥!
날아올랐다.
그녀는 난간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4등분된 연금술 탑 꼭대기.
그녀는 적과 도르프가 있던 남쪽에서, 동쪽을 향해 난간 사이를 뛰어넘었다.
쿠웅!
그녀의 발이 착지했다.
그 옥상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도망치는 것인가?”
도르프가 인자한 얼굴로 물었다.
씨익. 하나가 미소를 지었다.
그때였다.
검은색이 섞인 금빛 오러가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내려쳤다.
콰아아아앙!
콰아아앙!
하나가 연금술 탑 꼭대기 동쪽 옥상을 부수기 시작했다.
그녀는 거침없이 탑을 파괴했다.
그러면서도 도르프를 보며 환한 웃음과 함께 말했다.
“싸우려면 오던가?”
도르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크크크큭, 재밌구나!”
도르프는 난간을 뛰어넘었다.
하나도, 도르프도 마법의 힘 없이 순수하게 육체의 힘만으로 난간 사이를 건넜다. 하나는 난간 사이 공중을 뛰어넘어오는 도르프를 보며 외쳤다.
“네 마음대로 해!”
그 말에 반응한 이는 잭이었다.
떨어졌다.
하나와 자신은 이제 떨어졌다.
공간을 구분할 수 있다.
“성자를 공격해라!”
“지금이 기회다!”
기사와 사자족이 성자를 공격하려 앞섰다.
“우리는 후방을 맡는다!”
“원거리 공격을 해! 그러면 저 태양의 힘에 닿지 않을 거다!”
흑마법사와 마법사는 뒤로 물러섰다.
특히 흑마법사는 맨 뒤로 빠지며 죽은 마나를 일으켰다. 그리고 곧바로 흑마법을 시행했다.
우우우웅. 우웅. 우우웅.
여러 갈래의 흑마법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공격!”
한 흑마법사의 선창에 곧바로 다른 이들이 따라 외치자, 진흙과 같은 검은 팔다리들이 흑마법으로 만들어졌다. 그것들이 잭에게 향했다.
그 행동은 모두 일사불란했다.
웬만한 마법병단을 뛰어넘을 정도로 월등한 신속함과 정확성이었다.
“다행이야.”
그 순간, 성자 잭은 미소를 그렸다.
정말 다행이었다.
마법사가 첫 공격을 한 것 아니라, 흑마법사들이 첫 공격을 해서.
정말로.
“탑을 4등분 내줘서 다행이야.”
하나와 떨어져서 싸울 수 있어.
잭은 태양신의 힘을, 제 몸 안에 머무는 치유력을 모조리 끌어냈다.
쏴아아아아-
따스한 빛이 순식간에 공간을 잠식해 나갔다.
‘잭 님, 왜 치유력을 그렇게만 쓰세요?’
성자 잭은 어느 날에 있었던 다크엘프 타샤와의 만남을 떠올렸다.
알베르 크로스만 왕세자가 제국에 잠깐 몰래 머물렀을 때, 그를 도와 일하던 타샤가 교황청에 잭을 만나러 와 문서를 건네준 일이 있었다.
타샤는 잭의 책상 위에 문서를 올리고는 그렇게 물었다.
‘네? 아, 제가 좀 제대로 못 쓰죠?’
잭은 그 말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답했다.
안 그래도 케일 일행이 수도 연금술 종탑에서 많은 활약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스스로가 작아 보였다.
미소 짓고 있었지만 속은 쓰라렸다.
‘아뇨, 그게 아닙니다.’
그때, 타샤가 의아한 얼굴로 했던 말.
그 말이 잭에게 실마리를 안겨주었다.
날아오는 흑마법. 잭은 그 흑마법을 향해 양손을 휘둘렀다.
부드럽게 빛이 나아갔다.
꼭 비에 젖은 나비의 날갯짓같이, 힘없어 보이기도 했다.
“어?”
“저게 뭐야?”
적들의 눈동자가 커졌다.
파스스스-
스스스-
빛이 흑마법을 감쌌다.
그러자 흑마법이 사라져 갔다.
가루처럼, 소리 없이 바스러져 없어졌다.
잭은 그 모습을 마주한 순간, 주먹을 꽉 쥐었다.
타샤의 말이 떠올랐다.
‘아시다시피, 우리 다크엘프들은 태양신이나 빛의 교단을 피해 도망쳐서 사막에 숨어들었잖아요? 엄청 옛날이야기지만.’
‘…죄송합니다. 조화로이 살아야 하거늘.’
‘아닙니다! 그런 얘기를 하려고 꺼낸 말이 아니라요. 어쨌든 그때의 기록이 남아 있거든요. 우리 입장에서는 그런 일을 대비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그 기록을 보잖아요?’
잭은 치유의 힘을, 생명력을 더욱더 뿜어냈다.
‘성기사도 무섭지만, 가장 무서운 존재가 생명을 품은 이라고 적혀 있어요. 왜냐면 상극이니까요. 죽은 마나에게는요.’
다크엘프 기록에는 그들이 성기사보다 조심해야 할 존재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사람들이 잘 착각하는 게 있는데, 공격도 무섭고 방어도 대단한 일이지만, 아예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모든 시도를 무위로 돌리는 힘이 제일 무섭거든요.’
어둠 속성의 생명체들이 아예 싸우지 못하도록 만드는 힘.
‘물론 보통 정도의 실력을 가진 수백여 명의 신관들이 힘을 모아야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타샤는 잭을 보며 진지하게 조언했다.
‘잭 님이라면 대규모는 힘들어도, 어느 정도 그게 가능할 것 같은데요?’
그리고 잭은 그것을 지금 실현했다.
쏴아아아-
부드러운 바람이 부는 듯.
그가 있는 4등분된 탑 한 면의 바닥이 빛으로 감싸였다.
“크윽!”
“…이럴 수가!”
흑마법사들은 마치 그 빛이 제 발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늪처럼 느껴졌다.
살아 있는 존재를 더욱더 활기 넘치게 만드는 힘이 죽은 마나를 감쌌다.
공격이 아니었다.
그저 숨 막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시작이었다.
우우우웅-
빛이 탑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하나가 있는 곳을 제외한 모든 곳을 잭의 빛이 뒤덮기 시작했다.
강하고 막대한 양으로 모두를 뒤덮을 필요는 없었다.
그저, 작은 실바람처럼.
키가 낮은 풀처럼.
흩날리는 꽃잎들처럼.
그렇게 잭의 빛이 탑을 중심으로 서서히 숲을 향해 뻗어지기 시작했다.
끼이익!
끼익!
그 빛에 골렘들의 움직임이 둔해지기 시작했다.
덜컹. 조종석에 있던 흑마법사는 온화한 생명력이 죽은 마나에서 탄생한 골렘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것을 느꼈다.
단단한 바위처럼, 거센 바람처럼 막아 세우진 못했다.
하지만 빠르게, 그리고 부드럽게 모두를 감쌌다.
태양이 없는 밤. 죽은 마나 호수가 존재하는 북쪽 연금술 탑.
그곳이 찰나의 순간, 가장 생명력이 넘치는 장소가 되었다.
골렘들이, 흑마법사들이 일순간 그 몸체를 틀기 시작했다.
“…성자를 먼저 죽여야 해.”
비로소 모두가 성자 잭의 존재감을 느꼈다.
저 힘의 위험함도.
쿠웅. 쿵. 쿵.
골렘들의 절반이 숲의 중심으로 향했다.
성자 잭.
그가 뿜어내는 힘을 없애기 위해서.
“무슨 이런……!”
반면에 기사와 마법사들은 저 힘의 영향을 받지 않고 멀쩡했다.
오히려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우리가 죽인다!”
“성자를 잡아!”
기사와 사자족, 마법사들이 둔해진 흑마법사와 골렘들의 모습을 보고, 바로 성자를 향해 공격을 시도했다.
기사들 몇몇은 이미 성자에게로 달려들었다.
콰아앙!
하지만 대검이 내리꽂히며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 대검의 손잡이를 쥔 이가 흰 장갑을 끼며 말했다.
“소드 마스터는 없네.”
비크로스는 대검을 다시 뽑아 들었다.
“그럼 해볼 만하지.”
이전보다 더 거대해진 대검이 기사들을 겨눴다.
기사들은 그 행동에 주춤했다.
아직 저 복면인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케일과 함께하는 검사가 워낙 많았으니까. 그리고 여기 있는 이들은 실제로 케일 일행을 겪어보지 못한 이가 대부분이었다.
대치가 이어졌다.
“다 같이 덤벼들어!”
“마법으로 지원한다!”
상대를 탐색하며 대치하던 기사들은 곧 기회를 틈타 대검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 순간, 비크로스는 담담하게 말했다.
“내 일은 끝났네.”
뭐?
맨 앞에서 달려오던 기사의 얼굴에 의문이 어렸다.
분명 방금 전까지 해볼 만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끝났다니?
그러나 비크로스의 말은 진실이었다.
그는 케일에게 지시를 받았다.
‘시간 좀 끌어.’
그리고 그 시간이 모두 끝났다.
우르르르- 우르르-
하늘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적들은 고개를 들었다.
까만 밤하늘이 흐려졌다.
휘이이이- 휘이이-
거센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시선을 돌리자 십자 통로에서 치솟아 오르는 거대한 바람이 보였다.
탑 아래로 떨어졌던 병사들과 도르프에게 맞아 피범벅이 된 수하.
그 모두가 탑 아래 바닥에 놓였다.
그리고 바람의 중심.
검은 복면인이 양손에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해볼까?”
그의 두 손 안에는 마정석이 존재했다.
달과 별을 구름이 가렸다.
완전한 어둠에, 하늘에서 더 이상 연금술 탑을 비추는 존재가 없어졌을 때.
번쩍!
피를 닮은 붉은 벼락이 아래를 향해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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