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438
437화.
-인간아… 왕세자 왜 저러나? 이상하다.
그렇지?
라온, 네가 보기에도 이상하지?
케일은 라온의 말에 동의함과 동시에 서글퍼졌다.
자신은 이 과하게 구는 왕세자의 장단에 맞춰줘야 할 처지였으니까.
케일은 감격한 얼굴로 저를 바라보지만, 눈동자에 희미한 장난기가 담긴 왕세자에게서 시선을 돌려 슬쩍 주위를 둘러보았다.
케일만큼 당황한 귀족들이 보였다. 그들뿐만이 아니다. 연주를 하던 악사들도 음악을 멈춘 채 케일과 알베르를 바라보고 있었고, 호위를 서던 기사들, 홀 외곽을 분주히 오가던 시종들도 놀란 얼굴로 그들을 바라봤다.
물론 공후작 가문의 수장인 테일러 스텐 후작과 기예르 공작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흥미롭다는 듯 바라봤다.
아일란 후작이나 오르세나 공작은 침중한 얼굴이었고.
‘…곤란한데.’
홀 안의 사람들을 대충 훑어보던 케일의 시선이 마지막 한 곳에 닿는 순간, 난감함으로 물들었다.
우우우웅-
작은 진동음과 함께 반짝이는 영상통신구.
지금 이 광경이 로운 왕국 수도 광장에 실시간으로 중계 중일 터. 그리고 이 광경은 곧 광장 왕국민들 사이에 섞여들어 이를 관찰하던 타국 사람들에게도 보일 것이다.
곧 삽시간에 서대륙 전체에 이 광경이 퍼지리라.
‘빌어먹을.’
케일은 난감한 미소를 희미하게 그리며 알베르에게 말했다. 물론 덥석 잡힌 손을 빼내려고 한 것은 당연했다.
“저하, 다들 놀라신 것 같습니다.”
“아.”
그제야 깨달았다는 척 놀란 표정을 지은 알베르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며칠 전, 케일 헤니투스와 의형제를 맺기로 하였네. 비록 나는 왕족이고 케일은 헤니투스 백작가 사람이라 혈연으로 이어진 형제는 아니나, 오로지 왕국과 평화만을 생각하는 케일의 모습에 감동해 내가 그에게 의동생이 되어달라 부탁했지.”
알베르의 입에서는 막힘없이 말이 술술술 흘러나왔다. 제대로 기름칠 잘된 혀다웠다.
귀족들은 이를 보며 혼란을 감추지 못했다.
‘누가 저 말을 믿어!’
어느 귀족도 단순히 감동해서 의형제를 맺고자 했다는 알베르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 왕세자가 어련히도 그럴 인간이겠다!’
웃고 있지만 누구보다 철저한 이가 알베르 크로스만이었다. 그런 그가 감동? 평화? 웃기지도 않고 어울리지도 않는 말이었다.
귀족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케일 헤니투스가 차기 왕의 의동생이라니!’
‘최한을 치웠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었어! 왕세자는 현재 외척 가문도 없다. 그런데 급부상하는 헤니투스 백작가와 동북부 귀족들이 왕세자의 뒷배가 된다면!’
현재 왕세자 알베르는 왕마저 쉬이 넘보지 못할 병력과 권력을 손에 쥐고 있었기에, 귀족들은 바짝 몸을 숙이고 있었다.
특히 왕세자에 우호적이지 않은 중앙과 동남부 파벌 귀족들이 그러했다.
그러나 그들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왕은 혼자 버틸 수 없다.
차기 왕이 될 알베르. 그에게는 혈연, 지연, 학연으로 엮인 뒷배경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언젠가 귀족들은 제 힘이 커지는 순간이 오리라 믿고 바짝 엎드렸다.
그런데 지금 학연으로 최연소 소드 마스터가, 그리고 의형제로 케일 헤니투스를 손에 넣은 알베르 크로스만을 마주하게 되었다.
‘…무서운 인간.’
상황 판단이 빠른 편에 속하는 한 귀족은 알베르를 보는 눈동자에 두려움이 맺혔다.
로운을 넘어 서대륙 전체에 이름을 날리는 영웅들을 제 곁에 묶어둔 왕세자의 수완에.
그럼에도 두 영웅에게 실질적인 권력은 없는, 허울뿐인 자리만 내어주는 그 냉철한 판단력에.
귀족은 알베르 크로스만을, 지금 이 상황을 두려움을 갖고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의 눈에 보였다.
더욱더 공고해진 알베르 크로스만의 권력이, 그의 힘이.
또한 케일과 최한을 바라보는 눈동자에 안쓰러움이 일었다. 그는 꽤 머리 회전이 재빠른 귀족으로, 지금 왕의 의동생과 스승의 자리에 오른 두 사람을 감탄하듯, 부러운 듯 바라보는 다른 귀족들과 생각이 꽤 달랐다.
‘왕세자의 감언이설에 넘어간 거야.’
스승과 의동생.
아무 권력도 뭣도 없는 자리.
귀족의 눈에는 그 자리를 명예로운 자리라며 꼬드긴 왕세자와, 꼬드김에 홀랑 넘어간 사회 경험 없는 어린 두 청년만이 담겼다.
‘아직 어리니 영웅 놀이에 심취했을 테고. 그래서 결국 이름뿐인 자리에 홀라당 넘어간 거지!’
무서운 왕세자 같으니라고.
그 귀족은 안쓰러운 눈으로 케일과 최한을 바라봤다.
동시에 그는 다짐했다.
‘최한은 이제 크게 신경 쓸 필요 없다. 그러나 케일 헤니투스는 이제부터다.’
저놈이 관직을 가져선 안 돼!
그는 누구보다도 왕세자를 위해 움직일 터. 앞으로 케일이 어떠한 공을 세우더라도 그에게 관직이나 작위가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대부분의 귀족들이 지금 하는 생각과 일치했다.
‘…케일 헤니투스가 최대한 힘을 못 가지게 해야 한다.’
이 정치판에서, 권력판에서 힘을 못 얻게 해야 돼.
헤니투스 백작가를 막기 힘들다면 케일이라도 막아야 한다.
결연한 의지가 귀족들 사이로 점점 퍼지기 시작했다.
한 사람은 이런 분위기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
“내가 케일 너의 이름을 논공행상 명단에서 뺀 것은 참으로 슬프지만, 이리 아우로 함께하게 되어 참으로 기뻐. 그렇지 않은가?”
이를 듣는 케일의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만이 들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할 것인가?’
그러나 케일은 장단에 맞춰줘야 했다. 그의 입가에 오늘 처음으로 미소가 어렸다.
그 미소는 나른한 얼굴과 달리 꽤 순수해 보였다. 사뭇 밝은 목소리가 영광이라는 듯 겸손하게 답했다.
“저도 기쁩니다, 형님.”
그 겸손하고 얼핏 순박해 보이는 태도에 귀족들은 생각했다.
‘정말 순수한 영웅이야…….’
‘왕세자한테 이용당하는 거라고!’
‘…이거 내 예상과 다르게 케일 헤니투스가 진짜배기 영웅을 꿈꾸는 자 같은데?’
‘정치판이 희한하게 흘러가겠어.’
그 와중에도 케일은 슬그머니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며 손을 뺐다.
쓰윽.
순순히 알베르가 손을 놔줬고, 케일은 그제야 안도하며 삐뚜름한 미소를 지었다.
‘해방이군.’
이제 내가 할 일은 끝났네.
케일은 이제 느긋하게 연회만 즐기면 되겠다 싶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까와 달리 귀족들이 잠잠한 모습이었기에 케일의 마음은 더욱더 편해졌다.
“형님.”
그때 바센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작은 목소리에 케일은 고개를 돌렸고.
“조용히 살고 싶으신 거 맞죠?”
“응? 맞지?”
“…그렇군요.”
정치학을 열심히 배웠던 바센은 제 형이 참 순수한 영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똑똑하지만, 희생적이고 순수한 사람. 바센이 지켜줘야 할 이유가 또 하나 더 생겨났다.
‘이리 순수한 사람이니 힘든 정치나 권력을 떠나 그저 세상의 평화와 조용한 삶을 꿈꾸는지도.’
바센이 말없이 아련하게 쳐다봤지만, 케일은 그저 손바닥으로 슬그머니 배를 문질렀다.
-인간아! 저기, 저기 케이크에서 초코가 흘러내린다! 저것은 무슨 굉장한 케이크인가?
그러게.
배가 고팠다.
알베르 왕세자 때문에 심적으로 놀랐더니, 케일은 이제 배고픔만이 남았다.
그는 멍한 얼굴로 어서 논공행상이 끝나길 바랐다.
‘…참으로 탐욕 없는 얼굴이군. 진짤까?’
그런 그를 관찰하는 귀족들의 시선이 이어졌지만, 귀찮음이 차오른 케일은 눈곱만큼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럼 다시 논공행상 발표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느새 연단 위에 선 알베르와 그런 그를 힐끗 본 관리가 논공행상의 시작을 알렸다.
“본 발표는 각 업적 내용과 보상을 함께 공표합니다! 업적과 대상자는 대행으로 제가 공표하며, 왕세자 저하께서 친히 논공행상을 행하실 것입니다.”
드디어 공적의 경중에 따라 논공행상이 관리의 입을 통해서 차례대로 발표되기 시작했다.
“죽음의 협곡 전투에서 로운 왕국 대표로 참여해 활약. 마법 병단 소속 일반 평단원 케파이, 래빗, 메우-”
한 사람, 한 사람 연단 위에 자리했고, 알베르는 그들 하나하나와 악수하며 상을 내렸다.
“고맙네.”
“아닙니다! 저하,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불려 나온 이들은 두 손을 꼭 잡고 고마움을 전하는 알베르에게 씩씩하게 답했고, 그 광경은 흐뭇하기만 했다.
발표가 이어질수록 흐뭇함은 점점 더 커져갔다.
와아아아-
분명 홀의 입구는 닫혔건만, 저 멀리 왕국민의 함성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귀족들은 긴장하고 있었다. 점점 더 그들의 심장은 쿵쾅거렸다.
그때, 관리의 입이 열렸다.
“카로 왕국 해전에서 로운 왕국을 대표해 참가하여 적군의 광폭한 전사들을 무찌르고 죽은 마나 정리에 가장 큰 공적을 세운!”
이제 시작이다.
새로운 세력들이 이제 나오기 시작한다.
“다크엘프 전사들. 대표로 타샤!”
흑진주를 연상케 하는 여인이 왕세자가 있는 연단으로 향했다.
알베르는 이모인 타샤를 계단 하나 아래에서 내려다봤다. 두 사람은 마주 보며 오로지 서로만이 알아챌 미소를 그렸다.
알베르의 입이 열렸다.
“로운의 새로운 힘이 될 다크엘프를 대표한 타샤. 그대에게 자작위를 내린다.”
헉.
귀족 몇몇이 숨을 들이마셨다.
처음으로 작위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왕세자가 정말로 다크엘프를 왕국 내로 끌어들이는구나!’
‘모고르 제국 꼴을 못 봤나?’
‘저 천박한 종족에게 귀족이라니!’
귀족들의 불만이 이전과는 달리 스멀스멀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알베르는 씁쓸한 미소를 타샤에게 지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다만 이 작위는 단승 작위이며, 영지는 내리지 않는다.”
계승이 되지 않는 작위.
그리고 영지도 없는 자작.
타오르던 귀족들의 불만이 살짝 주춤했다. 그들은 그제야 제 파벌 수장들이 말이 없는 이유를 깨달았다.
‘허울뿐이구만.’
그들은 다크엘프도 그저 허울로 끌어들였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알베르의 속마음은 달랐다.
그는 여기 귀족과 왕국민들 앞에서 당당히 말할 수 없는, 저를 자식처럼 키워준 이모의 눈동자를 보며 속으로 다짐했다.
‘이게 시작입니다. 다음에는 꼭 다크엘프들이 햇빛 아래에서 마음껏 살 수 있는 땅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단승이 아닌 계승되는 작위로, 영지도 아주 좋은 곳으로 모두 준비하겠습니다.
타샤는 그런 조카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부드러이 미소를 그려 보였다.
“감사합니다, 저하. 로운의 평화를 위해.”
담백한 인사와 함께 다크엘프는 물러섰다.
그러나 이어지는 발표에 귀족들은 담담할 수 없었다.
한 무리의 귀족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체터 자작가는 세금을 3년간 면제하며, 소가주 길버트 체터는 그 업적을 반영해 해군 조달부 대장 자리를 내린다.”
동북부 체터 자작가와 소가주에게 보상과 관직이.
“아미르 우바르, 에릭 휠스만. 두 사람은 해군 참모부 각각 좌참모, 우참모로서 최고 참모직을 내린다.”
동북부 휠스만 백작가와 우바르 자작가의 소가주인 에릭과 아미르에게 해군 참모장 자리를.
“우바르 자작가는 이제부터 우바르 백작가이네.”
최대 규모의 해군이 주둔하는 영지를 다스리는 우바르 자작은 우바르 백작이 되었다.
그 외에도 전쟁에 참여했던 동북부 귀족들이 여러 상과 관직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관직 비율은 절묘했다.
현재 귀족사회와 관직을 장악한 네 파벌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이었다.
누가 봐도 또 하나의 파벌이 형성된 것 같았다.
‘…우두머리만.’
저기서 동북부 저들을 이끌 우두머리만 생기면.
로운에 강력한 파벌이 하나 더 형성된다.
어쩌면 현재 로운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이 될지도 몰랐다.
누구 하나 입을 열지 못했다.
“이제부터는 내가 하도록 하지.”
그러나 왕세자는 그들이 정신을 차릴 틈을 주지 않았다.
“로운 왕국에서 펼쳐진 두 차례의 전투. 헤니투스 영지전과 동북부 해전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세 사람이 있다.”
세 사람.
귀족들은 숨을 들이마셨다.
광장에 있던 왕국민들의 눈동자가 기대감으로 물들었다.
모두가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그들은 로운 왕국 소속으로 카로 왕국, 브렉 왕국 죽음의 협곡 전투에서도 최고의 공적을 기록하며, 로운의 중심이 되어 불굴 연합으로부터 서대륙의 평화를 지켰다. 또한 그들은 현재 서대륙 곳곳에서 펼쳐지는 전쟁과 위험을 막으면서 오로지 평화와 안녕을 위해 움직이는 영웅들이
다.”
엄청난 공적이었다.
근 몇백여 년간 처음 보는 위대한 업적이었다.
“메리, 최한, 케일 헤니투스. 이 세 사람이다.”
질끈, 귀족이 눈을 감았다.
“한 시대에 한 명도 나타나기 힘든 엄청난 천재들이자 위대한 영웅들이지. 로운 역사상 이다지도 위대한 업적을 세운 영웅은 이들뿐이다.”
기이한 열기와 한기가 홀을 뒤덮었다.
“그들은 작위도, 관직도 모두 거부하였다.”
역시 소문은 사실이었군.
메리까지 거부했다는 말에 귀족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베르는 이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보상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저하, 메리, 최한 둘 다 바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그래?’
‘네, 그걸로 들어주시죠.’
‘좋아. 넌?’
‘황금패요.’
‘돌겠네.’
최한과 메리는 작위와 관직을 원하지 않았을 뿐 각자가 바란 보상은 있었다. 알베르는 이들의 요청을 당연히 들어주었다.
“나는 그들의 청을 기꺼이 들어주기로 하였다.”
담담한 알베르의 말에 귀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셋 다 우리 것을 넘보지 못하겠구나.
그리 생각했을 때.
“그러나 나는 이것이 좋지 못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 판단했다.”
음? 좋지 못하다고?
귀족의 눈이 커졌다.
“모두를 위해 제 몸과 제 정신을 희생한 이들이다. 그런 이들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고 고마움만을 간직하자? 이 알베르 크로스만은 그러한 것을 원치 않는다.”
솔직한 그의 마음이었다.
“나는 이 로운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 지금 이 영상통신구를 보고 있을 왕국민들 한 명, 한 명의 목숨이 귀하고 소중하다. 그렇기에 나는 보상을 하고자 한다.”
거부했는데 보상을 한다고? 알겠다며?
귀족들의 혼란이 더 커진 가운데, 알베르는 꼿꼿이 선 채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뜻에 세 사람은 동의했다.”
그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했다.
“이 세 사람이 현재 속한 가문.”
아.
누군가의 감탄인지 탄식인지 모를 것이 흘러나왔다.
“불굴 연합 전쟁에서 로운을 대표해 전투에서 대승리를 거둔 가문. 동북부 해전에 막대한 힘을 과시해 마찬가지로 대승리에 기여한 가문.”
알베르의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렸다.
“오로지 홀로 로운을 지켰다고 말해도 아깝지 않을 가문!”
한 사람의 눈동자가 알베르와 마주쳤다.
“데르트 헤니투스!”
데르트 백작이 천천히 허리를 숙였다.
“네, 저하.”
그리고 천천히 허리를 들며, 시선을 알베르와 마주한 순간.
귀족들이 숨을 들이마시며 긴장을 삼키는 순간.
알베르의 입이 열렸다.
“오늘부로 로운에는 또 하나의 공작 가문이 탄생하였다.”
곳곳에서 숨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설마했지만, 정말 후작이 아니라 공작위를 내릴 줄이야!
귀족들 얼굴에 경악이 서렸다.
그럼에도 알베르는 담담하게 데르트를 향해 물었다.
“어떤가?”
그러나 그 눈동자는 홀 안의 귀족들을 보고 있었다. 냉정하고 살벌한 눈빛에 귀족들이 시선을 피했다. 몇몇은 이건 아니다 싶어 입을 열려고 했다.
끼이익.
그때, 시종들이 일제히 홀의 창문과 문을 열었다.
와아아아아-
와아아아-
저 멀리, 광장에서 내지르는 왕국민들의 진짜 함성이 모두의 귓가로 선명히 들려왔다. 신나고 즐거움이 가득 담긴 환호였다.
‘…이래서 영상통신을 광장에 띄웠구나!’
‘헤니투스 공작가를 만들기 위해, 최한, 메리, 케일 헤니투스로 밑밥을 깔았던 거야!’
대부분의 귀족들 얼굴 위로 낭패가 어렸다.
반대로 동북부 귀족들과 그들과 우호적인 귀족들의 표정은 사뭇 밝았다.
‘당했다……!’
‘…헤니투스가를 제 뒷배로 만들었구나, 왕세자여!’
고개를 숙인 귀족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와아아아-
그 와중에도 밝은 함성은 계속 들려와 홀 안을 채워 나갔다.
오늘, 미래 로운 왕의 스승과 의동생이 나타났다.
또한 로운 왕국에 새로운 공작 가문이 탄생했다.
헤니투스 공작가였다.
이 소식이 발 빠르게 주변국에 퍼져 나갔다.
하얀 별의 귀에도 닿았다.
-인간, 배고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케일은 배를 문지르며 생각했다.
‘이제 공작가 망나니, 아니지, 공작가 백수로 살면 되려나?’
좋은데?
최고의 직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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