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454
453화.
최한은 조심히 일행과 적들에게서 멀어지며 이동했다. 그는 최대한 제 기척을 숨긴 채 사예르의 뒤편으로 향했다.
그는 론처럼 뛰어난 은신술은 펼칠 수 없었기에 완전히 기척을 지우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동료들이 돕고 있었다.
케일, 메리, 라온, 에르하벤.
다들 있는 힘껏 제 힘과 존재감을 내뿜었고, 그들의 기세에 최한은 기척을 숨기는 것이 가능했다.
최한은 사예르의 등이 보였다. 그는 검을 천천히 어깨 위로 들어 올려 창으로 겨누듯 검 끝을 정면으로 향했다.
‘어? 최정수 너 또 집에 들어가냐? 술 한잔하자니까.’
‘하하. 선배님, 죄송합니다. 제가 할 게 있어서요! 이것만 끝내고 제가 쏘겠습니다!’
‘됐다, 됐어. 나보다 적게 버는 놈한테 얻어먹어서 뭐 하냐? 그냥 다음에 시간 되면 와. 아! 김록수 그 새끼도 좀 데리고 와! 그 자식은 일만 끝나면 도통 어디 가는지 사람이 사라져요, 사라져.’
‘넵넵!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최정수의 기억 속 한 장면이 떠올랐다.
그는 입사 후 얼마 동안 동기 김록수와 함께 꽤 고생을 하다가, 그 생활에 익숙해지고 난 후 한동안은 일을 마치자마자 늘 집으로 향했다.
매번 일이 끝나면 붙임성 좋고 시원시원한 그를 붙잡는 동료들이 많았지만, 그는 매번 거절하며 혼자만의 공간으로 돌아갔다. 왜 바로 집으로 가는지에 대한 사정은 팀장과 김록수만이 알았다.
사실 집이라고 해봤자 제대로 된 공간은 아니었다.
당시 서울에 자리 잡은 회사는 파괴된 구역과 그나마 형태를 유지하는 구역 그 중간 경계선쯤에 위치해 있었고, 최정수의 집 또한 그 근처였다. 겨우겨우 빌라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건물의 작은 원룸이 그의 집이었다.
건물은 세상이 격변하기 전 나왔던 어느 아포칼립스 영화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낡아 있었지만,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분위기만큼은 밝았다.
‘오, 정수. 들어가는 길이야?’
‘네! 오늘은 일이 일찍 끝나서요, 하하!’
‘그래, 그래. 나중에 우리 집 와서 깍두기 좀 가져가.’
‘넵! 할머니 깍두기가 최고죠!’
‘에이그, 내 깍두기가 뭐 별거라고. 정수 덕분에 편히 사는데 이런 거라도 줘야지.’
고맙다고 말하는 할머니의 얼굴은 아주 좋았다. 최정수는 그 미소에 저절로 따라 미소를 그렸다.
그는 빌라 안으로 들어가기 전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가 다니는 회사가 근처에 자리 잡으면서 인근 사람들은 부쩍 안정된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점점 세상은 활기를 찾아갔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이 허름한 빌라 근처를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고, 하늘은 맑았다.
이를 가만히 지켜보던 최정수는 이내 경쾌하고 가벼운 걸음으로 제 원룸으로 향했다.
원룸에 들어선 그는 씻고 난 후 대충 정리를 하고 책상 앞에 자리 잡았다.
최한은 최정수의 책상 위 광경이 눈에 선했다.
최정수는 펜을 집어 들었다.
‘내가 아니면 누가 이걸 하겠어? 안 그래?’
누구에게 하는지 모를 말을 내뱉으며, 그는 적다가 만 노트에 글을 써 내려갔다.
그건 최씨 집안에서 대대로 갈고닦고 연구하던 고대 무술과 고대 검술이었다.
이미 수많은 노트가 쌓여 있었다. 낙서도, 메모도 정말 많았고, 그림처럼 보이는 것도 꽤 있었다.
최한은 그때 글을 써 내려가던 최정수의 감정이 모두 기억났다. 그때, 최정수는 세상에 남기고 싶어 했다.
아니, ‘이어가고’ 싶어 했다.
‘나만 남았지만.’
혼자 살아남았지만. 가족도 친척들도 모두 먼저 떠났지만.
‘그래도 우리가 했던 일들은 남겨야지.’
최씨 가문이 했던 일들.
우리나라의 고대 무술과 고대 검술을 연구하고, 이를 다시 세상에 알리기 위해 갈고닦으며 정리해 나가던 모습.
최정수는 그걸 이어나가고 싶었다.
집에 홀로 남은 최정수의 감정은 여전히 밝고 활달했다. 하지만 그 속엔 절망과 슬픔, 외로움이 존재했다.
그는 자신이 기억하는 집안의 무술 연구 기록을 최대한 노트에 적어두려 노력했다.
최한은 그 과정을 모두 보았고, 최정수 덕분에 최씨 가문이 남기려, 이어가려 노력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번 더 되새기며 결국에는 최정수와 같은 마음을 품게 되었다.
‘내가 이어간다면, 내 가족들, 친척들은 이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 아니다. 내가 이어가는 한 그들은 이 세상에 살았으며, 나와 함께한다.’
그 마음이 최정수 안에 완전히 하나의 인장처럼 새겨졌을 때.
그는 자신만의 ‘하얀 미르’를 완성했다.
그 감정과 생각, 노력.
최한은 그 모두를 절실히 이해했다.
최정수를 이해하자, 문득 최초의 드래곤 슬레이어 네란 베로우, 최정건이 남긴 회고록의 한 문장이 최한의 마음에 스며들었다.
그냥 중요한 이야기 사이에 흘러가듯이 끼워둔 문장이었다.
그런데 이 문장이 너무나도 크게 다가왔다.
특히 수명 버리기와 재해의 검을 생각할 때면 더욱더 그러했다.
처음 최정건의 회고록을 읽을 땐, 내 조상이지만, 친척 웃어른이지만 뭐 하자는 건가 싶었다.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태도에 화도 났다.
물론 지금도 이해 못하는 부분이었지만, 그 마음은 조금 알 것 같았다.
우우웅-
최한의 검에 재해가 담기기 시작했다.
최정건의 수명 대부분을 담아서 만든 고대의 힘. 그것을 이어받은 하얀 별이 가짜 드래곤 슬레이어 시렘에게 만들어준 반쪽짜리 재해였다.
최정건이 만든 힘이 아니었음에도 최한은 최정건의 마음을 알아챘다.
재해를, 세상을 파괴시키는 힘을 만들어낸 그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는 제 친우였던 드래곤을 제외하곤 모두 다 잃어본 사람이니까.
끝까지 제 혈족을 이 세상에 만들지 않고 죽었던 사람이니까.
그럼에도 그는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이어갔다.
최한은 제 검에 스며드는 재해에 최정수의 용을 담아 넣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검은 오러를 담았다.
재해를 담아 흉포해진 용의 빛깔이 점점 검게 물들어갔다. 마침내 그 칼끝에 나타난 흑룡이 적을 향해 아귀를 벌린 순간.
“…이건!”
사예르가 몸을 살짝 떨었고, 하얀 별은 등 뒤로 거대한 힘을 느꼈다.
“왜 그리 놀라?”
앞에서 푸른 창을 쥔 채 달려드는 케일이 하얀 별의 굳은 입매를 보며 비웃었지만, 하얀 별은 이번만큼은 케일의 말을 받아칠 수가 없었다.
“내려가.”
그는 사예르의 뒷덜미를 움켜쥐었다.
“어, 왜 이래?!”
그러고는 놀란 사예르를 그대로 아래로 집어 던져 버렸다. 휘이잉. 바람 벽이 사예르를 둘러싸더니, 그를 환각사 엘리스네와 다른 이들이 있는 곳으로 빠르게 이동시켰다.
그 순간, 하얀 별은 뒤돌아서며 바람과 함께 공중으로 솟구쳤다.
쉬이익-
그가 있던 자리에 푸른 창이 스쳐 지나갔다.
본래의 하얀 별이라면 강한 힘을 지녔음에도 창술이 형편없어 그를 놓친 케일을 비웃었겠으나, 지금은 그럴 틈이 없었다.
하얀 별과 최한의 시선이 부딪쳤다.
우르르르-
하늘이 울고 있었다. 곧 언제라도 벼락이 내리칠 듯했다.
그 거대한 울음소리와 달리 조용하게 바람이 모여드는 곳. 하얀 별의 눈동자는 저를 겨눈 최한의 검, 흑룡에게로 향했다.
“…내 힘?”
재해의 검 기운이 저 용에게서 느껴졌다.
세상의 균형을 위해 그를 대신할 운명으로 만들고자 했던 가짜 드래곤 슬레이어 시렘에게 준 반쪽짜리 재해의 힘이 분명 저 흑룡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아냐. 내 게 아냐.”
하지만 그가 만든 힘이 아니었다.
다르다.
반쪽짜리가 아니었다.
저 흑룡 안에서 느껴졌다.
‘재해의 검을 손에 넣었을 때, 그때의 감각이-!’
아득한 기억 속. 그가 마침내 드래곤 슬레이어 자리를 거머쥐었을 때. 그때 그는 전대 드래곤 슬레이어에게서 왕관과 힘을 이어받았다.
그 힘 중의 하나인 재해의 검을 펼친 순간, 그는 거대한 힘에 환호했으며 동시에 이를 세상에 드러낼 수 없음에 분노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그 거대한 힘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전율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왜 그 힘이 저 소드 마스터에게서 느껴진단 말인가?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니다.”
재해의 힘에 또 다른 무언가들이 담겨 있었다. 최한은 그 말에 대답하는 대신, 하얀 별을 향해 한 발을 내디뎠다.
그 한 발에 가장 먼저 검 안의 재해가 움직였다.
‘이건 우리의 것이지.’
두 번째 걸음을 내딛자, 용이 제 몸을 일으켜 세웠다.
혹시나 다시 나타날지 모를 또 다른 하얀 별을 막기 위해 제 수명을 버리면서까지 대비하고자 했던 최정건.
가족들이 남겨준 것을 하나하나 이어 붙여 만든 용으로 세상을 지키고자 했던 최정수.
최한은 그 두 사람만큼 위대한 목적은 없었다.
그러나 검은 용은 그의 검이 담긴 순간, 빛이 났다.
‘지금처럼 행복하고 싶다.’
최한은 세 번째 발을 디뎠다.
검이 하늘로 향했다. 그 순간, 그는 동료들의 모습이 보였다.
에르하벤의 금빛 마나, 라온의 검은 마나, 그리고 메리의 검은 본 드래곤. 그들은 최한을 기다리고 있었고, 최한은 그에 응했다.
기꺼이 하늘로 향했던 검이, 흑룡이 저 앞에 하얀 별을 향해 천천히 내리그어졌다.
크아아-
거대한 힘을 품은 흑룡이 몸을 꿈틀거리며 빠르게 하얀 별을 향해 쏘아졌다.
“가라!”
에르하벤의 외침과 함께 라온, 메리의 힘들도 하얀 별에게로 향했다.
동서남북. 사방에서 하얀 별을 향해 거대한 힘이 쏘아졌다.
그 순간에도 하얀 별의 시선은 최한에게로 향해 있었다.
초대 드래곤 슬레이어와 비슷한 외양에, 그 문자를 읽을 줄 아는 녀석. 재해의 검으로 전혀 새로운 힘을 만든 놈.
더불어 저처럼 시간이 비틀린 놈.
씨익.
그놈이 하얀 별을 보며 웃었다.
그리고 입을 벙긋거렸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충분히 읽혔다.
“번개가 내리쳐도 너를 지켜주진 못해.”
착하지 않다.
저놈은 케일과 다르다.
지금 하얀 별이 번개를 내리치면 땅에 있는 영지민들은 모두 죽을 터. 그걸 알면서도 웃었다.
하얀 별은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콰아아앙-!
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뒤덮었다.
사람들은 순간 아주 거대한 번개가 내리치는 것을 보았다. 오직 한 사람에게로 번개가 내리꽂혔다.
번개는 여전히 검은 하늘과 이어졌다. 그 사람은 마치 번개가 된 것 같아 보였다.
크아아!
그 번개를 향해 검은 본 드래곤이 달려들었다.
용의 날개가 찢기고 뼈들이 바스러지며 폭발했다. 그 위를 금빛과 검은빛의 거대한 해일이 뒤섞이며 덮쳐들었다.
하얀 번개와 금빛, 검은빛이 뒤섞이며 돌풍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분명 드래곤이지만, 처음 보는 생김새의 드래곤이 입을 벌리며 이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콰과과과쾅!
온갖 빛들이 뒤섞이며 충돌했다. 그 와중에 흑룡은 끊임없이, 조금씩 그 빛들을 집어삼켰다. 수많은 폭발이 일었다.
마치 별들이 폭발하는 것 같았다.
최한은 빛들의 향연을 바라봤다. 번개로 제 몸을 감싼 하얀 별이 보였다. 그는 번개로 제 몸을 보호한 채, 공격을 하나하나 부수고 있었다.
“어?! 또 용이!”
그때 사람들은 한 번 더 흑룡을 보았다.
흑룡이 한 마리 더 그 번개로 향했다.
그 용을 만든 이는 제 검을 힘없이 내려뜨리며 중얼거렸다.
“한 번 더. 쿨럭!”
최한의 입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는 제 그릇에서 일어나는 파장을 느꼈다. 이게 고대의 힘을 많이 사용하면 생기는 반동인가 싶었다.
‘나는 그릇이 강하다. 그래서 이 정도야.’
처음 쓰는데 과하게 써서 조금 몸에 무리가 왔다.
피가 흘렀지만, 힘들지 않았다.
그저 처음으로 세 명의 힘을, 그들이 남긴 것들을 하나로 엮는 과정에서 생긴 반발 작용일 뿐.
그렇기에 그는 케일의 고통을 깨달았다.
그릇도 약한 사람이 무엇을 겪고 있을지.
최한은 하얀 별을 바라봤다.
“내 몸을 건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하얀 별이 분노에 가득 차, 최한의 흑룡을 노려보았다.
“한 번 더!”
에르하벤과 라온도 다시 마나를 일으켜 하얀 별에게로 거대한 창을 쏘아 보냈다. 하얀 별은 두 용을 보며 웃었다.
“얼마든지 받아주마!”
하얀 별은 광기에 가득 찬 미소로 비웃었다.
다시 한번 라온과 에르하벤의 마나가 그의 번개를 뒤덮었다.
“버텨라!”
“안다, 할배! 버틴다!”
라온의 두 앞발이 후들후들거렸다. 알게 모르게 에르하벤의 등이 젖어 들어갔다.
사람들은 다시 한번 뒤섞이는 빛과, 그 빛들을 덮치는 흑룡을 보았다.
환한 금빛과 어두운 검은빛이 뒤섞인 시야 속.
“하하하! 아무리 덤벼도, 아무리 새로운 힘을 만들어도 나를 못 이겨!”
하얀 별은 시야가 제대로 보이지 않음에도 두 용의 힘을 갉아 부쉈다.
그리고 다가오는 흑룡을 비웃었다.
이미 첫 번째 흑룡은 번개에 부서진 상황. 두 번째 흑룡은 당연하다는 듯 이전처럼 그 입을 벌리며 달려들었다.
하얀 별은 이를 비웃으며 맞이했다.
“덤벼라! 계속 부딪쳐라! 다 부숴주-”
그러나 그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벌어진 흑룡의 입속.
거대한 힘들에 가려져 있던 아주 작은 힘이, 어느새 그 안에 들어가 있었다.
너무나도 미세해 마치 바늘처럼 아주 가느다란 힘.
“어느새-!”
하얀 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벌린 흑룡의 입안.
얇고 짙푸른 창이 그 안에 있었다. 흑룡은 푸른 창과 함께 번개 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치지직, 치직!
그 작은 힘이 번개를 파고들었다. 아주 작은 틈을 만들며 안으로 점점 파고들었다.
하얀 별조차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작은 크기의 창 속에서 뭉치고 뭉친 거대한 물의 힘이 느껴졌다.
흑룡 속에 숨어 있던 힘이 점점 더 제 모습을 드러내며 한곳을 노렸다.
창은 점을 만들었다.
그 점은 선을 만들었고, 마침내 푸른 창은 하얀 별의 몸으로 향하는 길을 만들었다.
“이, 이런-!”
하얀 별은 창을 막으려 했다.
그때, 금빛과 검은빛 마나가 번개로 감싸인 하얀 별의 두 다리를 옥죄었다. 흑룡이 온몸으로 하얀 별의 상체를 휘감았다.
치지직. 치지지직!
금빛과 검은빛 마나, 흑룡은 부서지면서도 하얀 별의 사지를 어떻게든 붙잡으려 했다.
“크, 크윽, 안 돼!”
기어이 길을 뚫어낸 푸른 창이 하얀 별의 심장으로 향했다.
그때, 하얀 별은 최한에게 몸을 기댄 케일을 보았다. 피를 토하면서도 저를 냉정히 바라보는 케일의 눈동자가 하얀 별의 죽음을 원했다.
콰아아아아아앙-
거대한 굉음과 함께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사람들은 하늘을 가리고 있던 검은 구름이 서서히 흩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제야 그들은 새벽이 왔음을 느꼈다.
구름이 걷힌 자리. 검었던 하늘이 남색으로, 점점 더 아침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폭발이 사라지고.
툭.
하늘에서 무언가가 아래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아쉽네.”
케일은 결국 두 드래곤과 최한의 힘을 부수고 심장으로 향하는 푸른 창을 막아낸 하얀 별을 무감각한 눈동자로 바라봤다.
하얀 별의 왼팔이 푸른 창에 찢겨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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