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469
468화.
“그게 뭐예요?”
다가오던 타샤의 눈동자가 케일 손안의 배지에 닿았다.
“헤니투스가 배지.”
“…그런 평범한 물건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녀는 저리 진동하는 배지는 처음 보았다. 마법도, 정령의 힘도 느껴지지 않는 물건이 홀로 떠는 모습은 충분히 시선을 사로잡을 만했다.
그 순간, 타샤는 케일의 입꼬리가 보였다.
씨익.
여유롭게 올라간 입꼬리는 아주 꿍꿍이가 가득해 보였다.
“왜 가지고 싶어?”
“아뇨. 전혀, 매우, 안 가지고 싶습니다만?”
타샤는 케일의 미소를 보는 순간, 배지에 대한 관심을 모조리 끊어버렸다.
케일은 그 모습을 보다가 배지로 시선을 돌렸다.
능력, ‘포용’으로 봉인된 힘은 타인이 그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 아주 힘들었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는 그만 진동하라는 듯 배지를 살짝 흔들어 제 안주머니에 넣고는, 주위의 타샤, 메리, 다크 엘프들을 보며 말했다.
“이건 폭탄이야, 폭탄. 시한폭탄.”
“…시한폭탄이요?”
“어. 지금은 숙성 중.”
곧바로 메리가 한 걸음 물러섰다.
케일은 메리가 그렇게 행동할 줄은 몰랐기에 그녀를 바라봤고, 검은 로브 속에서 내비게이션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자님이 위험한 것을 보면 튀거나 때려 부수라고 위대한 라온 님께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맞다!”
투명화를 푼 라온이 두 앞발을 짝 부딪치며 동의를 표했다.
“착한 메리 말대로, 위험한 걸 보면 튀거나 다 때려 부숴야 한다!”
“맞습니다. 저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자님을 때려 부술 수가 없어서 물러났습니다.”
케일은 로브 속에 가려진 메리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왠지 뿌듯함이 섞인 그녀의 목소리에 그저 떨떠름한 얼굴로 답했다.
“…그래. 고맙다.”
“아닙니다.”
잠시 메리 때문에 말문이 막혔던 케일은 흠칫 몸을 떨었다.
라라라라~
어린아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제 귀를 후벼 팠다.
“뭔 이런 서늘한 데 깜찍한 음악 소리가 들려?”
라라라라~
귀여운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여기도 뱀 같은 게 있나?!”
냐아아옹!
냐아옹!
“이상한 소리다! 귀 막아야 한다!”
비크로스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제 귀를 막았고, 평균 9세들은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과 전투 불가 다크 엘프들이 모두 피신한 텅 빈 지하 도시. 저번에 보았던 것처럼 여전히 물이 흐르고 푸른 식물들이 자리해 있었지만, 어딘가 공허하고 스산했다.
그곳에서 아이가 노래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자, 안 그래도 시뻘건 뱀에게 놀랐던 일행들이 바짝 긴장한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였다.
“경고음입니다.”
메리가 내비게이션처럼 차분하게 말했다.
“사막에서 죽은 마나 연기가 피어오르는 날이 되면 이렇게 삼십 분 전부터 지하 도시 전체에 경고음이 울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케일은 비크로스의 얼굴이 고추장처럼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잘 익은 토마토’와 같은 수식어를 사용해 주고 싶었으나, 삽시간에 붉어지는 얼굴은 마치 고추장 같았다.
그는 나직이 최한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최한, 고추장 같지?”
“푸흡!”
최한은 간신히 터지려는 웃음을 삼켰다. 그러나 곧 그는 비크로스의 분노에 가득 찬 눈빛을 마주해야 했다.
비크로스는 시뻘게진 얼굴로 눈썹을 꿈틀거렸다.
뱀에 속아 홀렸다.
비크로스는 어린애들도 안 속았을 것에 속은 것이 창피하기도 하고, 고양이 녀석들이 위험할 뻔했다는 사실 때문에 미안했다.
그래서 경고음에 더 과하게 놀라고 말았다.
‘…웃어?’
그는 그 부끄러움을 최한에 대한 분노로 돌렸다.
그 시선을 받은 최한은 가볍게 비크로스를 무시했다. 그 상황에 괜히 찔린 케일이 슬그머니 최한에게서 한 걸음 멀어졌다.
그러면서도 메리를 향해 물었다.
“왜 하필 어린아이 노랫소리야?”
타샤가 대신 답했다.
“노인, 어린아이들도 도시에 있는데, 시끄럽거나 무시무시한 소리로 경고를 했다가 그들이 놀라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밝고 발랄한 소리를 경고음으로 했죠. 좋죠?”
좋긴, 더 무서웠다.
한밤중에 텅 빈 도시에서 아이 노랫소리라니, 그거야말로 호러였다.
하지만 케일은 그 감정을 내뱉을 수 없었다. 타샤가 머쓱한 얼굴로 말했기 때문이었다.
“저 노랫소리는 제가 어릴 적 부른 걸 저장해 뒀다가 그대로 사용하는 중이에요. 다들 제가 노래를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차마 쑥스러워하는 타샤에게 제 감상을 말할 수 없던 케일은 이내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30분.
이제 이 시간만 지나면, 죽음의 땅에 며칠 동안 죽은 마나 연기가 피어오른다.
“현재 하얀 별은 어떤 상태지? 아니지, 그의 위치는?”
“아, 그게 말이죠.”
타샤가 보고를 시작했다. 동시에 케일은 황금 팽이채를 손에 쥐었다. 그러자 바람 정령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랜만이다. 파괴, 혼돈, 사랑.’
하루도 안 걸렸는데, 오랜만은 무슨.
케일은 바람 정령 셋과 타샤의 보고를 모두 다 듣기 시작했다.
“현재 하얀 별은 곰족왕과 함께 인원을 두 팀으로 나누어 사막 중심부를 조사 중에 있습니다.”
‘맞아, 맞아! 그리고 사자족 왕은 안 보였어! 환각사도 없어!’
케일의 입이 열렸다.
“하얀 별, 곰족 왕. 둘이 각각 패를 나눠 움직인다는 말이지?”
“네. 그리고 지금껏 보지 못했던 강자들도 몇 보였습니다.”
‘맞다. ‘암’ 소속도, 사자족도, 흑마법사도 아닌 강자들이 몇 보였다. 다 특이한 능력을 지닌 이들 같았다. 혼돈, 파괴, 사랑.’
케일은 그들이 누군지 짐작이 되었다.
‘암 두 번째 비밀 기지에 있던 놈들인가 본데.’
‘암’ 소속 단원들은 검은 야행복에 하얀 별을 중심으로 붉은 별 다섯 개가 그려진 문양을 새기고 다녔다.
케일은 두 번째 비밀 기지 마을에서 돌아다니던 자들 중 꽤 많은 이들이 ‘암’의 옷을 입지 않는 것을 보았다.
분명 그들 중 일부가 함께 왔으리라.
‘드래곤 슬레이어 마을을 흉내 내 만든 것 같은 곳이 두 번째 비밀 기지였어. 그렇다면, 하얀 별은 초대 드래곤 슬레이어처럼 대륙 곳곳의 강자들을 제 마을로 끌어들였겠지.’
케일은 하얀 별에게 또 다른 병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기억해 두며 혀로 입술을 축였다. 그때였다.
‘혼돈! 아니, 긴급! 긴급 속보!’
“공자님!”
‘케일, 큰일 났어!’
놀란 바람 정령의 목소리와 함께 그는 타샤 주위를 감싸는 회오리바람을 볼 수 있었다. 타샤는 그 바람에게서 무언가를 들은 듯 다급한 얼굴이었다.
“공자님!”
그리고 그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얀 별이 마지막 함정에 걸려들었다고 합니다!”
다급하면서도 환희에 가득 찬 목소리였다.
케일은 고개를 돌렸다. 타샤를 포함해 모두 먼지를 뒤집어쓴 다크 엘프들. 그들이 웃고 있었다.
‘으헤헤헤헤! 파괴, 혼돈, 뒤통수, 앞통수, 좌우 통수!’
근엄한 척하던 바람 정령이 신이 나 요란하고 방정맞게 웃어댔다. 긴장감과 기대감이 주변을 감싸기 시작했다.
“뭐야? 뭔 계획이야? 마지막 함정이 뭔데?”
아무것도 모르는 버드만이 그 기대감에 소외받은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곁으로 메리가 다가갔다.
“하얀 별이 오기 전, 지하 도시민들은 모두 함께 덫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번 작전에서 유일하게 지하 도시민 전체가 들러붙어서 한 일이 있었다.
“…그게 무엇입니까?”
괜히 버드도 기대감이 밀려와 메리를 향해 물었다. 로브에 가려진 메리의 고개가 케일 쪽으로 향했다.
덩달아 버드의 시선도 움직여 케일에게 닿았다. 케일은 버드의 물음에 대해 답하지 않은 채 동료들에게 지시했다.
“모두 움직이도록.”
하얀 별은 똑똑하다.
어제오늘 멍청해 보였지만, 그래도 영리한 편이다.
그런 놈이 지금 사막에서 케일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얀 별과 그의 오른팔인 곰족왕은 어디로 시선을 옮길까?
“마지막 작전이다.”
케일은 바짝 기합이 들어간 이들에게 명령했다.
“가능하면 하얀 별을 죽인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무너뜨린다.”
버드의 눈이 커졌다.
무너뜨린다고? 하얀 별을? 아니면 다른 게 있어?
그 순간, 케일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또 다른 지하 공동. 그곳을 무너뜨린다.”
버드의 입이 벌어졌다.
그제야 그는 이 지하 도시민들이 함께 만든 덫이 무엇을 뜻하는지 깨달았다.
그의 시선이, 지금 그가 서 있는 지하 공동 안을 훑어보았다.
“…이런 곳을 하나 더 만들었다고?”
하얀 별 그놈 하나 끌어들이려고?
버드는 살짝 웃어 보이는 타샤와 눈이 마주쳤다.
“이 지하 도시 정도 크기는 아니고 그 절반 정도 됩니다. 그리고 하얀 별 때문에 만든 곳은 아닙니다.”
그간 지하 도시의 인구는 완만하게 증가 폭을 이뤄왔다. 다크 엘프들이 편한 환경 속에서 자연적으로 가족 수를 늘린 것도 있었지만, 두보리 영지에서 도망쳐 온 인간들이 이 지하 도시에 머물며 인구수 증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근래 몇 년간 두보리 영지가 살기에 더 척박해질수록, 지하도시민의 인구는 자연스레 많아졌다. 그에 따라 그들은 미래를 대비해 3년 전 새로운 지하 도시를 만들고자 하였다.
물론 지금 지내는 이곳도 거대한 크기였지만, 오로지 이곳에서 숨죽여 살아야 했던 처지의 도시민들은 쾌적하고 넓은 공간을 원했다.
그래서 아직 지하 도시의 인구 밀집도가 과밀이 아니었음에도, 그 계획이 자연스럽게 실행되었다.
그러나 결국 그 계획은 실패했다.
타샤는 그때를 떠올렸다.
‘그 당시, 도시 행정부 관료들이 골치 아팠지. 물론 케일 공자를 만나기 전의 이야기지만.’
케일 공자를 만난 후, 정확히 말하면 로운 왕국 전쟁에 참가하게 된 후로 다크 엘프들은 지상으로 자유로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도망쳤던 영지민들도 몰래몰래 다크 엘프들과 함께 바깥세상 공기를 하루 이틀 맡을 수가 있었다.
“예전에 만들다 만 지하 공동이 하나 있거든요. 이번에는 그걸 이용할 예정입니다.”
“왜 만들다 말았죠?”
버드의 물음에 타샤는 물론이거니와 다크 엘프들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타샤는 버드의 물음에 간략히 답했다.
“작업 중에 뒤늦게 알아챈 것인데, 그곳이 무너지기 쉬운 지반을 가졌더군요.”
버드의 눈동자에 이채가 감돌았다. 그의 시선이 곧바로 케일에게로 향했을 때, 그는 다시금 열리는 케일의 입을 볼 수 있었다.
“가자.”
그 말을 끝으로, 곧 텅 빈 지하 도시에 자리하고 있던 이들의 걸음이 각자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
“찾았다.”
하얀 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는 친히 하나밖에 남지 않은 제 오른손을 들어 모래를 치웠다.
사악, 사악.
낮에는 모래가 붉었다가 밤이 되면 까매지는 불가사의한 사막. 밤이라 검게 변한 모래가 치워질수록, 하얀 별은 검은색으로 숨겨진 입구 문을 찾을 수가 있었다.
철로 만들어진 원형의 거대한 판은 굳게 잠긴 채 오랜 세월의 깊이를 내비쳤다.
“드디어 찾았군.”
하얀 별의 옆에 앉아 있던 곰족 왕 사예르의 얼굴에도 미소가 어렸다. 두 패로 나눠 움직였던 그들은 이곳을 발견하자마자 빠르게 모여들었다.
사예르는 하얀 별을 보며 물었다.
“땅의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아?”
“아니.”
“뭐?”
사예르의 미간이 대번에 일그러졌지만, 반대로 하얀 별의 미소는 더 짙어졌다.
“지금껏 고대의 하얀 별이 지녔던 힘들은 곧바로 그 고대의 힘 속성이 느껴지지 않았어. 어떻게든 숨겨져 있었고, 방해물을 없앴을 때 비로소 그 숨겨진 힘을 느낄 수 있었지.”
하얀 별은 모래를 털어내던 손을 들어 반대편 어깨를 감쌌다. 그곳엔 팔 대신 붕대가 감겨 있었다.
“지금 땅의 힘이 안 느껴진다는 건 아직 케일 헤니투스가 그 힘을 못 가졌단 소리야.”
그제야 사예르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드러난 입구 문을 손바닥으로 쓰다듬었다. 그 역시도 온전히 남은 하나의 손이었다. 그러다 그 손길이 한곳에서 멈췄다.
“부서졌네?”
원형 철문 손잡이가 부서져 있었다. 그리고 철문 주위에는 아직 미처 떨어지지 못한 사슬의 잔해가 존재했다.
누가 보아도, 누군가가 부수고 들어간 흔적임과 동시에 다른 이들이 쉬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손잡이를 부순 모양새였다.
“그놈들은 하늘에도, 땅 위에도 없었지.”
케일, 최한. 그리고 다크 엘프, 네크로맨서를 비롯한 케일의 일행들. 그들을 찾으러 하늘과 사막 곳곳을 뒤졌지만 끝끝내 보이지 않았다.
“남은 건 땅 아래. 지하뿐이겠네.”
사예르는 하얀 별에게로 다시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어떻게 할래?”
“열어.”
하얀 별이 짧게 답하자, 사예르는 주위의 수하들에게 눈짓했다. 곧바로 사자족 몇몇이 다가와 땅바닥에 자리한 두터운 철문을 들어 올렸다.
스그그그-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완전히 들어 올려졌다.
“오.”
거대한 원형의 통로가 나타났다. 그 통로는 지하 깊은 곳으로 향해 있었고, 어두워 그 안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 하나 살지 않는 땅에 있는 통로라기에는 그 크기가 상당히 컸고 튼튼해 보였다.
분명 의미가 있는 곳으로 느껴졌다.
사예르는 들뜬 얼굴로 하얀 별에게 물었다.
“어떻게, 바로 들어가?”
그 순간이었다. 하얀 별의 눈가가 살짝 찌푸려졌다.
“왜 그래?”
“있어 봐.”
하얀 별은 갑자기 땅을 향해 몸을 숙인 채 손을 모래 사이로 집어넣었다.
“뭐 하냐?”
사예르의 물음에 답하지 않은 채, 하얀 별은 눈을 감았다. 이내 그의 입이 열리며 의아함이 가득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죽은 마나가 왜 모래 사이에서 흘러나오지?”
“뭐? 죽은 마나? 난 지금 안 느껴지는데?”
밤 12시가 지나며, 또 다른 날이 시작되었다.
검은 모래로 뒤덮인 사막에서는 서서히 죽은 마나 연기가 피어올랐다. 아주 극소량으로 그 미세한 시작을 하얀 별이 가장 먼저 알아차렸다.
하지만 곧 그는 피어오르는 죽은 마나 연기가 더 짙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정도면 다른 이들도 알아채는 것을 넘어 평범한 이들에게는 꽤 위험할 정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곧 하얀 별의 눈동자에 이채가 감돌았고 그는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렸다.
“이거 잘만 하면, 나한테 유리하겠는데?”
그때였다.
하얀 별과 꽤 떨어진 모래 언덕 위.
덜그럭덜그럭.
검은 뼈로 되어 있어 모래와 구분이 되지 않는 아주 작은 해골 몬스터가 하얀 별을 주시하고 있었다.
쥐 정도의 크기로 작은 해골 몬스터는 모래에 제 뼈를 파묻힌 채 꼼짝도 안 했다.
그러나 그 해골 몬스터의 눈동자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차지한 검은 빛은 자신이 보는 것을 빠르게 주인에게 전달했다.
“하얀 별이 왔습니다. 입구 문을 뜯었습니다.”
“그렇군.”
케일은 메리의 보고에 미소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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