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5
4화.
음식을 눈 앞에 두고 다른 생각을 할 수는 없었다. 다만 입 밖으로 저절로 흘러나오는 탄식을 막을 수 없었다.
“하. 너무 맛있는데.”
케일의 입에서 흘러나온 목소리에 부집사 한스가 멈칫했다. 식탁 위에 케일 홀로 앉아있었고 그 곁에 한스가 시립해 있었다.
헤투니스 백작가는 아침 식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끼니는 자유롭게 해결하는 편이었다. 사실 각자의 일정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누가 귀족이 편한 직업이라고 했던가.
특히 행정이나 정치 쪽에 진출해 직무라도 하나 내려받으면 꽉 짜여진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했다.
백작 데르트는 영주로서 업무를 봐야 했기에 함께 식사하기 힘들었고 동생들은 공부 일정에 맞춰 식사를 해결했다. 백작 부인은 영지 내 유력 가문의 부인들 혹은 문화 사업을 위해 일이 바빴다.
‘그러고보니.’
문득 떠오른 생각에 케일은 손에 들린 포크를 내려 놓았다. 지켜보던 한스가 그러면 그렇지 라는 표정으로 긴장하기 시작했다. 언제 저 포크가 자신의 얼굴로 날아올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케일은 한스가 긴장하든 말든 시선 하나 주지 않은 채 생각에 잠겼다.
‘예술가와 장인 중에 숨은 고수들이 많았지.’
로운 왕국은 예술과 건축이 꽤 발달한 편이었다. 특히 예술은 조각쪽이 발달했다. 로운 왕국 자체에 대리석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 덕에 헤투니스 영지는 5번째 대리석 생산지로서, 꽤 부를 축적했다.
또한 산지가 영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더불어 동북부에 위치함에도 일조량이 좋아 산 중간 중간을 경작해 이룬 포도밭에서 시작해 생산한 와인은 그 양은 적었지만 최상품의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케일의 머릿속에는 그런 정보들보다 ‘강한 자’들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 점심까지 거르며 서재에서 내내 그 생각만 했던 그였다.
‘뭐, 이렇게 이 땅덩어리에는 고수가 많아. 무림도 아니고.’
마치 무림처럼 은둔고수가 참으로 많았다. 그래서 케일은 한가지 결심을 했다.
아무나 건드리지 말자.
평범하게 생긴 요리사가 극독 전문가이기도 했으며, 수선집에서 일하던 사람은 철사를 뿌리며 가장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기도 했다. 이 땅이 그런 곳이었다.
“하아.”
깊은 한숨이 케일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겨우 어떠한 상황에서도 죽지 않고 계속 살 수 있는 계획을 세운 참이었는데.
“공자님.”
다시 한숨을 내쉬고 싶었던 케일은 아주 조심스러운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부집사 한스였다.
“왜?”
“다시, 식사를 준비해드릴까요?”
“뭐?”
한스는 케일이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크게 뜨는 모습에 탄식을 속으로 삼켰다. 이제 식탁을 엎겠네. 한스는 왜 하필 백작님이 자신을 케일의 담당으로 배정했는가에 대해 치밀어오르는 설움을 참으며 케일의 반응을 기다렸다.
그리고 케일은 반응했다.
“이 맛있는 걸 왜 다시 해?”
“…네?”
케일은 다시 포크를 들어 고기를 썰었다. 저녁은 아침보다 더 화려한 정찬이었다. 김록수였을 때 이런 걸 먹어본 적이 없어서 맛있는 게 아니었다. 케일의 입맛에도 맞는 화려한 맛이었다.
케일 이 자식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뭐든 고급이 아니면 불편해했다. 그 사실이 꽤 마음에 들었다. 다들 알아서 고급품 이상으로 구해왔기 때문이었다.
케일은 겉은 잘 익었지만 써는 순간 육즙이 탐스럽게 흘러내리는 스테이크 한조각을 입안에서 우물거리며 한스에게 물었다. 예의따위는 개나 주라는 태도였다.
“한스. 이 음식들을 한 이가 누구지?”
“아, 비크로스 2주방장입니다.”
……입맛이 뚝 떨어졌다.
비크로스. 아주 깔끔하게 생겼으며, 시종 론의 아들로 제 아버지와 달리 암살보다는 검에 특화된 이였다. 먼지에 대한 강박증을 가진 그는 피 한방울 묻히지 않은 칼을 매일 닦고 갈며 마주한 적들의 목을 뎅강뎅강 잘라버렸다.
‘…고문에 특화된 놈인데.’
그런 놈이 케일을 패는 최한의 검술에 감탄해 그를 따라다닌다. 그리고 아버지인 론은 최한과의 계약을 통해 그를 돕기 위해, 그리고 아들을 위해 따라 나선다. 보기와 달리 론은 아들만큼은 끔찍하게 아꼈다.
케일은 미디움 레어로 익혀 살짝 붉은 기가 맴도는 스테이크를 바라보며 침을 몇번이나 삼켰다.
‘저 붉은 핏기가 내 피가 되면 안되겠지?’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한스에게 스테이크를 다시 크게 한조각 썰어 입안에 머금으며 말했다.
“아주 맛있네. 론의 아들이지? 비크로스가 이렇게 훌륭한 요리사 일 줄은 몰랐네.”
“…비크로스 주방장에게 말씀 전해드리겠습니다. 케일 공자님이 칭찬하셨다는 말씀을 전하면 아주 좋아할 겁니다.”
“아, 그래? 아주 맛있는 음식으로 입이 호강했다고 전해주게.”
“…네.”
떨떠름한 얼굴로 한스가 케일을 바라봤지만 케일은 속으로 다짐했다. 비크로스는 건들지 말자. 잘 보이자.
케일은 다시 편안해진 마음으로 음식을 즐겼다. 최한과 엮어주고 영지 밖으로 내보내면 다 해결될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나름대로 이를 위한 계획도 세운 케일이었다.
그는 저녁도 아침 때처럼 모두 깨끗이 접시를 비웠다.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자리에서 일어서 따라나서는 한스에게 시선을 두었다.
“한스. 갑자기 왜 내 전담이 된 거야?”
저녁 식사 때가 되자, 아버지 데르트가 보냈다고 하며 앞으로 전담이 되었다고 말한 한스였다. 최한이 떠난 후, 헤투니스 백작가의 상황을 모르는 케일이었지만 한스는 부집사들 중에 가장 집사가 될 확률이 높은 유능한 이였다.
한스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그의 물음에 답했다.
“백작님께서 케일 공자님이 끼니를 거르고 서재에서 지내는 모습을 들으시고 끼니는 꼭 챙기시라며 식사와 관련된 일만 제가 모시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말해 식사 담당이 된 한스였다.
“그래? 아버지도 괜한 일을 하셨군. 알아서 잘 먹을텐데. 하긴 한스가 와서 챙겨주지 않았으면 서재에서 저녁 때 인 줄도 모르고 끼니를 놓쳤겠어.”
초반 5권에 나오는 기연이란 기연은 모조리 한글로 종이에 옮겨적느라 바빴던 케일이었다.
식당을 나서며 케일은 한스에게 씩 웃어주었다.
“한스, 앞으로 잘 부탁해.”
“아, 아닙니다. 저야말로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스가 살짝 말을 더듬으며 답했지만 케일은 그러려니 넘겼다. 그는 문을 열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시종 론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렸다.
“론. 밥 먹으러 가라고 했을텐데?”
이 노인네 얼굴 보기 싫어서 좀 가라고 했더니. 어디 가지를 않고 계속 곁에 맴돌았다. 서재에 있을 때는 문 밖에서 대기했지만, 그것조차 어찌나 꺼름칙했던지.
“도련님을 제가 모셔야지요.”
인자하게 미소 짓는 론을 보며 케일은 혀를 찼다. 그리고 짜증을 냈다.
“됐어. 필요 없으니까, 밥이나 먹으러 가. 왜 밥을 먹으라고 해도 먹으러 안 가는 거야? 따라 오지마. 따라오면 내 성질 알지?”
케일은 따라 오지말라고 한번 더 눈빛으로 협박을 하고는 론을 내버려두고 서재로 향했다. 힐끗 뒤돌아보니 론이 굳은 얼굴로, 그리고 한스가 탄식을 흘리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괜히 짜증냈나?’
암살자 노인의 굳은 얼굴이 무서워 케일은 고개를 돌려 아주 빠른 걸음으로 서재에 들어섰다. 책상 위는 텅 비어 있었다.
저녁 식사 전까지 그가 열심히 한글로 썼던 문서는 이미 그가 불에 태워 사라졌다. 여기에 한글을 아는 이가 없지만 혹시 모르기 때문이었다. 미리 자신이 허하기 전까지는 서재에도 들어오지 말라 말해둔 상태이기도 했다.
‘어차피 다 기억하고.’
예전부터 김록수는 자신이 재밌어 하는 분야에 대한 기억력은 좋았다. 만화책, 소설책. 몇년이 지나도 그 소설 속 인물들 이름과 외모는 기억했다. 물론 싫어하는 것은 지독시리도 기억을 못했다.
케일은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앞으로 할 일을 떠올렸다.
‘일단 내일 최한을 보고 그거랑 같이.’
입꼬리가 슬금슬금 위로 올라갔다.
‘방패 하나 주워야지.’
죽지 않고 오래 살기. 싸울 생각은 없다.
이를 위해선 첫번째는 방어력이요, 두번째는 치유력이요, 세번째는 누구보다도 빠른 발이요, 네번째는 자신은 아프지 않고 남을 죽일 힘이었다.
물론 최우선은 전쟁터는 물론이거니와 피가 튈 것 같은 곳은 모두 피하는 것이다.
그는 계획이라기엔 엉성한 계획을 하나씩 다듬으며 밀려오는 포만감에 눈을 천천히 감았다. 그는 잠에 빠져들면서도 생각했다.
‘일단 맞을 순간이 와도 맞지 않을테니까.’
부서지지 않는 방패. 자신이 첫번째로 가질 그 무형의 힘을 떠올리며 케일은 잠이 들었다. 올라간 입꼬리가 내려올 줄을 몰랐다.
기연은 주인이 없다. 먼저 가지는 놈이 임자다.
* * *
중요한 날. 긴장을 풀기 위해, 그리고 잘 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케일은 일단 아침을 든든히 먹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째 이 세상에 와서 계속 먹는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일부터는 한동안 바쁠테니 오늘까지만 즐기자 마음 먹었다.
“크흠, 큼. 어제 서재에서 잠이 들었다고 들었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그는 아버지 데르트의 질문에 대충 답하며 식사에만 집중했다. 아버지에게 눈길 하나 안 주는 모습이 건방져 보이겠지만, 망나니로선 적당했다.
케일은 먼저 식사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끼익. 의자가 밀리는 소리에 시선이 그에게로 집중되었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예법에 맞지 않는 행동이었지만, 이 케일의 아버지인 데르트는 그냥 아들이 마냥 좋은 듯 싶었다. 그는 깨끗하게 비워진 접시와 케일을 번갈아 보더니 이윽고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나가보거라.”
“네.”
일정이 바빠 케일은 얼른 나가야 했다. 그런 그의 발목을 데르트가 잠시 붙들었다.
“오늘은 용돈 필요하지 않니?”
“…필요 합니다.”
역시 돈 하나는 많은 집안이었다.케일은 한스를 통해 용돈을 준다는 말에 나오려는 미소를 꾹 참으며 고맙다는 말도 없이 식당을 나섰다. 동생 바센과 잠시 시선이 부딪쳤지만 케일은 그 시선을 무시하고 식당 문 밖으로 향했다.
그는 따라오려는 시종 론에게 손을 휘휘 저어보였다.
“론. 나 나간다. 찾지 마.”
찾지 마. 망나니 케일이 영주 성 뒤편에 위치한 백작가를 벗어나 웨스턴 시에 술 마시러 나간다는 신호였다. 이럴 때마다 론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잘 갔다오라며 배웅했다.
“오늘은 서재에 안 가시는 겁니까?”
그런데 오늘은 드물게 론이 질문을 던졌다. 케일은 인상을 팍 찡그렸다.
“론. 네가 궁금해할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알겠습니다. 도련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기다린다는 말에 케일의 미간이 더 깊은 주름을 만들어내었다.
“기다리지 마.”
케일은 백작 저택 본관 정문에 서 있는 하인 중 한 명에게 손가락을 까딱하곤 그와 함께 정문 밖을 나섰다. 케일은 여전히 화가 난 얼굴이었고 그 얼굴에 하인은 아무 말도 못하고 뒤 따라왔다.
본관 정문을 나오자 정원과 함께 저 멀리 백작가의 입구가 보였다. 그제야 케일은 한숨을 내쉬며 뒤를 힐끗 보았다. 닫혀지는 본관 문 사이로 굳은 론의 얼굴이 보였다.
‘떨궈서 다행이야.’
론이 따라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하지만 저 굳은 얼굴이 무서웠다. 암살자이지 않은가. 다음부터는 조금 친절하게 대하며 성질을 덜 건드려야 겠다 마음먹으며 케일은 백작가를 벗어났다. 물론 마차를 타고서.
곧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했다.
“공자님. 이 곳이 맞습니까?”
마부는 마차 문을 열며 조심스럽게 케일에 질문을 건넸다. 그는 연신 조심스럽게 눈 앞의 가게를 힐끗거렸다. 그의 얼굴에는 혼란이 가득했다.
“어. 맞아.”
케일은 남들이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가진 것 중에는 제일 단촐한 옷차림으로 마차 밖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백작가의 문양이 찍힌 마차가 등장했을 때부터 근처에는 사람이 없었다.
케일은 고개를 들어 가게의 간판을 확인했다.
시집과 함께 차를 파는 찻집이었다. 총 3층짜리 건물로 꽤 깔끔한 것이 비싸보였다. 그리고 이 건물 주인은 부자가 맞았다. 그것도 거대한 상단의 서자로 케일보다 더 부자였다. 물론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아마 3권 쯤에 이 사람은 수도로 가고 거기서 최한을 만나게 되지. 그리고 본인은 서자 출신이지만 그 상단의 주인이 되겠다고 했지?’
최한에게 상단의 주인이 되겠다고 울면서 맹세하던 인물. 아직 초반부만 읽어 그가 결국 상단의 주인이 되는지는 몰랐지만 주인공의 조력자니 아마 주인이 될 것이다.
케일은 식은땀을 흘리며 멀뚱멀뚱 자신을 바라보는 마부에게 명령했다.
“가 봐.”
“네?”
“두 번 말하게 할래?”
“아니, 그, 안 모셔도 되겠습니까?”
케일은 대충 답하며 찻집 문을 열었다.
“어. 오래 있다가 갈거야.”
헉. 뒤에서 숨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보다 더 밝고 은은한 소리가 케일의 귀를 사로잡았다. 딸랑. 시끄럽지 않고 청량한 종소리가 케일의 등장을 찻집에 알렸다.
케일은 입구에 서서 찻집을 쭉 둘러보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사람이 몇 없었다. 케일을 보자 다들 흠칫 놀라는 것이 느껴졌다.
하긴 이 영지에서 케일을 모르는 이가 없다고 했다. 워낙 가게 물건들을 다 때려부순다고 상가 주인들의 기피 1호였다.
“어서 오세요.”
하지만 여기 주인은 상냥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카운터에 서서 인사하는 아기 돼지를 닮은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저 사람이 주인이군.’
돈 많은 서자, 빌로스. 책에 서술된 대로 동글동글한 얼굴과 체형에 아기 돼지를 닮아있었다. 그리고 해맑게 웃어보이는게 참으로 호감형이었다.
‘저금통 같이 생겼네.’
케일은 대충 금화 하나를 꺼내들어 카운터에 올리며 주문했다.
“오늘 3층에 하루 종일 있을 예정이다.”
미소 띈 얼굴로 빌로스는 케일을 응시했다. 케일은 그 시선을 대충 넘기며 책장을 가리켰다.
“차 신 거 말고 아무거나. 그리고 시집 말고 소설은 있나?”
달칵. 누군가 찻잔을 놓는 소리가 아주 크게 울려퍼졌다. 케일은 누가 손에서 찻잔을 세게 놓았나 생각하며 빌로스를 쳐다봤다. 시집보다는 소설이 취향이었다.
“그럼요. 소설도 많습니다. 공자님.”
“그래? 그럼 가장 흥미진진한 책 하나랑 차 한잔이랑 해서 올려보내도록.”
“네. 알겠습니다.”
빌로스의 통통한 손 위로 케일의 금화가 툭 떨어졌다. 잔돈을 챙기려는 빌로스에게 케일은 몸을 돌렸다.
“나중에 차 더 마실거니까. 넣어둬.”
“…그래도 너무 많습니다.”
금화 하나. 백만 겔론. 한국 돈으로 백만원하는 그 돈을 두고 케일은 실로 해보고 싶었던 행동을 했다.
“나 돈 많아. 팁이야.”
돈지랄. 빌로스가 자신보다 더 돈이 많았지만 뭐 어떤가. 그리고 돈을 벌 기연도 많았다. 케일은 쿨하게 1층 테이블 쪽으로 턱짓했다.
“뭐, 너무 많으면 여기 사람들한테 차라도 한잔씩 돌리던가.”
골든벨. 한번쯤 해보고 싶었다. 오늘은 용돈이 조금 필요하다는 말에 삼백만 겔론짜리인 금화 세개를 받았다.
“공자님, 그래도.”
“아, 시끄러워. 차나 내와.”
역시 망나니. 케일은 거리낌 없이 예의 없는 손님처럼 행동하며 3층으로 향했다. 뒤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망나니에 대한 소문은 많으니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역시.”
이른 아침이라 3층에는 사람이 없었다. 케일은 3층 가장 안쪽 구석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창밖을 내려다봤다.
‘여기가 맞네.’
웨스턴 시의 북쪽 성문이 가장 잘보이는 자리. 오늘 이 자리에서 케일은 최한을 지켜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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