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569
568화.
케일은 제 뒤를 따르는 배푸름과 김민아의 움직임을 느꼈다.
쿵. 쿵. 쿵!
정면에서 뱀 머리 거인이 거대한 몽둥이를 들고서 다가오고 있었다. 3미터를 훌쩍 상회하는 거대한 존재.
“크아악!”
뱀 머리 거인이 팔을 들어 올렸다.
검은 몽둥이가 하늘로 향했다.
그 움직임은 조금도 둔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의 뱀 늑대나 해골보다 훨씬 더 민첩했다.
하지만 그 힘은 더 강력해보였다.
김민아와 배푸름이 그 몽둥이가 들려지는 모습에 마른침을 삼킨 순간, 케일은 입을 열었다.
서릿발과 같은 외침이 울려퍼졌다.
“배푸름! 김민아 데리고 왼쪽으로 2m 이동!”
배푸름은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저도 모르게 김민아의 뒷덜미를 잡고서 왼쪽으로 빠르게 2m가량 이동했다.
일반적으로 발로 뛰는 것보다 살짝 공중에 떠 비행하는 것이 훨씬 빨랐다.
그 순간, 배푸름의 눈동자에 오른쪽으로 2m가량 이동하는 케일이 보였다.
‘반대인데?’
배푸름과 케일의 움직임은 반대였다.
그때 케일은 다시 한번 외쳤다.
“김민아! 찔러!”
타닥.
김민아는 배푸름을 벗어나 땅에 발을 디딘 순간, 바로 땅을 박찼다.
그녀는 오른쪽에 선 케일이 창을 들어올리는 것을 보았다.
그의 창이 거인의 오른쪽 허벅지로 향했다.
찰나의 순간. 김민아는 케일과 눈이 마주쳤다.
“방향 생각 말고 그냥 정면으로 힘껏 찔러!”
아.
김민아는 그제야 힘을 조절하지 말라던 케일의 말을 제대로 이해했다.
그녀의 두 손이 창을 움켜쥐었다.
우우우-
김민아는 그녀의 신체에서 두 팔로 이동하는 거대한 힘을 느꼈다.
근육이 한껏 단단해졌다.
우득.
두 손에 움켜쥔 반투명한 창에 작은 실금이 갔다.
케일의 외침이 들려왔다.
“지금!”
김민아는 창을 뻗었다.
그 순간.
콰아아앙-!
거인의 몽둥이가 창과 부딪쳤다.
케일의 창이 거인의 몽둥이와 부딪치며 굉음을 토해내었다.
뱀 머리 거인은 반응이 빠른 편이었다.
그렇기에 땅으로 내려치려던 움직임이 케일의 공격에 반응해 방향을 틀어버렸다.
쩌저저적-
물로 만든 창이 금이 가며 부서졌다.
“크윽.”
케일의 몸이 뒤로 튕기듯 밀려났다.
그때.
“크아아아아!”
괴물은 몸을 비틀며 비명을 내질렀다.
김민아는 제 창을 내려다봤다.
주르르륵.
거인의 허벅지를 꿰뚫은 창을 타고 괴물의 검은 피가 흘러내렸다.
몽둥이가 하나인 이상.
괴물은 양쪽에서 찔러오는 공격을 모두 피할 수 없었다.
둘 다 찰나의 속도였으니까.
“…미친… 저 괴물 피부 엄청 질긴데?”
지켜보던 이철민은 경악을 숨기지 못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저 뱀 머리 거인이 무서운 것은 아무리 공격해도 생채기 하나 생기지 않는 피부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뚫을 막대한 힘을 담은 창이 있다면.
못 뚫을 이유는 없었다.
김민아의 시선이 케일에게로 향했다.
어느새 언제 튕겨져 나갔냐는 듯 몸을 똑바로 한 케일이 다시 물의 창을 만들어내며 말했다.
“네가 뚫고. 내가 막는다. 아니면 반대로 하거나.”
케일이 미소를 그렸다.
“쉽지?”
“어려운데요.”
무뚝뚝하던 김민아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케일은 다시 뱀 머리 거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크아아아아!”
괴물은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김민아에게로 향했다.
그때 케일의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김민아, 이제 더 이상 말로 안 할 테니, 눈으로 보고 따라와.”
케일은 김민아의 능력을 믿었다.
“조절할 필요 없이, 힘껏 찔러.”
“방향 조절이 힘든데요.”
“그냥 찌르라고 할 때 찔러.”
김민아의 약점은 방향 조절이었다.
너무 큰 괴력을 가지고 있어, 이때의 김민아는 이 힘을 자신이 원하는 곳에 제대로 꽂아 넣는 게 힘들었다.
더욱이 움직이는 괴물들을 상대로는 상당히 어려웠다.
잘못하다간 아군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지형지물로 공격이 행해져 혼란만 가중시켰다.
하지만 케일을 보고 김민아는 깨달았다.
‘…저 사람이 괴물의 움직임을 멈춰 놓으면! 저 사람이 찌르라고 한 곳에 괴물이 그대로 멈춰있다면!’
그렇다면 자신의 공격은 먹혀든다.
김민아가 이를 머릿속에 새긴 순간, 케일이 거인의 등을 향해 이동하며 수창을 찔러들어갔다.
“앞! 찔러!”
반대로 김민아는 케일의 목소리를 따라 정면에서 창을 휘둘렀다.
방향은 반대였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비슷했다.
콰아아아앙!
거인의 몽둥이와 김민아의 창이 부딪쳤다.
김민아는 밀려나지 않았다.
도리어 거인이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 밀려난 거인의 등.
“크아아악!”
물의 창이 꽂혔다.
“흐음. 역시 나는 안 되나?”
하지만 케일의 창은 거인의 피부를 뚫지 못했다.
역시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고대의 힘은 한계가 분명했다.
쩌저적.
대신 거인의 검은 몽둥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김민아의 힘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따라와.”
케일은 곧바로 몸을 움직였다. 그의 몸이 왼쪽 발목으로 향했다.
김민아가 오른쪽 발목으로 향했다.
“찔러!”
김민아의 창이 거인의 오른쪽 발목을 깊이 찔러들어갔다.
그리고 케일의 창이 검은 몽둥이를 막았다.
“…와…씨.”
그 광경을 배푸름이 넋을 놓고 바라봤다.
그때, 움직이던 케일과 눈이 마주쳤다.
“새 머리 뱀을 끌고 와. 저건 한 번에 한 명만 노리거든.”
“네?”
“네 뒤에 있다.”
“흡!”
배푸름은 놀라서 공중으로 치솟아 올랐다.
“스스슷-!”
그 순간, 배푸름은 뱀의 혀를 내밀며 그가 있던 자리로 주둥이를 벌린 새 머리를 볼 수 있었다.
새의 눈동자가 배푸름에게로 향했다.
배푸름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한테 와!”
그는 케일의 말에 따라 황급히 케일에게로 향했다.
새 머리는 입을 벌린 채, 그런 배푸름의 뒤를 쫓았다.
스스스슷-
뱀의 움직임은 아주 빨랐다. 배푸름의 바로 등 뒤에 새의 부리가 닿을 것 같았다.
‘더 빨리…! 더!’
배푸름은 본능적으로 조금이라도 더 빨리 비행하기 위해 온 힘을 다 쏟았다.
그는 몰랐지만, 조금씩 속도가 미세하게 증가하고 있었다.
“…미친!”
어느새 창을 들어 거인의 옆구리를 노리는 케일의 바로 앞에 배푸름이 도달했다.
배푸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오라며!’
오라는 대로 왔건만, 케일은 태연했다.
“이러다 부딪쳐요!”
“그래. 멈추지 말고 와.”
배푸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멈추기에는 속도가 너무 높아져 버렸다.
“이…사람이!”
그때였다.
“바람을 타.”
케일은 짧은 말과 함께 옆으로 물러섰다. 배푸름의 눈동자가 커졌다.
이제 배푸름의 앞에 놓인 것은 케일이 아닌, 거인의 옆구리였다.
‘제기랄!’
그는 입 밖으로 소리도 내지 못했다.
거인과 부딪친다고?
저 질긴 피부를 지닌 놈과?
내가 죽는 거 아냐?
배푸름의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떠올랐을 때.
휘이이이-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아?”
배푸름은 제 몸을 감싸는 회오리바람을 볼 수 있었다.
바람이 그를 감쌌다.
‘바람을 타.’
케일의 말이 떠오른 순간, 배푸름은 회오리바람이 여러 개 그의 앞에 모여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치 배푸름을 감싼 방패처럼.
하지만 적을 노리는 화살처럼.
마치 그는 하나의 화살이 되어 거인에게로 향했다.
배푸름은 직감적으로 느꼈다.
‘안 다친다.’
바람이, 이 거대한 바람 화살이 배푸름에게 안도감과 용기를 선사해주었다.
그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람을 느꼈다.
자유로우면서도 단단하고 날카로운 바람을.
배푸름은 몸을 웅크렸다.
그 순간.
콰아아앙!
배푸름을 품에 안은 바람 화살과 거인이 부딪쳤다.
“크아악!”
“커헉!”
거인과 배푸름이 모두 신음을 토해내었을 때.
케일은 외쳤다.
“김민아!”
거인과 배푸름이 부딪치는 바람에 둘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튕겨 나갔다.
그리고 그 둘이 사라진 자리.
속도를 늦추지 못하고 달려들던 존재가 하나 더 있었다.
그리고 이전부터 따라 하라고 말했던 케일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바람에 멈춰서 있던 사람.
김민아의 눈빛에 이채가 감돌았다.
“찔러!”
김민아는 케일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창을 앞으로 있는 힘껏 찔렀다.
콰지직.
얼마나 힘을 주고 찔렀는지, 그녀의 두발이 디디고 있는 시멘트 바닥에 금이 갔다.
“끼아아아아!”
그리고 창끝이 벌리고 있던 새의 입 안을 정확하게 찔러들어갔다.
김민아가 그 광경을 눈에 담은 순간.
어느새 케일이 다가와 그녀를 감싸 뒤로 이동하며 읊조렸다.
“밀어.”
창을 밀었다.
“놔.”
창을 놓았다.
창은 새 머리 뱀을 꿰뚫었다.
“스스-슷–”
새 머리 뱀은 제대로 비명조차 내지 못하고 몸을 뒹굴었다.
주둥이에서부터 피가 흘러나왔다.
그러다 곧 그 움직임이 멈췄다.
김민아는 그 광경을 가만히 응시했다.
“…내가-”
내가 저 괴물을 이긴 거야?
김민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케일은 김민아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엄마, 오빠, 김민아.
이렇게 셋이 사는 단란한 가족이라고 하였다.
어머니는 괴물의 손에 죽었다고 하였다.
“네가 이겼네.”
케일의 목소리에 그녀는 시선을 옮겼다.
김민아는 배푸름과 부딪쳐 튕겨 나갔다가 몸을 일으키며 분노하는 뱀 머리 거인을 눈에 담았다.
“이제 저걸 없애면 됩니까?”
“그렇지. 가자고.”
케일이 앞섰고, 김민아는 아직 괴물 몸에 다 안 들어가고 절반은 남아있던 창을 뽑아들고서 그 뒤를 따랐다.
“오, 나 멀쩡한데?”
그리고 배푸름이 신기하다는 듯 상처 하나 없는 제 몸을 보며 그 뒤를 따랐다.
아니, 오히려 앞서 나갔다.
케일이 건네준 바람의 소리. 회오리바람을 여전히 자신의 곁에 둔 채.
‘역시 금방 깨우치네.’
배푸름은 조금씩 바람을 몰아가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었다.
김민아는 앞서 나가는 배푸름의 뒤를 쫓았다.
케일은 그들의 등을 가만히 바라봤다.
빠른 속도와 방향 전환, 그리고 탱커 역할이 가능한 배푸름.
그리고 조절은 힘들지만 무시무시한 괴력의 김민아.
이 둘은 훌륭한 콤비였다.
서로의 보완점이 될 것이다.
케일은 그 등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번에 너희 둘. 나한테 배운 게 고맙다면. 나 도와서 어디 좀 가자.”
“…어디요?”
배푸름이 묻고, 김민아가 살짝 뒤돌아보았다.
“크아아아아!”
뱀 머리 거인이 달려들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조금도 겁먹지 않았다.
이미 여기저기 상처 입어, 패배를 눈앞에 둔 적이었다.
케일은 입을 열었다.
“부산 서면. 거기 좀 가자.”
케일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최한.
이수혁.
최정수.
김민아.
배푸름.
박진태.
조금씩 공격을 맡을 아군의 그림이 만들어져 갔다.
뜬금없는 장소 언급에 두 사람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케일은 그런 그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너희한테 위험한 일은 절대 안 시킬 거니까. 생각해 봐.”
두 사람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일단 괴물과의 싸움이 먼저인지라 뱀 머리 거인에게로 달려들었다.
케일 역시도 땅을 박차며 그들을 따랐다.
‘금방 끝나겠군.’
뱀 머리 거인은 감을 잡아가는 저 둘에게 곧 쓰러질 것이다.
케일은 뱀 머리 거인 너머, 더 남쪽을 바라봤다.
7마리의 1등급 맛보기 괴물들의 우두머리.
사자와 호랑이를 뒤섞은 암흑 호랑이가 케일을 뚫어질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찢어 죽일 듯한 무시무시한 눈빛이었다.
케일도 그 시선을 마주하며 입을 열었다.
“너 사람 말 할 줄 알지?”
순간 케일의 입 모양을 읽은 듯 암흑 호랑이의 눈이 커졌다.
피식.
케일은 그 모습을 보며 웃었다.
그의 머릿속 기록이 하나 떠올랐다.
대격변 이후.
오로지 지금 이 순간.
맛보기 괴물들의 우두머리에게서만 보이는 특징.
다시는 나오지 않는 특별한 힘.
유일하게 대화가 가능했던 맛보기 괴물 우두머리.
케일은 암흑 호랑이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케일은 등급 외 괴물과 싸울 아군 공격팀에 ‘암흑 호랑이’를 집어넣었다.
***
알베르 크로스만의 시선이 맞은편에 앉은 이에게로 향했다.
그의 눈동자는 지쳐 있었다.
그리고 초조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상황이, 예기치 않은 상황이 펼쳐져 버렸다.
‘…빌어먹을.’
하얀 별에게 뒤통수를 맞아버렸다.
알베르 크로스만은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야 했다.
엔더블 왕국에서 물러날 것인가.
아니면 끝까지 버틸 것인가.
그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찾아온 상대방을 향해 입을 열었다.
“거래를 하자고?”
상대방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대가는?”
“태양신이 크로스만 가문 핏줄에게 내린 저주.”
알베르의 눈이 커졌다.
태양신이 크로스만 가문에 내린 저주.
알베르의 머릿속으로 수천 번 이상 읽어내렸던 그 문구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걸 어떻게?”
“저도 이번 일 때문에 겸사겸사 알아버렸네요.”
상대방이 어색한 미소를 그렸다.
“비밀로 할 테니 걱정 마세요.”
“…하!”
알베르는 말문이 막혀왔다.
하지만 상대방은 차분히 말을 이었다.
“어쨌든 그걸 거래 물품으로 저울 위에 올려두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주겠다는군요.”
“…죽음의 신이 전한 말인가?”
“네.”
파문된 신관 케이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베르는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나에게는 이득인데?”
저주를 가져가 준다면, 아주 큰 이득이었다.
케이지가 비밀을 알게 되었지만, 저주를 가져가 준다면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저주다.
존재하지 않는 저주로 케이지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의아했다.
“죽음의 신이 왜 그런 대가를 원하지?”
그의 눈동자에는 의문이 서렸다.
최한이 죽음의 신과 거래를 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자세한 내막이나 최한이 내건 대가가 무엇인지는 말해주지 않아 알 수 없었지만, 결코 가벼운 대가는 아니었을 터.
“내 핏줄의 저주를 가져가는 것이 죽음의 신에게 무슨 이득이 있지?”
“신은 직접적인 도움이 불가하지요. 대신 다른 쪽으로 돕고 싶다고 하십니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며 장난스럽게 답했다.
“신은 영웅을 아끼고 사랑하거든요. 특히, 운명을 벗어난 영웅을요.”
그리고 덧붙였다.
“왜 죽음의 신이 내건 거래라고 생각하시지요?”
“…그러면?”
“죽음의 신은 단순한 ‘전달자’일 뿐이에요.”
케이지가 뒤돌아 천막 입구로 향했다.
사락.
천막 입구가 열리고 한 사람이 들어섰다.
“…성자.”
알베르가 침음처럼 그 이름을 내뱉었을 때, 성자 잭이 알베르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태양신께서 다시 저주를 돌려받고 싶다고 하십니다.”
“…왜?”
성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도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한 말씀을 남기시더군요.”
잭은 태양신이 전한 말을 읊조렸다.
“‘나의 실수를, 그리고 오래전 잘못되었던 길을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은 오로지 ‘지금. 이 세대’밖에 기회가 없다고 하시더군요.”
케이지가 알베르 앞쪽으로 영상통신구를 내밀었다.
일반적인 영상통신구와 달리 검은색과 흰색이 정확하게 양분된 영상통신구였다.
“거래에 응할 시, 오로지 거래 당사자인 왕세자 저하만이 영상통신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영상통신이 곧바로 연결될 겁니다.”
“…케일 헤니투스와 말인가?”
“네.”
케이지는 단호하게 답했다.
“이 영상통신구가 케일 공자와 소통할 유일한 창구가 될 겁니다.”
알베르는 영상통신구를 향해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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