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594
593화.
연단을 내려오는 케일을 향한 시선들이 집중되다 못해 뜨거웠다.
하지만 케일은 그 사람들을 바라보지 않았다.
“부탁드립니다.”
대신 계단을 내려서는 자신과 달리 연단을 향해 계단을 올라서는 허숙자에게 짧은 말을 건넸다.
허숙자는 뒤에 마승진과 수하 한 명을 대동하고서 케일을 지나쳤다.
“부탁은 무슨. 내가 고맙죠. 뒷일은 내가 할게요.”
그리고 덧붙였다.
“우리 사령관님.”
순간 아래로 향하던 케일의 눈동자가 허숙자에게로 향했다.
눈이 마주친 허숙자는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곤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녀 뒤를 따르던 마승진이 케일의 팔을 슬쩍 팔꿈치로 치며 말했다.
“멋있던데?”
그러곤 그를 지나쳤다.
연단에 올라선 허숙자가 입을 열었다.
“저는 부산 서면 쉘터에서 방어군을 맡고 있는 허숙자입니다. 이번 등급 외 괴물 작전에 참가를 원하시는 분은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케일을 향하던 시선들이 허숙자에게로 이동했다.
케일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다시 걸음을 옮겨 강당 밖으로 향했다. 최한이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강당 입구에는 한 사람이 서서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록수야, 멋진 연설이었다.”
이수혁이었다.
케일은 강당 밖 기둥에 몸을 기댄 채 팔짱을 끼고서 저를 쳐다보는 이수혁을 빤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박진태는요?”
여전히 이수혁은 검은 장갑을 끼고 있었다.
씨익.
이수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진태는 강 어르신네에 가 있지.”
이 말은 박진태가 얻어터질 대로 얻어터진 끝에 기절한 채로 강 의원의 의방에 실려 갔다는 소리였다.
이수혁은 흘러가는 바람처럼 여상히 말했다.
“깨어나면 또 봐야지.”
그 말에 케일은 생각했다.
‘역시 제대로 얻어터지는구만.’
그 순간 이수혁이 웃지 않는 얼굴로 말을 덧붙였다.
“진태도 다시 또 보자면서 기절하더라고.”
이 말에 케일은 생각했다.
‘박진태도 참 미친놈이야.’
이수혁은 다시 웃으며 말했다.
“이참에 진태의 정신과 신체가 모두 성장하면 좋지 않겠어?”
그 안에 담긴 살벌한 의미를 가늠하던 케일은 담담하게 답했다.
“좋군요.”
이수혁은 그저 남의 얘기 듣듯이 답하는 케일을 보며 천천히 입을 떼었다.
“…고생했다.”
연설하느라 고생했다는 의미가 아닌, 지나온 시간에 대한 여러 가지가 담긴 말이었다.
케일도 이수혁도 그 많은 의미를 알아들었지만 딱히 서로 이를 티내지 않았다.
“어쨌든, 록수야.”
“네.”
“광안리에 출몰한다는 놈 말이다.”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서 출몰하는 등급 외 괴물은 서면 중심 쉘터를 향해 진격해올 것이다.
이수혁은 검은 장갑을 천천히 빼내며 물었다.
“그거 이름이 뭐냐?”
이수혁은 괴물의 이름을 묻고 있었다.
케일은 기억 속의 이름을 끄집어냈다.
“전기 장어요.”
“…허.”
이수혁은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등급 외라는 무시무시한 괴물 이름이 그거냐?”
“네. 그건데요.”
“네가 지었냐?”
아뇨.
팀장이 살아남은 뒤에 지었는데요.
케일은 뒷말을 삼켰다. 이수혁은 그 짧은 침묵을 제 나름대로 해석했다.
“하긴 넌 예지로 보거나 들었을 뿐일 테니, 네가 지었겠구나. 작명 센스가 별로네.”
“아니-”
“이해한다.”
케일은 왠지 억울했다.
하지만 이수혁은 그런 케일의 표정은 가벼이 무시하며 말을 이었다.
“아, 연설에서 한 가지는 마음에 들지 않더라.”
마음에 안 든다고?
케일이 의아한 얼굴로 이수혁을 쳐다봤다.
“어떤 거요?”
이수혁은 그런 케일을 잠시 바라보다가 최한에게 살짝 시선을 주고는 다시 케일을 보며 말했다.
“최전방에는 내가 선다.”
아.
케일은 자신이 연설에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최소한 이번 싸움에서 이 자리에 계시는 분들은 내 등을 가장 많이 보며 싸울 겁니다.’
케일의 등을 가장 많이 볼 거라는 말.
이수혁은 그 말이 듣기 싫었던 듯 싶었다.
그러니 이수혁 자신이 최전방에 선다는 말을 하는 것이리라.
케일은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그는 저에게서 등 돌린 채 걸어가는 이수혁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전투 배치는 능력에 따라 최선의 위치에 서야겠지요.”
이수혁이 최전방에 서고 싶다고 설 수 있는 게 아니란 의미였다.
잠시 걸음을 멈췄던 이수혁은 한마디를 내뱉었다.
“좋네.”
그러곤 다시 미련 없이 멀어져갔다.
최한은 그런 이수혁을 보며 입을 열었다.
“지금의 이수혁은 최전성기의 이수혁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최한은 최정수의 마지막 기억 속 이수혁의 전투 모습을 보았다.
지금의 이수혁도 여기 있는 능력자들 중에서는 최고로 칠만 했으나, 미래에 비하면 많이 모자랐다.
최소 몇 년이 지나야 완성할 이수혁의 전투력.
최한은 그 기간이 궁금했다.
그때였다.
케일이 무심히 답했다.
“곧 할걸?”
“네?”
곧이라니?
최소 1, 2년은 걸릴 것인데?
최한이 놀라서 케일을 바라봤다.
케일은 최한이 그러거나 말거나 제 예상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아마 이번 전투가 끝날 때쯤, 거의 다 도달할걸?”
“…그게 가능합니까?”
피식.
케일은 바람 빠지는 웃음을 흘리며 답했다.
“저 인간, 천재야.”
그는 제 말에 말문이 막힌 최한을 모른 채 다른 생각을 했다.
‘전투력이 문제가 아냐.’
최한이 최정수에게 검을 가르치듯.
케일은 최한처럼 직접적으로 가르쳐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수혁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었다.
강함이 아닌 경험에서 나오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이번 전투에서 모두 펼쳐져 이수혁의 기억 속에 남을 터.
케일은 천천히 3일도 남지 않은 전투의 계획을 되새겼다.
그는 하나둘 강당 안에서 빠져나오는 사람들을 보며 점점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나갔다.
전기 장어.
그 우스꽝스러운 이름과 달리 이 등급 외 괴물은 상당히 상대하기 어려웠다.
‘지능이 뛰어났으니까.’
야성에 뒤덮여 일단 덤비고 보는, 부수고 보는 그런 괴물이 아니었다.
물론 그런 타입의 등급 외 괴물도 있었지만, 이 전기 장어는 상당히 영리했다.
“록수 형. 광안리로 바로 갑니까?”
최한의 물음에 케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바로 가야지. 미리 다 확인하고 준비를 해둬야지.”
남은 시간은 이제 3일도 되지 않았다.
이 짧은 시간을 빈틈없이 잘 써야 했다.
케일은 광안리로 가, 괴물을 맞이할 준비를 할 작정이었다.
‘모든 수를 다 준비한다.’
케일은 승리를 위해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때였다.
“허억!”
그는 누군가가 놀라며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강일래?’
연단에 올라서던 케일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던 자였다.
‘음?’
그런데 그자가 지금 케일에게 다가오려다 놀라서 황급히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헉!”
“저, 저게 뭐야!”
그리고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케일은 그때 제 어깨를 두드리는 손길을 느꼈다.
“록수 형.”
최한의 작은 부름에 케일은 고개를 돌렸다.
최한의 시선이 향한 방향을 절로 바라봤다.
“음?”
저 멀리.
사람들이 놀란 이유가 보였다.
특히, 부산까지 오는 길에 케일 일행을 마주하지 못했던 능력자들이 유독 놀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강일래가 손가락질을 하며 외쳤다.
“호, 호랑이 괴물!”
저 멀리 거대한 몸집의 암흑 호랑이가 빠른 속도로 건물을 넘나들며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왜 아무런 경고가 울리지 않은 것이지?”
“무슨! 이래도 되는-”
빠르게 말을 쏟아내던 창원 성산구 리더 김강훈은 주변 상황을 깨닫고는 말끝을 흐렸다.
‘다들 조용하다!’
건물을 넘나들며 다가오는 호랑이 괴물 근처 사람들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평상시와 비슷했다.
오히려 몇몇 서면 쉘터 사람들은 긍정적인 감정을 담은 채 호랑이 괴물을 바라봤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를 김강훈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알아챘다.
그렇기에 다들 공격 준비 태세를 갖추면서도 섣불리 공격을 감행하지 못했다.
“아. 오랜만에 보네요.”
김강훈은 아까 연설 때 자신의 옆자리에 앉았던 여자의 말에 그녀를 바라봤다.
“아는 괴물입니까?”
주변 능력자들도 그 질문에 집중했다.
시선을 받은 여인은 어깨를 으쓱이며 한쪽을 향해 턱짓했다.
그곳엔 케일이 있었다.
“저 사람 형이에요.”
“…네?”
그 순간, 암흑 호랑이는 케일이 있는 강당 앞길에 내려섰다.
쿵!
거대한 몸집만큼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내려선 호랑이는 검은 갈기를 우아하게 흩날리며 케일에게 다가갔다.
“형님.”
그리고 케일은 암흑 호랑이를 반갑게 불렀다.
“진짜 형이라고?”
“괴물이 왜 형이야?”
“허어.”
곳곳에서 탄식과 감탄이 흘러나왔다.
그때 그들 뒤로 허숙자가 다가오며 한마디를 내뱉었다.
“우리 아군이죠.”
다시 한번 사람들의 표정이 바뀐 순간이었다.
암흑 호랑이의 목소리가 모두의 귓가에 들려왔다.
“동생. 대화를 좀 나눌 수 있을까?”
“좋습니다. 형님.”
처음 보는 상황에 당황한 사람들이 있거나 말거나 케일은 알베르와 함께 조용한 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서면 쉘터 성벽 밖이었다.
***
성 밖으로 나온 케일은 주변에 최한과 알베르를 제외한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벌써 제가 부탁한 것을 다 한 겁니까?”
케일은 알베르에게 용과 관련된 문제로 쉐리트와 용 혼혈을 만날 것을 부탁했었다.
“아니. 로드 쉐리트 님을 만나러 가기 전에 잠시 잠들었다.”
잠시 잠들었다.
그 말은 급하게 전할 말이 있어 틈을 쪼개어 잤다는 소리였다.
알베르는 잠들면 이곳으로 오니까.
“무슨 급한 일이 있는 겁니까?”
케일의 표정이 굳어졌다.
“…하얀 별이 공격을 감행했습니까?”
뒤따라 묻는 최한의 얼굴은 더 굳어졌다.
알베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갈기가 우아하게 흩날렸다.
“아니. 둘 다 아니다.”
“그럼 무슨-?”
최한이 의문을 표했고, 케일이 곧바로 물었다.
“도서관 지하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알베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엄청난 정보를 얻은 것 같다.”
음?
케일은 살짝 멈칫했다.
엄청난 정보를 얻었다도 아니고 얻은 것 같다?
평소의 알베르 어투에 맞지 않는 표현이었다.
“일단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도록 하지.”
알베르는 라온과 함께 로운 왕성 도서관 지하 석실에서 있었던 일을 가감 없이 모두 말했다.
부러지지 않는 창.
그 하얀 창을 얻은 과정이 모두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고 점점 최한의 얼굴에 경악이 서렸다.
그리고 케일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말을 아꼈다.
“…이거 정말 엄청난 정보인 것 같습니다.”
알베르의 말이 모두 끝나자 최한이 내뱉은 말이었다.
암흑 호랑이는 침묵으로 긍정을 표하며 케일을 바라봤다. 그 순간, 케일의 입이 열렸다.
“제3의 지구요?”
“그래.”
알베르가 답하자 최한이 옆에서 말을 쏟아냈다.
“이건 제1, 2의 지구가 있다는 소리 아니겠습니까? 평행 우주나 평행 세계 같은-!”
“나도 그런 생각을 하는 바다. 분명 이 정보를 바탕으로 무언가를 더 알아낸다면 이 세상과 이 시험에 대한 비밀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 우리가 하는 일에 득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최한이 목소리를 높였다.
“맞습니다! 분명 조금만 더 정보를 모은다면 필히 득이 되는 정보를 얻을 겁니다.”
알베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이곳으로 오기 전 그 창과 대화를 나눴어.”
알베르는 잠들기 전, 틈을 내어 부러지지 않는 창과 대화를 나눴다.
케일이 툭 내뱉었다.
“AI인가?”
“응?”
“아, 아닙니다.”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알베르에게 얼른 말하라 손짓했다.
‘또 다른 지구라. 도대체 몇 개까지 있지?’
그리고 케일과 알베르가 있는 곳도 지구인가?
아니면 또 다른 행성인가?
케일은 점점 커지는 스케일에 머리가 아파왔다.
‘필요한 정보만 얻는다.’
그는 제3의 지구니, 뭐니 관심을 두기보다는 알베르가 얻은 정보 중 지금 이곳과 자신이 돌아갈 곳에 필요한 정보만 기억해 두려고 하였다.
“그 창은 자신을 ‘태랑’이라고 소개하더군.”
알베르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듯 말을 멈췄다가 이었다.
“그곳은 어느 날 던전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헌터가 등장했다고 해.”
응?
뭐?
케일은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헌터요?”
“그래.”
“그리고 던전요?”
“그래. 몬스터 웨이브? 그런 것도 있다고 하더군.”
…허.
케일은 탄식만 나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알베르는 얼른 자신이 얻은 정보를 말해주고 싶었다.
“아무래도 이곳의 능력자를 그곳에서는 헌터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조금 이곳과 달라 보였네.”
“어떤 점이 말입니까?”
최한이 덩달아 열기를 띠며 알베르에게 말했다.
최한도 새로운 정보에 눈을 반짝였다.
“태랑의 말로는, 그곳은 레벨이라는 체계가 존재하여 던전을 돌면 스탯을 얻고 한다네. 그 레벨 업으로 얻은 스탯을 분배하면 강해질 수 있다더군. 아! 그것도 타고난 재능을 이기진 못한다고 해.”
“…확실히 여기와는 다르군요. 이곳은 레벨이라는 시스템은 없잖습니까. 능력의 응용과 발전이 있지만, 그것은 숫자로 표시되는 것이 아니니.”
최한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여댔다.
“그래. 그리고 거기서 말하는 타고난 재능은 FFF급부터 SSS급. 나아가 EX급까지 있다고 하더군. FFF급 헌터는 레벨 업을 하여도 SSS급 헌터를 따라잡기 힘들다고 해.”
이어진 알베르의 말에 케일은 말없이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래서 태랑의 말에 따르면.”
알베르는 워낙 독특한 말이고 강력한 의미를 담은 듯 그 말이 선명히 기억났다.
그렇기에 그 말을 그대로 내뱉었다.
“‘저를 사용하시면 FFF급 헌터도 돈벼락과 더불어 인생 꽃길, 사이다길이 펼쳐질 겁니다.’라고 하더군.”
“…하.”
다년간 장르소설을 읽어온 케일은 또 다시 한번 두 손으로 제 얼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케일은 곧 두 손을 내리고 알베르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알베르가 이어 내뱉은 말 때문이었다.
“그리고 말이야. 내가 태랑에게 창을 만든 재료가 된 괴물에 대해서 물었지.”
제3의 지구를 듣는 순간, 알베르는 자신이 무엇을 물어야 할지 단번에 깨달았다.
케일의 시선이 점차 알베르의 눈동자로 향했다.
“그 사상 최악의 괴물은 8개의 날개를 지닌 용의 가죽에, 사자의 머리, 독수리의 손발톱을 지닌 이족 보행형이라더군.”
그 순간 케일과 알베르의 시선이 부딪쳤다.
케일의 입이 열렸다.
“마신전에 있던 조각상이군요.”
“…역시.”
알베르의 눈동자에 이채가 감돌았다.
그 빛을 보며 케일은 툭 내뱉었다.
“가장 강한 괴물.”
8개의 조각상 중. 6개는 겪어보았다.
하지만 그 6개보다 더 강할 것 같은 괴물이 둘 더 있었다.
그 둘 중에 가장 첫 번째에 있던 놈.
그놈의 외양이 알베르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6마리보다 더 강한 괴물이 둘이나 더 있다는 생각에, 데이터조차 없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파왔던 케일은 한 줄기 희망이 눈에 들어왔다.
케일과 같은 생각을 한 알베르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가진 창이 그 괴물의 뼈를 유일하게 부술 수 있는 무기라는데?”
“그럼 부수면 되겠군요.”
케일과 알베르. 인간과 호랑이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
“총사령관님.”
첫 번째 총 작전 회의.
회의실에는 전국의 능력자들이 자체적으로 뽑은 각 지역 대표자들이 앉아있었다.
경남 대표 김강훈이 케일을 보며 물었다.
“전기 장어. 그 괴물이 어디를 통해 서면 쉘터로 침입해오는 겁니까?”
영리했던 첫 번째 등급 외 괴물.
등급 외 괴물이 나타나는 줄 꿈에도 몰랐던 사람들의 앞에 나타난 괴물.
그 괴물은 조용히 해수면 아래서 나타나, 은밀한 방법으로 모든 것을 파괴해나갔다.
케일은 짧게 답했다.
“지하철.”
지하로 연결된 서면 쉘터.
과거 이곳이 격전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