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597
596화.
이성원은 자신의 능력 ‘녹음’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11월 6일 낮 12시.”
어제 쉘터를 빠져나온 후,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이성원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들이 기록되어갔다.
“현재 대기 장소는 광안리 해수욕장 정면에 위치한 달빛 호텔 3층.”
광안리 해수욕장을 바라보는 도로가를 따라 쭉 지어진 호텔들.
그중 이성원은 달빛 호텔에 자리 잡고 있었다.
본래라면 10층은 가뿐히 넘어서는 호텔이었어야 했으나, 현재는 4층까지만 겨우 형태를 유지한 상태였다.
쏴아아아-
바닷바람이 밀려왔다.
“광안리 해수욕장 부근의 바닷가는 짙은 안개로 뒤덮여 그 시야가 온전치 못하다.”
하지만 그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지 보이지 않았다.
“광안대교는커녕, 호텔에서는 모래사장의 형태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쿵. 쿵. 쿵.
이성원은 긴장감에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자정을 넘긴 시간부터, 갑작스럽게 저 바다 수평선 너머에서부터 안개가 밀려왔다.
그 안개는 광안리 일대를 뒤덮은 것은 물론, 통신에 따르면 부산 전역에 퍼졌다고 한다.
마치 적국 왕의 등장을 알리는 것만 같았다.
그렇기에 불투명한 시야 속에서 이성원은 긴장감이 점점 올라갔다.
그는 입안이 메마르는 것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현재 우리는 첫 번째 등급 외 괴물, 통칭 전기 장어를 기다리고 있다.”
무서웠다.
자신의 능력은 미약해 1등급 괴물은커녕 3등급 괴물과 싸워서도 이길 수 없다.
그런 자신이 등급 외 괴물을 가장 최전방에서 기다린다.
‘…괜찮아.’
하지만 이성원은 스스로를 다독였다.
창문이 다 부서진 호텔 3층. 그 창틀이 있던 기둥에 한 사람이 팔짱을 낀 채 기대있었다.
“녹음 끝났나?”
“어, 끝났어. 형.”
김록수가 이곳에 함께 있었다.
이성원의 손가락이 움직였다.
띡.
작은 소리와 함께 이성원의 1차 녹음이 끝났다.
“심장 떨리는구만.”
이성원의 시선이 움직였다.
어디서 주워왔는지 알 수 없는 낡은 소파에 창원 성산구 쉘터의 리더이자, 경남 대표를 맡은 김강훈이 자리해 있었다.
케일, 이성원, 김강훈.
오로지 세 사람만 이곳에 대기 중이었다.
이 광안리 일대 전체에.
‘…정말 이렇게 세 사람만 있을 줄이야.’
김강훈은 시간이 다가올수록 점점 더 불안함이 밀려왔다.
저 김록수라는 사령관 말대로 11월 6일이 되자마자 안개가 부산을 서서히 덮쳤다.
예지가 현실이 되는 과정이 피부로 느껴졌다.
“긴장할 것 없습니다.”
그는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김록수가 어느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불안할 것도 없습니다.”
그 담담한 어조에도 김강훈은 불안했다.
왜냐고?
“여기선 괴물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그저 지켜볼 뿐.”
그러니까!
그래서 더 무섭다고!
‘그래서 세 사람밖에 없는 거잖아!’
김강훈은 괜히 나섰나 싶었다.
생각할수록 이 구성이 못 미더웠기 때문이었다.
‘…이성원은 공격형이 아니다. 방어형도 아냐. 전투 능력 무다.’
그리고.
‘김록수가 강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본 적 없다.’
그러니 믿을 수 있는 것은 스스로뿐이었다.
김강훈은 긴장감에 제 입술을 깨물었다.
“어, 어-!”
그때, 이성원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과 동시에.
“왔군요.”
김록수의 차분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촤악!
케일은 어제 설치한 블라인드 줄을 잡아당겼다.
창이 있던 자리는 위에서부터 3분의 2가량 가려졌다.
“불 꺼.”
케일의 단호한 목소리에 어버버거리던 이성원은 황급히 방구석의 촛불을 꺼버렸다.
“후-”
순식간에 방은 어둠에 잠겼다.
하지만 그런 어둠 따위는 이성원과 김강훈의 눈동자에 담기지 않았다.
촤아아아-
바람 소리와 다르다.
저건 분명 물길이 갈라지는 소리다.
괴물이 다가오는 소리다.
그리고 보인다.
김강훈은 쪼그리고 앉은 케일 옆까지 움직이고는 3분의 1만큼 드러난 밖을 내다봤다.
“…이, 이럴 수가.”
보인다.
안개 사이로, 분명 바다가 있을 자리지만 그저 흰 안개만 보이는 저 멀리.
“…괴, 괴물-!”
거대한. 이 광안리에 위치한 건물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거대한 무언가가 천천히 바닷물을 가르며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자세한 형체는 안 보였지만, 머리가 두 개인 것은 확실히 보였다.
“사령관, 저게-”
“입.”
케일의 말에 김강훈은 저도 모르게 제 입을 움켜잡았다.
케일은 그런 김강훈에게 시선을 두지 않은 채 검지를 입에 대었다.
“쉿.”
김강훈처럼 입을 열던 이성원도 황급히 입을 꾹 다물었다.
고요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대신 밖에서 괴물이 다가오는 소리만이 들렸다.
점점 더.
조금씩 더 빠르게.
괴물이 다가오고 있었다.
김강훈은 말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사령관님. 저렇게 거대한 괴물이 어떻게 지하철 통로로 들어갑니까?”
안개에 가려진 저 거대한 괴물은 반으로 나눠도 결코 지하철 통로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아무리 반으로 나누면 크기가 줄어든다고 해도! 그 한계가 있을 법한데!’
김강훈은 저도 모르게 말이 흘러나왔다.
“저 몸통은 반으로 나누고 줄어들어도- 읍!”
그의 입이 케일의 손에 의해 막혔다.
“들릴 겁니다.”
순간 김강훈은 케일이 ‘전기 장어’에 대해 설명했던 부분이 떠올랐다.
‘이 괴물은 머리가 두 개인만큼, 각 머리마다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몸이 분리될 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즉, 전기 장어가 두 마리로 분리될 때 그 능력도 머리를 따라 나뉘어진다는 소리였다.
‘그렇기 때문에 공략이 가능하죠.’
김강훈은 케일의 손이 떨어졌지만 한 손으로 제 입을 막았다.
‘황색 머리를 지닌 쪽은 소리와 전기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그 순간, 케일의 낮은 속삭임이 들려왔다.
“시작하세요.”
그리고 케일도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김강훈은 곧바로 특정 수인을 맺었다.
우우우-
짐승의 짧은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듯했다.
파앗!
동시에 반투명한 푸른빛이 김강훈과 케일, 이성원의 몸을 감쌌다.
케일은 제 몸을 감싼 빛을 보며 묘한 표정을 띠었다.
그의 눈동자가 김강훈에게로 힐끗 향했다.
‘달의 그림자 김강훈.’
이 경남 대표로 자리한 김강훈을 미래에 부르는 별칭이었다.
그는 특이하게도 은신과 이동에 관련된 능력을 얻은 자였다.
‘…태양빛이 없을 때, 그의 능력을 사용하면 적은 그 모습과 기척을 파악하지 못한다고 했지.’
일정 강도의 움직임과 그에 따른 소리와 기척을. 나아가 이동하는 모습을 적이 파악하지 못하는 능력.
그리고 같은 파란빛을 띠는 이들끼리는 서로를 파악할 수 있었다.
물론 일정 강도 이상의 움직임이나 공격 실패 등 여러 이유로 한번 들키면 같은 적을 대상으로는 사용 불가였다.
또한 태양빛 아래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는 능력이었다.
큰 제약으로 느껴지겠지만, 이 세상은 밤이 더 무서웠고.
‘더불어 지금은 짙은 안개로 태양빛은 쬘 수 없다.’
한낮이건만 태양빛은커녕, 짙은 안개로 인해 음산한 분위기만 풍겼다.
툭.
김강훈이 케일의 팔을 살짝 두드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사령관님. 이제 기척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눈동자로 전해지는 그 의미는 충분히 파악되었다.
그렇기에 케일은 조금은 대범하게 블라인드를 살짝 들어올렸다.
그 순간.
콰아아아아-
물을 가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마침내 희미하게만 보이던 거대한 괴물의 정확한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흡!”
이성원이 비명을 삼키며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이건, 뭐-!’
모래사장을 가로지르며, 황색과 청색을 띤 각기 다른 모습의 머리를 지닌 괴물이 부산 땅에 상륙했다.
‘저게 장어라고?’
이성원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리고 김강훈도 같은 생각을 했다.
‘저건 뱀, 아니, 이무기-’
손에 땀이 났다.
‘아니지, 용이라고 해야 하나?’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존재감을 지닌 괴물이 여유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소리 없이.
그리고 우아하게.
전기 장어는 각기 머리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천천히 안개 속을 바라봤다.
마치 안개 속 모든 것이 다 보인다는 듯.
김강훈은 생각했다.
‘마치 신화 속 괴물 같다!’
비늘은 안개 속이었지만, 청색과 황색이 섞여 영롱하게 빛났다.
아름다웠다.
그래서 무서웠다.
신처럼 받들어지는 그런 괴물 같았다.
그는 뒷골이 서늘해져왔다.
‘김록수의 말이 맞다!’
등급 외 괴물.
이것은 지금껏 우리가 상대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1등급 괴물은 비교도 안 될 정도의 거대한 존재감이었다.
‘이런 괴물을 아무것도 모르고 맞이했다면……!’
김강훈은 저도 모르게 이마에 땀이 맺혔다.
이성원 역시도 어깨가 절로 움츠러들었다.
그때, 거대한 괴물이 움직였다.
쿠우우우-
괴물이 지나간 길을 따라 건물들이 무너져 내렸다.
‘읍!’
‘헉!’
스으으-
그리고 그 거대한 몸체가 달빛 호텔 바로 코앞을 지나쳤다.
김강훈과 이성원의 몸이 바짝 얼었다.
투욱. 툭.
그때 두 사람의 어깨에 따스한 체온이 느껴졌다.
케일이었다.
그는 평소와 같은 얼굴로 고개를 까닥였다.
움직이자.
그 의미를 품고 있었다.
케일은 기척을 숨겼음에도 최대한 조심히 옥상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 다행이다.’
순간 김강훈은 그런 생각을 저도 모르게 했다.
앞서 걸어가는, 저 떨림 없는 등을 보자 안도감이 밀려오며 얼어붙은 몸이 녹아내렸다.
그는 이성원에게 등을 내밀었다.
이성원은 그 등에 업혔고, 이내 세 사람은 호텔 옥상에 다다랐다.
그땐 이미 거대한 괴물이 그 몸체를 일직선으로 늘어뜨린 채 그 두 머리로 한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
케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전기 장어는 정확히 지하로 향하는 광안역 입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스스-”
황색 머리의 입이 열리며 기이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츠츳츠!”
청색 머리의 입에서도 소리가 흘러나왔고, 이내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김강훈과 이성원은 눈을 크게 떴다.
‘줄어든다!’
‘갈라져!’
거대한 괴물은 그 전설과 같은 아름다운 형체의 몸을 점점 줄어뜨렸다.
그리고 그 몸이 반으로 갈라졌다.
“으음.”
김강훈은 침음을 삼켰다.
몸체가 아주 상당히 줄어들었다.
‘저 정도면 1등급 괴물들 중 뱀 형태랑 비슷하겠어!’
그래봤자, 1등급 크기만 하다는 것이 문제겠으나.
적어도 줄어든 크기는 지하철 통로를 지나기에 충분한 크기가 되었다.
“스스슷!”
“츠츳!”
둘이 된 괴물은 서로를 향해 무언가 소리를 보내더니, 이내 각각 7번 출구와 3번 출구로 이동했다.
콰지직!
콰쾅!
그리고 그 좁은 입구를 뚫으며 지하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김강훈은 그 광경을 보며 멍하니 생각했다.
‘하긴 지하철 입구는 지하철 통로에 비하면 좁지.’
그때였다.
콰쾅!
굉음과 함께 황색 머리가 지하철 입구를 뚫으며 안으로 몸통의 절반가량을 집어넣었을 때.
“황색 머리에게 이제 소리가 들리지 않겠군요.”
케일의 목소리가 두 사람에게 들려왔다.
김강훈과 이성원은 고개를 돌렸다.
“이동하죠.”
휘이잉-
바람이 세 사람을 감쌌다.
케일은 바닥을 박차며 건물 사이를 넘나들어 광안역으로 이동했다.
김강훈은 이성원을 업은 채 그 뒤를 따랐다.
“빠르군.”
김강훈은 황색 머리와 청색 머리가 아까 전 우아한 몸짓과 달리 아주 빠르게 지하로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입구를 부술 때는 소리가 컸으나, 그 외에는 최대한 은밀한 움직임이었다.
서면 쉘터에선 꿈에도 눈치채지 못할 모습이었다.
“따라 내려갑니까?”
광안역 인근 건물에서 세 사람은 멈췄고 김강훈의 물음에 케일은 잠시 시간을 재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조심히.”
“네.”
세 사람은 기척을 숨겼음에도 최대한 조심조심 지하로 내려갔다.
‘엉망이야.’
이성원은 엉망이 된 지하철역 풍경을 눈에 담았다.
사실 세 사람을 감싼 파란빛이 아니면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는 것이 없었지만, 희끄무레하게 괴물의 움직임에 기존보다 더 파괴된 모습이 보였다.
까딱.
케일이 따라오라 손짓했다.
김강훈은 이를 따라 더 지하로 향했다.
“정지.”
그리고 케일은 걸음을 멈췄다.
이미 두 마리의 장어는 사라지고 없었다.
각자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을 터.
케일은 쪼그려 앉았다.
한 손을 뻗었고, 그 손에 물기가 만져졌다.
케일은 그 물방울들이 지나간 길을 바라봤다.
그는 다른 손을 들어올렸다.
“1조, 2조 들리나?”
그의 손에는 무전기가 들려 있었다.
-네, 들립니다.
-들립니다, 사령관님!
이를 지켜보던 김강훈은 다른 동료들의 목소리에 침을 삼켰다.
‘시작이다!’
실물로 보니 그 압박감이 엄청난, 저 괴물을 사냥할 그 작전이 시작된다.
케일의 담담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기 장어 두 마리가 이동을 시작했다.”
광안역에서 지하철 통로를 통해 서면으로 가는 방법은 총 2가지.
하나는 2호선을 통해 서면으로 환승 없이 이동하는 것.
다른 하나는 광안-수영-연산-서면을 지나는 길.
“첫 번째 황색 머리가 수영역 쪽으로 움직였다.”
광안-수영-연산-서면.
그 루트로 가는 것은 전기와 소리의 힘을 지닌 황색 머리였다.
“사령관으로서 명한다.”
케일은 첫 번째 명령을 내렸다.
“황색 머리가 수영역을 지나는 순간, 수영역을 폭파시킨다.”
-네, 사령관님!
“동시에.”
그의 명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연산역도 폭파시킨다.”
-네.
삐이-
그때 케일의 안주머니 속 또 다른 무전기가 울렸다.
케일은 그 무전기를 꺼내들었고, 귀에 익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사령관님.
또 다른 은신자 최한이었다.
-수영역 통과 중으로 파악됩니다.
광안역 다음이 수영역이었다.
황색 머리는 아주 빠른 속도로 통로를 주파 중이었다.
그래야 빨리 서면 쉘터를, 사람들을 죽일 수 있으니까.
케일은 입을 열었다.
동시에 다시 한번 더 바람의 소리를 일으켰다.
휘이이-
이성원과 김강훈까지. 세 사람이 바람에 감싸였다.
수영역과 연산역을 잇는 3호선.
첫 번째 머리를 오도 가도 못하게 가두고 있을 동안.
‘우리는 두 번째 머리를 먼저 죽인다.’
케일이 땅을 박찼다.
그의 몸이 빠르게 물방울이, 물 흔적이 존재하는 길을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 청색 머리의 뒤를 쫓았다.
-수영역 돌파.
최한의 목소리가 들렸고, 케일은 무전기를 들어올렸다.
“5. 4. 3. 2.”
김강훈은 그 뒤를 따르며 침을 삼켰다.
“1.”
케일은 차분히 명했다.
“폭파.”
-폭파!
-폭파!
연달아 1조, 2조 책임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쿠우우웅-!
저 멀리, 케일이 향하는 방향과 다른 방향에서 거대한 진동이 밀려왔다.
물기가 없는, 황색 머리가 향한 곳에서부터 밀려오는 폭발의 진동이었다.
“여긴가.”
케일은 지하철 통로 앞에서 멈췄다.
광안에서 서면으로, 환승 없이 갈 수 있는 2호선.
씨익.
케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는 김강훈을 바라봤다.
“기척은 유지하죠.”
“네, 알겠습니다.”
이제는 저 청색 머리가 우리를 알아채도 상관없지만 조금 더 확실한 상황을 위해서 케일은 기꺼이 기척을 숨겼다.
청색 머리가 지나간 통로에 다시금 푸른빛이 서렸다.
케일은 웃으며 말했다.
“자, 꼬리를 밟아볼까?”
이젠 도망가거나 쫓기는 쪽이 아니라, 쫓아가는 쪽이었다.
김강훈과 이성원의 눈동자가 커졌다.
휘이잉-
여전히 바람에 감싸인 케일.
파직. 파지직.
그런 그의 주변에 적금빛 벼락이 번쩍이며 조금씩 일렁이기 시작했다.
청색 머리.
두 번째 머리의 속성은 물과 강인한 치악력의 독니였다.
케일의 손안에서 붉은 전류가 어둠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