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606
605화.
최정수는 싸우겠다고 말하는 케일의 모습에 왈칵 얼굴을 찌푸렸다.
“이런 몸 상태로 뭘 하겠다고-!”
“그러면 방법이 있나?”
순간 최정수는 말문이 막혔다.
현재 상태에서 저 진화한 황색 괴물을 잡을 방법이 있나?
없다.
진화한 괴물놈은 청색 머리의 힘까지 사용하고 있었다.
전보다 거대해진 몸, 강력한 신체의 힘.
본래 황색 머리가 가진 전기, 흙, 소리.
그리고 청색 머리의 물, 뿔, 독니.
마지막으로 이수혁의 검을 제외하고는 베어낼 수 없는 저 비늘.
저것들을 모두 이겨내고 저 괴물의 숨을 끊을 수 있을까?
‘…아주 오랫동안.’
길고 긴 시간 동안 싸우면 가능할 것이다.
결국 저놈은 하나고. 이쪽은 다수니.
하지만 최정수는 이어진 케일의 물음에 고개를 푹 숙였다.
“저러다가는 분명 죽는 이들이 많이 생길 거다.”
고개를 숙인 최정수의 눈동자에 전장의 모습이 담겼다.
또다시 달려 나가는 최한.
“무리하는 거 아냐?”
그리고 그 뒤를 따라가는 김민아.
“멈출 수 없어.”
그녀는 최한의 대답에 미간을 찌푸렸다.
“제길!”
거친 말을 내뱉으며 그녀는 최한을 지나쳐 앞서나갔다.
그리고 손에 들린 거대한 창을 힘껏 휘둘렀다.
“츠스스츳!”
괴물의 눈동자가 김민아를 향했다. 그리고 휘었다.
마치 우습다는 듯.
“웃지 마, 장어 새끼 주제에!”
콰직.
김민아의 손에 담긴 악력에 순간 창에 금이 생겼다. 그만큼 그녀는 지금 저 괴물에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한 시간.
그 시간 동안 싸우면서 저 황색 괴물에게 제대로 된 타격을 먹이지 못했다.
창이 비늘을 꿰뚫을 기세로 찔러 들어갔다.
콰아아앙!
하지만 그 창은 황색 괴물을 감싼 단단한 흙, 아니.
“바위야.”
바위처럼 단단한 흙 보호막에 부딪혀 무위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어진 황색 괴물의 힘.
파지직, 파직!
금빛 전류가 창이 되어 김민아를 공격해왔다.
“비켜.”
최한이 그녀를 지나치며 앞으로 나섰다.
김민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또다.
또 최한이 전방에 나섰다.
콰아아앙!
전류와 검은 오러가 부딪쳤다.
서로를 집어삼킬 듯 격렬하게 부딪친 힘은 이내 폭발과 함께 소멸했다.
그 폭발 연기 틈새로 최한이 뛰어들었다.
“한이는 체력도 좋아.”
김민아는 한마디를 남기고 최한 뒤를 따라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이수혁을 보았다.
황색 머리의 뿔과 최한의 검이 부딪쳤다.
동시에 황색 머리는 그 거대한 몸을 기민하게 움직였다.
“…똑똑한 장어군.”
뒤따라올 이수혁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그 견제는 이수혁에게 위험했다.
촤르르륵-
물이 화살처럼 변했다.
그리고 그 물에 전류가 감겨 이수혁에게로 향했다.
쿵!
이수혁의 몸이 그 화살을 피함과 동시에 바닥을 굴렀다.
“이런!”
그런 그에게로 황색 머리의 꼬리가 흙으로 된 뾰족한 가시를 심은 채 날아왔다.
“괜찮으십니까?”
그리고 그런 꼬리를 쳐낸 것은 최한이었다.
이수혁은 실없는 웃음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거 너무 보호해주는 거 아냐?”
지금껏 제대로 된 공격이 이루어지지 못한 두 가지 이유.
하나는 광범위한 공격이 가능한 케일의 부재였고.
또 다른 하나는 마음껏 싸우지 못하는 최한에 있었다.
“…아무도 죽으면 안 됩니다.”
최한은 황색 머리에게 다른 이들이 죽지 않도록 신경 쓰며 싸우느라,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있었다.
케일이 반드시 다 살려야 한다고 했으니까.
‘이미 최전방 공격조는 후방으로 물러섰다.’
전기와 물, 독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공격 요소로 인해, 최전방 공격조는 일정 범위 밖에서 대기 중이었다.
아니, 싸우는 중이었다.
“크아아아!”
“끼이이!”
등급 외 괴물이 있음에도 과도한 흥분 상태로 공격해오는 괴물들이 이따금 있었다.
“베어내! 경계선을 넘어선 안 된다!”
“죽기 싫으면 뭉쳐서 싸워!”
최전방 공격조는 이들을 방비 중이었다.
최한의 시선이 잠깐 성벽으로 향했다.
‘더불어 원거리 공격도 쉽지 않아.’
아무리 원거리 공격을 쏟아도 바위처럼 단단한 흙 갑옷과 비늘에는 상처를 낼 수 없었다.
고작해야 최한과 김민아가 시선을 끌 동안 이수혁이 상처를 남기는 것이 다였다.
처음 비늘에 상처를 남겼을 때만 하여도 청색 머리처럼 공격이 가능한 상황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비늘이 이전보다 훨씬 두꺼워졌지.’
이수혁의 검은 비늘에 상처를 내었지만 그것이 비늘을 베어내고 살을 드러낼 정도는 되지 못했다.
능력 부족?
그런 게 아니었다.
이곳은 좁은 지하철 통로가 아니었고 황색 머리는 거대한 몸집과 달리 기민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최대한 흘렸다.
그 때문에 얕은 상처가 고작이었다.
“한아. 안 되겠다.”
결국 이수혁이 제대로 저 비늘을 베어내어야 했다.
아니면 뿔이나 입 안을 공격해야 했다.
그것들이 약점이니까.
하지만 황색 괴물은 뿔과 입 안은 철저하게 이수혁으로부터 보호했다.
상당히 지능적인 괴물이었다.
그 사실을 이수혁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말했다.
“내가 저 괴물의 몸을 타고 올라가야겠어.”
이수혁은 담담하게 말했다.
“저 괴물을 내가 붙드는 것은 불가능하니, 올라타서라도 공격을 해야지.”
괴물이 움직임을 멈춘다면, 아무리 강화된 비늘이라도 이수혁의 검이 살이 드러날 정도까지는 베어낼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상당히 크게 다치실 확률이 높습니다.”
“시간이 없다, 한아.”
지금껏 이수혁은 몇 번이나 혼신의 힘을 다해 황색 머리를 공격했다.
이대로 가다간 베어내는 능력을 사용할 여력이 부족해질지도 몰랐다.
“내가 일단 상처만 내면, 진태나 민아, 한이 네가 충분히 그 상처를 벌릴 거다.”
그러면 자연스레 원거리 공격조에서 그 범위가 커진 상처를 명중시킬 확률이 높았다.
“그게 맞아.”
이수혁의 계획은 철저히 김록수를 배제한 채 이루어졌다.
최한의 입이 열렸다.
“제가 올라타서 제압하겠습니다. 그때 틈을 노리세요.”
“그것보다는 네가 황색 괴물의 이목을 끌고 내가 올라타는 게 더 확률이 높아.”
그 말이 맞았다.
그렇기에 최한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케일의 눈빛이 떠올랐다.
그 순간.
“한아. 난 안 죽는다.”
이수혁의 웃는 얼굴에 최한은 입을 열었다.
“부탁드립니다.”
“그래.”
작전이 세워졌다.
남은 것은 실행뿐이었다.
두 사람은 고고한 자태로 그들을 내려다보는 황색 머리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늘에서 지켜보던 최정수는 입을 열었다.
“그래. 아무도 죽으면 안 돼.”
그는 고개를 들어 케일의 등을 바라봤다.
꼿꼿이 서 있지만 평소와 달리 왜소해 보이는 등이었다.
두꺼운 제복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목과 머리칼이 이미 흠뻑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
“…넌?”
그래서 최정수는 물었다.
“그러면 너는 안 죽어?”
최정수는 약한 스스로가 참으로 미웠다.
객관적으로 그는 약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전방에서 싸우기에는 경험이 부족했고 최한이나 이수혁, 김민아에 비해 약했다.
“어, 안 죽, 커헉!”
최정수는 케일 어깨 너머 그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붉은 피를 보았다.
“이러면서 뭘 안 죽는다고!”
최정수가 얼른 케일을 붙잡으며 뭐라 뭐라 말을 쏟아내었지만, 아쉽게도 케일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갑자기!’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더 큰 통증이 그를 덮쳤다.
이전의 통증도 힘겨웠건만 그것을 넘어서는 통증에 케일의 온몸이 덜덜 떨렸다.
-…케일!
그때였다.
“…어?”
목소리가 들린다.
-야, 이거 연결된 거 맞아?
-맞는 것 같은데.
-그럼 왜 대답이 없어?
익숙한 목소리다.
-역시 짱돌 말은 믿는 게 아니야!
-…내 예상이 틀릴 리 없는데.
왜?
“왜 너네 목소리가 들려?”
-어? 들리는 거냐?
파괴하는 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리네.
허스키한 목소리의 바람의 소리가 말해왔다.
-역시 내 예상이 맞군. 크흠. 크흠.
짱돌이 다행이라는 안도 섞인 기색으로 말을 건네왔다.
이곳에 온 후,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고대의 힘들 목소리였다.
어떻게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지?
짱돌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네가 있는 몸과 네 영혼이 흔들리면서 너와 연결될 틈새가 생겼다.
“하!”
그에게 위기와 같았던 이 통증.
분명 저쪽에서 진행되고 있을 하얀 별의 공격.
“하, 하하-”
그것이 꼭 나쁜 결과를 초래하지만은 않았다.
케일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
“야, 인마는 왜 갑자기 왜 헛소리를 하면서 웃고 난리고! 야, 김록수! 사령관님!”
최정수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케일은 가뿐히 무시했다.
통증 속에서도 머릿속이 맑아져 왔다.
길이 하나 나타났으니까.
“이제 원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건가?”
그간 절반의 고대의 힘만을 사용해왔다.
-아니. 원래의 힘을 모두 사용 가능하진 않아.
바람의 소리가 차분히 답했다.
-그래도 하나는 연결 가능하지!
파괴하는 불이 이어 덧붙였다.
그때, 짱돌이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현재 이쪽에 있는 네 몸은 공격을 받고 있다. 네 동료들이 너를 구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쉽지는 않은 상태야.
그럴 거다.
하얀 별의 힘은 만만치 않은데다가 현재 케일도 최한도 없으니까.
-어쨌든 하나만 연결 가능한 상태니, 심장의 활력을 보내도록 하마.
“아니.”
케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아.”
-뭐? 지금 너 피를 얼마나 흘리는지 알면서 그러냐?
파괴하는 불이 놀라며 외친 말에 케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심장의 활력.
그 힘은 지금 당장 필요치 않았다.
‘현재 내 통증은 재생하는, 회복하는 능력이 온다고 극복되지 않는다.’
계속 쏟아낸 피로 인해 창백해진 안색이 나아질지는 모르겠으나, 본질적으로 이 통증을 이겨내려면 저쪽의 동료들이 힘써줘야 했다.
그리고 하나 더.
‘지금 이 상황을 극복하는 것.’
케일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이수혁과 최한 둘이서 앞으로 나섰고, 김민아와 배푸름이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뭘 할지 눈에 빤했다.
지금까지 상황을 지켜보면 충분히 파악 가능했다.
“…부상을 감수하고 싸울 생각이겠지.”
이수혁 혹은 최한이 다칠 마음을 먹었을 터.
그래야 저 황색 괴물을 붙잡을 수 있고 그 틈에 상처를 내거나 비늘이 없는 부위를 공격할 수 있을 테니까.
“방패.”
케일의 입이 열렸다.
“방패가 필요해.”
-…너-
짱돌이 말문이 막힌 듯 겨우겨우 말을 이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도 남들을 보호할 생각밖에 없는 거냐?
케일은 짱돌과의 대화에 집중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그런 그를 최정수와 강철 매가 어떻게까지 사람이 저럴 수 있냐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강철 매는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었다.
“…우리 동생… 너무 착해…….”
“빌어먹을.”
하지만 그 둘의 목소리는 하나도 케일에게 닿지 못했다.
그는 짱돌에게, 고대의 힘들에게 집중했다.
지금 당장.
부서지지 않는 방패가 필요했다.
-그럼 내가 갈까?
먹보 신녀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왔다.
썩 내키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케일은 그녀가 필요했다.
다시 뜬 그의 눈동자에 활력이 감돌았다.
“누님.”
“어, 어? 동생? 우리 동생 왜?”
“성벽으로 갑시다.”
“그래, 그래! 우리 동생 말이면 내가 다 들어주지!”
강철 매가 빠르게 성벽으로 향했다.
최정수가 그 일련의 모습에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무슨 생각이지?”
김록수가 쉬려고 가는 것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케일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이길 방법 찾으러.”
“뭐?”
최정수는 되물었지만 어느새 성벽에 도달한 강철 매는 머리를 살짝 숙였다.
그 덕에 올라탄 케일의 모습이 모두에게 드러났다.
“…이런… 사령관-”
허숙자를 비롯한 이들이 왜 지금껏 케일이 허공에서 그저 전쟁의 개시만 알리고 지켜보고만 있었는지 깨달은 순간이었다.
“사령관님. 어디 아프십니-”
“긴말할 시간 없습니다.”
케일의 시선이 성벽 구석구석을 살폈고, 한 귀퉁이. 김씨 할머니, 장만수 아저씨와 함께 있는 이가 보였다.
혹시 몰라 장만수와 함께 이곳으로 와달라고 요청했던 이였지만, 지금껏 달리 힘을 쓸 일이 없던 이.
“제하정 씨.”
“네?”
초기 쉘터 전투 때.
박진태, 주호식과 함께 초기 중심 쉘터의 리더를 맡고 있던 배철호.
배푸름의 큰삼촌인 배철호가 있던 쉘터 출신의 제하정.
그는 케일이 지원을 가기 전까지 괴물의 공격으로부터 쉘터를 지켰다.
나무를 이용해서.
“타세요.”
“네?”
제하정이 케일의 말에 의아해할 때.
“누님.”
“알았어!”
강철 매가 제하정의 뒷덜미 옷자락을 물고서 하늘로 솟구쳤다.
“갑자기, 이게!”
제하정이 놀라서 바짝 얼어있을 때, 강철 매는 그를 제 등 위에 휙 올려버렸다.
최정수가 황급히 그런 제하정을 받아 앉혔고.
“저 좀 도와주십시오.”
“네?”
케일의 부탁을 들어야 했다.
“제하정씨는 나무를 만들고 키울 수 있죠?”
“네… 그렇죠? 물론 다섯 그루가 최대입니다만.”
“충분합니다.”
제하정은 창백한 안색의 케일이 피칠갑을 한 채로 환하게 웃고 있자 이상하게도 등골이 서늘해져 왔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모르는 이들은 의문을 담아 하늘을 바라봤다.
공격을 하러 가던 이수혁과 최한도 그들 중 하나였다.
“록수가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자 사람은 누구고?”
“저 사람은 제하정 씨로, 나무-”
대답을 하던 최한의 몸이 멈칫했다.
순간 머릿속을 번뜩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악할 만한, 절로 찬탄을 터트리게 만들었던 케일의 능력 중 하나.
나무.
정글의 중심지. 리타나가 다스리는 그곳에 죽은 마나가 뿌려질지도 몰랐던 때.
그때, 케일이 사용했던 힘.
“…설마 나무줄기로!”
최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정글의 밤을 깨부수며 정글 중심의 왕성으로 향하던 수많은 나무뿌리와 줄기들.
그 경악할 만한 힘.
그 힘이라면.
황색 머리를 옭아맬 수 있다!
거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최한의 얼굴은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일그러졌다.
“왜!”
왜 우리보고는 살라고 하면서!
왜!
본인은 자꾸 무리를 한단 말인가!
최한은 황색 머리 대신에 허공의 하늘을 노려보았다. 그건 분노가 아닌 슬픔이었다.
“한아, 왜 그러냐?”
공격을 하지 않고 하늘만 쳐다보는 그 모습에 이수혁이 의아함을 내비칠 때, 강철 매가 아래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아주 작은 씨앗들이 땅으로 떨어졌다.
톡. 톡. 톡.
사람들이 분간하기 힘들 만큼의 작은 씨앗들은 땅에 박혔다.
“…어?”
그리고 그 씨앗에서 빠른 속도로 나무가 자라났다.
어른 키만큼 자란 나무는 곧 성장을 멈췄다.
“제하정 씨, 됐습니다. 이젠 제가 하죠.”
케일은 아래를 내려다봤다.
황색 머리가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무슨 수작을 부릴 것이냐는, 탐색하는 눈빛이었다.
씨익.
케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적당히 해.
짱돌의 염려 가득한 목소리와.
-걱정 마. 내가 잘 해낼게.
먹보의 말이 들린 순간.
케일은 두 손을 펼쳤다.
그리고 시작되었다.
투둑. 투둑.
나무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콰직, 콰지직.
아스팔트에 금이 가며 거미줄처럼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 금의 틈새로.
“가라.”
거대한 뿌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동시에 나무들이 한도 없이 자라나기 시작하며 그 줄기가 굵어졌다.
그 뿌리와 줄기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츠스스츳!”
나무의 끝이 향한 곳엔 황색 머리가 있었다.
이제, 케일과 황색 머리의 힘겨루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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