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631
630화.
“그럼 난 얼른 엄마한테 가볼게! 서둘러야 하거든!”
도도리는 무엇이 급한지 테라스 밖으로 뛰듯이 걸어 나갔다.
-…인간! 분홍 용한테 사기 치나? 뒤통수 때릴 건가? 안 그러면 왜 그리 웃나? 론 할배가 이상한 행동 하면 말해 달랬는데! 고민된다!
케일은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상냥하게 말했다.
“도도리 님, 그렇게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냐, 아냐! 엄마가 농장 문 안 열어줄 수도 있어! 내가 과수원 과일 상자 훔쳐서 가출 자본 마련했거든! 하하하하!”
응?
농장?
과수원?
-인간아! 농장이란다! 과수원 하는 용이라니! 먹을 걸 만드는 용이라니! 대단히 훌륭한 용이다!
케일은 이상하게 옆에서 열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 시선을 돌렸다.
최한이 보였다.
분명 순한 얼굴인데, 그 눈동자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케일은 최정수와 이수혁의 귀농 소망을 떠올렸다.
사뭇 비장한 눈빛으로 도도리를 바라보는 최한. 케일은 괜히 등골이 서늘해져 왔다. 그는 얼른 도도리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도리 님, 잘 다녀오십시오!”
도도리는 테라스 난간을 딛고 올라섰다. 그는 테라스로 배웅 나온 두 사람과 어린 용을 보며 해맑게 손을 흔들었다.
“안녕! 엄마한테 맞아 죽지 않고 살아서 올게!”
파아아앗!
도도리는 살벌한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라온이 다시 안으로 들어서며 조금 전 만남에 대한 짧은 감상을 남겼다.
“인간아! 분홍 용은 맛간 클로페를 반 정도 닮은 것 같다! 그런데 농장이랑 과수원 구경 가고 싶다!”
“저도 반드시, 필히 구경 가고 싶습니다.”
케일은 최한의 결연한 말을 흘려들었다. 그는 지금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왕세자가 꽤 오래전부터 다크엘프와 엘프를 통해 은밀히 용들의 소재지를 알아보지 않았던가. 에르하벤과 쉐리트도 돕고 있었지만, 그간 진척이 거의 없었다.
‘사실상 모든 용을 찾는 건 불가능해.’
특히 하얀 별이 조만간에 퍼슬시를 침략하거나 다른 공격을 벌일지도 모를 상황이 된 지금으로선, 일단 현재 가진 전력을 가다듬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케일은 용보다는 다른 문제에 먼저 집중을 하였다.
‘그런데 넝쿨째로 용이 굴러들어오다니!’
그것도 용이 둘이나!
그는 도도리의 엄마에 대해 생각했다.
‘에르하벤 님이 가장 고룡이야. 그런 에르하벤 님을 시건방진 용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에르하벤 님보다 어리지만 비슷한 또래란 소린데.’
얼마나 강할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케일의 입가에 미소가 계속 번져갔다.
-인간아! 미소가 비릿하다!
그렇기에 그는 라온의 평가쯤은 흘려들으며 얼른 잘 준비를 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그리고 과수원은 생각해 주십시오.”
최한마저 나가고, 케일은 침대에 누웠다. 이미 침대 중앙은 라온 차지라, 그 옆에 대충 비집고 누운 케일이었다.
“흐.”
케일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
어찌 되었든 재력으로 낚아챈 수많은 강자들. 거기에 용 두 마리까지.
별로 한 일도 없었건만, 늘어난 전력에 케일은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흐.”
그는 잔잔한 웃음과 함께 잠이 들었다.
오랜만에 푹 편안히 잠든 그였다.
***
그리고 다음 날.
오전 10시. 11월 중순임에도 아직은 햇살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날씨.
“…저게 뭐지?”
오랜만에 제대로 푹 자고 일어나 대충 소파에 걸터앉아 바깥 풍경을 본 케일.
3층에 자리한 침실 덕분에 저택의 높다란 담 밖의 광경도 보였다.
“…왜 사람들이 모여서 저렇게 꽃잎을 날리고 번쩍이는 가루들을 뿌려대는 거지?”
수도였지만, 주로 귀족가들이 모인 구역이라 이곳은 대체적으로 조용했다.
특히 수도에서 활동하는 귀족이 아닌, 각 지역 영지에 기반을 둔 귀족들의 수도 저택은 대개 비어있는 날이 많아 더 고요한 편이었다.
그리고 귀족가가 모인 곳인 만큼, 보통의 시장이나 광장처럼 왕국민들의 활동 범위가 아니어서 더 사람이 적기도 했다.
“그런 곳이 분명한데…….”
틀림없이 그런 조용한 곳인데.
지금은 헤니투스 저택 앞 대로부터 해서 인근 거리 곳곳이 축제의 한복판 같았다.
이, 삼백여 명은 될 만한 인원들이 모여 있었다.
“인간아! 나 저기 구경 갔다 와도 되나?”
“그러든가.”
“알았다! 30분 안에 온다! 같이 왕궁 가서 밥 먹어야 한다!”
라온은 투명화하더니 냅다 밖으로 날아가 버렸고, 최한은 다가와 차를 한 잔 내밀었다.
“음.”
케일은 잠시 멈칫했다.
“비크로스가 챙기라고 하더군요. 새로이 담은 레몬청으로 만든 레몬차라고 합니다.”
“…어…. 그래.”
“그리고 여기 애플파이도. 라온이 꺼내두고 갔습니다.”
“아…. 그래.”
한가득 쌓인 애플파이가 케일의 눈동자를 흔들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왠지 모를 그리움과 반가움에 케일은 일단 레몬차부터 들이켰다.
그 순간.
-인간아! 다들! 다들!
갑자기 다급한 라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음?’
케일은 그 긴박함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찻잔 안의 레몬차가 찰랑였다.
-인간아!
라온이 외쳤다.
-다들 인간 보고 위대하다고 한다!
-세상에 다시없을 영웅이 돌아오셨다고! 기쁜 마음에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한다!
어젯밤.
헤니투스 공작가를 방문한 케일의 눈에 들어왔던 주변 저택의 열린 창문들.
그 창문 안에는 케일은 몰랐지만 각 저택의 고용인들과 귀족들이 있었고, 그들은 곧바로 케일 헤니투스의 귀환을 자신들이 아는 이들에게 전달했다.
그 전달은 다시 전달되었고, 오전 10시쯤에 다다르니, 수도 안은 이 소식으로 시끌벅적해졌다.
케일만 몰랐을 뿐.
-인간에게 자신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응원밖에 없다고, 응원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붉은 꽃잎을 뿌린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케일은 유독 헤니투스 저택 앞 거리와 그 인근만 북적이고 저 멀리 다른 저택가는 조금 한적한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헉!
라온이 숨 들이마시는 소리를 냈을 때, 케일은 뒤통수가 서늘하다 못해 얼음으로 문질러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모임이 있다고 한다! 세다방 이라는 단체 소속 인원들이 절반이라고 한다!
…뭐? …모임?
찻잔을 든 케일의 손가락이 잘게 떨렸다.
믿을 수 없는 단어를 들은 것만 같았다.
세다방.
뭔지 알고 싶지 않은 이름이다.
하지만 라온은 쉴 틈 없이 새로운 정보를 케일에게 전달했다.
-세상에 다시없을 방패 공자를 응원하고 그를 돕고자 하는 모임이라고 한다! 그리고 인간을 질투하고 모욕하는 이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한다!
-오, 세상에! 인간아! 나도 여기 가입하고 싶다! 하지만 클로페에게 이 모임을 들키면 안 될 것 같다는 이상한 예감이 든다!
케일은 생각했다.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일반적으로 귀족에게 평민들은 쉬이 다가서지 못했다.
그리고 특출난 업적을 세우고 가파르게 성공을 거두는 이가 있다면, 당연히 질시가 생기기 마련이었다.
그렇기에 수많은 역사 속 영웅들 중에는 결국 권력과 명예를 잃고 마는 이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데, 귀족인 나를 응원하는 모임이 있고, 그 인원이 백 명이 넘을 정도라고?’
케일은 황당함을 넘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로운 왕국 각 서점의 베스트셀러를 독차지한 것은 케일과 그의 일행들에 관련된 책이었다.
수십여 년 동안 지속되어 온 평화에 익숙해지려던 찰나, 서대륙 곳곳에 전쟁의 기운이 감돌았다.
이는 사람들의 피부에 맞닿을 만큼의 현실로 다가왔고, 그런 때에 그들은 평온을 찾아줄 존재가 필요했다.
누군가 일부러, 의도적으로 분위기를 만들지 않아도 자연히 사람들은 영웅을 찾았다.
특히 수도 사람들은 케일의 생각보다 더 케일 헤니투스라는 영웅의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왜 질시를 안 하냐고?
저 모여든 모임 인원의 절반은 수도에서 펼쳐질 암의 폭탄 테러로부터 살아남은 자들이었다.
처음 케일이 부서지지 않는 방패를 펼쳐 사람들을 구했던 그때, 함께 있던 이들이었다.
그 외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전쟁을 막은 케일 덕분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를 질시할 수 없었다.
왜냐면 케일 헤니투스는 개인으로선 무엇도 가지지 않았으니까.
헤니투스 가문이 공작가가 되었지만, 표면적으로 그것을 제외하면 케일이 로운과 서대륙을 위해 일하며 얻은 개인적인 이득이 없었다.
사령관도 임시직임을 모두가 알고 있었고, 흔한 영지 하나, 작위 하나 얻지 않았다.
또한 지킬 때, 싸울 때를 제외하고는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그저 조용히 지내는 것처럼 보였다.
명예도 권력도 무엇도 누리려고 하지 않는 모습.
케일 헤니투스의 표면적으로 드러난 모습에 그를 존경하고 따르는 자들이 늘 수밖에 없었다.
헤니투스 공작가에 고용된 강자들 일부와 고용되러 오는 대륙 곳곳의 강자들처럼 말이다.
-오! 최한을 따르는 모임도 있고 로잘린이랑 메리도 있다! 오오오! 인간아! 나 여기 모임 다 가입하고 싶다!
“아이고, 머리야.”
이 모든 것을 알 리 없는, 그저 부자 백수의 삶을 꿈꾸는 케일은 그저 기가 찰 뿐이었다.
그는 할 말을 잃은 얼굴로 애플파이와 레몬차를 습관적으로 입 안에 쑤셔 넣었다. 최한이 흐뭇한 시선으로 이를 바라보는 줄은 모른 채.
***
알베르가 떨떠름한 얼굴로 손에 들린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았다.
“…우리 동생. 왜 이렇게 깨작깨작 먹지?”
만찬이 아닌, 가벼운 식사용의 음식들이 원형 테이블에 올려져 있었다. 하지만 전혀 가벼워 보이지 않는, 먹기에 상당히 아까울 만큼 아름다운 음식들이었다.
“…저하.”
“그래.”
알베르는 아까부터 힘없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케일의 침울한 음성에 미간을 찌푸렸다.
“…배부릅니다.”
“허.”
알베르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스테이크 두 조각을 먹고 배부르다고 하는 케일을 보니, 절로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그는 시선을 돌려 최한과 라온을 바라봤다.
시종까지 물러나게 한 네 명만을 위한 식사 자리.
“왕세자야! 왕궁 요리사는 비크로스만큼 요리 잘한다! 아주 맛있다!”
라온은 소스를 다 묻히며 아주 야무지게 먹고 있었고, 최한도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쉬지 않고 먹었다.
알베르는 다시 탐탁지 않다는 시선으로 케일을 쳐다봤다.
“우리 동생이 온다고, 왕궁 요리사가 비장의 요리를 한 것인데. 조금이라도 더 먹지 그래? 맛이 없진 않을 거 아냐?”
그의 눈동자에 비실비실한 케일의 몸뚱이가 담겼다.
“…저하.”
“그래.”
“제가 왕궁으로 오는 길에 무엇을 봤는지 아십니까?”
“음?”
“그리고 왕궁 안에서 어떤 시선들을 봤는지 아십니까?”
케일의 번뜩이는 눈빛에 알베르는 작게 탄성을 내질렀다.
“아.”
케일은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알베르를 보러 왔다. 그 덕에 왕궁 안의 수많은 시종과 시녀, 그리고 관리들이 그의 존재를 보았을 것이다. 그 뒤에 펼쳐질 상황도 저절로 알베르의 머릿속에 그려졌다.
“저하. 세다방이라는 단체 아십니까?”
“…아니. 그게 무엇이지?”
알베르는 일단 모른 척했다.
“어휴.”
케일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갑자기 알베르를 번뜩이는 눈동자로 바라봤다. 그의 눈 안에는 마치 불길이 이는 듯했다.
“저하! 저 반드시 백수 시켜주셔야 합니다!”
“그럼, 그럼. 부자 백수 시켜줄게. 먹고살 걱정 없는 백수.”
“역시 찬란하고 훌륭하신 로운의 태양이십니다.”
“당연한 소릴. 어쨌든 일단 먹게.”
먹으라는 알베르의 말에 케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진짜 배부릅니다. 레몬차랑 사과파이를 먹었거든요.”
애플파이 한 세 판은 먹은 것 같다.
레몬차도 덤으로 1리터는 넘게 마신 듯했다.
“…어휴.”
이번에는 알베르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차 한 잔이랑 파이 한 조각 먹고 배가 부르다고 저러다니.’
분명 아침에 간편하게 주어진 다과일 터.
알베르는 케일의 비실함의 비밀을 알아챌 수 있었다.
‘…불쌍한 놈.’
케일은 저를 갑자기 안쓰럽게 바라보는 알베르의 시선에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빠졌다. 그러나 백수 시켜준다는 미래 권력자의 말에 기분이 좋아 히죽 웃어 보였다.
그 미소에 알베르는 더 안쓰럽게 바라봤고, 케일은 더 기분이 나빠지려는 찰나.
똑똑똑!
다급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저하!”
시종장의 긴박한 목소리가 뒤이어 들려왔다.
“위퍼 왕국의 툰카 대장군과 정글의 리타나 전하께서 오셨습니다!”
약속 시간이 되려면 아직 시간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두 거물이 예정보다 빠르게 로운 왕궁에 왔다.
“음. 일단 들어오게.”
알베르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라온은 급하게 투명화했고, 최한은 옆에 풀어둔 검집을 향해 손을 뻗었다.
‘무슨 급한 일이 생긴 건가?’
‘그러게요. 이상하군요.’
알베르와 케일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며 안색을 굳혔다.
리타나와 툰카. 두 사람 모두 상당히 바쁜 이들로, 시종장의 목소리로 판단하건대 상당히 급박한 이유로 예정보다 서둘러 왔을 터.
그때, 시종장이 문을 열고 들어서며 외쳤다.
“모두 케일 헤니투스 공자님을 찾으십니다!”
“음?”
“네?”
누구?
나 보러?
케일은 저도 모르게 시종장 어깨 너머 복도를 바라봤다.
복도 저 끝에서 툰카가 마치 한겨울 먹이를 찾아 밭으로 쳐들어오는 멧돼지처럼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친구! 나의 유일한 친우여! 벗이여! 어딨는가!”
그것도 울면서 온다.
상당히 무서운 모습이었다.
“으음. 툰카 대장군. 이런 모습은 예의가 없다고 여겨질 수 있답니다. 로운 왕궁의 법도에 따라 기다리는 편이 맞겠지만, 그래도 대장군이 앞서겠다면, 저는 말리기 위해서라도 뒤따르지요.”
더불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리타나도 있었다. 그녀의 옆에는 당연히 거대한 흑표범이 함께였다.
인간과 표범의 걸음걸이는 툰카를 말리기 위해서라는 듯 어쩔 수 없는 어색한 모습이었지만.
“크르르.”
그 둘의 눈동자는 마치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사냥해야만 할 목표물을 찾듯 번뜩이고 있었다.
“…도망갈까-”
아련한 케일의 목소리에 알베르와 최한은 그를 외면했다.
그때였다.
-인간아! 왕궁 위 하늘에!
라온의 놀람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우아한 목소리가 머릿속을 채웠다.
-흐음. 당신이 케일 헤니투스인가요?
낯선 목소리.
-나 도도리 엄마입니다.
케일의 입이 서서히 벌어질 때.
-인간아! 왕궁을 감싼 보호막 밖에, 그러니까 왕궁 하늘 위에 용이 있는 것 같다!
로운 왕궁을 반원 형태로 감싼 마법 보호막.
그 보호막 경계선의 절묘한 밖. 그 하늘 위에 용이 있었다.
케일은 나중에 보자고 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도도리와 도도리의 엄마.
-근데 세 마리다!
“…응?”
-갑자기 한 마리가 더 나타난 것 같다!
도도리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아들 말고도 초대한 자가 있는 건가요?
아뇨. 없는데요.
케일은 답하고 싶었다.
그러나 할 수 없었다.
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상당히 날티가 나는, 입만 둥둥 호수에 떠다닐 것만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야~ 별별 놈들이 다 모여 있네? 호오, 용도 세 마리나 있고. 이런 건 처음 보는데? 나를 찾았다고?
건들건들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툭 내뱉었다.
-다크엘프들 통해서 나 찾았던 거 아냐? 어찌나 시끄럽던지 깼잖아. 죽고 싶냐?
오반테 시장이 보았다던 그 용.
-어디서 내가 자는데 시끄럽게 만들어서 깨워. 감히 인간 따위가. 뒤지게 맞고 싶냐?
그 순간, 툰카와 리타나, 그녀의 흑표범이 케일이 있는 방으로 들어섰다.
“오, 친우여!”
“케일 공자!”
“크르르!”
그리고 그들은 보았다.
“흐, 흐하하하!”
아주 호탕하게 웃는 케일을.
‘용이 계속 와!’
난장판이 아니라, 용판이구나!
케일은 기쁘다 못해 기가 차서 자꾸 웃음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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