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642
641화.
“…설마 네놈……?”
묘족 족장과 사자족 왕 도르프. 두 사람의 눈동자에 일순간 이채가 감돌았다.
분명 저놈의 외관은 염색한 나르 공자였다. 그러나 온과 홍을 감싸는 모습과 더하여 검은 용의 등장.
저 검은 용은 오로지 한 인간만을 따랐다.
사자족 왕 도르프의 입이 열렸다.
“설마 케일-”
그때.
사사삭!
나뭇잎이 흔들린 순간, 숲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이가 빠른 속도로 온을 향해 달려들었다.
“…안개 묘족의 수치!”
한 묘족이 온에게 암습을 시도했다.
“헉!”
라온의 눈이 동그래졌다. 라온마저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은밀하게 몸을 숨기고 있다가 벌어진 기습이었다.
라온은 제 뒤의 온을 향해 묘족의 단도가 기이하게 꺾이며 그 목을 노리는 것을 보았다.
“안 된-!”
라온이 얼른 마법을 펼치려는 순간.
“크르르!”
온은 그 움직임을 알아채자마자 몸을 뒤틀었다. 그리고 제 목을 향해 오는 단도를 눈동자에 담았다.
일순간 온의 눈동자가 커졌다.
“피할 것 없다.”
“커헉!”
인자함이 담긴 부드러운 목소리와 함께 묘족은 목이 꿰뚫린 채 바닥으로 쓰러졌다.
툭.
쓰러진 묘족의 목에는 날카로운 단도가 박혀 있었다. 온과 홍은 그 단도를 뽑아 드는 론 몰란을 눈에 담았다.
묘족 족장의 입이 열렸다.
“…용케도 기습을 알아챘군.”
론은 인자한 미소를 그렸다.
“이 나이 정도 되면 이런 조잡한 기습에는 당하지 않지.”
그 순간 케일은 생각했다.
‘역시 무서운 노인네……!’
조잡하기는커녕 케일조차 놀라서 부서지지 않는 방패를 펼칠 뻔한 기습이었다. 그걸 조잡하다고 말하며 기습한 놈의 목을 꿰뚫다니! 역시 론은 케일 주변 사람 중에 가장 무서웠다.
“도련님.”
“…응?”
“이쪽은 제가 맡지요.”
어느 때보다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하하하, 하하하!”
묘족 족장은 그 말을 듣자마자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고작 몰란가 가주 따위가 우리 묘족을 상대하겠다고?”
족장은 정말로 우스웠다.
지금도 저 산 밑에서 이 안개 속으로 겁도 없이 덤벼드는 세즈 왕국민들도. 이 몰란가의 가주도 참 우스웠다.
안개와 숲.
이 영역은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형이었다.
그렇기에 족장뿐만 아니라 다른 묘족들도 피식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상대의 말이 우스웠으니까.
족장은 웃음을 겨우 멈추며 입을 열었다.
“온. 그리고 홍.”
온과 홍은 제 이름을 처음으로 부르는 족장의 모습에 멈칫했다. 이를 사뭇 다정히 바라보며 족장은 말을 이었다.
“난 네 아버지의 머나먼 친척이었지. 워낙 먼 친척이라 사실 남이라고 봐야 할 터.”
족장은 이 우스운 것들에게 현실을 알려주어야 했다.
“네 아버지. 전대 족장은 타고난 능력은 있었지만 광폭화를 하지 못해 아주 약했다. 그리고 나는 가장 강했지. 전대 족장은 타고나길 열등하게 타고났고, 나는 열등한 족장이 다스리는 묘족을 바꿔야 했다. 강한 가장 묘족인 안개 묘족의 자긍심을 위해.”
온과 홍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족장은 이를 맛있는 음식처럼 음미하였다.
사자족 왕 도르프는 그런 족장을 보며 속으로 비웃음을 삼켰다.
‘웃긴 놈. 주군과 손잡고 선동을 일으킨 주제에.’
전대 족장은 하얀 별, 주군의 제안을 거부했다.
‘묘족이 은밀하고 그림자에 몸을 감추는 종족이라고 하여도, 우리는 세상을 혼돈으로 몰고 가기 싫소. 난 안개 묘족과 묘족을 더 이상 음지에 두지 않고, 양지로 끌어올려 이 대륙에 섞여들게 할 생각이오. 그러니 그런 제안은 거절하겠소!’
틈 하나 없는 거절에 하얀 별은 도르프를 시켜 현 족장에게 접근하게 했다.
현 족장은 족장으로 만들어준다는 말에 바로 손을 잡았고, 막대한 재력을 지원받아 암살 의뢰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하는 전 족장에게 불만을 품은 묘족 수뇌부들을 돈으로 유혹했다.
그 결과, 광폭화를 하지 못하는 열등한 족장이라는 말을 앞세워, 전 족장과 가족, 그를 따르는 충성스러운 이들을 모조리 죽였다.
‘묘족의 미래를 생각하면 전대 족장의 생각이 옳았지. 그런 족장을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한 놈이 자긍심이라.’
도르프는 우스웠다.
그러나 그는 티를 내지 않고 현 족장의 말을 들었다.
“가장 강한 묘족인 안개 묘족의 자긍심을 망가뜨리는 전대 족장을 따르는 이는 없었고, 모든 이들이 그 핏줄을 없애라고 하였지. 허나, 나는 너희를 살려두었다.”
족장은 한껏 입꼬리를 올렸다.
“왜냐?”
왜 나는 너희를 살려두었을까?
그리 묻는 눈동자에 온과 홍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들었다.
“다시는 겪어선 안 되는 묘족의 수치를 보여주기 위해서지. 너희는 본보기다.”
광폭화도 못하는 열등한 핏줄이 결코 되어서는 안 된다는 본보기.
동시에 약한 묘족은 필요 없다고 경고하는 용도로 온과 홍은 살려두었다.
“결국 너희는 도망쳤지. 그리고.”
족장의 시선이 론에게로 향했다.
“능력도, 광폭화도 하지 못하는 인간 놈에게 붙었지.”
족장은 론에게 물었다.
“네놈이 감히 우리 묘족을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나?”
케일 헤니투스도, 그의 동료도 아닌. 암살자들이라면 묘족이 월등하다고 족장은 자부할 수 있었다.
론은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묘족을 상대할 수 있냐라.”
그는 피가 묻은 단도를 닦으며 답했다.
“쉬운 일이지.”
“…뭐?”
족장의 얼굴이 일그러진 순간. 론의 미소가 돌변하기 시작했다. 인자함이 걷히고 서늘함이 입가에 내려섰다.
“그리고 나는 나 혼자서 싸울 생각은 없네.”
그때였다.
“커헉!”
“컥!”
아주 작은 단말마와 함께 숲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묘족들 몇몇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동쪽 편에 서 있던 자들.
“이게 무슨……!”
족장은 그제야 누군가가 이 전투에 스며들었음을 깨달았다. 묘족조차 모르게 스며든 자들.
“나오게.”
론의 말이 떨어진 순간, 소리 없이 숲 그림자와 안개 밖으로 모습을 하나둘 드러내는 자들이 있었다.
보이지 않았다면, 등장하는지조차 모를 정도의 은밀함.
모두 몰란 가문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피 묻은 단도를 손에 쥔 채 표정 없는 얼굴로 론과 온, 홍. 그리고 케일과 라온을 감싸듯이 자리했다.
“하!”
족장은 드러난 이들을 보며 기가 차다는 듯 짧은 웃음을 터트렸다.
자신조차 모를 적의 등장에 순간 등 뒤가 서늘해져 왔으나, 곧 그것은 자신의 착각임을 깨달았다.
“겨우 데려온 자들이 다 늙은 노인네 아니면 삐쩍 곯은 놈들이냐?”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하나같이 노인 아니면 중장년들이었다.
중년인들의 경우 못 먹었는지 삐쩍 마르거나 아니면 저마다 신체 한 곳이 다친 상태였다.
“우리가 너무 마음 편하게 방심을 했나 보군. 저런 것들에게 당했으니 말이야.”
족장은 자신이 론을 비롯한 케일 일행에 집중하느라, 저 노인들을 못 알아챘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죽은 묘족들도 방심해서, 자신과 같은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그럴까?”
론이 미소와 함께 되물은 순간.
“…그게 무슨 말이지?”
족장은 제 말이 끝나자마자 숲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커헉!”
“컥!”
곳곳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들.
동시에 론 곁의 한 노인이 품에 있던 것을 던졌다.
챙그랑!
단도였다.
안개 묘족을 뜻하는 표식이 들어간 것이었다. 반드시 품에 지니고 다녀야 할 그 단도가 피 하나 묻지 않은 채로 땅에 떨어졌다.
저 무기 주인인 묘족이 죽거나 그에 상응하는 상태임을 뜻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가 끝이 아니었다.
챙그랑. 툭, 투둑!
론 곁에 선 자들이 묘족들의 단도를 떨어뜨렸다. 안개 묘족을 비롯하여 족장 아래로 들어간 묘족들의 표식이 곳곳에서 나타나며 땅에 나뒹굴었다.
“…이, 이!”
족장을 비롯한 묘족들의 얼굴에 당혹감과 함께 다급함과 창피함이 어렸다.
“커헉. 컥!”
“크윽!”
지금도 들려오는 비명 소리의 정체가 묘족의 것임을. 그들은 은연중에 깨달았다.
그때, 론은 온과 홍을 품에 안은 케일 앞에 섰다.
“우리는 ‘암’보다 약했기에 멸문당했고, 도망쳐야 했다.”
인자한 목소리가 온과 홍의 귓가에 다가왔다.
“그리고 살아남았지.”
지금 이 넥스 산에 있는 몰란 가문은 모두 론과 비슷한 세대의 사람들이었다.
그의 동년배거나 윗세대 혹은 바로 아랫세대로, 하얀 별이 암을 통해 동대륙 뒷세계를 초토화 시킬 때 겨우 도망쳐서 살아남은 이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다시 일어선 몰란 가문으로 모여들었다.
“수많은 죽음의 경계선들을 넘나들며, 나보다, 우리보다 강한 것들을 피해 도망치고 또 숨죽이며 살아남아야 했지.”
론이 온과 홍을 바라봤다.
온과 홍은 냉정한 얼굴과 달리 따뜻한 눈빛을 보았다. 그 안에는 굳건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 눈동자를 마주한 순간, 차가운 표정의 론이 말했다.
“그래, 결국 우린 살아남았지.”
그렇게 살아남고, 이제는 미래를 위해 몰란 가문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타고나길 강하게 타고났다고 믿고. 그 힘에 취한 것들은 결코 알 수 없는. 우리 같은 자들의 성장 동력이지.”
씨익.
론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리고 너희 둘도 우리와 같은 성장 동력을 지녔지.”
온과 홍은 어렸지만 살기 위해, 도망쳤다.
그리고 결국 살아남았다.
론, 몰란 가문 사람들과 온, 홍은 같았다. 장소와 때는 달랐지만, 같은 시간을 보냈다. 살아남기 위해 턱 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며 도망치고 수풀 속에, 진흙 속에, 오물 속에 숨어야 했던 그 시간들을. 모두 겪었다.
툭. 툭.
케일은 제 팔을 두드리는 홍의 앞발을 느꼈다. 그가 고개를 숙이니, 홍은 케일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
그리고는 온과 함께 론의 옆에 섰다.
온과 홍은 자신들의 자리를 제대로 깨달았다.
안개 묘족.
그곳이 아닌 케일과 동생과 론을 비롯한 동료들. 아니 가족들이 있는 곳. 여기가 우리의 자리이고, 지켜나가야 할 것임을.
남매는 심장으로 확신했다.
온과 홍은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케일과 라온에게 각기 말했다.
“여긴 우리가 맡을 건데.”
“동생! 우리를 믿고 가도 되는데!”
케일은 남매의 흔들림 없는 눈동자들을 보며 물었다.
“위험하면?”
“튀어라!”
“튀는 건데! 그리고 뒤통수!”
그때, 주방장 복장으로 잠입했던 비크로스가 복면을 벗으며 툭 내뱉었다.
“위험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그렇긴 하지.”
저를 무시하는 말에 묘족 족장과 사자족 왕 도르프의 얼굴이 굳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케일은 시선 하나 두지 않고서 라온에게 말했다.
“가자.”
“알았다, 인간!”
“읍, 읍!”
바케헤 왕이 공중으로 떠오르며 라온의 앞발에 멱살이 잡혔다.
휘이이잉-
동시에 케일의 발목에 회오리바람이 맺혔고, 그는 바로 땅을 박찼다.
“그냥 보내줄 것 같으냐!”
묘족 족장이 달려들었으나, 그 앞을 론이 막았다.
타앙!
단도와 단도가 서로 부딪쳤다.
“이놈……!”
족장이 결국 론의 단도를 피해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사자족 왕 도르프가 외쳤다.
“케일 헤니투스를 막아라! 바케헤 왕을 구해!”
그의 곁에 있던 사자족들이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그 수는 대략 오십여 명으로. 모든 사자족은 아니었지만, 도르프 가장 곁에 있는 최정예 전사들이었다.
“그건 안 되지.”
하지만 그런 사자족들 앞에 비크로스. 그리고 청소부 차림의 복면인. 버드가 나타났다.
“하! 겨우 두 놈이 우릴 막아?”
“용병왕이군. 소드 마스터임을 믿고 설치는 건가?”
사자족 전사들이 얼굴을 구기며 둘에게 망설임 없이 덤벼들었다.
그때였다.
“대장님!”
“저희 왔습니다!”
숲에서 수많은 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용병 길드 최정예 병력인 레인저 부대원.
이삼백여 명에 달하는 이들이 모두 피를 묻힌 채 모습을 드러냈다.
그때, 묘족과 사자족은 더 이상 숲에 비명 소리가 들리지 않음을 깨달았다.
“…컥.”
동시에 작은 비명과 함께 묘족이 하나 또다시 쓰러졌다. 그러나 그 자리엔 그를 쓰러트린 이가 없었다. 소리 없이 몸을 감춘 것이다.
묘족과 사자족은 그 모습에 한 가지를 더 깨달았다.
‘…몰란 가에서 죽였다면 저렇게 비명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다!’
‘분명, 다른, 다른 세력이 한 짓.’
그렇다면 답은 뻔했다.
“…네놈들이……!”
“그래, 우리가 죽였지.”
사자족 전사의 말에 레인저 부대원이 입꼬리를 비틀며 답했다.
오십여 명의 사자족, 그들을 수백여 명의 레인저 부대원들이 감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선봉에는.
콰앙!
굉음과 함께 대검을 바닥에 내리꽂는 비크로스.
우우우웅-
파란 오러를 일으키는 용병왕 버드가 있었다.
비크로스와 버드. 두 사람은 케일이 정상을 향해 올라간 길 앞에 수문장처럼 자리했다.
“누구도 우릴 넘어설 수 없다.”
“웃기는 소리!”
사자족 전사는 그 말을 비웃었다.
왜냐면 사자족 왕 도르프가 여기 있었으니까. 하얀 별이 아끼는 그의 두 수하 중 한 명.
왕이 분명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리라!
“주군-”
하지만 전사는 그를 돌아본 순간, 멈칫해야 했다.
사자족 왕 도르프.
그의 앞에 반삭발의 남자가 껄렁한 자세로 서 있었다.
그리고 상당히 불량한 어조로 툭 내뱉었다.
“야, 네가 그 어둠 정령을 처먹고서 어둠의 정령 힘을 다룬다는 놈이냐?”
하지만 도르프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용이군.”
반삭발 용 라쉴이 입맛을 다시며 도르프의 맞은편에 서 있었다.
동시에 산 아래.
“다들 진형을 유지한 채 전진하라! 전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
으아아아!
기합 소리와 함께 산으로 올라오는 기사단과 세즈 병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길!”
케일의 동료들. 용병 길드에 몰란 가문. 더하여 세즈 왕국까지.
묘족 족장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입을 열었다.
“공격해라! 다 바로 죽여버려!”
동시에 그의 몸이 빠른 속도로 반응하며 양손에 단도를 꺼내 들었다.
콰앙! 쾅!
연달아 울리는 두 번의 굉음 뒤. 족장은 저를 보며 서늘한 미소를 짓는 론을 볼 수 있었다.
“네놈이 가장 먼저 죽을 것 같구나.”
냐아아옹.
냐아옹!
론의 인자한 목소리와 함께 온과 홍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시에 론의 등 뒤로 안개와 독이 섞여들며 거침없이 기세를 피워올렸다.
안개 묘족의 안개로 뒤덮인 넥스 산.
그곳에 전혀 다른 색의 붉은 안개가 피어오르며 제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한참 먼 미래. 이따금씩 어둠의 숲에서 피어오를, 그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양지에 나타날 몰란 가문의 표식으로 쓰일 붉은 안개였다.
***
“인간아, 곧 산 정상이다!”
석산.
케일의 눈동자가 풀 하나 없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암석들의 꼭대기로 향했다.
그곳엔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었다.
“읍, 읍!”
버둥거리는 바케헤는 라온의 앞발이 아닌 다른 이의 손에 멱살이 잡혀 있었다.
“돌뿐이네!”
분홍 뽀글머리 도도리였다.
바위라는 속성을 지닌 도도리.
케일은 입을 열었다.
“인질들을 구하고 나면, 바로 감옥을 무너뜨린다.”
“네!”
“네, 사령관님!”
케일 뒤를 이어 대답하는 목소리들.
용병 길드 레인저 부대였다.
뱀파이어 프레도 공작이 빼돌려 살아남은 레인저 부대원은 총 오백여 명.
그중 절반은 산 중간쯤에서 사자족과 싸우고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케일의 뒤를 따라 석산 최정상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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