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678
677화.
“하.”
케일은 저도 모르게 웃음과도 같은 한숨을 터트렸다.
‘최정건이 단생자라면, 죽고 나서 환생하지는 않았을 거다.’
천족과 같은 다른 존재가 되었을 터.
그는 상의 안쪽으로 절로 손이 갔다. 그곳에 있는 일기장을 당장 펼쳐 들고 싶었다. 하지만 라온의 목소리에 그쪽으로 시선이 향했다.
“왕세자야! 듣다 보니 궁금해서 묻는다!”
라온은 동그란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왜 최정건이라는 이름으로 창을 훔친 자가 태양신이 아니라고 단정하나? 그럴만한 증거가 있나?”
케일은 저 답을 알고 있었다.
‘세계수가 말한 ‘시련자’ 이야기. 분명 그건 태양신의 이야기였다.’
과거 태양신이 어찌하여 다크엘프와 네크로맨서를 싫어했는가에 대한 답이었고, 현재 태양신이 알베르 크로스만을 순리라고 칭하며 그에게 무기를 건네준 이유였다.
최정건은 짱돌과 함께 전투를 했으며 후에 드래곤도 곁에 있었다. 그런 그가 다크엘프나 네크로맨서를 증오할 만큼 그들에게 위협을 받을 일은 없었을 터.
“왕세자야, 너한테 무기를 준 건 태양신이었다! 뭔가 이상하다!”
“라온 님.”
알베르가 부드러우면서도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라온이 슬쩍 알베르에게서 멀어지며 케일의 등 뒤에 바짝 붙은 채 얼굴만 빼꼼 내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알베르는 흐뭇한 눈빛으로 하얀 창을 들어 올려 보였다.
“제가 ‘부러지지 않는 창’, 태랑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그간의 무기 소유자에 대한 기록을 알 수 있냐고.”
“아!”
최한이 탄성을 흘리며 알베르에게 물었다.
“저하, 태랑이 이전 소유자들을 알려주었습니까?”
“이름만.”
태랑은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이전 소유자들의 모든 정보를 알려줄 수가 없다고 하였다.
대신, 무기에 등록되었던 소유자 명칭은 간략하게나마 답해줄 수 있다고 하였다.
“태랑에 기록된 소유자는 총 4명으로, 무기를 만든 장인은 스스로를 소유자로 등록하지 않았다고 한다.”
알베르는 차례대로 소유자의 이름을 말했다.
“최초의 소유자 안로만을 시작으로, 최정건, 안젤리나, 알베르 크로스만으로 소유자 변동이 있었어.”
케일의 눈동자에 이채가 감돌았다.
“…안젤리나?”
“처음 듣는 이름이지?”
알베르의 말대로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한 존재를 유추해낼 수 있었다.
“태양신?”
최한이 중얼거린 말에 알베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안젤리나’를 태양신으로 추정한다.”
“그렇다면 최정건은 또 다른 존재겠군요.”
“아마도. 그리고 한 가지 정보가 더 있어.”
“무엇이죠?”
알베르는 안로만의 놀라던 목소리를 떠올렸다.
“안로만은 자신이 살던 곳이 제3지구라는 것을 몰랐다. 단지 지구라고 불렀을 뿐.”
하지만 분명 태랑은 스스로가 있던 곳을 제3지구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본 제품은 제3지구의 최고 장인이 만드신 공격형 무기로서 특수한 능력을 품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 알베르는 태랑에게 물었고, 태랑은 답했다.
“태랑은 최초의 설치 이후, 한 번도 외부 데이터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스스로 사고하여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기만 했지. 그런데 딱 한 번 외부 데이터를 받아 새로운 업데이트를 한 적이 있다고 하더군.”
“…안로만은 아니고요?”
“그래. 안로만은 새로운 데이터를 태랑에게 주입한 적이 없다고 해.”
그럼 답은 간단했다.
“최정건 혹은 안젤리나가 태랑에게 새로운 데이터를 주었군요.”
“그래. 그렇기에 태랑은 자신이 원래 있던 곳을 제3지구라고 칭할 수 있게 된 것이라 생각해.”
가장 합당한 추측이었다.
각자의 머릿속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최정건.”
최한은 ‘최정건.’ 그 이름을 작게 되뇌었다. 그는 찝찝함을 담은 눈빛으로 케일을 바라봤다.
케일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는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방음 마법이 마구간 안을 감싸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네 명은 충분히 믿어도 되는 동료들이었다.
그렇기에 케일은 입을 열었다.
“저는 네란 베로우라는 존재가 쓴 ‘영웅의 탄생’을 읽다가 케일 헤니투스의 몸에 빙의했습니다.”
그는 차근차근 사건의 흐름을 다시 되짚어보았다.
“네란 베로우는 한국에서 이 세계로 차원 이동을 한 최정건의 또 다른 이름이었죠.”
알베르의 시선이 케일에게로 향했다.
“최정건이 차원 이동을 한 시기는 고대의 하얀 별 때로, 그는 최초의 드래곤 슬레이어였습니다. 또한 최한의 가문 선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케일은 동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단생자로 추정됩니다.”
“단생자?”
의아해하는 알베르. 케일은 그런 그를 비롯하여 묵묵히 자신을 바라보는 최한에게 말해주었다.
“단생자, 불멸자, 환생자, 빙의자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그것은…….”
케일의 친모 주르 템스의 무덤에서 발견한 일기장 속 내용들, 세계수를 만나 듣게 된 시련자와 단생자가 동일 존재를 가리키는 것 같다는 부분까지.
‘…일단 뿌리 단검 이야기는 하되, 내 심장 이야기는 빼고.’
케일은 괜히 이야기의 논점이 흐려질까 싶어 자신의 심장을 찔러야 한다는 이야기를 빼고 모든 것을 다 말했다.
“허. 그런 게 있었다니.”
알베르는 단생자를 비롯한 개념들에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최한 역시도 가만히 고개를 숙여 무언가를 생각하듯 눈을 감았다.
“…내가 단생자……?”
단생자는 신이나 천족이 될지도 모를 자라고. 차원 이동 시 상당히 오랫동안 산다고. 그런 사실들을 듣게 된 최한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고민을 오래 이어갈 수 없었다.
케일이 마지막으로 한 문장을 내뱉으며, 사건의 흐름을 정리했다.
“이 세상으로 저와 최한을 데려온 존재는 ‘죽음의 신’입니다.”
알베르는 저도 모르게 바로 이어 입을 열었다.
“최정건이 죽음의 신 아냐?”
라온, 최한, 케일. 어느 누구도 그 물음에 섣불리 입을 열지 못했다.
케일이 이 세상에 오도록 만든 ‘영웅의 탄생’ 책을 만든 최정건. 그리고 괴물 사자용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훔친 최정건.
그는 분명 이 모든 일들에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으음.”
알베르는 침음을 흘렸다.
“어쨌든. 최정건이 죽음의 신인지 아닌지는 현재 알 수 없지만, 죽음의 신과 밀접한 존재거나 혹은 이 모든 사건과 밀접한 존재라는 점은 확인할 수 있겠군.”
“맞다! 왕세자야, 내 생각도 그렇다! 섣불리 단정할 수 없지만, 분명 최정건이 뭘 하고 있다!”
케일도 같은 생각이었다.
최정건도 이 세상으로 차원 이동된 존재이기 때문에, 그를 곧바로 어떤 신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 신은 ‘소멸’이 불가능한 존재였다.
그런데 최정건이 죽음의 신이다?
이전에는 죽음의 신이 없었던가? 있었다면?
그렇다면 이전 죽음의 신은?
‘복잡한 문제가 많아. 오히려 최정건의 존재를 무엇이라 단정하지 않고, 천족에 버금가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편이 나아.’
현재 나온 사실만 간단히 정리하자면.
‘제3지구는 김록수의 지구와 케일의 세상이 뒤섞인 중간 지점인 곳이다.’
‘최정건은 단생자로서, 죽은 뒤 환생하지 않고 또 다른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안젤리나는 태양신으로 추정된다.’
‘최정건이 신이 되었을지, 천족이 되었을지, 무엇이 되었을지 알 수 없으나, 그는 이 모든 일과 관련이 있다.’
다음에 죽음의 신 목소리가 들릴 일이 있으면 그때 물어보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였다. 케일은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현재가 중요했으니까.
“아.”
알베르가 멈칫하더니, 이내 최한을 바라봤다.
“으음. 최한 자네의 선조인데, 이름으로 막 불러도-”
자신이라도 내 선조의 이름을 막 불러대며, ‘이놈이 그놈 아냐?’ 하면 기분이 좀 좋지 않을 터.
알베르는 슬쩍 최한의 눈치를 보았다.
“편하게 부르십시오.”
최한이 별다를 것 없다는 듯 손을 휘저어 보였다.
그러자 알베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스스로 합의를 내렸다.
“최정건 씨라고 하지.”
그런 그를 라온과 케일이 묘하게 바라봤다. 이를 모른 채 알베르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댔다.
“흐음. 확실히 스승의 조상을 막 부를 순 없지.”
그 만족하는 모습을 케일은 떨떠름하게 쳐다보다가 갑자기 알베르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하자, 움찔했다.
“왜, 왜요?”
“뭐 그리 놀라? 속으로 내 욕했나?”
“아뇨.”
“그래? 뭐, 그건 그렇다고 치고. 지금 당장 급한 문제가 뭔 줄 아나?”
“네?”
“신전.”
알베르는 일행들을 보며 말했다.
“사자용을 죽이고 나면 나타날 봉인된 신의 신전 말이야. 그게 어떻게 생겼을 것 같나?”
라온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왕세자야, 신전이 신전같이 생긴 거 아니냐!”
“라온 님. 일반적인 죽음의 신이나 태양신 신전들처럼 생겼을 것 같으십니까?”
“그렇다!”
알베르의 입꼬리가 묘하게 뒤틀렸다. 케일은 이 순간 중요한 이야기가 흘러나올 것임을 깨달았다.
“안로만이 말했다.”
알베르는 케일을 바라봤다.
“사자용을 없애는 데 7박 8일 동안 수천 명의 목숨이 희생되었다면.”
단 하나의 존재를 대상으로 한 싸움 중 가장 처절하고, 가장 절박했다고 했다.
그러나 괴물이 사라지고 나타난 성스러운 모습의 하얀 신전은 또 다른 지옥이었다.
“신전의 끝에 도달하는 데에 1년 동안 수만여 명의 희생이 있었다.”
삐이이이이—-!
그 순간, 날카로운 경고음이 들려왔다.
최한이 황급히 놀라며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봤다. 케일은 붉은빛이 번쩍이는 영상통신구를 바라보았다.
“로잘린 씨가 보낸 신호군요.”
외부에 있는 동료 중 한 명. 그녀가 연락을 취해왔다. 그녀가 연락을 할 경우는 단 한 가지였다.
“다 왔나 봅니다.”
최한의 시선이 오십여 개의 영상 통신구로 향했다.
그곳엔 퍼슬시 곳곳의 모습이 담기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가 한 곳에서 멈췄다.
“모고르 제국. 그리고 동북부 영지 연합군까지. 지원군은 모두 도착했군요.”
정글, 위퍼 왕국 등. 서대륙 곳곳의 동맹국에서 지원군을 보내주었다.
그리고 이제는 제국이라고 하기엔 그 힘이 형편없이 줄어든 모고르 제국이 동맹국 중 마지막으로 지원군을 이끌고 도착했다.
성자 잭과 소드 마스터 하나가 선두에 서서 다른 동맹국 수뇌부들과 간략하게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동북부 연합은 역시 우바르 백작님이 맡으셨군요.”
로운 동북부 영지 연합.
헤니투스 영지를 비롯하여 우바르, 휠스만, 체터 등. 곳곳의 영지에서 지원군을 모아 퍼슬시로 보냈다.
선두는 해군 기지가 위치한 우바르 영지의 영주. 그녀의 옆에는 연합군의 대표는 아니었지만 가장 많은 병력을 지원한 헤니투스 영지의 바이올란 영주 대리가 함께하고 있었다.
“이제 나도 슬슬 가봐야겠군.”
알베르는 통신구로 보이는 이들을 날카롭게 하나하나 주시하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신전 이야기나 다른 이야기들은 일단 잠시 뒤로 미루도록 하지.”
“제가 부축하겠습니다.”
최한이 드래곤 라쉴과 똑같은 검은 갑옷과 투구를 아공간 주머니에서 꺼내 착용하며 알베르 곁으로 다가갔다.
하얀 별을 잡을 작전.
그에 있어 중요한 것은 위중한 알베르 크로스만의 모습이었다.
이를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났다.
알베르는 품에서 목걸이를 꺼내 착용했다. 어머니의 유품인 목걸이를 착용함과 동시에 그의 모습은 다시 금발 벽안이 되었다.
“아. 그런데 말이야.”
그의 시선이 케일에게로 향했다.
“아까 케일 헤니투스, 네 말대로라면, 세계수가 준 단검으로 하얀 별의 무한한 환생의 맥을 끊을 수 있단 소리지?”
순간 영상통신구를 보고 있던 케일이 움찔했다. 그 모습에 알베르와 최한의 눈동자에 이채가 감돌았지만, 속으로 찔리는 부분이 있는 케일은 이를 모른 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이렇게 해야 하얀 별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 겁니다.”
그래. 나는 진실만 말했다.
말하지 않은 진실이 있을 뿐. 자신의 심장을 찔러야 한다는 이야기… 그건… 조금 뒤로 미루고 나중에 말해도 되겠지.
케일은 스스로 합리화를 했고, 그런 그를 더욱더 찜찜하다는 듯 알베르가 바라보았다. 그 옆의 최한, 더하여 라온까지 요상하다는 듯 쳐다봤지만 케일만 몰랐다.
“음?”
뭐지?
대신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어!”
동시에 라온이 케일이 보던 곳을 보다가 박수를 짝 쳤다.
“이상하다! 인간아, 이상하다!”
놀란 라온의 날개가 파닥였다.
“라온 님, 뭐가 이상하다는 겁니까?”
“케일 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알베르와 최한이 차례대로 케일과 라온 곁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의 시선은 케일의 시선이 닿아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동맹국과 동북부 연합군 수뇌부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데르트 공작과 기사단장 등. 퍼슬시에 있던 수뇌부들도 함께한 자리. 급박한 상황인지 그 표정들이 다 좋지 못했다.
이 장면에서 무엇이 이상할까?
알베르가 의문을 가진 순간, 라온이 외쳤다.
“왜 성자가 하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나!”
“라온 님, 그거야 사이가 좋으니-”
“말도 안 된다!”
라온이 맹렬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성자 맨손이다!”
“아!”
최한이 순간 놀라서 탄성을 터트렸다.
“왜 그러나?”
알베르의 물음에 최한은 침을 꿀꺽 삼키며 성자 잭과 하나를 바라봤다.
“…성자 잭 님은 태양신을 섬기는 분으로, 죽은 마나와 관련된 이들을 정화하려고 하는 본능과도 같은 힘이 있습니다.”
“맞다! 성자 잭은 동생을 맨손으로 못 만진다!”
죽은 마나에 중독된 소드 마스터 하나.
그녀를 살리기 위해 네크로맨서 메리가 나섰고, 그 결과로 하나는 목숨을 건지는 대신 죽은 마나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리고 그런 동생의 목숨을 살린 대가로, 성자 잭은 늘 본능과도 같은 정화 능력을 억누르며 살아야 했다.
그는 동생을 맨손으로 만질 수 없었다.
늘 붕대를 낀 손으로 동생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
알베르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런데 지금 성자는 동생의 어깨를 맨손으로 잡고 있다?”
피곤한 안색의 성자가 마치 기대듯이 한 손을 동생의 어깨 위에 올리고 있는 모양새.
“이거-”
알베르의 눈동자에 이채가 감돌았다.
“저 소드 마스터 왜 저렇게 주변을 살피지?”
오빠인 성자를 지키려는 듯 주변을 샅샅이 살피며 경계하는 것처럼 보이는 하나의 눈동자.
하지만 다르게 보면, 전혀 다른 상황으로 보였다.
“마치, 찾고 있는 것 같군.”
반항적이고 날카로운 얼굴. 잔뜩 굳은 입매. 섣불리 다가가기 힘든 전사의 모습이 보이는 하나.
그러나 그녀의 눈동자를 본 최한은 알아챘다.
가장 많이 하나와 부딪치며 싸워본 사람. 그 사람이 입을 열었다.
“…도와줄 사람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알베르는 탄식을 흘렸다.
“저놈은 성자가 아니군.”
동시에 그의 시선이 케일에게로 향한 순간.
“찾았다.”
나직한 목소리와 함께 케일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알베르는 그 모습에 제 목에 칼이 닿은 듯한 서늘함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목을 매만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