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694
693화.
그리고 박살 난 문은,
콰아앙!
한 번 더 굉음과 함께 산산조각이 나며 나뭇조각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날리는 나뭇조각 사이로 대검을 든 채 이곳을 노려보는 비크로스의 서늘한 얼굴이 실내에 있던 이들에게 보였다.
곰족 왕 사예르는 그 장면을 보자마자 몸을 틀었다.
그 방향은 지하 입구였다.
‘들켰다!’
이곳이 들켰다.
언제 들켰지? 어떻게 이곳을 특정할 수 있었던 것이지? 온갖 물음들이 머릿속에 동시에 떠올랐으나,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지금은 그것을 찾아야 할 때였고, 사예르는 그 답을 바로 떠올렸다.
‘데르트 공작!’
그 방법은 지하에 있는 데르트 공작을 제 손아귀에 쥐는 것.
답은 그것뿐이었다.
휘익.
“크윽!”
지하 입구로 향하던 사예르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단도.
“어딜 가시나.”
소리도 없이 집 안으로 들어선 론 몰란. 그가 어느새 사예르의 지척까지 다가와 있었다. 그럼에도 론은 속도를 낮추기는커녕, 더 속도를 높이며 단도를 날렸다.
“저 늙은 놈이!”
그리고 박살 난 문은,
콰아앙!
한 번 더 굉음과 함께 산산조각이 나며 나뭇조각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날리는 나뭇조각 사이로 대검을 든 채 이곳을 노려보는 비크로스의 서늘한 얼굴이 실내에 있던 이들에게 보였다.
곰족 왕 사예르는 그 장면을 보자마자 몸을 틀었다.
그 방향은 지하 입구였다.
‘들켰다!’
이곳이 들켰다.
언제 들켰지? 어떻게 이곳을 특정할 수 있었던 것이지? 온갖 물음들이 머릿속에 동시에 떠올랐으나,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지금은 그것을 찾아야 할 때였고, 사예르는 그 답을 바로 떠올렸다.
‘데르트 공작!’
그 방법은 지하에 있는 데르트 공작을 제 손아귀에 쥐는 것.
답은 그것뿐이었다.
휘익.
“크윽!”
지하 입구로 향하던 사예르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단도.
“어딜 가시나.”
소리도 없이 집 안으로 들어선 론 몰란. 그가 어느새 사예르의 지척까지 다가와 있었다. 그럼에도 론은 속도를 낮추기는커녕, 더 속도를 높이며 단도를 날렸다.
“저 늙은 놈이!”
콰아앙!
단도와 빛 구가 부딪치며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
빛을 만든 것은 사예르였다. 그가 가진 빛 속성 고대의 힘이 단도와 부딪치며 순식간에 사방으로 그 빛을 뿌렸다.
‘지금이다!’
좁은 집 안은 터져 나오는 빛에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 사예르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지하 입구가 있을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비실비실한 몸을 지녔지만, 그 속도는 꽤 빨랐다.
“나를 보호해라!”
동시에 그는 수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지하에서 나와 있던 몇몇 곰족들이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광폭화한 곰족이기에 충분히 론 몰란을 막을 수 있으리라.
“글쎄, 그게 가능할까?”
그때, 론의 인자한 목소리가 빛 사이로 흘러 퍼졌다.
쩌저적. 동시에 벽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하 입구로 향하던 사예르가 그 소리에 잠시 멈칫했을 때.
콰아아앙—
굉음과 함께 집의 한쪽 벽면이 부서졌다.
촤르르. 동시에 물줄기가 벽면을 뚫고 사예르에게로 향했다. 마치 뱀처럼, 하나의 물줄기는 거침이 없었다.
“크크큭. 곰족 새끼들. 이제 쥐어패기만 하면 되나?”
건들거리는 목소리와 함께 광폭화한 곰족에 비하면 체격이 작은 이가 곧장 그들에게로 달려들었다.
빛은 찰나인 만큼, 어느새 사그라진 빛으로 집 안의 광경이 하나둘 드러났다. 그 덕에 갑자기 이곳을 침입한 이들의 모습은 선명히 나타났다.
“…고래족!”
사예르의 얼굴이 구겨졌고.
“뭘 봐, 비실이 새끼야?”
고래족 아치가 사예르에게 활짝 웃어 보이고는 그 주먹을 휘둘렀다.
“크윽!”
“크하하하! 아프냐? 나도 아프다! 하하하!”
광폭화한 곰족과 아치의 주먹이 부딪쳤다. 크게 웃음을 터트리는 아치의 눈이 희번덕거렸다. 그 사이로 검을 든 고래족 혼혈 파세톤이 끼어들며 다른 곰족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너는 내가 맡으면 되겠구나.”
저벅저벅. 느긋한 걸음으로 고래족 후계자 위티라가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녀의 팔에서 뻗어져 나온 물채찍은 이미 사예르의 앞에 도달해 있었다.
“그럼 이만.”
그리고 론은 태연한 얼굴로 사예르를 지나쳐 지하 입구로 향했다.
“이것들이!”
사예르는 얼굴과 온몸으로 분노를 토해내고 있었지만. 그는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고래족이 침입한 무너진 벽. 그 밖으로 수하들이 숨어들어 있는 모든 집들이 포위당한 것이 보였다. 더불어 이 구역 일대를 에워싼 검은 복장의 사람들, 몰란 가문의 사람들도 사예르의 시야에 담겼다.
끼이익.
론은 망설임 없이 지하 입구 문을 열었고, 그 안에서는 쿵쾅거리며 별별 소리가 다 들려오고 있었다.
“으…….”
지하 입구를 지키던 다크엘프는 론과 눈이 마주치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 광경을 본 사예르는 저도 모르게 덜덜 떠는 다크엘프를 향해 분노를 토했다.
“분명 근처에 정령 하나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
말을 이어가던 사예르의 눈동자가 순간 흔들렸다.
‘이 세상에 정령이 하나도 없는 곳이 있었던가?’
덜덜 떠는 다크엘프. 자신의 동료들이, 가족들이 소환식의 제물로 죽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렇기에 사예르는 이 다크엘프가 두려움에 떨며 그의 명령을 숨죽인 채 잘 따랐다고 생각했다.
일부러 사예르는 전투 요원이 아닌, 평범한 다크엘프들만을 살려서 이곳에 감시역으로 데려왔다. 그래야 겁을 먹고 잘 따를 테니까.
그러나 정말로 그랬을까?
정령 하나 없는 상황은 이상하다고.
분명 다크엘프는 그리 생각해야 맞지 않을까?
주륵.
다크엘프의 눈에서 흘러나온 눈물 한 방울이 거칠어진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덜덜 떨며 입안의 말을 내뱉었다.
“…원수. 우리 일족의 원수…….”
두려워하면서도 결국 내뱉고 마는 다크엘프의 모습을 본 사예르는 생각했다.
당했다.
그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의 적은 내부에도 외부에도 모두 있었다.
“이건 생각 못 했던 부분이군.”
론은 아무런 저항이 없는 다크엘프의 어깨를 답지 않게 살짝 두드려주고는 지하로 향했다. 다크엘프는 론이 지나가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제길! 다들 막아! 데르트 헤니투스를 확보해!”
우웅. 사예르의 외침과 함께 그의 주변으로 빛 화살이 빠른 속도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방향은 론을 향해 있었다. 그때, 다크엘프는 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넥스산에 남아있던 다크엘프들은 모두 구했다. 보호받고 있으니 곧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거다.”
그 순간, 다크엘프의 눈동자에 불길이 일었다.
그녀는 몸을 벌떡 일으켜 세워, 론을 향해 다가오는 빛 화살 앞을 가로막았다.
동시에 위티라가 사예르에게로 달려들었으나, 사예르는 그녀에게 입꼬리를 틀어 올렸다.
“물과 빛이 싸우면 물이 손해지. 다 태워 죽여도 재밌겠군.”
위티라의 물과 사예르의 빛. 그 싸움으로 무슨 결말이 나올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
사예르는 멈칫하는 위티라를 보며 자신의 생각이 적중했다 판단하였고, 어느새 빛 화살은 다크엘프의 지척까지 도달했다.
“멈춰.”
그러나 한 사람이 들어서며 사예르는 빛 화살을 멈춰 세울 수밖에 없었다.
“하얀 별을 살리고 싶지 않나 봐?”
위티라가 멈췄던 이유는 사예르도 저 빛도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케일이 멈춰달라고 손짓했기 때문이었다.
“…뭐라고?”
하얀 별. 그 단어에 사예르는 결국 빛 화살을 멈췄다. 물론 그가 그러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역시 내 수하들은 나를 닮았단 말이지.”
사예르의 입꼬리에 지어진 미소가 선명해졌다.
우웅. 사예르의 외침과 함께 그의 주변으로 빛 화살이 빠른 속도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방향은 론을 향해 있었다. 그때, 다크엘프는 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넥스산에 남아있던 다크엘프들은 모두 구했다. 보호받고 있으니 곧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거다.”
그 순간, 다크엘프의 눈동자에 불길이 일었다.
그녀는 몸을 벌떡 일으켜 세워, 론을 향해 다가오는 빛 화살 앞을 가로막았다.
동시에 위티라가 사예르에게로 달려들었으나, 사예르는 그녀에게 입꼬리를 틀어 올렸다.
“물과 빛이 싸우면 물이 손해지. 다 태워 죽여도 재밌겠군.”
위티라의 물과 사예르의 빛. 그 싸움으로 무슨 결말이 나올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
사예르는 멈칫하는 위티라를 보며 자신의 생각이 적중했다 판단하였고, 어느새 빛 화살은 다크엘프의 지척까지 도달했다.
“멈춰.”
그러나 한 사람이 들어서며 사예르는 빛 화살을 멈춰 세울 수밖에 없었다.
“하얀 별을 살리고 싶지 않나 봐?”
위티라가 멈췄던 이유는 사예르도 저 빛도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케일이 멈춰달라고 손짓했기 때문이었다.
“…뭐라고?”
하얀 별. 그 단어에 사예르는 결국 빛 화살을 멈췄다. 물론 그가 그러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역시 내 수하들은 나를 닮았단 말이지.”
사예르의 입꼬리에 지어진 미소가 선명해졌다.
반면에 론은 살짝 고개를 숙여 보였다.
“…공작님.”
“괜찮네.”
지하에서 곰족 한 명이 데르트 헤니투스 공작을 붙잡은 채 올라오고 있었다. 그 곰족의 앞뒤를 다른 곰족들이 감싸며 누구의 접근도 허용치 않았다.
광폭화한 곰족 사이에 낀 데르트 공작은 너무나도 작고 약해 보였다. 그 역시도 무가의 가주로서 어느 정도 체격이 되었으나 팔다리에 채워진 족쇄와 엉망이 된 몰골로 상태가 참 좋아 보이지 않았다.
“아들아.”
데르트 공작은 케일에게 활짝 웃어 보였으나 그 안에 든 미안함과 자책은 숨길 수가 없었다. 그는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아들 케일에게 천천히 말했다.
“내가 미,”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마시고.”
하지만 그 말은 케일에 의해 끊어졌다. 케일은 미안하다고 말하려던 데르트의 말을 끊어먹고 한마디를 툭 던졌다.
“바센과 릴리는 모릅니다.”
그 말에 데르트는 아들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때, 사예르의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물겨운 부자 상봉이군.”
뒤이어 케일이 사예르를 보며 입을 열었다.
“눈이 삐었나?”
반면에 론은 살짝 고개를 숙여 보였다.
“…공작님.”
“괜찮네.”
지하에서 곰족 한 명이 데르트 헤니투스 공작을 붙잡은 채 올라오고 있었다. 그 곰족의 앞뒤를 다른 곰족들이 감싸며 누구의 접근도 허용치 않았다.
광폭화한 곰족 사이에 낀 데르트 공작은 너무나도 작고 약해 보였다. 그 역시도 무가의 가주로서 어느 정도 체격이 되었으나 팔다리에 채워진 족쇄와 엉망이 된 몰골로 상태가 참 좋아 보이지 않았다.
“아들아.”
데르트 공작은 케일에게 활짝 웃어 보였으나 그 안에 든 미안함과 자책은 숨길 수가 없었다. 그는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아들 케일에게 천천히 말했다.
“내가 미,”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마시고.”
하지만 그 말은 케일에 의해 끊어졌다. 케일은 미안하다고 말하려던 데르트의 말을 끊어먹고 한마디를 툭 던졌다.
“바센과 릴리는 모릅니다.”
그 말에 데르트는 아들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때, 사예르의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물겨운 부자 상봉이군.”
뒤이어 케일이 사예르를 보며 입을 열었다.
“눈이 삐었나?”
“…뭐?”
“나랑 아버지가 우냐? 뭐가 눈물겨운 부자 상봉이야. 납치범 새끼가 짜증 나는 소리 내뱉고 있어.”
순간 아치가 멈칫하며 케일의 눈치를 살폈다. 전혀 사령관답지 않은 그 말투에 아치는 케일이 진심으로 화가 났음을 알아챘다.
그러거나 말거나 케일은 제 할 말을 했다.
“시간 없으니까, 그냥 가만히 잡혀.”
“뭐?”
그저 되묻기만 하는 사예르를 멍청하다는 듯 바라보던 케일은 오랜만에 혀를 쯧 차며 그의 주위를 가리켰다.
“야. 네 주위에 안 보이냐?”
무슨 소리지?
사예르는 너무나도 태연하다 못해 싸가지까지 없어 보이는 케일의 모습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 전 주군에 대한 이야기는 무슨 소리지?”
그러나 그는 침착하게 하얀 별에 대해 케일에게 물었다.
데르트의 신변을 확실히 확보한 상태에서 이제 키를 잡은 것은 사예르 자신이었다.
아무리 케일이 날고 긴다 해도 데르트 공작을 잡은 곰족이 데르트를 죽이게 하는 것보다는 느릴 테니까.
그러나 케일은 여전히 느긋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이며 흘러가듯 툭 내뱉었다.
“무슨 소리긴.”
씨익. 케일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하얀 별이 봉인되었단 소리지.”
“…뭐?”
봉인?
“…뭐?”
“나랑 아버지가 우냐? 뭐가 눈물겨운 부자 상봉이야. 납치범 새끼가 짜증 나는 소리 내뱉고 있어.”
순간 아치가 멈칫하며 케일의 눈치를 살폈다. 전혀 사령관답지 않은 그 말투에 아치는 케일이 진심으로 화가 났음을 알아챘다.
그러거나 말거나 케일은 제 할 말을 했다.
“시간 없으니까, 그냥 가만히 잡혀.”
“뭐?”
그저 되묻기만 하는 사예르를 멍청하다는 듯 바라보던 케일은 오랜만에 혀를 쯧 차며 그의 주위를 가리켰다.
“야. 네 주위에 안 보이냐?”
무슨 소리지?
사예르는 너무나도 태연하다 못해 싸가지까지 없어 보이는 케일의 모습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 전 주군에 대한 이야기는 무슨 소리지?”
그러나 그는 침착하게 하얀 별에 대해 케일에게 물었다.
데르트의 신변을 확실히 확보한 상태에서 이제 키를 잡은 것은 사예르 자신이었다.
아무리 케일이 날고 긴다 해도 데르트 공작을 잡은 곰족이 데르트를 죽이게 하는 것보다는 느릴 테니까.
그러나 케일은 여전히 느긋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이며 흘러가듯 툭 내뱉었다.
“무슨 소리긴.”
씨익. 케일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하얀 별이 봉인되었단 소리지.”
“…뭐?”
봉인?
조금도 생각지 못한 내용에 사예르는 귀를 의심하였다. 하지만, 아까부터 하얀 별의 힘이 조금도 느껴지지가 않았다.
“그리고 참고로 한 가지 더 말하자면, 곰족 주둔지로 현재 늑대족과 호랑이족이 갔어.”
“…무슨-”
사예르는 마치 시냇물이 졸졸 흘러가듯 케일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들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케일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네놈들 주둔지도 다 들켰단 소리지. 아. 그리고 하나 더. 세계수 쪽은 이미 우리가 잘 처리해서 거기도 너네가 힘을 못 쓸 거야.”
“…하……?”
“그리고 하나 더.”
케일은 사예르를 가리켰다.
“지금 네 빛 화살들 때문에 잘 안 보이나 본데. 너 걸을 수 있겠냐?”
“…뭐?”
냐아아옹.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사예르는 뒷목으로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그의 눈동자가 사방을 훑었다.
위. 좌. 우.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래.
다크엘프 바로 근처에서 멈춘 빛 화살로 가득한, 너무 눈이 부셔서 뭐가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 지하 입구.
그곳에 희미한, 하얀 연기 같은 것이 바닥에 깔린 채 빠르게 지하를 덮치고 있었다.
안개다.
묘족 두 아이가 떠올랐다.
“…독!”
사예르가 그 말을 내뱉는 순간, 데르트 주위를 감싸고 있던 곰족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크윽!”
제일 먼저 앞에 서 있던 곰족.
그의 다리가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다음 곰족도 한쪽 다리와 팔을 떨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도미노처럼, 하나둘 광폭화한 몸이 떨려왔고, 그 틈으로 이미 론이 뛰어들고 있었다. 마치 울창한 숲 안을 넘나들며 날아가는 새처럼, 론은 유유히 데르트에게로 다가갔다.
“크윽! 안 돼!”
데르트 공작의 뒤로 묶인 두 팔을 잡고 있던 곰족이 그런 론을 막아서려고 했지만.
“크아아악!”
푸욱.
단도 몇 개가 그의 팔과 목에 박혔다. 마비독으로 반응 속도가 느려진 곰족이 피할 수 없는 비수였다.
이를 본 사예르는 결국 마지막 수를 택했다.
“다 죽어!”
빛 화살은 다시 다크엘프와 론, 곰족, 데르트를 향해 날아갔다. 다 죽이는 것. 사예르가 택한 마지막 수였다.
‘…주군은 나중에 알아본다.’
봉인이라니! 사예르는 케일의 말을 절대로 믿을 수가 없었다. 케일에게 봉인 당할 만큼 하얀 별은 약하지 않았다.
그때, 그는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휴. 멍청한 놈. 아직도 몰라? 그게 될 것 같냐?”
케일은 웃으며 손을 뻗었다.
은빛 방패가 이미 다크엘프 앞에 드리워져 있었다. 빛 화살은 부서지지 않
“크윽!”
제일 먼저 앞에 서 있던 곰족.
그의 다리가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다음 곰족도 한쪽 다리와 팔을 떨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도미노처럼, 하나둘 광폭화한 몸이 떨려왔고, 그 틈으로 이미 론이 뛰어들고 있었다. 마치 울창한 숲 안을 넘나들며 날아가는 새처럼, 론은 유유히 데르트에게로 다가갔다.
“크윽! 안 돼!”
데르트 공작의 뒤로 묶인 두 팔을 잡고 있던 곰족이 그런 론을 막아서려고 했지만.
“크아아악!”
푸욱.
단도 몇 개가 그의 팔과 목에 박혔다. 마비독으로 반응 속도가 느려진 곰족이 피할 수 없는 비수였다.
이를 본 사예르는 결국 마지막 수를 택했다.
“다 죽어!”
빛 화살은 다시 다크엘프와 론, 곰족, 데르트를 향해 날아갔다. 다 죽이는 것. 사예르가 택한 마지막 수였다.
‘…주군은 나중에 알아본다.’
봉인이라니! 사예르는 케일의 말을 절대로 믿을 수가 없었다. 케일에게 봉인 당할 만큼 하얀 별은 약하지 않았다.
그때, 그는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휴. 멍청한 놈. 아직도 몰라? 그게 될 것 같냐?”
케일은 웃으며 손을 뻗었다.
은빛 방패가 이미 다크엘프 앞에 드리워져 있었다. 빛 화살은 부서지지 않는 방패를 뚫을 수 없었다.
콰아아아앙—-!
다시 한번 폭발이 일어나며 집은 거의 폭발하듯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예르는 은빛 방패 너머 론에게 부축을 받으며 똑바로 서는 데르트 공작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는 애써 천천히 뒤돌아서며 케일 헤니투스를 바라봤다.
어느새 다가온 케일 헤니투스가 사예르에게 미소를 그려 보였다.
“이제 그만해.”
사뭇 부드러운 어조로 케일은 사예르를 다독이듯이 말했다.
“너네는 다 끝났어.”
우르르르–
그 순간, 밤하늘이 울었다. 환한 빛 구 아래. 괴물 사자용이 있을 곳이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케일은 그쪽을 가리키며 사예르에게 조언해주었다.
모든 적들이 사로잡힌 가운데, 유일하게 서 있는 적인 사예르에게.
“곧 끝날 쟤처럼. 너도 끝이야, 이제.”
“…말도 안 되는 소리!”
사예르는 그리 말하고는 이내 홀로 몸을 움직였다. 그의 주위로 빛이 맴돌았고, 사예르는 홀로 도망치려 했다.
케일은 고래족 아치에게 말했다.
“저 납치범 좀 잡아.”
“패도 돼?”
“마음대로.”
“오우, 좋아.”
신이 나서 사예르에게로 다가가는 아치. 케일은 이쪽으로 다가오는 거대한 회색 용 라쉴에게 슬쩍 도망가는 사예르를 가리켰다. 빛으로 휘감은 놈이라 참 잘 보였다.
아치에 라쉴까지 가니, 사예르는 잡힐 것이다.
는 방패를 뚫을 수 없었다.
콰아아아앙—-!
다시 한번 폭발이 일어나며 집은 거의 폭발하듯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예르는 은빛 방패 너머 론에게 부축을 받으며 똑바로 서는 데르트 공작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는 애써 천천히 뒤돌아서며 케일 헤니투스를 바라봤다.
어느새 다가온 케일 헤니투스가 사예르에게 미소를 그려 보였다.
“이제 그만해.”
사뭇 부드러운 어조로 케일은 사예르를 다독이듯이 말했다.
“너네는 다 끝났어.”
우르르르–
그 순간, 밤하늘이 울었다. 환한 빛 구 아래. 괴물 사자용이 있을 곳이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케일은 그쪽을 가리키며 사예르에게 조언해주었다.
모든 적들이 사로잡힌 가운데, 유일하게 서 있는 적인 사예르에게.
“곧 끝날 쟤처럼. 너도 끝이야, 이제.”
“…말도 안 되는 소리!”
사예르는 그리 말하고는 이내 홀로 몸을 움직였다. 그의 주위로 빛이 맴돌았고, 사예르는 홀로 도망치려 했다.
케일은 고래족 아치에게 말했다.
“저 납치범 좀 잡아.”
“패도 돼?”
“마음대로.”
“오우, 좋아.”
신이 나서 사예르에게로 다가가는 아치. 케일은 이쪽으로 다가오는 거대한 회색 용 라쉴에게 슬쩍 도망가는 사예르를 가리켰다. 빛으로 휘감은 놈이라 참 잘 보였다.
아치에 라쉴까지 가니, 사예르는 잡힐 것이다.
‘뭐, 홀로 도망가다가 하얀 별의 부재를 깨달아도 상관없고.’
어차피 퍼슬시 너머로 도망가지는 못할 테니까. 모든 입구는 늑대족이 막고 있었다.
‘도망가는 놈을 잡는 것은 어렵지 않지.’
안일한 마음으로 하는 생각이 아니었다.
이번에야말로 절대로 놓치지 않을 생각이기에 쉬이 내리는 판단이었다.
촤르르르–!
케일은 물로 만든 창을 하늘로 쏘아 보냈다.
바이올란 공작부인이 퍼슬 시청에서 이 신호를 보는 즉시 마나 궤도 혼란 장치를 완전히 멈춰 세울 것이고, 그녀의 통솔 아래 헤니투스 공작가 전력과 데르트 공작이 고용한 서대륙 곳곳의 강자들이 움직일 터.
목표는 당연히 라쉴이 쫓아가는 대상인 사예르다.
우르르르-
여전히 하늘은 울고 있었다.
사자용은 마지막 5단계로 들어섰다.
케일은 그 괴물의 목을 곧 따버릴 알베르 크로스만을 떠올리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곧 끝이군.”
곧 신전이 나타나리라.
제3지구의 안로만은 약 1년여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저 신전 때문에 힘들었다고 하였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그러나 우리는 조금 더 빨리 저 신전의 끝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케일은 저 신전 안에서 하얀 별을 끝낼 것이며, 봉인된 신 문제도 해결할 예정이다.
쿵. 쿵. 쿵.
케일은 곧 뿌리 단검에 찔릴 제 심장의 박동을 느끼며 황금패를 만지작거렸다.
렸다.
“별로 안 아프겠지?”
그는 홀로 조용히 중얼거렸으나, 이를 들은 두 존재가 있었다.
이제 비크로스보다 훨씬 더 뛰어나고, 론보다는 조금 모자란 은신술을 터득한 온과 홍. 두 묘족은 슬그머니 케일에게 다가왔다가 케일이 하는 말을 듣고는 서로를 바라봤다.
눈빛으로 대화를 주고받던 온과 홍의 눈동자가 황금패로 향했다.
케일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온과 홍은 곧 그들이 본 것을 말해줄 라온과 몇 명의 어른을 떠올렸다.
온의 날카로운 눈동자가 황금패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
후에 수호 기사 클로페 세카가 집필한 ‘영웅이란 무엇인가?’ 에세이에는 유명한 문장이 하나 있었다.
또 하나 더 유명한 문장이 있었다.
***
“음? 언제 왔어?”
케일은 다가온 온과 홍에게 라온에게 가보라고 말하고는 홀로 방벽으로 다시 걸음을 옮겼다.
동료들이 괴물의 마지막을 끝내는 모습을 보아야 했으니까.
“…공자!”
“전하.”
케일은 정글 왕 리타나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케일 헤니투스!”
“오랜만이군.”
그리고 툰카를 비롯한 다른 이들에게도 짧은 인사를 건넸다. 그들은 케일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분위기였지만, 모두 입을 다문 채 한 곳을 바라봤다.
“…크르르…크륵…….”
수많은 탄환으로 온몸의 비늘이 뚫려 피를 쏟아내는 사자용.
그 괴물에게로 최한, 알베르, 에르하벤이 다가가고 있었다.
이제 괴물은 끝이었다.
그 끝을 보기 위해 모든 이들이 세 존재의 등을 바라볼 때, 케일은 유일하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곧 나타날 봉인된 신의 신전을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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