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776
2부 18화
“저 중에 검은 머리가 용님이신 건가?”
“아마도.”
케일은 등 뒤로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몇몇 들려왔다. 케일 일행처럼 나직이 속삭이는 것이 아닌, 최대한 억눌렀지만 가릴 수 없는 어떤 흥분과 질시가 담긴 목소리였다.
하지만 케일은 타인의 반응 따위 신경 쓸 바가 아니었다.
‘저 용이 진짜일 확률이 절반 이상이고, 정상도 아닌 것 같다고?’
그때였다.
-케일.
에르하벤이 입이 아닌, 머릿속으로 뜻을 전해왔다. 그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이리라.
-마나가 저 존재 주위로 안 가는구나.
저 존재는 흑발의 여인이다.
-그럼에도 저 존재는 강대한 마나를 품고 있다. 하지만 라온보다도 스스로를 숨기는 재주가 없구나. 마치-
에르하벤은 잠시 망설이다 답했다.
-마치 날것과 같아. 마나를 다루는 법을 배운 적도, 제대로 연습한 적도 없는 것처럼.
고룡의 녹빛으로 변한 눈동자가 흑발 여인의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이상해. 용이라면 자연스럽게 마나를 다루는 법을 알게 되는데.
그 말이 맞다.
케일이 라온을 처음 구했을 때, 라온은 마나에 대해 배운 적이 없음에도 스스로 마나를 깨우쳤다.
-인간아! 뭔가, 뭔가 쟤 용 같다!
라온은 연신 ‘용이다!’라고 확언하는 대신 ‘용 같다!’는 소리만 반복했다.
‘그러니까-’
케일은 생각을 정리했다.
‘저 흑발은 용일 확률이 높은데, 상태가 일반적인 용과 다르다는 거지?’
그 정도만 지금은 머릿속에 기록해두면 될 것이다.
‘음?’
그 순간이었다.
“…….”
센더스 뒤를 따르던 용으로 추정되는 여인이 걸음을 멈췄다. 그 즉시 그녀의 옆에 있던 화사한 금발의 여자가 그 용의 팔을 살짝 움켜쥐었다.
“왜 그러십니까?”
케일은 저 금발의 정체를 안다.
‘저자가 화이언스 가문의 1공녀.’
황제의 스승 가문인 화이언스. 즉, 검은 피 가문. 그곳의 차기 가주가 저 사람이었다. 분명 사냥꾼이리라.
“…아무것도.”
흑발의 여인은 정면을 바라본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라온과 에르하벤 님을 알아본 것인가? 무언가 알아챈 건가?’
케일은 잠시 긴장했지만, 여인은 결코 라온과 에르하벤이 있는 쪽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저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릴 뿐. 하지만 그 의문을 얼굴에서 지우고는 담담히 말했다.
“조금 피곤해서 감각이 예민해진 듯싶다.”
호오.
케일은 묘한 눈빛으로 흑발 여인을 바라보았다.
“꼬맹아.”
그의 귓가로 에르하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꼬맹이. 분명 다른 이들의 시선을 피해 라온을 부르는 것이리라.
“일단 너는 좀 멀리 있어 봐라.”
뒤이어 에르하벤은 케일의 머릿속으로 뜻을 전했다.
-혹시 저 존재가 용이고, 저 이상한 상태의 이유가 사냥꾼에 의한 제약이라면. 곧 나타날 황제의 스승. 가주는 상당한 실력자일 수도 있다.
혹시 모르니, 라온은 대피시키는 편이 나을 것이란 소리였다. 케일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에르하벤은 라온과 실랑이 중인 듯했다.
“…그래. 강한 건 알지만. 나가 있어라.”
둥-!
작은 북소리가 울렸다.
악단이 음악을 멈췄다.
황제가 오니, 모두 몸가짐을 정돈하란 소리였다.
케일은 1황자 곁에 있는 세 명. 흑발 여인, 1공녀, 로브로 모습을 가린 이까지 차례대로 바라보다가 이내 라온의 불퉁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인간아, 나 금 용 할배가 나가라고 그래서 나간다! 화 안 났다! 나, 화 정말 안 났다!
그래. 그래.
케일은 대충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속삭이듯 덧붙였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집에 뭐가 설치되었는지 확인해 봐. 아니면 우리 짐을 누가 뒤지는지.”
-오! 알았다, 인간! 나는 그거 하겠다!
“적당히, 위-”
-알았다, 위험하면 도망간다!
할 일이 생긴 라온은 몇 번이나 자신이 간다고 인사를 하고는 연회장 열린 테라스 창을 통해 19궁으로 가버렸다.
“어휴.”
고룡이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하지만 케일은 에르하벤의 눈동자가 서늘하게 가라앉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둥-
“이스카의 빛인 황제 폐하께서 입장하십니다!”
힘찬 외침과 함께 웅장한 음악 연주가 시작되었다.
모두 궁장을 통해 배운 예를 취했다.
황제가 황좌까지 걸어가는 길. 그 길을 따라 후보자들이 은밀한 신경전을 펼치며 도열했다.
케일 일행은 일부러 뒤쪽으로 물러난 채, 고개를 숙였다.
황제가 고개를 들라 하기 전까지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타닥. 타닥.
지팡이를 짚는 소리와 함께, 황제가 등장했다.
스윽. 스윽.
그 뒤로 천이 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고개를 들라.”
황좌 앞에 선 황제가 단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고, 케일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현 샤올렌에서 가장 뛰어난 네크로맨서 능력을 지닌 자.
검은 실선이 가득한 얼굴, 선명한 청안이 후보자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음?’
케일은 제 소매를 살짝 움켜쥐는 손길을 느꼈다.
‘메리?’
황제를 바라보는 메리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묻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대신 그는 황제보다 조금 더 낮은 단의 끝에 그림자처럼 서 있는 이를 볼 수 있었다.
‘가주.’
현 황제의 스승이자, 화이언스 가문의 가주.
‘이름이 월롯이랬지.’
월롯 화이언스.
그는 하얀 마법사 로브를 입은 채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중년을 넘어 노년을 향해 가는 반백발의 남자.
‘1공녀의 할아버지라고 했지.’
그리고 사냥꾼일 테고.
케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런 상황도 오랜만이군.’
황제도, 가주도. 1황자도, 흑발 여인도, 1공녀도. 어느 누구도 케일을 알아보지 못했으며,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물론 메리는 신경 쓰는 이들이 있었지만, 황제와 가주는 메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저 모두를 내려다볼 뿐.
-재밌구나.
에르하벤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들려왔다.
-저 가주 강하구나. 가늠이 안 된다. 황제 역시도. 내 아래는 아닌 것 같구나.
그 말은 고룡과 동수거나 그 이상이란 소리였다.
이 세계에 발을 들인 후, 처음으로 고룡이 상대에게 내린 평가 내용이었다.
케일은 그제야 메리가 왜 황제를 보며 눈동자가 흔들렸는지 알 것 같았다.
“으음.”
그는 최한이 침음을 흘리며 케일을 향해 고개를 살짝 젓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장 경험이 많은 고룡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강자인 가주와 황제.
이는 분명 좋지 못한 상황이다.
-…케일, 걱정이 크냐?
에르하벤은 케일의 구겨진 미간을 보며 걱정스레 말을 건넸다.
하지만 케일은 고룡의 말에 대답할 정신이 아니었다.
-케일. 저 황제 말이다.
파괴하는 불. 짠돌이가 갑자기 말을 건넸다.
-다 죽어가는 것 같은데?
…어?
케일은 황제를 살폈다. 중년의 황제는 아주 위엄 넘치고 팔팔해 보였다. 물론 한쪽 다리를 절어서 지팡이를 짚고 있었지만.
‘지난 시험에서는 현 황제만이 살아남았지만, 그 당시 다리 한쪽을 다쳤다고 합니다.’
더스트 신관의 정보에 따르면 이는 몇십 년 전의 부상으로, 그 후로 황제는 다칠 일도 없이 정정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다 죽어간다고?
-있잖아, 내가 죽은 마나에 중독되어 죽어가는 사람을 정말 많이 봤거든?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짠돌이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듯, 두서없이 말을 이었다.
-메리처럼, 저 황제도 검은 실선이 있지만. 묘하게 그 실선이 선명하지 않고 주변의 살을 물들이는 느낌이 들지 않아? 물감이 번지는 것처럼.
-특히, 소매 쪽 손목을 봐.
케일은 황제의 소매 쪽을 쳐다봤다.
‘…정말이잖아?’
소매 부근에 살짝 드러난 손목을 보니, 검은 실선이 마치 습자지에 떨어진 물방울처럼 번져가고 있었다.
“음?”
그리고 황제는 자연스럽게 다른 손으로 소매 부근을 쓸어내리며 손목을 가렸다.
‘…날 보지는 않았고.’
케일의 시선을 느껴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었다.
-음. 저거 죽은 마나 과다 복용 시에 나타나는 중독 증상인데.
케일은 이해할 수 없었다.
메리도 죽은 마나를 엄청 많이 섭취했지만, 한 번도 과다 복용으로 중독 증상이 나타난 적은 없었다.
‘과부하라면 몰라도.’
마나를 과하게 사용하면 과부하가 일어나듯, 네크로맨서가 과한 죽은 마나를 사용하면 과부하가 일어나야 맞다.
-…맞아. 저건 과다 복용으로 인한 중독 증상이 맞아. 내가 알아.
짠돌이가 잠시 침묵하다가 쓸쓸히 읊조렸다.
-…나보다 죽은 마나로 죽은 사람 많이 본 인간 별로 없으니까.
하지만 다시 씩씩하게 말을 이었다.
-네크로맨서가 왜 죽은 마나 과다 복용 중독 증상이 나타나지? 그들에게는 죽은 마나가 독이 아닐 텐데?
-이상하구나.
가만히 있던 짱돌이 의문을 드러냈다.
-가능성은 두 가지일 거다.
짠돌이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 와중에도 케일은 황제의 안색을 티 나지 않게 살폈다.
“…나의 뒤를 이을 자가 누가 될지 모르겠으나, 그 영광을 얻을 자를 가리기 위한 시험이니. 모두 가진 바를 전부 쏟아내길 바란다.”
현재 황제는 의례적인 축사를 내뱉고 있었다.
귀담아들을 내용은 딱히 없었다.
오히려 짠돌이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했다.
-첫 번째 가능성은 저 황제가 네크로맨서가 아닌 것이고. 두 번째 가능성은 네크로맨서조차 중독시킬 어떤 죽은 마나가 있다는 것이고.
짠돌이는 냉정하게 말했다.
-어찌 되었든 저런 증상이 나타난 이상, 반년 안에 죽는다.
황제는 말했다.
“모두에게 영광이 주어지길 바란다.”
짠돌이는 말했다.
-아마 본인도 알고 있을걸? 자신이 죽어가고 있는 걸.
황제는 축사를 끝맺는 중이었다.
“1차 시험이 끝나면 승자들을 위한 연회가 다시 열릴 것이다. 그때도, 다시 그대들을 볼 수 있다면 좋겠군.”
그 말을 끝으로 축사는 마무리되었다.
케일은 검은 피 가문 가주가 황제에게로 다가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황제에게 뭐라 속삭였고, 황제는 희미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가주는 시종장에게 손짓했고, 황제는 몇 마디 시종장에게 건네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젊은 사람들끼리 편히 즐기면 좋을 것 같군. 그러니 나는 빠지도록 하겠네.”
황제는 꽤 기분 좋게 웃어 보이고는 후보자들에게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누가 보아도 황제가 스스로 빠져줄 테니 편히 연회를 즐기란 말이었다.
“음? 스승님께서도 빠지려고?”
“네, 폐하.”
가주도 그런 황제의 뒤에 슬그머니 붙었다.
“한마디 하지 않고 바로?”
황제가 장난스럽게 말을 건네자, 반백발의 가주 역시도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걸었다.
조금 차가워 보였던 인상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굳이 지금 말을 나눌 필요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 눈동자는 차가웠다. 눈동자는 연회장을 담았고, 그 입에서 짧은 인사가 흘러나왔다.
“모두 살아남으시길.”
연회장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하하하하! 스승님도 참, 나보다 더 하시는구만.”
황제는 호탕한 웃음과 함께 연회장 밖으로 향했다. 후보자들이 다시 인사를 하였고, 가주는 황제 뒤에서 은은한 미소를 매단 채 연회장을 떠났다.
두 사람이 떠나고 난 후, 시종장이 살짝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
“연회의 끝에 1차 시험에 대한 세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오니, 그전까지는 편하게 즐기시면 됩니다. 이 연회장이 있는 궁, 그리고 바깥 후원까지. 어느 곳이든 편히 다니시면 됩니다!”
시종장은 예의 바르게 허리를 숙였다.
“그럼, 편안한 시간 보내시길.”
시종장이 손짓하자, 악단이 경쾌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어휴.”
“…확실히 아우라가 다르기는 하네.”
하나둘 후보자와 조력자들은 긴장을 풀며 입을 열었다.
케일 역시 메리에게로 다가갔다.
“주군, 뭐라도 드시겠습니까?”
역할에 충실했다. 최한이 케일에게 다가왔다.
“고기 가져다드릴까요?”
케일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하, 나 말고 메리를 챙겨야지!’
연기라고는 눈곱만큼도 제대로 못 하는 최한이기에, 케일은 그에게 그냥 편한 대로 움직이라고 했다.
“주군 먼저 드려야지.”
케일은 가면 아래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최한의 말에 응수했다.
에르하벤은 이미 메리의 등 뒤에 호위 기사처럼 서 있었다.
“주군.”
케일은 메리에게 테라스 쪽을 눈짓했다. 조금 전 그녀의 반응과 그간 얻은 정보를 잠시라도 몰래 공유하는 편이 나았으니까.
하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그쪽이 그 유우며엉하신 헤니 위시로프인가?”
케일은 다가오는 이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뭐야, 이 전형적인 망나니 같은 놈은?’
메리는 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봤다. 그녀의 일행 곁으로 4황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유들유들한 미소를 지으면서 메리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와인잔까지 든 4황자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시비 걸러 오는 것 같았다.
케일은 그런 촉이 왔다.
‘신경 안 써도 되겠군.’
케일은 단박에 신경을 껐다.
“누구지?”
“…뭐? 내가 누구…냐고?”
메리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그래. 넌 누구지?”
“…지금 나한테 반말을-”
“후보자는 동등하다. 어쨌든 넌 누구지?”
“…어떻게 나를 모를 수가-”
“너를 알아야 하나?”
“……!”
역시 저리 등장하는 놈들치고 은근히 멘탈 강한 놈은 별로 없다니까.
케일은 덤덤하게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멈칫했다.
“이야! 여기 유명하신 분들이 다 계시네!”
더벅머리의 남자가 메리와 4황자에게 다가왔다.
케일은 저자를 안다.
‘용병 출신 제로.’
신관 더스트와 교단이 후보자 중에 꼽은 미스터리한 인물 1위이자, 그 실력을 후보자 중 최소 상이라고 보았다.
“여기가 흥미진진해 보이는군요. 나도 끼어도 될까요?”
그리고 한 명이 더 다가왔다.
‘2황녀까지-’
황족 중 네크로맨서 실력은 5번째 정도이나, 그 외의 실력이 뛰어난 자라고 알려져 있다.
‘…뭐야, 왜 여기로 다 와?’
케일의 표정이 떨떠름하게 변해갔다.
세 명이 메리에게로 모여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우리 테라스 가서 정보 교환해야 하는데?’
케일이 그런 생각을 하거나 말거나.
타닥. 타닥.
어느 누구와도 섞이지 않고 연회장에 고고하게 서 있던 표정 없는 얼굴의 남자. 1황자가 오로지 메리 쪽만을 응시한 채 다가오고 있었다.
‘다들 왜 이러니-’
케일은 일단 메리의 옆에 붙어있는, 연기가 서툰 최한을 제 뒤로 끌어당겼고. 그가 대신 메리 옆에 섰다.
그때였다.
콰아아아아앙——!!!
굉음이 울려 퍼졌다.
‘폭발음?’
이건 누가 들어도 무언가 폭발하는 소리였다. 케일은 테라스 창밖을 내다봤다.
저 멀리 궁 어딘가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위이이잉—위이잉—
경보음이 울려 퍼졌고, 4황자에게로 누군가 황급히 다가와 속삭였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근처에 있던 모든 이들에게 잘 들렸다.
“‘멸망단’이 황궁 성벽을 공격했다고 합니다!”
멸망단?
케일은 노신관 더스트에게서 들은 정보 중 하나를 떠올렸다.
‘이 세계를 멸망시키면 새로운 세상으로 갈 수 있다며, 그런 신념을 지니고서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단체가 있습니다.’
‘그 이름은 멸망단입니다.’
이야.
케일은 속으로 탄성을 흘렸다.
‘참, 이 세상도 일이 참 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