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835
2부 77화
위퍼 왕국은 언제쯤 만나자 이런 말도 없었다.
‘그냥 와!’
언제든 문이 열려있다고 했다. 케일에게는.
이 소식을 전한 왕세자는 화사하게 웃으며 케일에게 말했다.
‘케일, 네가 가라. 툰카 대장군이 네가 보고 싶은가 보던데?’
반대로 그 말을 듣던 케일의 얼굴은 구겨졌었다.
그에 알베르는 더 화사한 미소를 띤 채 손을 흔들어 보였다.
‘가서 잘 처리하고 와. 딱히 복잡한 건 네가 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
케일은 타 왕국에 그것도 대표로 가는 일이었지만, 별다른 고민 없이 수락했다.
‘나는 오늘 물꼬만 트면 되니까.’
자세한 실무는 실무진에서 알아서 할 터.
‘내 광산 문제도 헤니투스 공작가와 빌로스가 맡아줄 테고.’
케일은 흐뭇한 미소를 저도 모르게 지었다.
‘나는 그냥 광산만 설치해주고, 편히 돈만 벌면 되는 거지.’
아주 훌륭하다.
이것이야말로, 미래의 백수 생활을 위한 든든한 자산이다.
“하하하! 친우여! 너도 반갑나 보구나! 하하하하! 네 미소가 아주 보기 좋아!”
물론 툰카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 미소는 힘을 잃었다.
그렇다고 해서 툰카를 보는 케일의 눈빛이 영 떨떠름하지는 않았다.
‘…그럭저럭 이제 괜찮은 놈이 되었단 말이지.’
전쟁만 외쳐대며, 제 아군을 갈아 넣어대던 툰카는 더는 보이지 않았다.
또.
“오랜만입니다, 사령관님.”
마탑주와 마법사에 대한 복수심으로 불타오르던 참모장 헤롤 코디앙.
그놈도 이제 그 흔적이 거의 희미해져 갔다.
“오랜만이군, 참모장.”
케일은 헤롤 코디앙이 내미는 손을 잡았다.
“이제는 참모장이 아니지? 아니지, 이제는 말을 편하게 하면 안 되겠군요.”
국무대신.
헤롤의 새로운 직책이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이에 말을 편하게 하셔도 됩니다.”
씨익 웃어 보이는 헤롤의 미소에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보다는 ‘제가 그렇게 만들었죠.’라는 의미가 다분해 보였다.
케일은 그것이 꽤 마음에 들었다.
‘이래야 대화가 편하지.’
그는 대장군 툰카와 국무대신 헤롤. 두 사람을 보며 입을 열었다.
“어디 들어가서 대화라도 하자고.”
이어진 목소리는 꽤 흥미진진하다는 듯 묘한 기색이 담겨 있었다.
“여긴 보는 눈이 너무 많잖아?”
“맞습니다.”
뒤에 서 있던 최한이 동의를 표했다. 케일의 시선이 슬그머니 주변을 훑었다.
현재 케일이 텔레포트 해서 온 장소는 위퍼 왕궁 중심에 위치한 궁 바로 앞이었다.
주변에 전사들이 배치되어 있고 관리들도 몇 명 보였으나.
‘그들만 있는 것은 아니지.’
곳곳에서 이쪽에 시선을 두는 이들이 많았다.
왕궁에서 일하는 많은 이들일 것이다.
‘소문이 금방 나겠어.’
왕궁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의 입이 무겁지는 않았다.
가벼운 이들도 많았다.
곧 케일과 소드 마스터 최한이 위퍼 왕국을 방문했다는 것이 알려질 것이다.
‘또, 여기에도 스파이가 있겠지.’
다른 왕국에서 보낸 눈이 위퍼 안에도 존재할 터.
꽤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칩거를 하던 케일 헤니투스가 왕세자와 즐겁게 환담을 나누며 함께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며칠 전이다.
그런 이가 그다음 장소로 움직인 곳이 위퍼 왕국이다.
분명 무언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타국도 눈치챌 터.
‘여기서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다면.’
그건 눈치가 없는 것이지.
그리고 앞으로 눈치가 있다면 알게 될 것이다.
“조용한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국무대신 자리에 앉았음에도 헤롤은 케일에게 극진한 예를 표했다.
“갑자기 찾아오시는 바람에, 준비가 미흡한 점 이해 바랍니다.”
케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 사이에 이해는 무슨.”
친근하게 나오는 케일의 모습에 헤롤이 멈칫했다.
“그렇지! 우리 사이에, 그냥 옆집 놀러 온다고 생각하면 돼!”
툰카는 좋다고 신이 나서 외쳐댔지만.
그 순간, 헤롤은 케일의 은근한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케일은 부드럽고 상냥한 미소를 띤 채 말했다.
“그래. 친우 사이에, 어렵게 생각할 것 없어.”
그는 조용한 공간으로 가기 전. 일부러 다른 이들이 들으라는 듯 말했다.
“위퍼가 보여준 믿음과 신뢰. 이를 보니, 오지 않을 수가 없더군.”
헤롤의 눈빛에 순간 이채가 감돌았다.
“…아무 이유 없이 오지는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오신 이유가 있군요.”
“당연한 소릴. 내가 언제 허투루 움직이는 걸 봤나?”
“없죠.”
무언가를 느낀 헤롤이 주변을 쓰윽 둘러보더니, 앞장섰다.
“오시죠.”
곧 그의 앞에 있던 궁의 문이 열렸다.
원래라면 국왕이 기거해야 했던 궁.
하지만 국왕은 현재 허수아비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어, 다른 궁에 기거하고 있었다.
대신 이곳은 왕국의 대소사를 회의하는 장소가 되었다.
“좋은 자리를 봐두었습니다.”
헤롤은 케일을 그 궁의 꼭대기에 위치한 작은 방으로 안내했다.
그제야 궁 밖에서 들러붙던 시선들이 하나둘 떨어졌다.
“하하하! 아쉽군. 연회를 열어야 하는데 말이야!”
툰카의 목소리는 무시한 채 헤롤의 뒤를 따라가던 케일은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멀쩡하게 살아 계시군요.”
조금 전 밖에서 보였던 모습과 다른. 누가 본다면 비꼬는 것 같은 뉘앙스로 헤롤이 건넨 말에 케일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어. 멀쩡하지. 싫나?”
“…….”
헤롤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걸음을 조금 더 서둘러 옮길 뿐.
그런 그의 모습에 케일은 물론이거니와 툰카를 견제하며 따르는 최한조차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왜냐면 헤롤의 진심을 알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툰카가 퍼슬시에 복구 비용을 지급하라고 해도, 헤롤이 허가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지.’
위퍼 왕국에서 퍼슬시로 보낸 지원금.
그건 헤롤이 허가했기 때문에 그렇게 신속하게 지급이 된 것이리라.
케일은 헤롤의 안내를 따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꽤 체계가 잡혔군.”
“…이래야 했죠.”
전쟁을 그만두게 된 위퍼 왕국.
‘사실 헤롤은 국무대신 감은 아니다.’
그는 그렇게까지 능력이 뛰어난 이는 아니었다.
다만 툰카와 함께 왕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사람으로서, 그가 중심을 잡아야 했다.
‘그래야 헤롤을 따르는 자들이 왕국에 자리를 잡을 수가 있어.’
마탑이 왕국까지 집어삼켜 버린 형국이었던 위퍼 왕국.
그에 반발한 지식인들 다수가 툰카를 중심으로 한 부족 집단과 함께했다. 그들의 광기도 마탑과 모고르 제국과의 전쟁을 통해 어느 정도 가라앉은 상황.
‘이제는 내실을 다질 때다.’
마법에 억눌렸던 위퍼 왕국은 이제 다른 지식 분야가 발달할 확률이 있었다.
어쩌면 마법이나 기사가 대세가 아닌, 특이한 왕국이 나타날지도 몰랐다.
‘물론 높은 확률은 아냐.’
왜냐면 돈이 없으니까.
달칵.
“여기입니다.”
궁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유일한 방.
헤롤은 그 방의 문을 열며 말했다.
“조용한 대화를 나누기 좋은 곳이죠.”
케일은 그 안으로 들어섰다.
* * *
툰카가 잔뜩 신이 난 음성으로 말했다.
“내가 아주 제대로 된 만찬을 준비하라 일러두었다! 꼭 밥 먹고 가라!”
“…연회는 진짜 안 하고?”
케일이 툭 던진 말에 툰카는 어색한 미소를 그렸다.
“하하하하! 연회는, 연회는-”
툰카는 잠시 망설이다가 덧붙였다.
“연회는 다음에 하자! 하하하하! 친우여, 대신 너를 위해 언제든 밥을 줄 수 있다! 한 삼 일 자고 가는 게 어떤가?”
싫다.
툰카를 3일 동안 상대하는 건 상당히 귀찮다.
‘그래도, 이놈도 은근히 생각이 좀 깊어졌단 말이지.’
아군이고 돈이고 상관도 안 하던 놈이 연회를 포기했다.
나름대로 위퍼 왕국의 사정을 생각하는 것일 터.
케일의 시선이 헤롤에게로 움직였다.
“로운 왕국에 퍼슬시 복구 지원금을 바로 보냈다지?”
“…….”
“그것도 꽤 큰 금액으로.”
“…큰 금액은 아닙니다만.”
헤롤이 덧붙인 말에, 케일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위퍼 입장에서는 큰돈이지.”
카로 왕국이 그 정도 비용을 내놓았다면, 참 통이 작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위퍼 왕국에서 장사를 꽤 한 덕에 소식통이 있는 빌로스를 통해 파악한 위퍼의 경제 상황은.
‘깜깜해.’
지금은 그럭저럭 겨울을 날 수 있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질 것이 뻔했다.
주력 산업인 마법의 몰락.
내전으로 인한 왕국 내의 황폐화.
모고르 제국과의 전쟁으로 인한 국력 소모.
그 3연타가 이제 서서히 그 모습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경제적 어려움은 별것 아니라는 듯.
‘…이 정도일 줄은 몰랐군.’
왕세자조차도 빌로스가 정리한 내용을 보고 난색을 표했다.
‘하긴 왕세자 저하도 실질적인 체감 상황은 몰랐겠지.’
로운도 지금 수습할 게 많으니까.
“툰카.”
케일은 나직이 툰카를 불렀다.
이놈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모른 척하기 그랬다.
적어도 의리는 보인 놈이니까.
“내가 과한 참견일 수도 있지만. 몇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 물어도 되나?”
“…그래. 너는 뭐든 물어도 된다.”
답지 않게 진지하게 답하는 툰카의 모습에 케일은 입을 열었다.
“다른 땅을, 전쟁을 원하나?”
“…뭐?”
“네 입장에서 가장 먹고살기 편한 방법은 다른 것을 빼앗는 것 아닌가?”
툰카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으음.’
최한이 평소와 다른 케일의 행동에 침음을 삼켰다. 그러다가 헤롤이 편하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
헤롤은 오히려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케일과 툰카를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최한과 눈이 마주친 그는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친우여.”
한참 만에 툰카의 입이 열렸다.
“나는 늘 싸우고 싶다.”
이번엔 케일의 눈썹이 살짝 들렸다. 최한도 움찔했다.
그 순간, 헤롤이 웃었다.
툰카는 손을 들었다.
주먹이 탁자를 내리쳤다.
쿵!
“너처럼!”
응?
순간 케일이 멈칫했을 때, 툰카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으로 케일을 바라봤다.
“나도 너처럼 싸우고 싶다!”
뭐야.
케일은 툰카의 박력에 살짝 쫄았다.
그러나 툰카는 탁자를 연신 내리치며 외쳤다.
쿵!
“그것이야말로 전사의 참모습!”
쿵!
“신마저 두려워하지 않는 그 싸움! 그 전투! 물러서지 않는 굳건함!”
쿵!
“자연과 맞서 싸우는 전사가 추구해야 할 가치!”
툰카가 흥분했는지 그의 어깨가 한껏 치솟고 몸이 들썩거렸다.
케일의 시선이 탁자로 향했다.
탁자가 이미 다 부서지고 찌그러졌다.
‘아, 얘 힘 엄청 세지.’
하도 최한한테 얻어터져서 그렇지, 타고난 신체적 재능은 툰카를 넘볼 존재가 없다.
거기다가 아무리 처맞아도 회복력이 좋다.
이만한 탱커는 없긴 없다.
“나는 우리 친우들이 하얀 별과 싸우는 것을 보고 깨달았다! 모고르 제국을 노리던 그런 전쟁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툰카는 케일과 최한을 번갈아 바라봤다.
최한은 ‘우리 친우’에 자신도 포함된다는 것을 알고 툰카를 외면했다.
케일은 떨떠름한 어조로 물었다.
“…그러니까, 다른 왕국이나 다른 땅을 노릴 생각은 없다?”
“그래! 그런 전쟁은 이제 싫다! 나는 싸우고 싶다! 본연의 싸움! 강자와 맞서 싸우는 그 싸움!”
툰카는 여전했다.
여전히 싸우는 것을 좋아하고 앞뒤가 없다는 듯 굴었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방향이기는 한데.’
케일의 시선이 헤롤에게로 향했다.
헤롤은 두 손을 들어 보였다.
“저도 이제 지켜야 할 것들이 생겨서요.”
그 말에 케일의 표정이 묘해졌다. 툰카보다 더 광기에 가득 찬 이가 헤롤이었건만.
“저를 따르는 자들은 제대로 살게 해줘야죠.”
그는 케일을 가만히 응시하며 느릿느릿 말했다.
“…적어도, 그렇게 살면 후회는 안 할 것 같더군요.”
묘한 눈빛에 케일은 의아했지만. 일단 한 가지를 더 물었다.
“그럼 만약에 돈이 생기면, 다시 전쟁을 벌인 건가?”
“하!”
툰카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답답하다는 듯.
“친우여. 내 뜻은 그게 아니다!”
그는 단호했다.
“시시하다! 그런 전쟁 따위! 나는, 이제 너!”
그는 케일을 가리켰다.
“네가 하는 그런 싸움이 아니라면 싸울 맛이 나지 않아!”
최한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케일 님이 얼마나 힘든 싸움을 하고 계신 줄 알고, 이딴 말을 하는 건가?’
싸움이 시시하다고?
싸울 맛이 안 난다고?
전쟁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 무게는 우습게 볼 것이 아니다.
하지만 최한은 툰카를 향해 날을 세우지 않았다.
“그리고, 뭐, 나 좋다고 따르는 놈들에게 의미 없는 싸움을 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
그는 툰카가 덧붙인 말의 의미를 알아들었다.
‘…적어도 싸운다면, 케일 님처럼 의미 있는 싸움을 하고 싶다는 의미군.’
공감하지는 않지만, 무슨 소리인지 이해는 했다.
케일의 시선이 헤롤에게로 향했다.
“돈이 생기면.”
그는 답지 않게, 잠시 망설이다가 답했다.
“아카데미를 세우고 싶군요.”
“그런 생각을 했나?”
툰카가 놀라서 헤롤을 쳐다봤지만, 헤롤은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마탑 말고도 먹고살 걸 만들어야 할 거 아닙니까?”
그리고 덧붙였다.
“새로운 마탑과 연금술 탑이 조만간 생길 것 같으니. 그에 대항할 힘은 길러야죠.”
호오.
케일은 이 대답에는 조금 감탄했다.
‘하긴 로잘린 씨의 마탑과 모고르의 새로운 연금술 탑이 새로운 자유 도시에서 생긴다.’
조만간 그 문제로 케일도 조금 바빠질 터.
‘그 두 가지를 견제할 힘도 생겨야지.’
헤롤은 그 견제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쁘지 않아.’
오히려 필요하다.
마법과 연금술. 그 두 가지도 중요하지만 다른 것들도 필요하니까.
“그렇군.”
케일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헤롤을 응시했다.
피식.
그의 입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뭘 기대하는 눈빛인데?”
“선물을 들고 오셨을 것 같아서요.”
역시 헤롤은, 그래도 영리한 사람이다. 판을 볼 줄 안다.
“그래. 선물을 들고 왔어.”
케일은 안주머니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때였다.
띠링 띠링!
신물에서 알람음이 들려왔다.
“음?”
툰카를 비롯해 다른 이들이 의아해할 때.
“별거 아냐.”
케일은 무시하려고 했다. 지금 그는 다른 일을 먼저 해야 했으니까.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띠링!
…그런데 알람음이 계속 울렸다.
띠링! 띠링! 띠링!
시끄러웠다.
헤롤이 입을 열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확인해보셔도 됩니다.”
하아.
한숨을 내쉰 케일은 안주머니 속 아공간 주머니를 꺼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서류를 한 장 꺼내 겨우 버티고 있는 탁자 위에 올려두었다.
툭.
한 장짜리 서류.
“……!”
헤롤의 눈이 커졌다.
“……!”
툰카의 눈도 커졌다.
“이, 이게-”
드물게 당황하는 헤롤의 귓가로 무심한 케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기대했던 선물 아냐?”
“이, 이 정도는-”
헤롤은 상상한 범위를 넘어선 선물이었다.
‘그냥 보물이나 돈을 주는 정도를 생각했지, 이런-’
그의 귓가로 다시 무심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 광산 정도면 괜찮은 선물 아닌가?”
다만 동서대륙 어디서도 발견된 적 없는 최대 규모일 뿐.
헤롤의 시선이 케일에게로 향했다. 그는 거울을 하나 꺼내 들며 무심하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한번 내용 살펴봐. 알아야 할 게 몇 가지 있으니까.”
너무나도 덤덤한 모습에, 헤롤이 할 말을 잃었을 때.
케일은 무심한 얼굴로, 메시지를 확인했다.
‘음?’
띠링 띠링!
오?
인원 수를 늘렸나?
케일의 눈동자에 이채가 감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