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932
씨익.
케일의 입가에 미소가 짙어졌다.
환한 미소를 매단 채 그는 호야에게 물었다.
“넌 내가 누군지 알지?”
호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케일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
“샤올렌 소식을 아나 보네?”
호야의 입술 끝마저 떨리기 시작했다.
“너 이름이 뭐야?”
“…호…호야.”
“그래, 호야.”
툭툭. 케일이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화사하게 웃는 얼굴로.
물론 지배하는 아우라를 조금 사용했다.
아까처럼.
“내가 알기로 지금 혈교는 신녀를 뽑는 중이라고 들었어. 신녀를 뽑고 난 후에야 소혈마를 정할 수 있다고 말이지.”
툭툭.
어깨를 두드리는 손짓은 사뭇 다정했다.
“그런데, 호야. 어째서 소혈마 후보인 네가 지금 이렇게 중원에서 날뛰고 있는 거니?”
툭툭.
“혈교는 지금 어떻게 된 거야? 응?”
호야의 동공이 쉴 새 없이 흔들렸다.
마치 파도에 휩쓸려 길을 잃어버린 작은 배처럼.
“호야. 나한테 좀 가르쳐 주면 안 될까?”
케일은 조금 더 지배하는 아우라를 사용하며, 친근하게 속삭였다.
“같이 알면 좋잖아. 그치?”
호야의 몸이 덜덜 떨렸다.
* * *
“정리를 해보면.”
최정수는 케일을 보며 말을 이었다.
“현재 신녀가 정해졌고, 신녀가 신탁으로 내린 게 중원 파멸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자를 소혈마로 정한다는 거지?”
케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 새로이 자리에 앉은 신녀를 위한 첫 번째 행사가 혈교에서 펼쳐질 것이고. 이를 위해 혈교의 주요 직책들이 해남으로 모여든다는 거네?”
“그렇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케일을 보고 있던 최정수는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록수야.”
“왜?”
“…넌 이제 기운만으로 사람을 기절시키기도 하네?”
케일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는 기절한 채 입에 침을 흘리고 있는 소혈마 후보 호야를 외면했다.
물론 기절까지 시킬 생각은 없던 케일이었다.
“도련님.”
때마침 론이 돌아왔다.
“남만을 정리하고, 거기 강시 제조 책임자를 대동한 채 해남으로 바로 가면 될 것 같습니다.”
먼저 남만을 정리해야, 강시 문제가 해결될 터.
케일이 강시를 정화하는 데에 힘을 쓰지 않는 상황만 되어도 엄청난 이득이었다.
“인간아, 남만 성 때려 부수고 해남에 혈교 때려 부수면 이제 집 간다! 신난다! 열 밤 정도 자면 집에 가나?”
“아마 비슷할걸? 조금 더 걸리거나.”
남만 정리는 길어봤자, 며칠 안일 터.
그 후에 광서, 광동을 지나 해남으로 가서 바로 혈교를 치면 된다.
그리 시간이 걸릴 일은 아니었다.
케일이 머릿속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다듬어 갈 때, 하늘을 잡아먹는 물이 속삭였다.
-…바다……?
그 목소리는 당연히 무시했다.
-…파도… 해일……?
그래, 무시하자.
-…아, 설레…….
빌어먹을.
무시가 답이다.
케일의 양 쇄골에 자리한 8개의 검은 물방울.
그중 하얗게 변한 6개와 회색을 띠던 7번째.
유일하게 한 개만 검은색이었다.
하지만 회색이던 7번째 물방울의 색이 다시 검은색으로 돌아왔다.
6개의 흰 물방울과 2개의 검은 물방울.
물론 케일은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 * *
정파 최고의 두뇌를 지녔다고 판단되는 동시에 무림맹의 총군사 자리에 앉아있는 제갈미려.
그녀는 손에 들린 서신을 탁자 위에 거칠게 내려놓았다.
서신에는 운남성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보고 내용이 담겨 있었다.
“맹주님! 이대로는 안 됩니다!”
“으음.”
정파에서 내공으로는 최고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맹주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는 침음을 흘리다가 입을 열었다.
“과연 저 보고서의 내용이 진실일까?”
제갈미려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거대한 해일을 만들어 운남성 성벽을 부숴버리고 만 구의 강시를 쓰러트린 것이 단 한 명에 의한 일이며. 혈교의 혈마도, 소혈마도 아닌 후보에 지나지 않는 소혈마 후보 두 명이 현경에 이르렀으며 이를 가뿐히 상대한 김 공자 일행들. 이 모든 이야기가 거짓 같습니까?”
“…하아.”
맹주는 한숨을 내쉬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너무 허무맹랑해서 도리어 진실 같군. 그리고 호 장로나 벽선 두 사람을 비롯한 정파 사람들의 보고 내용이 다 같으니 믿을 수밖에 없지.”
“맹주님. 정신 똑바로 차리셔야 합니다.”
제갈미려의 눈동자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천마가 현경의 중반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저는 걱정했지만 크게 염려하지는 않았습니다.”
정파에 은둔하는 이전 노고수 중에도 현경에 이른 자가 있을 테니까.
세간에 드러나지 않은 강자는 분명 존재했다.
정사마. 이 균형이 무너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또한 황가에 있는 권왕도 현경에 이르렀으니, 관과 무림의 균형도 유지될 것이라 믿었다.
지금까지 그랬듯.
“하지만 김해일 공자님의 강함은 상상 이상입니다.”
자연경이라 추정했던 김 공자가 보이는 신위.
“이건 사람이 아닌 신이 할 법한 행동들입니다.”
“으음.”
“맹주님, 일반 백성들이 김 공자님의 신위를 보면 뭐라고 생각하겠습니까?”
맹주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무림인들도 김 공자의 힘을 보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
“혈교와는 이제 전면전을 하는 것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이들의 눈동자에 김 공자의 힘이 담기겠지요.”
“…….”
“정사마. 이 무인이라는 족속들은 그 파가 나뉘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단 하나에 심장이 뛰기 마련입니다.”
제갈미려의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맺혀 있었다.
“힘. 더욱더 강한 힘. 그것에 무인은 평생을 바칩니다. 그런 자들 앞에 김 공자가 나타났습니다. 그가 벌이는 모든 행동들이 신화의 한 장면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사람들은-”
“…그를 숭배하겠지.”
“네. 어쩌면 무림을 지배하는 진정한 절대자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맹주가 한숨을 내쉬었고, 제갈미려는 멈췄던 말을 이었다.
“무엇보다도 김 공자님에게는 그럴 능력이 존재합니다.”
무림의 절대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 그에게는 모두 있었다.
본인이 가진 힘.
주위를 지배할 수 있는 기운.
더불어 성품까지.
부족함이 없었다. 오히려 지금껏 잠깐이라도 무림을 뒤흔들었던, 소위 절대자라고 불리었던 인물들 중 김 공자보다 뛰어난 이는 단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그가 지금껏 쌓은 업적은 그를 숭배하기에 모자람이 없지요.”
정사마를 가리지 않고 모든 생강시들을 정화해 주었다.
그것도 피를 토하면서까지.
그리고 이제는 일반 백성들이 기거하는 운남성을 구했다.
그가 구한 수많은 목숨들.
운남성이라는 하나의 성이 김 공자의 절대적인 지지자들이 될 것이다.
더불어 운남성은 특별히 뛰어나 자리 잡은 문파가 없었다. 그러니 김 공자의 배경으로 적절했다.
“…김 공자님이 이 모든 것을 의도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분은 그저 사리에 따라 움직였을 뿐. 오히려 명예나 권력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무섭군.”
“네, 무섭습니다.”
제갈미려의 눈동자에 두려움이 짙어졌다.
“마치, 세상이 김해일이라는 사람을 이 무림의 신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맹주는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총군사는 더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이건 아니 될 말입니다.”
그녀는 총군사 자리에 있으며 최대한 싸움을 피해왔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무림은 한 사람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해남. 그곳에 제가 가겠습니다.”
그녀는 중원 전도가 펼쳐진 벽을 바라봤다.
“아마 사마평도 지금 급하게 수하들을 데리고 해남으로 가고 있을 겁니다. 천마가 현명했습니다.”
그는 강호행이라는 우스운 이유를 대어 김 공자를 따라다녔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천마는 그 우스운 변명으로 진의를 감추고 있었다.
“분명 천마는 현경에 이른 만큼 김 공자의 진짜 힘을 여실히 느꼈겠지요. 그러니 그 곁에 있어야 그나마-”
그나마 어느 정도 상황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겁니다.
제갈미려는 뒷말은 삼켰다.
높은 자리에 고고히 앉아서 돌아가는 판을 살펴보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하루라도 빨리 현장에 나가야 했다.
그곳에서 쓰이는 것이 바로 역사였으니.
“비상시를 대비하기 위한 병력을 제외하고는 모든 병력을 해남으로 끌고 가겠습니다.”
“허하겠네.”
그렇게 제갈미려는 신속하게 짐을 꾸려 곧장 광동으로 향했다.
해남섬으로 가는 배를 타기 전, 광동에서 김 공자를 만날 테니까.
한편.
“후후. 역시 스승님과 스승님의 친우분은 다른 분들이야.”
사도련의 맹주 사마평은 이미 해남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망나니 아들 사마정과 두강 대협으로 불리는 툰카도 함께였다.
사마평은 사도련의 강자란 강자는 싸그리 다 긁어모아서 데려왔다.
“후후후.”
얕게 웃고 있지만, 그 눈빛은 냉정했다.
그는 수하들에게 말했다.
“혈교를 한 명이라도 더 족쳐야 돼. 그래야 우리가 살아남아.”
그 음습한 목소리에 사도련 사람들은 환호했다.
“음.”
툰카가 이 광경을 보며 머리를 긁적이다가 가볍게 생각했다.
“이제 제대로 싸우겠네! 크하하하하하하!”
그저 툰카는 밝았다.
* * *
케일은 당과 하나를 라온에게 건네며 위 상선에게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결정 났습니까?”
“공자님이 요청하신 대로 되었습니다.”
위 상선은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나 당과를 받아 들어 야무지게 먹고 있는 라온을 잠시 바라보다가 말을 이었다.
“해남으로 대부분의 전력을 은밀히 보내되, 일부의 병력은 대놓고 남만 방향으로 이동시키기로 하였습니다.”
혈교에게 있어 남만은 함정이었다.
케일 측은 이 함정에 빠진 척을 제대로 해볼 작정이었다.
그래야 해남으로 향하는 무인들을 조금이라도 속일 수 있을 테니까.
“어차피 바다에 배가 뜨는 순간, 해남으로 향하는 병력은 드러나겠지만. 최대한 늦게 들킬수록 좋으니까요.”
케일의 말에 위 상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운남성에서 머무는 무인들도 어느 정도 채비를 한 후, 모레쯤 남만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일 예정입니다.”
케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네요. 어차피 운남이 무너진 건 저들도 알 테니.”
“네, 그렇습니다.”
케일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면 다른 무인들이 남만으로 향할 때쯤, 우리는 이미 남만에 도착해 있겠군요.”
그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우린 지금 가니까요.”
남만에 있는 혈교인들이 다른 무림인들의 이동을 보고 대응을 하려고 할 때쯤, 이미 케일 일행은 그들이 머무는 성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덜 준비된 그들의 뒤통수를 치는 게 이번 케일의 작전 핵심 중 하나였다.
그의 시선을 받은 이들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호응을 보내왔다.
“소수로 움직이니 좋네.”
이번 이동에 무림인은 없다.
모두 케일 일행뿐이었다.
물론 후발 주자로 다른 무림인들보다 극마, 검선, 천마, 당유, 뇌마 등이 따라오기로 했지만.
어쨌든 일행들끼리 움직이는 건 오랜만이었다.
-인간아! 우리끼리 성 부수러 가나?
부수긴.
케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부수다니. 그냥 우리는 방문하러 가는 거야.”
그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인간아, 또 왕세자랑 비슷하게 웃는다!
물론 케일 일행만 가는 건 아니었다.
그의 시선이 움직였다.
“!”
소혈마 후보 호야가 덜덜 떨며 케일의 시선을 피했다.
더불어 그 모습에 또 다른 후보 윤이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호야, 윤아. 잘 부탁해.”
그의 인사에 소혈마 후보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크크.”
케일은 이상하게 웃는 최정수를 쳐다봤다. 그에 최정수가 슬쩍 시선을 피했다.
케일, 최한, 라온, 론, 비크로스, 최정수에 수이 칸까지.
툰카와 구역질 때문에 제외시킨 더스트 신관을 제외한 인원들이 모두 은밀히 남만으로 향했다.
파아앗-
물론 텔레포트 마법으로.
중원 사람들도 없는데 어렵게 갈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그리고-
“역시 너희들이 마법을 아니까 편하네?”
여기 푸른 피 사냥꾼들은 마법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꽤 잘 알았다.
“덕분에 바로 도착했네.”
케일은 산 아래를 내려다봤다.
조금 습하고 더운 공기로 뒤덮인 무성한 수림.
그 사이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황무지에 우뚝 자리한 성이 보였다.
성이라기보다는 거대한 장원이었다.
케일은 옆에 있는 사람의 어깨를 툭 쳤다.
“호야. 백 노(老)가 어떤 사람이라고?”
“흐으.”
호야가 이상한 소리를 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덜덜 떠는 것과 달리 그 발음과 말은 명확했다. 이조차 케일의 눈치를 보며 어떻게든 제대로 하려고 해서 나온 모습 같았다.
“백 노인은 대대로 혈교 안에서 강시를 제조하는 집안의 전승자이온데, 그 성정이 괴팍하고 또-”
“아니, 아니, 그런 것 말고. 곁에 사람을 안 둔다고 했지?”
“네, 네! 사람을 싫어합니다! 사람 빼고는 중히 여깁니다! 그래서 옆에 강시만 둡니다!”
강시를 정화하는 방법을 아는 백 노인.
그의 본명은 백가억이라고 했다.
잠자코 있던 최한이 다가와 물었다.
“혈교 7호가 아는 강시 정화법과는 다른 겁니까?”
샤올렌 행성에서 잡았던 혈교 7호도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죽은 마나로 만든 강시들을 정화할 수 있다고 하였다.
“어, 백 노가 하는 건 훨씬 더 쉽고, 대규모로 한 번에 가능하다고 하더군.”
최한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는 차분한 음성으로 말했다.
“꼭 살려서 잡아야 할 사람이군요.”
“…그렇지?”
“꼭 살려서 잡겠습니다.”
케일은 밝은 얼굴로 말하는 최한의 말이 참으로 순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상하게 살벌하게 들려왔다.
그는 제 착각이라 생각하며 가만히 눈치를 보고 있는 소혈마 후보 윤과 시선을 마주했다.
씨익.
그리고 웃었다.
‘왜 저래?’
윤의 동공이 흔들렸다.
‘호야 오라버니는 혈마 앞에서도 그 줏대를 안 굽히던 인간이었어! 그런 인간이 저 사람 앞에서는 겁에 잔뜩 질려 있다고!’
그녀는 호야가 기절한 채 끌려 나가던 광경을 보았다.
덩달아 겁을 잔뜩 집어먹은 그녀가 케일의 눈을 차마 피하지 못했을 때.
“호야에게 들었거든. 윤이 네가 저 장원을 둘러싼 보호 진법을 만들었다며?”
너무나도 다정하게 말을 걸어오는 케일. 그는 윤의 어깨를 다독였다.
“윤아. 우리가 몰래 들어갈 만한 작은 입구 만들어 줄 수 있지? 그 정도는 쉽게 하지?”
꿀꺽.
윤이 침을 삼켰을 때.
케일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친근하게 말했다.
“우리 쉽게 쉽게 가자. 응? 괜히 힘 빼지 말고. 조용히 들어가서 조용히 백 노만 잡으면 돼. 아주 쉽지?”
얼른 중원의 일을 해결하고 로운으로 돌아가고 싶은 케일이었다.
집이 고파진 백수 희망자에게, 남만에서의 시간 낭비는 딱 질색이었다.
그는 웃으며, 윤에게 몇몇 사람을 소개해 주었다.
“저 사람들이 아주 조용히 백 노인을 살린 채로 데리고 나올 거야.”
론, 수이 칸, 최한.
세 사람을 차례로 가리킨 케일이 저를 바라보는 윤에게 웃어 보였다.
“자, 윤아. 할 수 있다?”
윤이 대답을 하지 못하자, 케일이 다시 말했다.
“윤아. 대답.”
윤은 입을 열었다.
“하, 할 수 있다…….”
잠시 뒤, 그녀는 덜덜 떨면서 자신이 설치한 진법에 구멍을 뚫어야 했다.
웬만한 성만큼의 크기를 지닌. 엄청나게 거대한 장원으로 케일 일행은 들어섰다.
장원의 중심부, 백 노인이 있을 곳으로 은밀한 걸음들이 향했다.
24장. 세상에. 바다를, 바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