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951
“느낀다.”
팀장 역시도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만이 이를 알아채고 있었다. 그 모습에 비크로스가 살짝 눈가를 찡그렸으나, 이를 알아챈 이는 없었다.
“주변 자연의 기운이 김해일의 백회혈로 빨려 들어가고 있어.”
백회혈.
무림에서는 인간의 몸에 자리한 수백여 개의 혈자리 중 백회혈을 가리켜 백 가지의 기운이 흐르는 곳이라 하였다.
그 위치는 인간이 꼿꼿이 섰을 때, 하늘과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곳. 정수리 부근이었다.
그리고 속설 중 하나로, 무림에서는 이 백회혈이 완전히 열리면 하늘로 올라간다고, 즉 신선이 된다는 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보았다.
백회혈이 열려도 신선이 되진 않았으니까.
“지금 백회혈이 완전히 바깥을 향해 열렸어.”
즉, 말 그대로 머리 뚜껑이 열려 주변의 온갖 기운을 빨아들이고 있단 소리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김해일에게 일어나는 일은 심공을 운용해서 내공을 쌓는 형태와는 전혀 달랐다. 오로지 백회혈로만 기운이 무지막지하게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것도 어떠한 가공도 거치지 않은 자연의 기운이.
천마는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이렇게 기운을 빨아들이다간-”
큰 사달이 날 것 같다.
물론 점점 더 많은 양의 기운을 빨아들이던 조금 전과 달리 지금은 일정한 양의 기운만 빨아들이고 있지만.
그 양 역시도 어마무시했다.
웬만한 무인은 감당하지 못하고-
‘주화입마. 아니, 몸이 터져나갔겠지.’
그는 차마 그 말을 내뱉을 수가 없었다.
왜냐면 모두 알아들은 것 같았고, 김해일을 멈춰 세우자고 말할 수도 없었으니까.
조금만.
이제 아주 조금만 더 버티면.
해결될 테니까.
천마는 저도 모르게 빌었다.
부디 이 순간이 무사히 지나가길.
‘하.’
그리고 그런 자신에게 놀랐다.
그는 천마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그리고 천마가 된 이후로 무언가에 기도를 해본 적이 없다.
마교의 하늘이 바로 자신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그는 저도 모르게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대상을 향해 기도를 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보고 싶다.’
한 인간이 자연을 버텨내는 광경을.
그래서 마침내 살아남는 것을.
그는 보고 싶었다.
아무리 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낱 수많은 작은 생명체 중 하나에 불과할지라도.
그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그는 느끼고 싶었다.
‘시간이 얼마나 남았지?’
그래서 저도 모르게 시간마저 챙기며 조바심이 일었다.
쿠웅-
그때였다.
쿠웅—
진득한 울림이 땅에서부터 전해져왔다.
그 진동이 흘러나온 곳.
천마는 고개를 돌렸다.
청천향.
그 방향을 바라본 그 순간.
쿠웅.
다시 한번 크게 땅이 진동했다.
“아.”
그리고 보았다.
쿵!
거대한 울림과 함께 보랏빛 기운이 하늘로 향해 솟구치는 것을.
“해일 님!”
최한의 외침이 들려왔다.
천마는 고개를 돌렸다.
섬을 덮치려는 해일이 더 커졌다.
“아.”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는 깨달았다.
‘마지막 발악이구나.’
바다의 탐욕이 마지막으로 발버둥을 치는구나.
그리고 그 힘은 강대했다.
우르르르—
검은 하늘이 울부짖었고, 해일이 더 몸집을 키웠다.
그리고 케일의 떨림이 더 심해져 갔다.
그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다 못해 시퍼렇게 변해갔다.
콰앙!
반대편에서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천마는 고개를 돌렸다.
하늘로 솟구치던 보랏빛 기운이 폭발했다.
그리고 재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이를 눈에 담은 순간.
그는 또 다른 굉음을 들었다. 고개를 돌렸다.
아.
섬을 노리던 해일이 폭발한다.
아니, 그 거대한 물의 벽이 산산이 부서진다.
그리고 그조차도 엄청났다.
모든 것을 휩쓸 듯했다.
해일이, 물의 벽이 부서지는 광경은 참으로 아름다웠으며 동시에 공포스러웠다.
하지만 천마는 그 과정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었다.
그에게는 물방울 하나 튀지 않았다.
“크윽!”
울음 섞인 신음을 흘리며 버티고 있는 한 사람 덕분이었다.
김해일. 그의 모습은 정말 점점 더 볼품없어져 갔다. 늘 꼿꼿하던 등이 잔뜩 움츠러들어 있었고, 이제는 두 다리까지 주체를 하지 못하고 떨고 있었다.
거기다가 눈물은 물론 콧물과 침까지 흘려댔다.
더불어 간신히 뜨던 눈도 못 뜨고 연신 억눌린 신음을 내뱉었다.
그럼에도.
그렇게 해서라도.
그의 해일은 터져나가는 벽을 막고 있었다.
천마는 가슴을 꽉 채우는 무언가의 답을 찾지 못하고 결국 입 밖으로 한마디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미치겠다.”
온몸이 저릿해져 온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우르르…….
하늘의 울음이 멈춰져 간다.
쏴아아아—
빗소리가 사그라들어 간다.
그리고, 결국 마침내.
“하…….”
김해일은 해일을 막아냈다.
그는 바다를, 자연을 버텨냈다.
검은 구름에 가려졌던 밤하늘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바다가 잠잠해져 간다.
별빛과 달빛을 받은 바다의 물결이 어둡지만 반짝이고 있다.
천마는 눈가가 일그러졌다.
여전히 굳건히 서 있는 김해일의 벽이 보였다.
아니지, 이건 그냥 벽이 아니다.
성벽이다.
인간들이 외부의 모든 것으로부터 자신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세웠던 그 벽이 김해일이 만든 저 벽과 닮았다.
사아아아—-
바람이 불어왔다.
“아.”
자연 앞에 굴하지 않았던 성벽이 조금씩 무너진다.
김해일이 만든 물의 벽은 바다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 물은 하늘로 솟구쳤다.
거대한 벽은 작은 물방울이 되어 바람에 몸을 맡겼다.
투둑. 투둑.
그리고 하나둘 다시 아래로 떨어졌다.
나무 위, 바위 위, 풀 위.
그리고 천마 자신의 뺨에도 물방울이 내렸다.
그는 제 뺨을 타고 흐르는 물방울을 손으로 닦아내었다.
그리고 아래로 시선을 옮겼다.
지금 여기 모여 있는 자들 중 가장 바닥에 있는, 가장 아래에 있는 자를 향해 천마는 고개를 숙였다.
“허억. 허억.”
가쁜 숨을 몰아쉬던 케일은 겨우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살았다.”
이제 머리 하나도 안 아프다!
살 것 같다!
-그릇도, 몸도 무사해!
-야호, 우리가 버텨냈다!
와, 어떻게 이렇게 감쪽같이 지금은 하나도 안 아플 수가 있지?
케일은 신기했다.
하늘을 잡아먹는 물의 힘을 그만 쓴 순간, 통증이 말끔하게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아프긴 무지하게 아팠지만, 어쨌든 피도 안 토하고 기절도 안 했다.
라온에게 멀쩡한 모습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그의 입가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러다가 문득 시야에 다른 이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뭐야?’
또르르.
천마가 한 방울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케일은 못 볼 것을 본 기분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천마는 케일을 보며 말했다. 잔뜩 목이 멘 채로.
“그래. 우린 살았다. 결국 살아남았어.”
으흐흑.
제갈미려가 소매로 얼굴을 가린 채 꺼이꺼이 울고 있었다.
그리고 사마평은 연신 하늘을 보며 코를 훌쩍거렸다.
…뭐야, 분위기 왜 이래?
케일은 무림인들의 반응을 보자 두려움이 일었다.
왠지 모르게 최한과 비크로스, 팀장을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의 어깨가 살짝 움츠러들었다.
***
혈교가 자리한 작은 도시.
그곳의 가장 높은 건물인 청천향은 무너졌지만, 몇 개의 높은 층수를 가진 건물들이 있었다.
그중 한 건물의 지붕에 걸터앉아 있는 권왕 목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투둑, 투둑.
하늘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그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고개를 들었다.
바다에서 하늘로 솟구친 물이 비가 되어 내렸다.
구름 한 점 없이, 반짝이는 별들로 가득한 밤하늘을 등에 지고서.
“…짜네.”
그 물방울은 짰다.
바다에서 온 것이라 그런 것일까.
하지만 권왕은 그것이 마치 눈물 같았다.
그렇다면 이건 누구의 눈물일까?
안도, 혹은 기쁨의 눈물일까.
그리고 누군가의 희생을 담은 것일까.
또는 그 희생을 지켜본 자의 경탄을 흘려보낸 것일까.
지금에서는 무엇이든 답이 될 수 있으리라.
“보셨습니까?”
옆에 있던 개방의 호 장로가 건넨 물음에 권왕은 입을 열었다.
“그래, 자네가 본 것을 나도 보았네.”
그 말에 호송이 장로는 입을 꾹 다물었다.
이곳에서는 해안 절벽이 보인다.
물론 세밀하게 잘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지가 어느 정도 높은 자들은 눈에 내공을 담아 조금 더 확대하듯이 선명하게 볼 수 있었을 터.
그렇기에 보았다.
김 공자가 쓰러지듯 주저앉는 것을.
‘자세한 상황은 보지 못했지만.’
멀어서.
그리고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모든 정황을 눈에 담지는 못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해일 공자가 상당히 괴로워했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겠지.’
그 거대한 해일을 홀로 막아냈다.
그게 어디 가능한 일인가?
어디 구전으로만 내려오던 전설에서나 나올 법한 허무맹랑한 이야기이지 않은가?
‘하지만 이 모든 일은 현실이지.’
그래서 말문이 막혔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고, 세상에 어떠한 일이 벌어져도 놀라지 않을 만큼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했건만.
전신을 뒤흔드는 이 격렬한 감정을 호 장로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전율.
감동.
존경.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모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안도와 기쁨도 함께였으니, 더 한 단어로 내뱉기 어려웠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왜 그런가?”
권왕이 의아해하며 건넨 물음에 호 장로는 입을 열었다.
“어릴 적에 말입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거리를 헤맸다.
고아에, 거지에. 어디 하나 기댈 곳이 없던 그는 개방에 들어가기 전 거리를 배회하며 살았다.
“마을 할머니가 애들 모아놓고 옛날이야기를 해주고는 했는데. 그때 몰래 숨어서 듣고 그랬죠.”
추레한 자신의 꼴을 보고 쫓아내는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할머니는 그를 보고도 슬쩍 웃어주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옛날이야기 혹은 전설이었는데. 그게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허무맹랑하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었거든요?”
권왕은 정면으로 시선을 옮기고는 묵묵히 호 장로의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때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 심장이 쿵쾅대고 떨려서 밤에 잠이 들지 못했죠. 혹여나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못하면 그 이후를 상상하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고요.”
피식.
호 장로가 웃음을 흘렸다.
“물론 나이가 들수록 그건 다 그냥 그저 이야기일 뿐이구나. 생각하고 살았죠.”
세상은 넓지만,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은 그리 넓지 않았다.
그리고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지도 광대하지도 않다.
그냥 생을 이어가는 장소일 뿐.
나이를 먹을수록 그렇게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 전설이 모두 사실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호 장로의 입가에 미소가 점점 더 짙어져 갔다.
어린 시절, 자신을 두근대게 하고, 잠들지 못하게 하고, 하루 종일 상상하고 꿈꾸게 만들었던 그 이야기들.
“지금 이 광경을 보니까요.”
늙은 몸이 어릴 때처럼 심장이 뛴다.
그리고 벅차오른다.
“아니, 어쩌면 현실이 더 광활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자코 이야기를 듣던 권왕 목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대충 옷을 털고는 툭 내뱉었다.
“그래. 오늘도 언젠가는 전설로 시대를 거듭 지나며 전해지겠지.”
피식.
목현이 얕은 웃음을 흘렸다.
“그렇지 않겠나?”
그의 시선이 주변을 향했다.
호 장로의 시선도 따라 움직였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려온다. 혹은 격한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는 정파, 사파, 마교, 그리고 혈교에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이었다.
그들은 살아남았음에 기뻐하고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평화로웠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연의 무자비함 앞에서 인간은 버텨낼 수 없다고 생각했었을 테니까.
그렇기에 그 생각이 무너진 것이 한없이 기쁘리라.
권왕이 재밌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기이한 힘들도 나오고, 신수인 용도 나오고, 그 용이 신비로운 힘을 사용하고, 자연의 거대한 공격이 덮쳐져 오고. 하늘과 바다, 땅이 쉼 없이 울부짖어대고. 그 모든 것이 전설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호 장로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여기 있는 사람들은 어린 검은 용을 보았다.
그리고 그 용이 진법을 봉인하는 것도.
더불어 혈마와 최한 간의 싸움은 무공을 넘어선 기이한 기운의 격돌이었다.
이것들도 신비로운 광경이었다.
평생의 무용담으로 주변에 말할 만한 거리였다.
생각을 이어가던 호 장로에게 권왕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이상하게 크게 다가오지 않는구나.”
호 장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버티는 것을 보았지 않았습니까.”
사람들은 환호하고 있었다.
바닷가를 보며.
아니면 고개를 들어 자신에게 떨어지는 물방울을 기쁘다는 듯이 두 팔을 벌려 맞이했다.
권왕과 호 장로처럼 높은 곳에 있고, 더불어 무공 경지가 높은 이들은 김 공자가 주저앉은 상황이나 조금 더 그 긴박한 분위기를 느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김해일이라는 사람이 홀로 거대한 해일에 버금가는 해일을 일으켜 막아낸 것만 보았을 터.
더불어 신수인 검은 용이 섬과 내륙을 노린 위험한 힘을 봉인한 것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
눈을 감았다 뜬 권왕은 걸음을 옮겼다.
호 장로는 군말 없이 그 뒤를 따랐다.
그들은 환호하는 사람들을 뒤로한 채 해안 절벽으로 향하는 검은 용의 뒷모습을 따랐다.
어린 검은 용은 품에 무언가를 안은 채 아주 빠르게 해안 절벽으로 향했다.
권왕은 라온의 뒤를 보법을 이용해 신속하게 따르다가 걸음을 멈췄다.
“아.”
탄성이 흘러나왔다.
“새벽이 왔구나.”
어쩐지 조금 주변이 밝다는 생각이 들었건만.
넓은 바다.
저 멀리 동쪽에서부터 조금씩 밤하늘이 남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조금만 있으면 이제 아침의 태양이 떠오르리라.
그리되면 검었던 바다가 조금씩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푸른 물결을 만들어낼 것이다.
“아름답구나.”
실로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풍경을 지옥에서 마주하지 않게 만들어준 이를 얼른 만나고 싶었다.
권왕은 얼른 라온의 뒤를 따랐다.
하지만 라온의 속도는 아주 빨랐다.
“인간아!”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던 케일은 멈칫했다.
“뭐, 뭐야?”
저도 모르게 당황스러운 마음을 내뱉었다.
검은 게, 그러니까, 라온이 다가온다.
그것도 무슨 미사일처럼 아주 빠르게 날아온다.
그냥 검은 점이 심하게 빠른 속도로 이쪽으로 온다.
‘부딪치면 죽겠는데?’
진짜, 진심으로 라온에게 부딪치면 죽을 거 같다.
그때, 툭 던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긴 뭐겠습니까. 라온 님이 걱정해서 얼른 오는 거죠.”
케일은 귀를 의심했다.
왜냐면 이 말을 한 사람이 비크로스였으니까.
이상하게 최한, 이수혁, 비크로스를 볼 자신이 없어서 눈치를 살살 보고 있던 케일은 슬쩍 비크로스를 쳐다봤다.
상당히 탐탁지 않은 눈으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케일은 얼른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켜 세웠다.
물론 바닥에 철푸덕 앉아있던 자세는 그대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