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988
막시리언. 그 용은 차원을 넘어 중원으로 가 그곳에서 죽었다.
케일은 그 일을 굳이 입에 담지 않았다. 대신 물었다.
“그런데 어째서, 반발하던 용들이 드래곤 로드의 손을 들어주었는지 모르겠군요.”
“그걸 파악하고자 노력 중이네. 다만, 격변기를 기점으로 용들이 강해진 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군.”
“그렇군요. 그런데-”
케일은 웃으며 물었다.
“하르 왕국이 생각보다 용들의 사정에 대해서 잘 아시네요?”
“…….”
대니스는 그 물음에 움찔하지도 않았다. 그저 고요히 케일을 응시할 뿐.
그에 케일은 자신이 생각한 답을 내뱉었다.
“하르 왕국에 정보를 전해주는 용이 있군요.”
“…….”
대니스는 여전히 그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막시리언 님 외에 남은 한 분. 여전히 드래곤 로드께 반발하는 그분이 말해주셔서 아는 정보야.”
그 순간, 케일은 그 용이 누군지 알아챘다.
‘과거’를 보는 용.
막시리언이 찾으라고 했던, 바로 그 용이리라.
특성 미래를 지닌 막시리언.
과거라는 특성을 지닌 용.
그리고 시간을 특성으로 가진 드래곤 로드.
“인간아, 왜 날 보나?”
현재라는 특성을 지닌 라온.
케일은 대충 라온의 입가에 묻은 쿠키를 털어내고는 입을 열었다.
“그 용과 연락이 됩니까?”
“…안타깝게도 바람과 같은 분이라, 따로 연락을 할 방도는 없네. 다만 가끔씩 나타나 몇 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떠나시지.”
대니스는 안타깝다는 듯 말하고는 덧붙였다.
“그분을 아군으로 불러들이기는 힘들 것 같아.”
“그렇군요. 그래도 소재지는 한번 파악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안 그래도 어떻게든 찾을 생각이야. 어차피 이맘때쯤 이야기를 들려주러 오시니 근처에 계실 걸세.”
신성 제국, 나아가 드래곤과 싸울지도 모를 판국이라. 왕 대니스는 그 용을 찾아서 붙잡아두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케일은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저 용이랑-’
그리고.
‘최정수랑.’
둘은 꼭 찾아야 된다.
그리고 서류로 시선을 돌렸다.
“10신에 대한 설명은 꽤 자세하네요.”
재상이 입을 열었다.
“드래곤 로드는 감춰져 있지만, 10신에 대한 내용은 꽤 알려져 있습니다. 그들은 신도들 앞에도 나타나고는 하거든요.”
“그렇군요. 물의 신, 불,-”
응?
케일이 멈칫했다.
“…투쟁의 신도 있네요?”
10개의 권좌를 차지한 드래곤들 중 투쟁의 신이 있었다.
“토벌대 대장인 제뉴의 특성이 투쟁이었는데-”
말끝을 흐린 케일이 하르 왕국 측 사람들을 바라봤고, 그 시선에 외무대신 베일리가 입을 열었다.
“네. 용 혼혈들은 모두 10신의 특성 중 하나를 이어받았죠. 신의 능력을 일부 이어받았다고 해서 그들이 더 귀히 여겨졌고요.”
하!
그 순간, 에르하벤이 기가 차다는 듯 탄식을 흘렸다.
그에 베일리는 멈칫하며 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말도 안 돼.”
에르하벤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용 혼혈들은 확실히 가짜군.”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용은 절대로 혼혈일지라도, 같은 특성을 지니지 않는다.”
일단 용 혼혈이 특성을 가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용의 피를 견뎌내고 1차 성장을 해야 하니까.
그리고 그 과정을 견뎌내면 자신만의 특성을 지닌다.
반이라도 용은 용이니까.
검은 성의 용 혼혈도 자신만의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럴 리가-”
베일리의 얼굴에 놀라움이 서렸다.
“모든 용 혼혈은 그 피를 이어받은 용이 존재합니다. 그들의 핏줄이죠. 그래서 특성을 발현해도 그 피를 준 이의 특성을 받습니다.”
“…불가.”
아직 검은 성으로부터 제뉴의 가슴에 박힌 보석과 용 혼혈의 비밀을 듣지 못한 에르하벤이었지만, 단호했다.
“그건 용 혼혈이 아니다. 가짜다. 키메라조차 되지 못해. 만들어진 게 틀림없다.”
허.
재상이 탄식을 흘렸다.
그리고 에르하벤은 미간을 찌푸렸다.
“확실히 너희에게 정보를 주는 그 용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았군. 용이라면 당연히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알 텐데.”
고개를 가로젓던 그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이상하게, 용 혼혈들이 약했던 이유가 있군.”
용 혼혈을 약하다고 평하는 에르하벤을 보며 왕 대니스는 침을 삼켰다.
그러다 이어진 에르하벤의 분노어린 목소리에 멈칫했다.
“보나 마나 인간의 몸에 용의 피를 주입했나 보군. 그중에 살아남은 자들이 용 혼혈일 것이고.”
고룡은 짜증이 치밀어오르고 있었다.
“분명 그 과정에서 많은 멀쩡한 인간들이 죽었겠어. 인간의 몸이 용의 피를 견딜 확률은 아주 희박하니까.”
용이 왜 용인가?
고고한 존재가 되고 싶다면, 오만한 존재가 되고 싶다면.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하지 않는가?
그런 식으로 행동해서 신이 된다면-
“후진 것들!”
그딴 신은 안 되는 게 맞다.
그것이 용의 이름에 걸맞다.
“음.”
케일은 침음을 흘렸다.
고룡이 정말로 분노했다.
그의 주위에 백금색 가루가 하나둘 피어오르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특성이 발현된 것이다.
“금 용 할배야! 진정해라! 쿠키 먹어라!”
라온의 말도 들리지 않는 고룡을 보던 케일은 입을 열었다.
“일단, 드래곤 로드를 따르는 용들부터 족쳐볼까요?”
산뜻한 어조였다.
“?”
의문이 피어오른 표정의 에르하벤 주위에 먼지가 사라져갔다.
“아.”
곧 그의 표정에 슬슬 미소가 어리기 시작했다.
“뭔 수가 있나 보네?”
그에 케일이 산뜻하게 말했다.
“드래곤 로드가 이 세상에 없어요.”
“뭐?”
그 말에 국왕 대니스가 반응했다.
“그게 무슨 말인가?”
대니스의 놀란 얼굴을 마주한 케일은 바로 답해주지 않았다.
삐이이이이—-
그때였다.
“인간아, 성에서 연락이 왔다!”
검은 성에서 연락이 왔다.
남겨진 메시지를 읽은 케일은 곧장 에르하벤에게 부탁했다.
“영상통신 연결 좀 부탁드립니다.”
“왜?”
“에르게 산맥 쪽에서 용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하르 왕국 측 사람들이 경악했다.
특히 베일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말도 안 됩니다! 용이 바로 움직인다니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잠시만요.”
하지만 케일은 다급했다.
그에 에르하벤이 저도 모르게 물었다.
“용이 얼마나 나타났대?”
“하나요.”
“근데?”
에르하벤이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하나인데, 왜 이렇게 다급해?”
그 말의 의미를 하르 왕국 쪽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케일은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그는 에르하벤에게 메시지 내용을 보여주었다.
메시지 내용은 단 한 줄이었다.
그리고 말했다.
“살려야 합니다! 정보를 들어야 해요! 라쉴 님이 용을 바로 패 죽여버리면 곤란합니다!”
아.
에르하벤은 납득하고는 곧장 영상통신을 연결했다.
황당한 표정의 하르 왕국 사람들 사이에 케일과 에르하벤이 바쁘게 움직일 때.
오독오독.
쿠키를 먹던 라온의 시선이 방구석으로 향했다.
서랍 아래.
“응?”
어둠 속에서 녹빛을 발견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녹색 눈동자였다.
작은 뱀, 하얀 새끼 뱀 한 마리가 혀를 낼름거리며 서랍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가 라온과 눈이 마주치고는 흠칫 몸을 떨었다.
***
“크하하하! 드디어 아티포유인가 아피토유인가 여기 후진 용 새끼들 팰 시간이 찾아왔구나! 크하하하하!”
라쉴은 호탕하게 웃으며 자신의 감각에 걸린 용이 있을 곳으로 향했다.
“크하하하! 이 어르신이 훈계를 해줘야겠어!”
그 곁에 클로페 세카가 다소곳하게 따라가고 있었다.
***
곧장 검은 성으로 영상통신을 연결한 후, 케일이 마주한 이는 난감한 미소를 짓고 있는 드래곤 밀라였다.
“어떻게 된 거야?”
에르하벤의 물음에 그녀는 온화한 어조로 말했다.
-음. 미안해요.
어쩔 수 없는 사고뭉치를 둔 누나의 모습과 같았다.
-지금 라쉴 그 아이에게 딱히 시킬 일이 없어서, 그냥 성 지붕 꼭대기에서 주변을 살펴보라고 했거든요?
케일은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이 추운 날씨에, 눈 맞으면서 지붕 꼭대기에 가만히 있으라고 시켰다고?’
라쉴. 그 녀석도 용인데, 이런 취급 괜찮은가?
-그래서 심심했는지 감각을 끌어올리면서 놀았나 봐요. 그러다가 용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하면서 근처에 있던 인간 아이 한 명을 데리고 가버렸지 뭐예요?
밀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참, 못 말리는 아이예요.
“잔소리 좀 해야겠네.”
에르하벤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고, 가만히 듣고 있던 케일은 알 수 없는 꺼림칙함에 입을 열었다.
“같이 간 인간 아이가 누굽니까?”
로잘린? 최한?
-클로페 세카. 그 아이를 데려갔단다.
케일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툭 내뱉었다.
“꼭 지 같은 인간 데리고 갔네요.”
그때, 라온이 해맑은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인간아, 틀렸다! 라쉴은 클로페 세카 못 이긴다!”
케일은 융통성이 없는 인간이 아니었다.
“맞아. 네 말이 맞아.”
7살 용의 말도 옳다면 곧장 수긍하는 사람이었다.
-후후. 걱정은 크게 안 해도 될 거예요. 그쪽으로 위티라 양이 심심하다고 갔으니까요.
아하.
케일은 안심했다.
당장 검은 성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별일 있겠어요?
드래곤 밀라가 온화하게 말한 그때였다.
-콰아아아아앙—–!
영상통신구 너머 굉음이 들려왔다.
-쿠구구구—
그리고 화면 속 밀라의 어깨 너머 창문으로 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케일은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그, 그, 밀라 님-”
그는 손가락으로 밀라의 어깨 너머를 가리켰다.
“지금 산이 무너지는 것 같은데요?”
저 멀리 보이는 하얀 설산.
거대한 눈사태가 일어나며 설산 꼭대기가 부서졌다.
-어머나.
케일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저 방향은 라크가 간 쪽인데.
역시.
케일이 예상한 방향이 맞았다.
라크는 호족 주술사 가샨을 비롯해 몇 명의 동료들과 함께 에르게 산맥에 숨어 사는 늑대족을 만나러 떠났다.
정확히 말하면 늑대족의 족장을 만나 협의를 한 후, 검은 성으로 데려올 예정이었다.
“최대한 빨리 가겠습니다.”
케일은 영상통신구를 끊었다.
솔직히 라쉴과 클로페 세카는 걱정이 안 된다.
‘라쉴은 용이고, 클로페 세카 그 인간은 어떻게 되어도 잘 살 인간이야.’
하지만 혹시 늑대족과 함께 돌아오는 라크 일행이 저 싸움에 혹은 저 눈사태에 휘말려 고립된다면 상당히 난감했다.
‘쯧.’
다행이라면, 라크 일행을 늑대족에게 데려다주고 먼저 돌아온 드래곤 밀라 덕분에 대략적인 늑대족의 위치를 알고 텔레포트 이동이 바로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그마저 없었다면, 케일은 곧장 검은 성으로 바로 돌아갔을 터. 혹은 밀라를 늑대족 마을로 보냈을 것이다.
그는 조용한 하르 왕국 측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눈이 마주친 대니스 왕이 뭔가 움찔했다.
그가 케일의 시선을 피해 외무대신 베일리를 바라봤다.
“…저분도 용이십니다.”
베일리의 말에 대니스는 깊은숨을 내쉬었다.
케일은 그런 왕을 신경 쓰지 않고 제 할 말을 했다.
“일단 대략적인 중요한 내용은 서로 이야기 나눴으니, 잠시 검은 성으로 가봐야겠습니다.”
케일이 에르하벤을 바라보자, 그가 살짝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여기, 에르하벤 님이 남으셔서 제 쪽과 영상통신은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게 할 겁니다.”
고룡이 남는다는 말에, 외무대신 베일리는 안도했다. 저도 모르게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 그녀는 케일과 눈이 마주쳤다.
“신성 제국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인 이유를, 하르 왕국에서 좀 파악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는 거리낄 것 없다는 듯 원하는 바를 곧장 말했다.
“싸우는 일은 저희가 맡을 테니, 그 외의 필요한 일들은, 아시죠?”
“최선을 다하겠네.”
국왕 대니스의 간결한 대답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우리도 준비해 둔 수가 몇 개 있네. 그걸 모두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놓고 바로 여기 드래곤님을 통해 자네에게 연락하지.”
쉭, 쉭-
“미처 말하지 못했는데, 우리도 나름대로 드래곤을 상대할 방법을 준비해 왔어. 그러니-”
쉭쉭, 쉭-
대니스는 말을 잇지 못하고, 아까부터 거슬리는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주 미세한 숨소리.
특이한 소리에 고개를 돌렸던 그는 멈칫했다.
덩달아 시선을 돌렸던 케일도 움찔했다.
“…너 뭐하냐?”
케일의 눈에 라온이 바닥에 엎드린 채, 서랍 밑으로 통통하고 짜리몽땅한 앞발을 집어넣은 광경이 담겼다.
덜컹. 덜컹.
서랍이 들썩였고, 곧 라온이 앞발을 빼내며 만세 하듯 공중으로 치켜들었다.
“인간아, 나 뱀 잡았다!”
쉭, 쉭쉭-
라온의 통통한 앞발 주먹 안에서 하얗고 예쁜 새끼 뱀이 처량한 울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왕 대니스가 외쳤다.
“어, 어르신-!”
어르신?
케일이 의아해할 때, 재상이 재빨리 입을 열었다.
“하르 왕국 수호자이신 수인족 어르신이 계십니다. 그분의 아이입니다. 아무래도 저희에게 전령으로 온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케일이 라온을 바라봤고, 라온이 해맑게 물었다.
“풀어주까?”
“…어. 풀어줘.”
라온은 손의 뱀을 놓았고, 뱀은 순식간에 라온에게서 멀어졌다.
대니스가 앞으로 나섰다.
“큰 어르신의 말씀을 전하러 오셨습니까? 마침 잘 오셨습니다.”
애기 뱀을 대하는 그 자세는 정중했다.
애기 뱀은 쉭쉭 숨소리를 내뱉으며, 여전히 빠르게 움직였다.
대니스는 그런 뱀에게 다가갔다.
“저희도 전할 말이 있었습니다. 아직 우리 쪽 전령이 도착하지 않았을 텐데-”
대니스가 멈칫했다.
“응?”
소년의 입에서 어벙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응?”
케일도 당황했다.
‘뭐야?’
새끼 뱀은 겁에 질린 듯 아주 맹렬하고 빠르게 돌진했다.
케일을 향해.
쉭쉭!
그리고 빠르게 케일의 다리를 타고 올라가 어떻게든 케일의 품 안으로 파고들려고 했다.
대략 케일의 한 뼘 반 길이 정도의 새끼 뱀이 어찌나 다급하게 움직이는지 케일은 이를 저지할 생각도 못 한 채 멍하니 새끼 뱀을 쳐다봤다.
새끼 뱀은 어느새 어깨까지 올라가더니, 케일의 뺨에 그 얼굴을 부벼댔다.
쉭쉭-
숨을 고르는 듯 겨우 가라앉은 울음소리와 함께, 서늘한 촉감이 케일의 뺨에 닿았다.
“저, 저-”
라온이 당황해서 새끼 뱀을 쳐다볼 때.
케일은 슬쩍 눈동자를 움직여 새끼 뱀을 바라봤다.
“뭐, 뭐야?”
당황해서 저도 모르게 그런 반응만이 흘러나올 때.
새끼 뱀이 케일을 똑바로 바라봤다.
하얀 뱀의 녹안이 묘하게 케일에게 누군가를, 맛이 간 놈을 떠올리게 했다.
그 순간이었다.
작은 뱀의 입이 열렸다.
“아빠.”
응?
케일은 멈칫했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릴 들은 거지?’
그는 멍한 얼굴로 새끼 뱀에게서 시선을 떼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경악한 표정의 하르 왕국 사람들과 골치 아픈데 웃겨 죽겠다는 표정의 에르하벤과-
“아니다!”
통통한 볼을 바들바들 떠는 라온이 있었다.
아니라고 맹렬하게 외친 라온이 냅다 소리쳤다.
“우리 인간은 네 아빠 아니다! 이 바보 뱀아!”
라온의 외침에 새끼 뱀은 움찔하며 무섭다는 듯 덜덜 떨면서 케일에게 더 밀착했다.
연신 케일의 볼에 얼굴을 부벼댔다.
“얼굴 부비지 마라! 우리 인간, 피부도 약하다! 하지 마라! 떨어져라!”
라온이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연신 말을 쏟아내더니 날아올라 케일의 얼굴 가까이 다가왔다.
그럴수록 새끼 뱀은 겁을 집어먹은 듯 오들오들 떨었다.
“잠시만.”
때문에 케일은 다가오려던 라온을 잠시 멈춰 세웠다.
“!”
라온이 상당히 충격받은 표정으로 케일을 보더니 더듬더듬 말했다.
“인간아, 너 이 뱀 아빠냐?”
하아.
케일은 한숨을 내쉬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