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 rushed after winning the first prize in the lotto RAW novel - Chapter 103
103화 저와 협력할 기회를 드리죠
루카스 씨는 이전에 제대로 대접해주겠다던 약속대로, 나를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뉴욕의 어느 고급레스토랑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나는 연어 리예뜨와 바게트, 참치와 성게알 요리, 캐비어와 랍스터, 도미와 구운 가자미 요리, 그리고 와규 스테이크 등을 먹었다.
이 음식들은 1인당 원화 300만 원으로, 요리 하나하나가 그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또한 굉장히 비싼 와인도 함께 시켰으므로 루카스 씨는 약속을 제대로 지킨 것이 맞았다.
다만.
‘윌 게이츠와 만나게 해주겠다고?’
아까 전 사무실에서 루카스 씨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 계속 떠올라, 솔직히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고 식사가 끝나 버렸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내가 아는 바로 그 윌 게이츠란 말이지?’
윌 게이츠가 누구인가. 한때 세계 재산 순위 부동의 1위였으며, 현재도 상위 10위를 벗어나지 않는 부자가 아니던가.
‘물론 크리스토퍼나 루카스 씨도 엄청난 부자들이지만, 윌 게이츠는 뭐랄까. 어릴 때부터 이름을 들어 온 사람이라, 그 느낌이 완전히 달라.’
나는 어릴 적부터 컴퓨터 게임을 즐겨 해왔었다.
그렇게 나는 자연스럽게 컴퓨터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윈도우라는 간편한 OS를 만든 윌 게이츠의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컴퓨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 윌 게이츠의 이름은 알 정도로 유명한 부자이지.’
그런 인물을 곧 마주하게 된다고 하니, 심장이 두근거렸다.
비록 지금은 CEO 자리에서 은퇴했지만, 그는 여전히 마이크로 시프트의 기술 고문 역할을 맡고 있었으며.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은 이전에 인수한 로키아를 직접 맡아 운영하고 있었다.
‘은퇴한 윌 게이츠가 왜 마이크로 시프트가 아닌 로키아에서 일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루카스 씨가 말했었지.’
그 이유가 무엇이든, 덕분에 윌 게이츠를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 나로서는 매우 좋은 일이었다.
“그럼 미스터 윤, 윌과 이야기해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루카스 씨와 헤어진 나는 곧장 호텔로 돌아와, 현재 한국에 있을 구상민 씨에게 연락했다.
“구상민 씨, 방금 어떤 일이 있었냐면 말이죠….”
나는 그에게 내가 곧 윌 게이츠를 만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인공지능의 연산력을 확보하기 위해, 로키아를 인수하실 생각이시라고요?
“네, 맞습니다.”
-음. 현대 사회에서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연산력을 확보하면서도 새로운 인공지능을 알릴 수단으로는 제격이긴 하겠군요.
역시, 구상민 씨였다.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아도 내 의도를 잘 파악했다.
-…그런데 조금 걱정이 되는 점이 있습니다.
“뭐죠?”
-아무리 로키아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만으로는 수가 너무 적어 충분한 연산력을 확보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물론 그럴 것이다.
아무리 마니아층이 두터워도, 일반적인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테니 말이다.
“괜찮아요.”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만들 새로운 인공지능 폰이 이제까지 없었던 유용함을 보여주면 됩니다.”
내가 봤을 때, 완벽한 인공지능의 개발은 그리 먼 미래의 일이 아니었다.
‘여러 질문에 답을 내려주고, 5년의 임상 시험을 1개월로 줄여줄 정도로 발전했으니까.’
몇 년 전, 바둑 기사를 이겼던 인공지능을 떠올려 보자. 그 당시에도 굉장한 능력과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었는데,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은 도대체 얼마나 발전했을지 상상이 가는가.
‘물론, 당장 완벽한 인공지능을 만들 수는 없지만. 앞으로 그렇게 발전할 포텐셜을 가진 인공지능은 만들 수 있지.’
현재 ICU의 인공지능 시뮬레이션과 비슷한 수준으로만 개발할 수 있다면, 사용자에게 매우 편리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
‘처음 우리 핸드폰을 구매한 사람들이, 이를 경험하고 공유하게 된다면. 반드시 이슈화가 될 거야.’
단 한 번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구매량은 점점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ICU의 인공지능을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있겠습니까?
“네. 저에겐 이 분야에서 굉장히 유능한 친구가 한 명 있거든요. 그리고 아마 그 친구가 또 다른 유능한 개발자들을 데려올 것도 같고요.”
내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에 구상민 씨는 무언가를 생각하듯, 잠시 말이 없었다.
-인공지능의 학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사장님은 점점 늘어날 연산력으로 이 기간을 단축하실 생각이신 겁니까?
“맞습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의 초기 모델은 굉장히 성능이 떨어지겠군요.
그야 아직 연산력을 확보하지 못했으니, 인공지능의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성능이 떨어지는 인공지능은 아무리 포텐셜이 높더라도,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지 못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사장님이 그리시는 그림은 굉장히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며, 그 기간이 길어지는 동안 엄청난 손해를 얻게 될 겁니다.
“구상민 씨가 무엇을 걱정하시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친구가 꽤 괜찮은 의견을 주더군요.”
나는 구상민 씨에게 상필이가 말했던 인공지능의 캐릭터화를 설명하였다.
-다마고치처럼 인공지능을 키운다는 말씀이시군요.
“네. 처음에는 갓 태어난 귀여운 인공지능의 모습일 겁니다. 그리고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인공지능의 모습은 점점 발전해가겠죠.”
-초기 구매자들은 인공지능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 할 테니, 알아서 열심히 홍보를 해주겠군요.
“그렇죠. 그리고 그렇게 하다 보면.”
이슈화가 될 것이다.
“또한 저는 초기 구매자들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서, 로키아 첫 번째 인공지능 에디션에 희소성을 부여할 생각입니다.”
-희소성이요?
나는 루나리스 패션을 설립하면서, 희소성이 얼마나 대단한 가치를 가지는지 잘 알게 되었다.
“첫 에디션은 무조건 한정 수량만을 생산할 겁니다. 그리고 그 에디션엔 특별한 혜택을 부여할 것이고요.”
나는 구상민 씨에게 내가 생각한 바를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까 로키아 인공지능 에디션의 첫 버전을 사용하면, 인공지능의 이용 요금을 평생 받지 않을 생각이시라고요?
내가 만들 핸드폰엔 뛰어난 인공지능이 들어갈 것이다. 이 인공지능은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그 성능이 올라갈 것이며, 그리된다면 언젠가 이용 요금을 받아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로키아의 첫 인공지능 에디션을 가진 이는 이 이용 요금이 평생 무료가 되는 것이다.
-그런 혜택이 주어진다면, 출시 직후에 마니아들에게 지금이 아니면 사지 못한다는 급한 마음이 들겠군요.
“네. 그리고 그렇게만 된다면, 굳이 핸드폰을 바꿀 필요가 없는 기존 이용자들도 생각을 달리하게 되겠죠.”
그런 나의 말에 구상민 씨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그렇죠?”
-그런데 첫 구매자들에게 모두 무료 혜택을 주게 되면, 나중에 꽤 큰 리스크가 되지 않을까요? 차라리 몇 년의 기간 제한을 두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그런 구상민 씨의 의견을 나는 부정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평생 무료인 것은 아닙니다. 혜택은 핸드폰 단말기 안에 들어있는 인공지능에만 적용되게 할 생각이거든요.”
-아, 핸드폰을 구매하기만 해도 평생 무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핸드폰이 작동하는 동안만 무료 혜택을 주는 것이군요?
“맞아요. 핸드폰을 잘 관리한다면 아주 오래 우리의 향상된 인공지능을 사용해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잘 관리했다 하더라도, 전자기기라면 언젠가 그 수명이 다하고 말겠죠.”
-인공지능만 잘 만든다면, 한 번 경험한 퍼포먼스는 쉽게 잊히지 않겠죠. 그러니 소비자는 다음 에디션을 구매하게 되겠군요!
그러니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손해를 보는 일은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평생 무료 혜택을 주며, 이슈화를 끌어내는 이점이 더 크기도 하고요.”
-…….
그런 나의 말에 구상민 씨는 또 뭔가를 생각하는지, 전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
-…사장님은 친구분이 대충 던진 키워드만으로 이런 생각을 하신 건가요?
“네, 제 친구는 인공지능의 캐릭터화를 단순히 사용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단을 생각하더군요. 저는 거기에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살을 붙인 것뿐입니다.”
-…전부터 생각했지만 사장님은….
“운이 참 좋다고요? 아니면 마치 세상이 저를 중심으로 돌아갈 것 같다고요?”
이전에도 구상민 씨는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아뇨. 이번에는 그걸 말하려던 것이 아닙니다.
“그럼요?”
-사장님은 사업 구상에 있어서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것 같습니다.
“네? 제가요?”
이런 말은 난생처음이었기에, 나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제가 재능이 있다고요?”
-네. 사장님은 겁을 내지 않는 재능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겁을 내지 않는 재능이라니. 그런 재능도 있단 말인가.
-보통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투자금이 많아질수록, 그러니까 리스크가 커질수록 겁을 내기 마련입니다. 그렇다 보니 사고의 방향성이 과감함보단 안전함으로 향하게 되죠.
“…….”
-하지만 사장님은 다릅니다. 늘 하고 싶은 것을 이루고 싶은 욕구가 있으므로, 아무리 리스크가 크더라도 과감해질 수 있죠. 즉, 겁이 없기에 다양하고 유연하며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겁니다.
구상민 씨의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다. 다만, 그가 모르는 한 가지가 있었다.
‘내가 겁이 없는 이유는 그냥 어차피 결과가 잘 나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인데.’
운이 좋은 나는, 어떻게든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더욱 과감해질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구상민 씨에게 말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잠자코 그의 말을 듣기만 하였다.
-그런 과감한 사장님이라면. 로키아를 인수하여 정말로 이 계획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장님. 만약, 로키아를 인수하지 않고 사장님의 목적만 이룰 방법이 있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핸드폰을 직접 만들지 않고도 연산력을 확보할 수단이 있다고요?”
그렇다면 무조건 환영이었다.
‘로키아의 인수 금액이 매우 비쌌지.’
아무리 협상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가격에서 내가 로키아를 인수할 수 있을 수준만큼 깎을 수 있을지 불확실했다.
그리고 애초에 내 목적은 핸드폰을 대량으로 판매하여,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인공지능의 연산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핸드폰 개발은 그 수단일 뿐이죠.
“맞습니다. 그러니까 그 방법이 대체 뭔지 설명해 주시죠.”
나는 이어서 구상민 씨가 말해주는 아이디어에 크게 감탄했다.
***
아무도 없는 어두운 사무실에 홀로 남은 윌 게이츠는, 아까 루카스에게서 받은 메시지를 읽고 있었다.
[이봐, 윌. 자네의 오랜 골칫거리를 해결해 줄 사람을 소개해 줄 테니, 오래간만에 같이 점심이나 먹자고.]으득.
그 메시지에 윌 게이츠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빌어먹을.’
루카스의 메시지는 윌 게이츠가 기다리던 소식이 맞았다. 하지만 동시에 그리 반갑지 않은 소식이기도 했다.
‘나는 이렇게 패배자가 되는 건가.’
윈도우를 창시하며, 성공 가도를 달려 온 그였지만. 그도 실패한 사업이 단 한 가지 있었다.
‘이렇게 우리 마이크로 시프트가 모바일 시장에서 손을 떼게 되었구나.’
평생을 바쳐 PC의 OS 환경을 점령한 그의 윈도우는, 모바일에서만큼은 힘을 쓰지 못했다.
‘운이 나빴지. 시장에 뛰어든 타이밍이 너무 늦었으니까.’
IOS와 안드로이드가 등장하기 전에, 그가 먼저 스마트폰을 개발했더라면. 그랬다면 윈도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윈도우폰이 널리 보급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타이밍을 놓친 윌 게이츠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모바일 시장에 도전했다. 하지만.
‘윈도우 폰을 아무리 개발해도, 안드로이드나 IOS를 이길 수가 없었지.’
그것은 윌 게이츠에게 굉장한 미련으로 남아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은퇴했음에도 다시 이곳 로키아로 돌아왔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끝인가.’
은퇴한 몸으로 열심히 노력해 보았지만. 그것은 의미 없는 발악일 뿐. 오히려 이러한 윌 게이츠의 행보 때문에, 그가 사랑하는 마이크로 시프트에 막대한 손해를 안기게 되어버렸다.
‘…그래. 이렇게까지 해도 안 되는 거라면, 포기해야겠지.’
그러니 로키아의 인수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윌 게이츠에게 좋은 소식이 맞는 것이었다. 그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이 최악이라고 해도 말이다.
“후우….”
긴 한숨을 내쉰 윌 게이츠는 자리에서 힘없이 일어나, 찬장에 놓아둔 위스키를 벌컥벌컥 삼키었다.
‘일주일 뒤에 만나자고 했지?’
비록 기분은 안 좋았지만, 더는 그의 욕심으로 마이크로 시프트에 손해를 안길 수 없었기에. 윌 게이츠는 솔로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그렇게 일주일 뒤.
“…저는 로키아를 인수하지 않을 겁니다.”
“…”
미스터 윤이라고 불리던 동양인 친구가 당황한 윌 게이츠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넥스인텔리] [CEO 윤현민]“대신 저와 협력할 기회를 드리죠.”
새로운 인공지능 개발 회사를 설립한 윤현민이 윌 게이츠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