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 rushed after winning the first prize in the lotto RAW novel - Chapter 109
109화 내가 벌인 모든 사업들이…! (3)
나는 상필이에게 연락하여 우리가 개발하는 인공지능이 잘 작동할 만한 기기를 만들려면 얼마만큼의 스펙이 필요할지 물었다.
-정리해서 문자로 보내 줄게.
나는 상필이에게 받은 문자를 그대로 윌 게이츠 씨에게 전달하였다.
-실무진들과 검토해 본 후, 다시 연락드리죠.
그렇게 몇 시간 후, 윌 게이츠 씨에게 다시 연락이 왔을 때. 나는 기기의 예상 단가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680달러요?”
한국 돈으로 약 90만 원.
피처폰으로 유명한 브랜드인 로키아 치고는 상당히 고액이라 할 수 있었다.
-실무진들은 솔직히 이 스펙과 가격이면 차라리 일성전자의 우주폰이나 에이플의 에이폰을 살 것 같다고 우려하더군요.
“…….”
그야 그럴 것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가격인데 굳이 한물간 로키아폰을 살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래서 스펙을 셋으로 나누기로 했습니다.
윌 게이츠 씨의 설명은 이러했다. 우리는 하드웨어의 성능이 아닌,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올리는 게 목적이므로. 스펙이 다소 낮더라도 상관이 없다는 것.
-그러니 프리미엄 라인과 중급 라인, 그리고 저렴한 가성비 라인을 만들어 판매하는 겁니다.
저렴한 가성비 라인이더라도, 어차피 인공지능의 성능은 그리드 시스템으로 동일하게 제공된다.
“가성비 라인으로도 충분하지만, 조금 더 하드웨어 성능이 좋은 것을 원하는 소비자는 상위 스펙 라인 제품을 살 수 있도록 선택지를 주는 것이군요?”
-그렇죠. 처음부터 좋은 성능의 비싼 것만 판매하지 말고, 저성능이더라도 일단 시장에 뿌리를 박는 것부터 제대로 하자는 말입니다. 어차피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적당한 연산력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역시, 한때 마이크로 시프트의 수장다운 사업 감각이었다.
나는 그런 윌 게이츠 씨의 말을 상필이에게 전하였다. 그러자 녀석은 초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윌 게이츠 씨의 말이 맞아. 기기 성능에 집착할 필요가 없는데, 내가 이런 것은 익숙하지 않아서 거기까진 생각을 못 했어.
상필이도 가성비 라인이 인공지능의 연산력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는 것에 동의하였다.
-대신, 최대한 많이 팔아야 해. 우리 폰은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그 성능이 올라가는 구조이니까.
“…그렇긴 하지.”
문제는 로키아라는 브랜드로는 현재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에이폰과 우주폰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걸리겠어.’
현재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로키아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인식은 과거의 잔재물에 불과했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진화가 실패한 브랜드.’
로키아의 인식은 딱 그 정도였다.
‘그런 낮은 인식에도 불구하고, 로키아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려면 무언가 커다란 이슈가 필요해.’
그래야만 우리 인공지능 폰이 첫선을 보였을 때, 시장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슈를 당장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문제가 꽤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일단 그 문제는 나중에 생각해보자.’
당장은 인공지능과 기기가 완성되는 것이 먼저였다.
“상필아.”
-왜.
“개발하는 데 돈 필요하지 않아? 돈 좀 더 줄까?”
-…갑자기 무슨 돈?
“아니, 내가 어디서 봤는데. 뭘 빨리 개발하려면 돈과 공돌이를 갈아 넣으면 된다고 하더라고.”
참고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상필이도 공돌이라 할 수 있었다.
-…미친! 너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뚝.
상필이의 욕지거리가 들려오기 전에 나는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기기 개발이야 윌 게이츠 씨가 알아서 해주실 테고. 인공지능도 상필이가 최대한 노력하고 있는 것 같으니….’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을 믿고 기다리는 것밖에 없었다.
‘그럼 이제 다른 것들도 확인해볼까?’
나는 오랜만에 증권 어플을 켜보았다.
[ICU] [매수가 : 12만 5,000원.] [현재가 : 20만 1,000원.] [예상 매도 수익 : 6,080,000,000원.]이전에 나는 100억 원어치의 ICU 주식을 사들인 일이 있었다. ICU가 FDA 승인이 나기 직전임을 알고 산 것이었는데, 그때의 내 결정은 옳은 것이었음이 지금 증명된 것이다.
‘수익률이 60%라니…!’
한 달 전에 FDA의 승인이 발표되고, 1차 임상시험 대상자인 성윤복 씨가 부작용도 없이 눈에 띄게 잘 치료되고 있는 것이 방송을 타자. ICU의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그래도 아직은 팔지 말자.’
ICU의 주가는 아직 더 성장할 여지가 있었다.
‘2차, 3차 임상시험이 남았으니까.’
모든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아마 ICU의 주가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오르게 되리라.
‘주가 확인은 이 정도면 되었고. 이제 우리 영화 반응이나 확인해볼까?’
넷플리스에 우리 영화가 업로드된 지 하루가 지났다.
‘루비스피어 영화제에서 무려 대상을 탄 영화이니, 반응이 꽤 볼만 하겠지?’
나는 기대감을 가지고 인터넷에 죽지 않는 가시고기를 검색해 보았다.
[죽지 않는 가시고기]평점 : 5.6/10 생각보다 낮은 평점에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루비스피어에서 대상을 탄 작품이 겨우 평점 5.6이라고?’
나는 사람들이 남긴 코멘트들을 읽어보았다.
-첫 장면에 좀비와 아기가 나왔을 때, 다음 끔찍한 장면이 예상되어서 곧바로 끔.
-최악의 조합.
-날아가 버린 개연성.
-좀비에게 지능이 있는 건가? 그렇다면 종이에 글을 써서 인간들에게 알리면 되었을 텐데.
-이해할 수 없음.
‘…이 사람들 영화를 제대로 보긴 한 건가?’
다른 코멘트들을 읽어보아도,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좀비에게 지능이 있냐니….’
영화 중간중간 삽입된 나래이션은 분명 좀비의 것이 맞았다. 하지만 그것은 지능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함이 아닌, 좀비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관객에게 좀 더 수월하게 전달하기 위한 장치로. 일종의 영화적 허용인 셈이었다.
‘…그래, 넷플리스에 영화가 올라간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 거겠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과에, 그날부터 나는 매일 평점과 코멘트 창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1주가 흐르고, 2주가 흐르고, 마침내 3주가 흘렀을 때.
[죽지 않는 가시고기] [평점 : 9.65/10]-내 인생 최고의 영화.
-독립 영화라고 무시하지 말자.
-좀비의 부성애에 내 눈물샘이 터질 줄은 몰랐다.
‘이거지.’
3주 전과는 그 평가가 판이해져 있었다.
제대로 영화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죽지 않는 가시고기를 보고는 재미있다는 소문을 퍼뜨려 준 덕분이었다.
‘또, 이지현 씨의 도움도 있었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인지도가 높은 그녀가, 2주 전쯤에 미국의 ‘아만다 쇼’라는 토크쇼에서 우리 영화를 언급해 준 적이 있었다.
-지현, 최근에 재미있게 본 영화가 있나요?
-음… 저는 죽지 않는 가시고기를 재미있게 보았어요.
-죽지 않는 가시고기요? 처음 들어 보는 영화인데요?
-현재 넷플리스에 공개된 좀비 영화인데, 너무나 감동적인 내용이에요.
-좀비 영화인데 감동적이라… 생존자들이 동료 또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클리셰적인 영화인가 보네요.
-희생하는 것은 맞는데, 아만다가 생각하는 그런 것은 아니에요. 이 영화의 주인공은 좀비거든요.
-예? 좀비가 주인공이라고요? 그건 좀 신선하군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다는 말할 수 없지만… 영화의 첫 장면에 아기를 돌보는 좀비가 나온답니다.
-좀비가 아기를요…
아만다 쇼의 시청자들은 이지현 씨가 언급한 우리 영화에 호기심이 생겼고. 그 결과, 많은 시청자가 넷플리스로 몰려들어 우리 영화를 시청하게 된 것이었다.
‘좋았어.’
나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주기적으로 코멘트들을 모니터링을 했다.
-쓰레기 영화.
간간이 이런 악플들이 달리긴 했지만, 선플의 수가 압도적으로 더 많았기에. 악플은 거의 티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미스터 윤, 대박입니다!
신이 난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건 라이언은, 지난 3주간 죽지 않는 가시고기를 감상한 사람의 수가 무려 9,500만 명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는 예전에 전세계적으로 흥행했던 한국 드라마인 ‘오징어 놀이’에 필적하는 기록이었다.
-시청자 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니, 어쩌면 오징어 놀이의 그 기록을 깰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징어 놀이는 4주간 1억 1천만 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했었다. 그리고 라이언의 말대로, 정확히 4주가 되었을 때.
[누적 시청자 수 : 1억 2천만 명.]마침내 우리의 영화는 오징어 놀이의 기록을 깰 수 있었다.
물론, 드라마와 영화의 기록을 정당하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영화가 상영시간 30분의 짧은 독립 영화임을 고려했을 때, 이 기록이 엄청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다만.
‘이제 슬슬 힘이 빠지기 시작하네.’
넷플리스에 상영된 지 한 달 정도가 지나자, 우리 영화의 성장세도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엄청난 선방이지.’
나는 내가 각본을 짠 영화에 시청자들이 이 정도로 반응해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행복하군.’
성취감은 내 행복의 원동력이었으므로. 나는 최지훈 감독과 이 영화에 투자한 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
덤으로 넷플리스에서 들어오는 수익금이 상당했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게 나는 카페 아우라와 드리머에서 활동하거나, 루나리스 패션에서 업무를 보며 하루하루를 보내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석 달의 시간이 흘렀을 때, 라이언과 구상민 씨에게서 각각 연락이 왔다.
-다큐멘터리 촬영이 끝났습니다. 다음 주쯤에 넷플리스에 업로드 될 겁니다.
-스위스, 미국, 필리핀에 MO 플랜트 설비가 모두 설치되었습니다. 두 대표의 말에 따르면, 다음 주부터 시험 가동을 할 예정이랍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다큐멘터리 상영과 본격적인 친환경 사업이 시작되었다.
나는 두 사람에게 특이사항이 생기면 즉시 보고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정확히 2주 뒤, 라이언에게서 특이사항이 생겼다는 연락이 왔다.
“…우리 영화가 다시 이슈화가 되었다고요?”
-네. 그리고 그 이유가 미스터 윤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죠?”
-미스터 윤, 스티븐 에필버그 감독님의 영화에 출연하신 것을 기억하십니까?
당연히 기억한다.
“네, 스위스에서 스티븐 감독님의 부탁으로 영화속 엑스트라로 잠깐 등장했었죠.”
-그때 그 스티븐 감독님의 영화가 며칠 전에 개봉했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 때문에 당신에 관한 이야기가 인터넷에 퍼지고 있어요.
나는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나는 정말 짧게 출연했습니다. 그것도 얼굴은 거의 나오지도 않았고요.”
나중에 추가 촬영에서 마스크를 벗은 장면을 찍긴 했지만, 그것은 매우 짧은 장면이었으므로. 내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한 번 확인해보시죠. 지금 미국에서 이슈가 된 것도 모두 한국 커뮤니티의 한 게시물에서 시작이 된 것이니까요.
통화를 종료한 나는 곧장 커뮤니티 사이트를 뒤져, 나와 관련된 글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거 윤현민 사장 아님?]정확히 내 이름이 언급된 그 게시물을 클릭하자, 영화에 출연한 내 모습을 캡처한 사진과 내가 카페 드리머에서 연주를 하는 사진이 업로드 되어 있었다.
‘이게 대체…’
확인해보니 그 게시글의 작성자는 카페 드리머와 아우라를 자주 방문하는 나의 팬이었다.
평소 내 모습을 자주 접한 작성자는 영화에 짧게 등장한 내 얼굴을 곧바로 알아보았고, 이렇게 게시글을 올리게 된 것이었다.
‘이건 또 뭐야?’
스크롤을 내리며 그 게시글의 또 다른 댓글을 확인한 나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저 사람 이제 영화 산업에도 손을 대는 것 같던데? (링크) 이것 봐.
댓글 작성자가 올린 링크는 다름 아닌 루비스피어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최지훈 감독의 소감 발표 영상이었다.
-저기 저 감독이 윤현민 사장님 덕분에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다고 말하잖아.
ㄴ에이, 동명이인 아니야?
ㄴ그렇다기엔 스티븐 감독의 영화에도 출연했고, 무엇보다 저 영화 크래딧에 각본가 윤현민이라고 나옴.
ㄴ헐… 진짜네?
ㄴ라이브 카페에, 패션 사업에, 이제는 영화까지 손을 댄다고? 그것도 각본까지? 대체 이 사람 뭐 하는 사람이지?
댓글 창은 나에 관한 이야기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스크롤을 더 내려보니, 댓글에 영화가 아닌 다른 이야기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윤현민 사장이 손을 대는 사업이 또 있는 것 같은데? (링크) 확인해보니 그것은 라이언이 제작한 미라클 에코의 다큐멘터리 영상이었다.
영상 속에는 이동환, 이찬우 대표가 인터뷰하고 있었는데. 그 내용이 나에 관한 것이었다.
[윤현민 사장님의 투자가 없었다면, 우리의 사업은 시작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이러한 영상을 본 사람들은 이러한 대댓글을 남기었다.
ㄴ진짜 뭐 하는 사람이지?
ㄴ와… 플라스틱 쓰레기를 연료로 바꾼다고? 그런 엄청난 기술이 있단 말이야?
ㄴ그런데 그런 좋은 사업을 왜 외국에서 하는 거야? 한국에서 하면 좋잖아.
ㄴ나 저 다큐 봤는데, 옛날 일어났던 사고 때문에 한국에선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고 하더라.
ㄴ(링크) 이건 그 당시 사고에 대한 링크.
ㄴ헐. 이게 언제 적인데, 이런 좋은 사업을 묻으려고 해?
ㄴ한국 정부 미련하네.
‘…좋은데?’
내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고 했던 이유가, MO 플랜트에 관한 인식 개선과 홍보를 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스티븐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덕분에, 죽지 않는 가시고기가 다시 이슈화가 되었고. 또 그것이 MO 플랜트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마치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처럼 서로 다른 사건이 연결되면서, 내가 의도한 것 이상으로 큰 이슈가 된 것이었다.
우우웅-
그때, 내 전화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자를 확인해보니, 구상민 씨였다.
-사장님, 중국과 인도 그리고 브라질에서 우리 MO 플랜트 사업에 대한 문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벌써 다른 나라의 문의가 들어온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내가 의도한 것 이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것이 내가 벌인 사업들의 두 번째 연쇄 반응이었다.
그리고….
***
‘MO 플랜트에 큰 투자를 한 사람이, ICU의 임상시험에도 관여했네?’
워싱턴의 어느 외국인 기자에 의해, 마지막 세 번째 연쇄 반응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