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 rushed after winning the first prize in the lotto RAW novel - Chapter 149
149화 내기 계약 (2)
나는 캘리포니아의 어느 술집 앞에 섰다.
[BOB’s Beer]“여기에 그 경호원이 있다는 거죠?”
“네, 맞습니다.”
끼이이-
서부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찬가지로 허름한 테이블과 의자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드문드문 보이는 손님들이 우리를 힐끔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며, 바 테이블에 앉자. 주인장이 말없이 맥주 한 잔씩을 건네었다.
“저희 아직 주문 안 했는데요?”
“술 마시러 온 거 아니야? 어차피 우리 가게는 맥주밖에 안 파니까, 그냥 마시든지 돌아가든지 해.”
나는 그 말에 주위의 테이블을 돌아보았는데, 과연 주인의 말대로 모두가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렇군요.”
“술 마시러 온 것이 아니더라도, 한번 마셔봐. 내가 직접 만든 맥주라 맛이 죽여주거든.”
마침 목이 탔던 터라, 나는 침을 꿀떡 삼키며 맥주잔을 집어 들었다.
꿀꺽꿀꺽.
캬.
가게는 허름했지만, 주인의 말대로 맥주 맛은 기가 막혔다.
“사장님, 올리버 씨가 왜 이 가게 단골인지 알 것 같습니다.”
자비르 씨도 맥주 맛에 반했는지, 단번에 잔을 반이나 넘게 비웠다.
그런 우리의 반응에 주인도 흡족했는지, 접시에 나초 과자를 조금 담아 건네주었다.
“자, 특별히 공짜로 줄게.”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디에서 왔어?”
“아, 우리는 한국에서 왔어요.”
“오! 한국! 나도 한국 문화를 참 좋아해.”
“진짜요? 어떤 문화를 좋아하시는데요?”
“영화랑 드라마도 자주 보고, 케이팝도 자주 듣곤 해.”
40대 중반의 턱수염을 잔뜩 기른 아저씨였지만, 한국 컨텐츠를 이야기하며 눈을 반짝이는 것을 보니 매우 트렌디하시게 사시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주인아저씨가 입고 있는 옷도 우리 스텔라 브랜드잖아?’
우리 패션 회사의 가장 큰 매출을 담당하는 것은 명품 루나리스였지만, 저렴한 옷을 파는 스텔라의 매출 또한 대단했다.
‘한유경 씨가 스텔라의 외국 진출에 힘을 쏟으시더니, 사업이 잘된 모양이군.’
내가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발전하는 모습에, 나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하하, 한번은 내가 한국 여행을 가서….”
과묵해 보이던 주인아저씨는 실제론 굉장히 수다스러웠고, 덕분에 나는 다음 손님이 들어오기 전까지 주인아저씨와 정신없이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딸랑!
“어이쿠, 우리 단골이 오셨네. 그럼 친구들, 잠시 실례하지.”
주인아저씨가 새로운 손님을 맞이하는 동안, 나는 가게 안을 둘러보며 자비르 씨에게 물었다.
“올리버 씨는 아직인가 보네요?”
“아무래도 저희가 너무 일찍 온 것 같습니다.”
크리스토퍼와 윌 게이츠 씨는 올리버 앤더슨 씨를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알려주었지만, 정작 그가 나타나는 시간은 알 수 없다고 하였다.
‘일할 때를 제외하고는 불규칙하게 생활한다고 했었지.’
우리가 괜히 일찍 술집을 방문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우리는 언제 올지 모르는 올리버 앤더슨 씨를 기다리며, 맥주를 한 잔씩 비워 나갔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딸랑딸랑.
“와하하! 그러니까 내가 어제…!”
껄렁하게 생긴 네 명의 남자들이 술집에 들어왔다.
“저 자식들 또 왔네.”
그 붙임성 좋던 주인이 인상을 팍 구기며 외쳤다.
“오지 말라니까, 왜 자꾸 기어와! 네놈들한텐 맥주 안 판다니까!”
“여기 맥주가 맛있는 걸 나보고 어떡하라고? 그리고 우리가 돈을 안 내는 것도 아니잖아?”
“뭐? 돈을 내? 외상을 밥 먹듯이 하는 놈들이? 그리고 돈을 내면 뭘 해! 하루가 멀다고 분탕질을 치는데!”
주인은 정말로 화가 난 듯 얼굴이 시뻘게졌다. 하지만 남자들은 그런 주인을 보며 낄낄거릴 뿐이었다.
“이봐, 마스터. 자꾸 이러기야? 우리한테 빚진 것은 그새 까먹었나 보지?”
“…예전에 나를 구해줬던 것은 고마웠다. 하지만 그건 네놈들의 선의가 아니라, 나를 털던 강도가 너희 돈을 가지고 도망간 놈이라 우연히 그렇게 되었던 거잖아!”
“어쨌거나 구해준 것은 구해준 것이지.”
“그래, 그래서 그동안 네놈들을 받아줬던 거다. 하지만 이제 더는 안돼. 엊그제 시몬스 부인을 때린 것은 선을 넘었어. 그러니 내 가게에서 당장 나가.”
주인과 남자들의 말다툼에 즐거웠던 가게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하지만 남자들은 그런 분위기가 익숙한 듯, 어깨를 으쓱이며 주인에게 말했다.
“이렇게 하자고. 딱 한 잔씩만 하게 해줘. 그럼 얌전히 돌아가지. 계속 우리와 실랑이를 벌여봤자, 입만 아프지 않겠어?”
그런 남자들의 제안에 주인은 긴 한숨을 내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아… 돈은 안 받을 테니, 얌전히 딱 한 잔만 마시고 가.”
피식 웃음을 터뜨린 남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바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굳이 우리가 앉아 있던, 바 테이블에 말이다.
“휘유~!”
“요즘 참 세상이 좋아졌어~”
“…….”
“…….”
그들의 거슬리는 말투에 인상이 찌푸려지려 했을 때, 주인이 우리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이 동네 질 나쁜 놈들이야. 웬만한 시비는 그냥 넘기는 게 좋아. 저놈들 뒤를 봐주는 사람이 거물이라는 소문이 돌거든.”
“…그러죠.”
이런 곳에서 트러블을 일으킬 생각이 없었던, 나와 자비르 씨는 말없이 맥주를 들이켰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남자들의 불쾌한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사장님, 뭔가 익숙한 시선이 느껴지네요.”
자비르 씨의 속삭임에 나 또한 조용히 말했다.
“…저도 예전에 한 번 당한 적이 있습니다. LA행 비행기 안에서 말이죠.”
조롱과 멸시.
남자들의 눈엔 그러한 것들이 담겨 있었다.
“조금만 참도록 하죠. 어차피 한 잔만 마시고 간다고 했으니.”
하지만 계속되는 낄낄거리는 웃음과 손가락으로 코를 누르는 행위 등은, 몹시 참기 힘들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언제부터 니가와 원숭이가 사람 앉는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된 거지?”
명백하게 우리를 비하하는 단어가 들려오자, 자비르 씨가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봐, 방금 뭐라고 했어! 우리 사장님을 원숭이라고 부른 거야?!”
“오, 이봐 그렇게 화내지 마. 나는 사실을 말했을 뿐이니까.”
“뭐야?!”
덩치가 커다란 자비르 씨가 그들에게 다가가려 하자, 나는 얼른 그의 손을 붙잡으며 말렸다.
“앉으세요, 자비르 씨.”
“하지만 저놈들이 사장님을…!”
“오늘 왜 여기에 왔는지를 기억하세요. 이러다 다툼이 발생하면, 계약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런 내 말에 자비르 씨는 겨우 분노를 삭이며 자리에 앉았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자비르 씨가 그렇게 화를 내주셔서 감사하네요.”
그는 니가라는 단어보다, 내가 원숭이라고 불린 것에 더 화를 내었다. 나는 그런 자비르 씨의 마음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렇게 소동이 일단락되는 듯 보이자, 네 사람의 조롱이 다시 시작되었다.
“겁쟁이.”
“칭챙총.”
“코로나.”
하지만 계속해서 나를 향한 비하 발언이 들려오자, 다시 한번 자비르 씨가 폭발하고 말았다.
쾅!
“개자식들! 당장 사과해!”
테이블을 내리친 자비르 씨가 그들에게 성큼성큼 다가가자, 네 사람이 씩 웃으며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젠장! 얌전하게 마시다 가겠다며!”
“마스터, 이 경우는 다르지. 이번엔 저놈이 먼저 다가온 거라고.”
“맞아, 우린 가만히 있었잖아?”
철컥-!
그런 그들에게 주인이 테이블 밑에 숨겨두었던 총을 꺼내 겨누었다.
“더 이상의 소란은 허락할 수 없으니, 이만 돌아가.”
“이렇게 나오시려고? 나중에 큰일 날 텐데?”
“뒷감당이 되겠어?”
순간, 남자들의 분위기가 싸해졌다. 이를 주인도 느꼈는지, 침을 꿀꺽 삼키며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손님에게 시비를 거는 것은 용납할 수 없….”
딸랑딸랑.
분위기가 무척이나 험악해진 그때였다. 한 사람이 가게에 들어오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건 또 뭔 소란이야?”
큰 키에 햇빛에 잔뜩 그을린 피부. 멋진 수염이 인상적인 남자가 주인을 향해 물었다.
“마스터, 또 누가 괴롭혔어?”
“올리버!”
주인은 반갑게 방금 들어온 남자의 이름을 불렀고, 나와 자비르 씨는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았다.
‘저 사람이….’
‘우리가 기다리던 그 경호원인가…!’
쾅!
그때, 남자들 중 하나가 바 테이블을 힘껏 내리치며 외쳤다.
“올리버 이 개자식! 마침 잘 만났다!”
“오, 이게 누구야. 오랜만이야, 반가워.”
“뭘 친한 척하고 앉아 있어! 넌 이제 뒈졌….”
“근데 누구였더라?”
“…뭐?”
올리버는 정말로 기억이 안 난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이 자식! 나를 몰라?”
“안타깝게도, 전혀 기억이 안 나.”
“네가 여기 내 옆구리에 칼자국을 놨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올리버는 오래된 듯한 칼자국을 유심히 보더니, 이내 손뼉을 치며 감탄했다.
“누가 했는지 예술적으로 그었네.”
“…너라니까! 이 개자식아!”
“오? 그래? 그런데 이해할 수가 없네.”
“뭐가!”
“네 배에 칼자국을 낸 나를 다시 만났으면….”
꽈아악-!
허리춤에서 벨트를 풀어 손을 꽉 감싼 올리버가 네 사람에게 달려들었다.
“곧바로 도망쳤어야지.”
콰앙-! 쾅!
콰직!
순식간에 가게가 난장판이 되기 시작하자, 몇 없던 손님들이 서둘러 가게를 빠져나갔다.
“이 망할 놈들이 진짜!”
욕설을 내뱉은 가게 주인이, 카운터 아래로 몸을 숨기며 우리에게 외쳤다.
“당신들도 어서 피해요!”
그 말에 어느새 다가온 자비르 씨가 나를 몸으로 감싸며 뒤로 물러났다.
퍼억!
올리버의 주먹에 얻어맞은 남자1이 바닥을 굴렀다. 그러자 근처의 남자2가 올리버에게 맥주잔을 던졌다.
텁!
쨍그랑!
한 손으로 가볍게 맥주잔을 받은 올리버가 그대로 등 뒤의 남자3의 머리를 가격했다. 쓰러지는 남자3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그는 남자4에게 달려들었다.
“개자식이!”
복싱 자세를 취한 남자4가 올리버에게 잽과 훅을 휘둘렀다. 이에 올리버는 마찬가지로 복싱의 무빙 자세를 취하며, 남자4의 공격을 모두 흘려내었다.
퍼억!
턱을 얻어맞은 남자4는 그대로 기절하여 쓰러졌다.
“망할!”
스릉-
잔뜩 흥분한 남자2가 주머니에서 버터플라이 나이프를 뽑아 들었다. 이에 올리버가 휘파람을 불며 말했다.
“휘유! 허리의 칼자국 하나로는 만족하지 못했나 봐?”
“개자식! 역시 기억하고 있었지!”
“당연하지. 넌 내 소중한 예술작품인데!”
남자2가 올리버를 얼굴 향해 칼을 찔러왔다.
“위험….”
올리버는 고개를 살짝 틀어 칼을 흘려내고, 곧바로 남자2가 내뻗은 팔을 붙잡아 그대로.
콰앙-!
“…하잖아!”
“커헉…!”
그대로 업어치기를 당한 남자의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리며, 그대로 축 늘어졌다.
“별것도 아닌 것들이 까불고 있어.”
올리버는 쓰러진 남자2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카운터로 집어 던졌다.
“마스터! 여기 가게 수리비랑 오늘 맥줏값이….”
“죽어…!”
그가 방심하고 있던 그때, 아까 바닥을 구르며 쓰러졌던 남자1이 올리버에게 나이프를 찔러왔다.
“이런…!”
조금 놀란 표정의 올리버가 급히 피하려 했지만,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그렇게 나이프가 그의 얼굴을 긋기 직전.
“비켜요!”
퍼억-!
어느새 튀어 나간 자비르 씨의 두꺼운 주먹이 남자1의 안면을 강타했다.
콰당탕탕-!
가게의 테이블을 모조리 박살 내며, 요란하게 날아간 남자1은 그대로 일어나지 못했다.
“와우.”
이에 올리버 씨가 감탄한 눈으로 자비르 씨를 바라보았다.
“내 잘생긴 얼굴을 지켜줘서 고맙군. 그쪽 이름은?”
“…자비르.”
“오, 자비르. 어감이 좋군. 어때, 내가 살 테니 한잔하지 않을래?”
그 말에 자비르 씨가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 사장님도 함께할 수 있다면.”
“사장?”
올리버 씨가 바 테이블에 앉는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 뭐야. 나 저 사람 TV에서 본 것 같은데. 유명인과 함께하는 술자리는 언제나 환영이지!”
그렇게 씨익 웃으며 올리버 씨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마스터! 여기 맥주 석 잔!”
***
올리버 씨의 술값과 가게의 수리비는 결국 내가 부담하게 되었다.
“빌어먹을 거지새끼들. 지갑에 겨우 4달러밖에 없었다니.”
투덜거리는 올리버 씨를 향해 나는 물었다.
“조금 전에 설명해 드렸듯이, 저는 당신을 고용하고 싶습니다.”
“나도 아까 말했잖아. 이 친구랑 한 번 싸우게 해주면 일주일간 무료로 경호를 맡아주겠다고.”
“…후우.”
아까부터 그와의 대화는 계속 이런 식이었다. 자비르 씨의 주먹을 본 올리버 씨는 자꾸만 호승심을 드러내었고. 저렇게 계속 억지를 부려대었다.
“…자비르 씨는 싸움꾼이 아닙니다.”
“알아, 비서라며. 젠장, 저 덩치로 비서라니 말이 되나.”
“…….”
“에이! 알았어! 내가 양보해서, 저 친구랑 싸우게 해주면 일주일이 아니라 한 건으로 경호를 맡아줄게. 이 정도면 후한 조건이야. 내가 얼마 전 의뢰에서 고생하는 바람에 당분간 건당 의뢰는 안 받으려 했었거든.”
하지만 내게 있어 올리버 씨의 제안은 아까보다 더 안 좋아진 셈이었다.
“…그건 안 됩니다. 제가 당신을 고용하려는 이유는 일상 경호를 맡기기 위해서거든요.”
“뭐? 일상? 에이, 그럼 안 해.”
그는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며 내게 말했다.
“일상 경호는 싸울 기회가 별로 없잖아. 미안하지만 나는 그런 의뢰는 받지 않아.”
“…….”
“후우.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군. 먼저 일어나 볼게. 술은 잘 마셨어. 아, 그리고 자비르. 내 명함을 줄 테니 생각 바뀌면 연락하고.”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서는 올리버를 향해, 나는 나지막이 말했다.
“저와 내기 하나 안 하시겠습니까?”
내기라는 말에, 올리버가 발걸음을 멈추고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오? 무슨 내기?”
“종목은 올리버 씨가 결정하시죠. 대신 제가 이기면 올리버 씨는 저와 계약해야 합니다.”
“내가 이기면?”
“당신이 의뢰비로 받는 가장 높은 금액의 열 배를 드리죠.”
“호오… 당신, 내 의뢰비가 얼마인지 알고 말하는 거야?”
“얼마 전에 건당 10만 달러에 계약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런 내기를 걸어온다고?”
“예.”
나의 자신감 있는 표정에, 올리버 씨가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들었다.
“이건 얼마 전에 어떤 조종사에게서 얻은 동전이야. 이걸로 내가 세 번을 던질 테니까, 앞이 나올지 뒤가 나올지 전부 맞히면 당신의 승리. 그렇지 못하면 나의 승리. 어때? 하겠어?”
세 번이라.
꽤 할 만한 확률이었다.
‘하지만.’
그런 내기는 너무 시시했다. 이왕 할 거라면.
“10.”
“뭐?”
“10번 연속으로 맞히는 것으로 하죠. 대신 제가 이기면, 당신의 의뢰 기간은 제가 정하겠습니다. 어떻게, 내기하시겠습니까?”
그런 나의 말에, 올리버 씨가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