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 rushed after winning the first prize in the lotto RAW novel - Chapter 184
184화 우려와 견제
‘일이 이렇게 풀릴 줄은 몰랐는데.’
내가 거암 전자와 협력하여 BCD 가전제품을 판매하기로 했을 때, 나는 사람들의 삶이 지금보다 편해질 것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제리라는 아이의 영화 같은 이야기가 뉴스에 방영되었고, 사람들의 BCD에 대한 인식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가정집 최고의 보안 시스템이라….’
일반적으로 집이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이다. 하지만 집은 폐쇄적이며, 누군가가 침입했을 경우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 적었다.
‘총기가 허가된 국가에서 집집마다 총기를 구비해 놓는 이유지.’
총은 유용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제리의 사례처럼 집안에 지켜줄 어른이 없는 경우, 아이는 너무나도 무력해지고 만다.
‘그런데 BCD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제리라는 아이처럼 가전제품을 마음대로 움직이며 괴한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었고, 몰래 경찰에 신고를 할 수도 있었다.
‘인공지능 폰까지 있다면, 문자로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겠지.’
나도 생각하지 못한 활용도를 알아챈 사람들(특히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의 부모님들)은, 다소 비싼 BCD 가전제품을 주문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지금은 거암 전자의 생산량이 예약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BCD 가전제품뿐만이 아니야.’
제리라는 아이의 목숨을 구해주었던 자동차, 스마티의 예약량 또한 엄청나게 늘었다.
‘필리핀의 공장만으로는 생산량을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야.’
그래서 나는 리츠 엠파이어의 알렉스 씨의 도움을 받아, 적당한 공장 매물을 알아보는 중이었다.
‘스마티의 예약량은 앞으로도 증가하게 될 거야. BCD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제리라는 아이의 뉴스뿐만이 아니었으니까.’
현재 세계 곳곳에서는, 스마티에 적용된 레벨 6의 오토 파일럿과 BCD 시스템 덕분에 목숨을 구한 사례가 하루에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었다.
‘비탈길에서 굴러떨어진 바위에 깔릴 뻔했다던가, 진행로에 갑자기 나무가 쓰러졌다던가, 음주운전 차량이 달려들었다던가.’
사람이었다면 당황하지 않을 수 없는 여러 가지 돌발상황에서, 인공지능 에보는 가장 적절한 판단으로 자동차를 조종해 위기를 벗어나게 해 주었고.
그런 에보조차 고장이 나버린 상황에선 BCD로 마치 카레이서처럼 운전자가 자동차를 조종하여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사례가 하나둘 알려지자, 스마티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량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 사람들에게 BCD는 안전장치라는 인식이 생겨난 거지.’
안전하고, 편리하며, 실용적인 장치. 그것이 BCD의 핵심이 되었다.
상황이 이러하니, 기존에 나와 계약했던 알론 머스크 씨나 윌 게이츠 씨, 그리고 강진수 사장은 BCD에 대한 로열티를 더욱 올려주겠다고 연락해 왔다.
‘대신 BCD에 대한 독점권을 달라고 했었지.’
물론, 애플 등의 유명한 기업에서도 연락이 왔었고, 그들은 세 사람보다도 더 높은 로열티를 주겠다고 제안해 왔었지만. 나는 그 제안을 거절했다.
사업의 초창기부터 나와 협업했던 이들을, 나는 조금이나마 더 챙겨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독점 계약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세 사람에게는 독점권 대신 장기 계약을 제안했다.
‘이게 내 사업 방식이야.’
나는 이익만 추구하는 사업가가 아닌, 하고 싶은 것을 이루며 살고 싶은 사업가니까.
‘좋아, 이대로만 진행된다면 나는 순조롭게 많은 연산력을 얻을 수 있어.’
하지만 사업이 너무 잘 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말았다.
-BCD, 이거 위험한 거 아니야?
-이것만 있으면 상황에 따라 어린아이도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거잖아?
-그렇지. 아이가 아니더라도, 똑똑한 10대 애들이 차량 시스템을 해킹이라도 했다간 우린 매드맥스를 도로 위에서 보게 될지도 몰라.
-이런 걸 방치했다간 조만간 끔찍한 사고가 나겠는걸?
-가전제품으로 장난을 치다가 불이 날지도 모르고.
BCD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질수록, 신기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커졌고. 나는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BCD에 열광하고 걱정하는 이유는 모두 같아.’
안전.
사람들은 BCD가 삶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어 줄지, 아니면 위험하게 만들지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홍보가 필요하겠어.’
나는 저번 해킹 대회 우승자인 잭 씨를 통해 스마티와 BCD 시스템을 해킹해달라고 부탁했고, 잭 씨는 몇 날 며칠을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시스템 해킹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를 너튜브 영상으로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해킹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또, 어린아이가 조종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해선. 인공지능 에보의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미 제리라는 아이의 사태를 통해, 인공지능의 상황판단 능력은 증명이 되었어.’
원래라면 아이가 자동차를 조종하는 것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살해 위협당하는 특수 상황이었던 것을 고려하여, 인공지능은 일시적으로 아이에게 자동차 조종을 허가해 주었다.
‘게다가 완전 조종도 아니고, 아이의 생각을 참고하여 오토 파일럿으로 대신 조종해주었지.’
이처럼 BCD엔 인공지능 에보라는 안전장치가 이미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알려졌어도, 사람들은 인공지능 시스템을 신뢰하지 못했다.
‘이제껏 없었던 기술이니까.’
원래 사람은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면, 익숙하지 않기에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그런 불안감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은, 오랜 시간을 들여 이 기술이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오래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에, 예전에 찰리 씨에게 부탁했던 인공지능 에보의 보안 시스템을 응용하여 사람들에게 선보였다.
‘연구소와 공장을 지켜주었던 인공지능 보안 시스템의 판단력은, 이미 증명되었으니. 사람들에게 약간이나마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을 거야.’
그러한 내 생각은 잘 들어맞았다. SNS나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우려의 글들이 현저하게 줄었으니 말이다.
‘여전히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 모두를 설득할 수는 없어.’
어차피 내가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신뢰를 줄 수는 없었으므로. 지금 이 정도 수준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였다.
우우우웅-
“여보세요?”
-미스터 윤! 빅터 노바 박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이 완료되었습니다.
라이언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 말이다.
‘타이밍이 좋아.’
현재 BCD라는 시스템이 무엇인지는 많이 알려졌지만, 그것을 만든 제작자가 누구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가 방영된다면, 사람들에게 BCD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알려지게 되겠지.’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더 BCD에 대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렇다저렇다 말하는 것 보단, 다큐멘터리의 객관적인 평가와 팩트가 더욱 믿음이 갈 테니까.’
그런 내 생각대로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BCD 시스템에 대한 판매량이 더욱 급증하기 시작했다.
‘좋아, 이제 BCD에 관해서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어.’
그렇게 나는 늘어나는 판매량 그래프를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을 수 있었다. 어디선가에서 누군가의 수작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말이다.
***
‘이대로는 안 돼.’
마릭은 나날이 발전해가는 윤현민의 새로운 사업을 보며 생각했다.
‘이러다간 놈에게 너무 많은 연산력이 모이게 돼.’
그것만큼은 막아야 했다. 그래야 앞으로 윤현민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으니까.
‘어쩔 수 없이, 그놈들을 지금 이용해야 하나.’
마릭은 나중에 윤현민의 연산력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두었었는데, 언젠가 윤현민의 연산력이 감당되지 않을 때를 대비하여 지금껏 아껴두고 있었다.
“세바스찬.”
“네, 마릭 님.”
마릭은 서랍에서 한 장의 서류를 꺼내, 세바스찬에게 넘겨주었다.
“이 리스트에 있는 모든 정치인에게 연락해서, 윤현민의 기술 권력에 대한 이슈를 터뜨리라고 전하세요.”
기술 권력이란, 한 개인이 시대를 앞서가는 기술력을 독점하여 국가나 기업의 견제가 통하지 않는 것을 말했다.
‘윤현민의 연산력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 이대로 연산력이 점점 쌓이게 되면, 윤현민은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국가 수준의 보안을 뚫는 것도 가능하게 될 거야.’
또한, 윤현민은 BCD 시스템을 많은 가정에 보급하였다.
‘그러니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BCD 가전제품을 들인 가정들을 모두 감시할 수도 있어.’
물론, 윤현민은 그럴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어떤 인물인지 잘 알지 못하였으므로.
‘한번 이슈가 터지면, 불안감이 급속도로 퍼지게 되겠지.’
그렇게 한 번 제동이 걸리게 된다면, 윤현민은 지금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이 불가능해지게 될 것이다.
“알겠습니다.”
세바스찬이 리스트를 공손히 받으며 물러나려 했을 때, 마릭이 지시사항을 하나 더 말했다.
“정치인들에게 연락했을 때, 먼저 그들의 약점을 언급하세요.”
리스트에 있는 이들은 모두 마릭에게 약점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특성상, 그런 사실을 잊어먹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약점을 잡힌 다른 유명인들과는 다르게, 정치인들은 웬만하면 건드리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이번에 윤현민의 사업을 방해하는 것은, 마릭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으므로. 행동이 느린 정치인들이 빠르게 움직여줄 필요가 있었다.
‘내게 약점이 잡혀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면, 최대한 빠르게 일을 처리해 줄 거야.’
정치인들의 약점은 그들에게 매우 치명적인 것들이었으니, 놈들은 최선을 다해 윤현민을 방해해줄 것이다.
‘그사이 나는, 놈과 같은 인공지능과 연산력 시스템을 완성하는 거지.’
현재 마릭은 뒷세계의 경로를 통해, 연산력을 확보할 수단을 마련하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우리 마약과 총기, 그리고 내게 약점을 잡힌 이들을 이용하여 연산력을 생산하기 시작했지.’
윤현민은 자신의 사업을 통해 연산력을 확보하였지만, 마릭은 그에게 약점을 잡힌 사업가들을 이용하여 연산력을 확보하려 했다.
‘내게 약점을 잡힌 이들은 다양한 사업군에 종사하고 있고, 그중에는 연산력을 확보할 만한 기계나 전자장치를 제조하는 놈들도 많아.’
그런 녀석들이 판매하는 기기에 연산력 확보 장치를 넣어둔다면, 마릭은 자신만의 연산력을 모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걸론 윤현민의 연산력과 승부가 되지 않겠지만.’
이제 곧 녀석은 정부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연산력을 일정 수준 이상 모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재밌겠어.’
마릭은 곧 다가올 윤현민과의 정면 대결이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
우우웅-
간만에 늦잠을 잤던 늦은 아침.
오랜만에 스위스의 루이 오스왈드 위원님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미스터 윤, 당신에게 안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위원님은 얼마 전, 스위스의 위원들이 BCD에 대한 우려와 그에 대한 제재방안을 회의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제가 얼핏 듣기로는, 아무래도 우리 스위스뿐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이런 회의를 한 모양입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다면 정말 큰 일이었다. 앞으로의 내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테니 말이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스왈드 위원님.”
-당신에겐 제 아들의 목숨을 빚졌으니까요. 그럼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길 바랍니다.
그렇게 오스왈드 위원님과의 통화가 종료되고, 나는 생각했다.
‘이를 어쩐다….’
정부의 제재라니.
솔직히 이런 변수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도 좋은 방법이 있을 거야.’
나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하지만 적절한 대응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조언이 필요해.’
이런 경험이 없었던 나는 도저히 좋은 방법을 떠올릴 수 없었다. 하지만 내 근처엔 이미 정부의 견제를 받으며 사업을 하는 인물이 있었다.
‘알론 머스크 씨에게 연락하자.’
늘 국가의 우려와 주목을 받는 그라면, 내게 적절한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 내 생각대로, 머스크 씨는 내게 좋은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