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 rushed after winning the first prize in the lotto RAW novel - Chapter 186
186화 스페이스 Y, 그 사전 준비
‘윤현민의 연산력에 대한 규제가 철회되었다고?’
마릭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계획은 완벽했다. 각국의 정치인들을 이용하여 약간의 의혹만 제기한다면, 멍청한 대중들은 쉽게 휩쓸리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정치인의 선동에 넘어가는 듯싶었던 대중들은, 결국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윤현민을 지켜주기까지 했다.
‘말도 안 돼.’
마릭의 상식선에선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규제받기는커녕, 각 나라의 지원까지 받게 되다니.’
무언가 이상했다.
아무리 윤현민의 운이 좋다지만, 그건 마릭이 개입하지 않았을 때의 경우일 뿐이다. 이번 일은 그가 직접 개입하였으므로, 윤현민이 이런 식으로 운 좋게 벗어나는 일은 없어야 했다.
‘그런데 윤현민은 보란 듯이 이 상황을 빠져나갔어. 그것도 본인은 가만히 있었는데 말이야.’
이게 가능하기 위해선, 단 한 가지 경우 밖에 없었다.
‘설마, 윤현민의 운이 나보다 더 좋아진 건가?’
처음 만났던 때의 카드 게임에서도, 패션 회사를 설립하여 윤현민과 정면으로 붙었을 때도. 윤현민과 마릭의 행운은 대등하게 작용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윤현민의 행운이 더욱 좋아지다니.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 분명 내가 모르는 다른 요인이 있을 거야.’
마릭은 윤현민의 운이 좋아진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밤새도록 고민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아낼 수 없었다.
‘윤현민, 대체 어떻게 한 거냐!’
불법 사업과 협박 등을 일삼으며, 평생 남을 믿지 못했던 마릭은 알 수 없었다. 남에게 베푸는 선행이 더 큰 행운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말이다.
한편, 그 시각.
“스페이스 Y의 탐사 로켓 발사가 두 달 뒤로 결정되었다고요?”
윤현민은 알론 머스크의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고 있었다.
***
‘바로 두 달 뒤라면 일정이 너무 촉박한데?’
나는 일 년에 두 번, 스페이스 Y에 대대적인 연산력을 지원해주기로 약속했었기에. 그전에 기존 사용자들이 불만을 갖지 않도록 사전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
‘원래라면 진작 스페이스 Y의 일정이 진행되어야 했지만, 머스크 씨의 개인 사정으로 일정이 밀리게 되었었지.’
따라서 지금 나는 앞서 말한 사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다.
‘지금부터 바로 준비를 시작하면 일정에 아슬아슬하게 맞출 수 있긴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내가 너무 무리해야 했다. 최근 여러 가지 일이 많았기에 조금 지친 데다, BCD와 스마티에 대한 일도 아직 마무리가 덜 되었기 때문이었다.
“머스크 씨, 정확히 로켓 발사일이 언제인 겁니까?”
-10월 28일입니다.
“오늘이 8월 28일이니, 정확히 두 달 남았네요. 혹시, 일정을 변경할 수는 없는 겁니까?”
-그건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리 직원의 계산에 의하면, 정확히 그날이 1년 중 가장 로켓을 발사하기 좋다고 하더군요.
“…그렇군요.”
-혹시, 저희의 일정이 미스터 윤에게 부담이 되는 겁니까?
아니라고는 할 수 없었던 나는, 역으로 그에게 물었다.
“…만약 그날 로켓 발사를 하게 된다면, 어떤 이점이 있나요?”
-음… 일정대로만 진행된다면, 우리는 모든 변수를 최대한 줄인 상태에서 화성 탐사를 시도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우리 연구원의 말에 따르면, 그날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궤도로 로켓을 발사하였을 시. 우주에 떠다니는 소행성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오! 그렇다면, 리스크를 훨씬 줄일 수 있겠군요.”
우주 탐사에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간다. 그런데 여러가지 변수로 탐사에 실패하게 된다면, 손해가 막심해질 것이 분명했다.
‘머스크 씨가 갑작스럽게 일정을 잡은 이유를 이제야 알겠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면, 나라도 그날 로켓을 발사할 테니 말이다.
‘잠깐.’
문득, 내 머릿속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오토 파일럿 기술을 이용하는 대가로, 머스크 씨의 우주 탐사를 돕기로 했었지만, 거기서 내가 이득을 취하면 안 된다고 하진 않았잖아?’
나는 방금 인공지능 에보를 스페이스 Y의 로켓에 탑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번 스페이스 Y의 화성 탐사에, 우리 넥스인텔리의 기술이 더해져. 화성 탐사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우리 회사의 위상이 한층 더 올라가지 않을까?’
덤으로 에보가 우주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그 데이터를 이용할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언젠가 필요할 때가 있을지도 모르니. 수집할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수집해 둬야겠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머스크 씨에게 말했다.
“사실, 두 달간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은 부담이 크긴 합니다. 하지만 저번에 머스크 씨가 해주신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기도 하고, 저 또한 스페이스 Y가 성공하길 바라는 사람 중 한 명이니. 최대한 머스크 씨의 일정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오! 역시, 미스터 윤. 감사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저희 인공지능 에보를 스페이스 Y의 로켓에….”
내 아이디어를 들은 머스크 씨는 굉장히 흥미로워하며, 관심을 보였고. 이내 인공지능 에보를 탑재하는 계획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뚝.
그렇게 머스크 씨와의 통화가 종료되고, 나는 곧장 자비르 씨를 호출하여 준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논의했다.
“준비라면, 전에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던 이벤트들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렇죠. 아무래도 연산력을 스페이스 Y에 집중하게 되면, 기존 이용자 분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나는 그 불만을 줄일 방안으로, 스페이스 Y의 화성 탐사를 인류의 숙원 사업으로 만들 생각을 했었고. 더불어 발사 당일, 로켓이 발사되는 장면을 시청한 사람들에게 룰렛 이벤트에 참여할 찬스를 줄 계획을 짰었다.
‘룰렛에 당첨되면 여러 가지 고가의 상품을 받을 수 있게 만들 거야.’
그 상품 중에는 타슬라의 최신 자동차 모델이라던가. 또는 내가 만든 스마티 등이 있었다.
‘그 밖에도 BCD 가전제품이나 타슬라의 사이버 트럭 등을 얻을 수도 있지.’
게다가 나는 저번에 제이든 회장님까지 끌어들여, 거액의 상금도 상품 후보에 넣어두었었다.
‘처음 룰렛 이벤트를 생각했을 때만 해도, 상품이 이렇게 다양하진 않았는데. 이젠 충분하다 못해, 넘쳐나네.’
룰렛 상품에 대해선 제이든 회장님과 강진수 사장, 그리고 머스크 씨와 다시 한번 이야기해봐야 하겠지만. 아마 예정대로 진행될 확률이 높았다.
‘문제는 스페이스 Y를 인류의 숙원임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어필하느냐지.’
나는 이것을 위해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다큐멘터리 등 미디어의 힘을 빌리려 했었다.
‘다큐멘터리는 이미 완성이 되었고, 당장 방영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라이언이 그랬지.’
하지만 나는 당시에 이 계획을 시작했을 때, 다큐멘터리보단 영화에 조금 더 힘을 실었었다.
‘영화야말로,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매체니까.’
그것을 위해 나는 카임 왕자와 협력하여 스티븐 에필버그 감독님에게 영화 제작을 부탁했었다.
‘영화의 스케일을 위해 연산력까지 지원해 드렸지.’
하지만 스케일이 커진 만큼, 제작 기간도 덩달아 늘어나게 되었고. 때문에 아직도 영화가 완성되지 않은 것이었다.
‘하는 수 없지. 영화가 아닌 다른 수단을 찾을 수 밖에.’
나와 자비르 씨는 사람들에게 화성 탐사에 대한 꿈을 실어줄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오랜 논의 끝에 자비르 씨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사장님의 가장 강력한 아군의 힘을 빌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확실히 자비르 씨가 생각한 이 방법은 굉장히 효과적일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이 방법을 실행하는 게 조금 망설여졌다.
‘잘못하면 아일라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니까.’
자비르 씨의 아이디어는 다름아닌, 세계적인 밴드인 스타더스트의 힘을 빌리자는 것이었다.
‘당연히 아일라의 도움을 받는다면, 스페이스 Y의 확실한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것이 아일라에게도 긍정적일지는 미지수였다.
‘자칫 잘못했다간, 나와 아일라의 관계가 들킬지도 모르고.’
스타더스트의 노래와 무대 연출은, 유독 우주와 관련된 것이 많았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스페이스 Y의 화성 탐사와 컨셉을 맞추며 노래를 부르게 된다면, 사람들은 나와 아일라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챌 게 뻔했다.
‘그건 안돼.’
내가 아일라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은 비밀이었다. 그것이 알려지게 된다면, 그녀의 커리어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일라도 물론 유명인이지만, 나와 엮이게 되면 아일라는 내 유명세에 가려지게 될 수도 있어.’
스타더스트 밴드의 실력파 가수 아일라가 아닌, 윤현민의 연인으로 더욱 유명해질 가능성이 있었기에. 나는 아일라와의 관계를 지금껏 숨겨왔었다.
‘…그러니 아일라의 도움을 받기는 어려워.’
아무리 내 사업이 중요하다지만, 나는 다른 무엇보다 그녀가 더 소중했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그렇게 생각한 내가 자비르 씨에게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얘기하려던 순간이었다.
“사장님, 이걸 좀 봐주시겠습니까?”
“이게 뭔데요?”
자비르 씨가 내민 인공지능 폰의 화면에는, 어떤 기사 하나가 떠올라 있었다.
‘…아일라?’
그것은 가을 콘서트를 기획한 스타더스트의 스폰서 회사가 도산하여 이번 새 앨범 제작이 취소되었으며, 공연 일정이 변경될 것 같다는 기사였다.
‘이게 무슨 소리지?’
고작 스폰서가 사라졌다고 공연 일정이 변경되다니. 말이 안 되지 않은가.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니, 나는 어떻게 된 상황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스폰서에서 큰 금액의 투자를 약속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컨셉의 노래와 공연을 요구했었던 거구나.’
그런데 그 스폰서가 사라져버렸으니, 굳이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음악을 만들 필요가 없어져 버렸고. 그렇게 스타더스트의 공연이 변경되게 된 것이었다.
‘…그래도 언젠가 그 곡을 완성해서 부르지 않을까?’
아일라의 성격상 아무리 스폰서가 돈을 많이 주더라도, 음악과 컨셉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스폰서의 요구에 맞춰주었다는 것은, 이번 곡의 컨셉이 마음에 들었다는 것이며. 비록, 제작이 취소되었지만. 아일라는 언젠가 이 곡을 무대에서 선보일 것이 분명했다.
‘다만,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 당장 가을 콘서트가 코앞이니까. 그리고 다른 스폰서가 나타나 스타더스트 밴드에 투자하며 취향에 맞는 곡을 요구할 수도 있고.’
한창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아일라를 떠올리니, 그리움이 몰려왔다.
‘그동안 연락이 뜸하긴 했었지.’
나도 바빴지만, 그녀도 세계 공연을 하는 바람에 무척 바빴었다. 짬을 내어 겨우 연락하더라도, 아주 잠시의 안부만 물을 수 있을 정도였다.
‘생각난 김에 오늘 저녁에 연락해봐야겠다.’
그렇게 아일라와 연락할 생각에 마음이 들뜬 나는, 지금 중요한 것이 이게 아니라는 것을 떠올렸다.
‘잠깐, 나는 지금 스페이스 Y의 홍보 수단을 찾는 중이었잖아?’
이상한 일이었다.
아무리 아일라의 일이라지만, 진지한 회의 도중에 업무와 관계없는 일을 알려올 자비르 씨가 아니었으니까.
“자비르 씨, 제게 아일라의 기사를 보여주신 이유가 뭐죠?”
“제가 잠깐 알아보니, 스타더스트 밴드에 투자했던 스폰서 회사의 대표가 우주에 관심이 많았답니다.”
“…우주요?”
“네. 그중에서 특히 화성을 좋아했다더군요.”
그제야 나는 자비르 씨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설마, 그 스폰서가 스타더스트 밴드에 요구한 컨셉이 화성과 관련되어있는 건가요?”
자비르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 아일라 씨에게 연락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잘하면 스타더스트 밴드와 사장님이 서로 윈윈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테니까요.”
그의 말이 옳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즉시 아일라에게 연락하였고. 자초지종을 들은 그녀는 매우 기뻐하며 우리 제안을 반겼다.
-마침, 우리도 아쉬워하던 참이었어. 이번 공연 컨셉도 우리 밴드와 잘 어울리지만, 노래도 정말 잘 만들어지고 있었거든.
“그럼, 공연 도중에 스페이스 Y에 대한 홍보가 가능한 거야? 혹시 스타더스트의 이미지에 타격이 있다면 무리하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어. 위화감이 너무 심하다면 모를까, 노래와 공연 분위기와도 아주 잘 맞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다행이긴 한데….”
-내가 오히려 자기에게 부탁하고 싶은 지경이야. 이번 가을 공연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곡을 새로 만드는 것은 매우 힘들었거든. 그렇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예전에 만들다 폐기했던 노래들까지 꺼내던 참이었어.
아일라가 폐기한 노래까지 꺼냈다는 것은, 굉장히 급했다는 뜻이었다.
-이렇게 좋은 제안을 줘서 정말 고마워. 역시, 자기는 나의 구세주야!
그렇게 아일라와의 협업이 결정되었고. 가을 공연까지 남은 한 달간, 스페이스 Y의 효과적인 홍보를 위한 연출이 고민하였다.
그렇게 한 달 후, 공연 당일.
가벼운 마음으로 콘서트를 보러 간 나는, 직접 무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