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 rushed after winning the first prize in the lotto RAW novel - Chapter 192
192화 마릭 알파이즈 (1)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연산력을 강탈함으로써 윤현민의 계획을 망쳤으며, 앞으로 녀석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연산력은 윤현민이 제어권을 되찾기 전까지만 사용할 수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단 하루. 아니, 몇 시간만이라도 좋아.’
윤현민의 막대한 연산력을 이용할 수 있다면, 마릭은 자신의 인공지능을 더욱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그렇게 업그레이드된 인공지능이 있다면, 더욱 윤현민을 상대하기 쉬워지겠지.’
물론, 그것만으로는 윤현민의 인공지능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으나. 이번 기회에 넥스인텔리의 중앙 서버실에 루트를 뚫어놓았으니, 다음에 한 번 더 윤현민의 연산력을 빼앗아 올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내가 심은 해킹 프로그램은, 최고의 천재 해커라도 쉽게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아마, 인공지능이 직접 나선다고 해도 찾지 못할 확률이 높았다. 왜냐하면.
‘이 해킹 프로그램은 우리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기반하고 있으니까.’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개발자들을 갈아 넣어 만든, 해킹에 특화된 인공지능이었다. 그런 해킹 인공지능을 인지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찾아내기란 쉽지 않을 터.
‘최소한 한 번 정도는 더 윤현민의 연산력을 빼앗아 올 수 있어.’
윤현민과 대결 중,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한 번 더 연산력을 빼앗아 온다면. 아주 손쉽게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이 어서 오면 좋겠군.’
그렇게 마릭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인공지능의 학습이 마무리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때였다.
“마릭 님! 크, 큰일 났습니다!”
세바스찬이 달려와 다급히 뭔가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뭐라고?”
마릭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그에게 되물었다.
“연산력의 제어권을 이렇게 빨리 잃게 된 것도 모자라, 우리 인공지능의 알고리즘까지 빼앗겼다는 게 무슨 말이야!”
“그, 그게….”
마릭의 당황한 표정을 처음 본 세바스찬은, 떨리는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 나갔다.
“저희가 처음 개발했던 프로토타입의 인공지능을 기억하십니까?”
“그래. 인공지능 에보의 알고리즘을 복사해올 생각으로 개발했던 모델이던가.”
“예, 지정한 대상의 알고리즘을 카피하는 것은 좋았으나. 우리 인공지능의 알고리즘까지 노출될 위험이 있어 폐기되었던 모델입니다.”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거지?”
“…그 프로토타입을 윤현민 쪽의 해커에게 빼앗겨 버렸습니다. 게다가….”
차마 뒷말을 잇지 못하는 세바스찬에게 마릭이 소리쳤다.
“뜸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
“빼앗긴 프로토타입이 자, 작동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뭐?”
현재 마릭의 인공지능은 윤현민의 막대한 연산력을 바탕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대상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카피하는 프로토타입이 작동되었다는 것은.
“설마, 우리 인공지능의 진화한 알고리즘까지 윤현민에게 넘어갔다는 말…”
“…예.”
기껏 업그레이드한 인공지능을 통째로 빼앗겼다는 사실에 마릭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윤현민 측의 해커가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우리 인공지능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을 텐데?”
“아무래도 놈들이 연산력 제어 코드 속에 이상한 시스템을 숨겨두었던 모양입니다.”
“시스템? 무슨 시스템?”
“분산된 연산력을 넥스인텔리로 환원하는 시스템인데, 인공지능 에보가 적용된 것 같습니다. 덕분에 자체적인 판단으로 연산력을 강탈한 우리 시스템을 해킹하였고, 몇 가지 정보를 역으로 강탈한 듯 보입니다.”
“…빼앗긴 정보는 어떤 정보지?”
“정확한 것은 조금 더 조사해봐야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중요한 자료는 넘어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프로토 타입을 빼앗겼으며, 그 과정에서 에보가 프로토타입을 발동시켜 우리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복사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빌어먹을.”
마릭은 완벽했던 계획이 모래성처럼 흩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잠깐. 혹시, 놈들의 시스템이 자동으로 발동되는 것이었나?”
“그건 아닙니다. 윤현민 측의 해커가 운 좋게 백도어를 뚫어내어 발동시킨 모양입니다.”
“…운 좋게?”
윤현민의 해커가 운이 좋았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마릭이 운이 나빴다는 뜻이 된다.
‘내가 운이 나빴다고?’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뭔가가 잘못되었어.’
최근 들어 윤현민의 행운이 조금 더 강해진 느낌은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을 터.
‘대체 어떻게 한 거냐…!’
마릭은 지금쯤 얄밉게 웃고 있을 윤현민을 떠올렸다. 그런데 그때.
‘잠깐, 프로토타입은 내 핸드폰에 보관되어 있었을 텐데?’
중요 인물들의 협박 자료, 불법 자료들, 비밀 장부 등. 마릭은 항상 중요한 데이터를 핸드폰 안에 보관하였었다.
‘설마…!’
표정을 굳힌 마릭이 즉시 핸드폰을 꺼내 확인해보았고.
[데이터 전송 중 98%]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데이터가 대부분 전송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콰직!
핸드폰을 바닥에 집어 던진 마릭의 얼굴은 처참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윤현민!’
마릭의 완벽한 패배였다.
***
“감사합니다, 미스터 윤.”
내게서 마릭의 범죄 증거를 받은 드웨이크 형사님이 감사를 표했다.
“이 자료만 있으면, 마릭을 체포할 수 있는 건가요?”
“당연합니다. 그 어떤 기관에서도 이렇게 명명백백한 증거를 두고 뭐라 하진 못할 테니, 마릭이 잡히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좋네요. 아, 그리고 이거 받으세요.”
나는 형사님에게 어느 주소가 적힌 쪽지 하나를 넘겨주었다.
“이건 뭐죠?”
“시스템이 마릭의 핸드폰 위치 정보까지 해킹해왔더라고요.”
“설마, 이거 마릭의 아지트 위치인 겁니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잔뜩 흥분한 기색의 형사님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마릭을 잡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미스터 윤!”
시간이 없는 관계로, 드웨이크 형사님을 공항까지 배웅해드리지는 못했기에. 나는 사무실 문 앞에서 드웨이크 형사님과 작별 인사를 하였다.
‘그럼, 이제 남은 일을 마무리해볼까.’
나는 핸드폰을 꺼내 머스크 씨에게 연락했다.
-미스터 윤!
“머스크 씨, 연산력은 잘 지원되고 있죠?”
-예, 아슬아슬했지만. 다행히 시간 안에 계산이 완료될 것 같습니다.
그 말에 나는 내 안의 남은 일말의 불안감이 해소되었다.
“휴… 다행입니다. 혹시나 또 다른 변수가 생기진 않을까 걱정했거든요.”
-하하, 이제 연산력이 있으니 모든 게 잘 풀릴 겁니다. 아무튼 통화는 잠시 후에 로켓 발사가 마무리된 뒤에 하시죠. 지금은 조금 바쁘네요.
“아,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머스크 씨와의 짧은 통화를 끝내고, 나는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사무실 컴퓨터로 스페이스 Y의 로켓 발사 방송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스페이스 Y의 로켓 발사까지 약 10분 정도가 남았습니다!] [저기 보이는 우주선 안에는, 이번 화성 탐사에 자원한 탐사 대원들이 탑승해 있습니다.] [이번 스페이스 Y의 화성 탐사는, 민간 기업은 물론이고, 나사(NASA)보다도 먼저 도전하는 유인 화성 탐사가 될 것입니다!] [인류의 큰 도약이 이제 곧 시작됩니다!]‘대단하긴 하네.’
그동안 머스크 씨는 내게 화성을 탐사할 예정이라고만 말해주었었지, 사람이 직접 화성으로 향할 거라는 정보는 말해주지 않았었다.
머스크 씨는 어젯밤에 내게 전화하여 유인 탐사 계획을 말해주었었고, 덕분에 나는 졸음이 싹 달아날 정도로 놀랐었다.
‘나사(NASA)보다 빠르게 사람을 화성으로 보내려 하다니.’
왜 그렇게 머스크 씨가 연산력에 집착했는지 이제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 에보를 탑재한 것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
화성은 미지의 세계이다. 아무리 정확하게 계산했다고 해도,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기에. 인공지능의 보조는 매우 유용할 것이다.
‘꼭 성공하길….’
이번 탐사가 성공한다면, 아마 인류에는 많은 변화가 생길지도 모른다.
‘정확히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모르지만, 머스크 씨라면 뭔가 혁신적인 무언가를 선보이겠지.’
그는 괴짜지만, 이렇게 시대를 앞서나가며 화성 탐사에 첫발을 내딛는 모습을 보니. 그가 정말 대단한 사업가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인공지능 에보와 여러 사업을 통해 내가 전세계를 조금 더 살기 좋게 변화시키고 있었을 때. 머스크 씨는 저 드넓은 우주로 나갈 계획을 짜고 있었어.’
그는 나보다 더 거대한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었다.
‘…부럽네.’
중계 화면에 떠오른 멋진 로켓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 마음이 웅장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언젠가 저런 거대한 사업을 해보고 싶어.’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그런 사업 말이다.
두근두근.
그렇게 내가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중계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을 때.
[3… 2… 1…!]쿠아아앙-!
이글거리는 불꽃을 뿜어내며, 마침내 로켓이 발사되었다.
***
반년 뒤.
‘이제 대충 2개월 남았나.’
스페이스 Y의 로켓이 발사된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머스크 씨는 지구에서 화성까지 대략 6~9개월 정도 걸린다고 했었지.’
하지만 우주선에 탑재한 인공지능 에보가 실시간으로 보내오는 정보를 분석해본 결과, 대략 2개월 뒤에 우주선이 화성에 도달한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어서 2개월이 지나, 빨리 좋은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네.’
엄밀히 말해, 스페이스 Y는 내 사업이 아니었지만. 언젠가 내가 뛰어들 우주 산업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였으며, 인공지능 에보가 수집하는 데이터도 매우 중요했기에. 나는 2개월 뒤에 결과가 어떻게 될지 너무나도 기다려졌다.
‘머스크 씨에게 연락해볼까.’
지금 그에게 전화를 건다고 해도, 별다른 정보를 들을 수는 없을 테지만. 나는 계속해서 핸드폰의 통화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똑똑.
그때, 자비르 씨가 내가 있는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사장님, 들어가도 되겠습니다.”
“네, 자비르 씨. 들어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온 자비르 씨는 한 뭉치의 서류를 내게 내밀었다.
“이게 뭔가요?”
“방금, 스페이스 Y의 룰렛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상품을 모두 전달하였다는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이것은 바로 그 내역입니다.”
“오오. 드디어 마무리되었나 보군요.”
나는 기쁜 마음으로 경품 지급 내역을 읽어 내려갔다.
‘오래도 걸렸네.’
사실, 경품 지급이 이렇게나 오래 걸릴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경품 추첨 중 한 가지 변수가 생겨버렸고. 그것을 해결… 아니, 해명하고 다시 추첨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 이렇게나 오래 걸리게 된 것이었다.
‘왜 하필 그런 변수가 생겨서는….’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설마, 내가 연 이벤트에 내가 1등에 당첨될 줄 어떻게 알았겠어.’
운이 좋다는 게 여기에서 독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주최자가 1등에 당첨되는 바람에, 채팅창이 난리도 아니었지.’
덕분에 그것을 해명하느라 한동안 진땀을 빼야 했었다.
‘내가 운이 좋아 당첨되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으니까.’
사람들은 내가 조작을 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했었다.
그런데 이번 일로 누군가 내 뒷조사를 하였고. 내가 과거, 복권에 당첨되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며 큰 이슈가 되었다.
‘덕분에 내 사업들의 매출이 증가했지.’
내가 운이 좋다는 사실이 널리 퍼지게 되며, 사람들은 내 운을 나눠 받고 싶다며 루미스 패션의 옷과 자동차 스마티, BCD 가전제품 등을 마구 사들이기 시작했다.
‘어쨌거나 좋게 잘 풀려서 다행이야.’
경품 지급 내역을 모두 읽은 나는, 자비르 씨에게 물었다.
“수고하셨어요. 그런데 혹시 다른 소식은 없었나요?”
“다른 소식이라면 어떤…”
“…놈에 대한 소식이요.”
벌써 반년이 지났다.
그런데 호언장담했던 드웨이크 형사님은 아직까지 좋은 소식을 전해오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전세계에 퍼진 거대 조직을 수사하는 것이니, 시간이 걸리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아지트의 위치까지 알려주었는데. 너무 오래 걸리네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우우웅-
그때, 누군가의 전화가 걸려 왔다.
“여보세요?”
-접니다, 미스터 윤.
드웨이크 형사님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