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 rushed after winning the first prize in the lotto RAW novel - Chapter 194
194화 소행성 무리
TV에선 마릭 알파이즈의 죽음에 대한 대대적인 보도가 이어지고 있었다.
[450년형을 선고받았던 마릭 알파이즈가 수감 중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사인은 밧줄에 의한 경부 압박으로 밝혀졌습니다.] [마릭 알파이즈에 대한 타살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당시 그는 독방에 수감 되어 있었기에. 타살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릭 알파이즈는….]삑.
나는 착잡한 마음으로 TV를 껐다.
‘정말 죽은 건가?’
자비르 씨에게 놈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나는 곧바로 드웨이크 형사님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하지만 마릭은 독일이 아닌 미국에 수감 되어 있었으므로, 드웨이크 형사님이 직접 마릭의 죽음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믿지 않았었는데….’
TV 뉴스에서도 그렇고, FBI의 공식 발표에서도 마릭의 죽음은 기정사실인 듯 보였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놈의 죽음을 믿을 수 없었다.
‘…분명 놈이 그렇게 말했으니까.’
마릭의 면회를 갔을 때, 놈은 분명 내게 다음에 보자고 말했었다. 곧 죽을 놈이 이런 말을 할 이유는 없었다.
‘게다가 놈은 순순히 교도소를 간 이유를 누군가에게 쫓기고 싶지 않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었어.’
그렇기에 나는 이것이 놈의 위장 죽음이라고 의심했다. 하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내 추측일 뿐이며, 이미 미국에선 죽은 마릭의 신원확인이 끝난 상태였으므로.
‘제보해봤자, 나만 바보가 되겠지.’
아무런 물증도 없는 상태이기에 나는 가까운 지인들에게만 이런 내 생각을 공유하며, 다시 나타날 놈에 대한 경계를 높였다.
‘곧 놈이 어떤 식으로든 내게 접촉해올 거야.’
하지만 그런 내 생각과는 달리, 한 달이 넘도록 놈은 나타나지 않았다.
‘…정말 내가 잘못 생각했던 것일까.’
현재로서는 알 수 없었지만. 그동안 단련된 내 감은, 여전히 마릭이 살아있을 거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선 개인적으로 사람을 풀어서라도 놈의 죽음에 대해 알아보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제 곧 스페이스 Y의 우주선이 화성에 도달하는 날이니까.’
앞으로 열흘 뒤, 드디어 인류 역사상 최초로 화성 유인 탐사가 시작된다.
‘이번 탐사에는 나도 지분이 꽤 있으니, 준비할 것이 많아.’
이번 스페이스 Y의 화성 유인 탐사가 시작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머스크 씨에게 빌려준 연산력 덕분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내 소중한 연산력을 사용한 이번 탐사가 꼭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면 했다.
‘비즈니스적으로도 이번 탐사가 성공하는 것이 좋기도 하고.’
스페이스 Y에는 인공지능 에보가 탑재되어 있고, 그 덕분에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변수에 최적의 선택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인공지능 에보의 활약으로 탐사가 성공하게 된다면, 우리 회사의 가치는 더욱 증가하겠지.’
그렇게 된다면, 꽤 다양한 산업에서 우리 넥스인텔리의 연산력과 인공지능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일어나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 활용되고 있는 분야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우리 연산력과 인공지능을 이용해준다면. 세상이 더욱 빠르게 발전할 거야.’
내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성취감을 얻고 만족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나의 영향으로 세상이 더 좋게 변화하는 과정을 보고 싶었다.
‘그것만큼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없을 테니까.’
그러니 이번 스페이스 Y의 탐사가 성공할 수 있도록,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서포트할 생각이었다.
‘여차하면 연산력을 다시 한번 스페이스 Y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둬야지.’
다만, 저번처럼 모든 연산력을 끌어올 필요는 없었다.
‘만약에 긴급 사태가 일어난다면, 꽤 많은 연산력이 필요해지겠지만. 이젠 저번의 절반 정도만 연산력을 끌어와도 되겠지.’
마릭의 인공지능을 흡수하면서, 인공지능 에보가 더욱 진화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효율성이 말도 안 되게 좋아졌기 때문이었다.
‘마릭의 인공지능을 흡수하기 이전과 이후의 성능을 비교해보면, 거의 두 배나 차이 날 정도야.’
그것은 연산력이 2배나 증가한 것과 다름없는 효과였기에, 나는 이번 화성 탐사의 성공을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막대한 연산력의 지원을 받는 에보가 있으니,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대처가 가능할 거야.’
정말 말도 안 되는 소행성 무리를 갑자기 만나지 않는 한 말이다.
그리고 이틀 뒤.
타다다다-
그때, 누군가 다급히 뛰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벌컥!
“사, 사장님!”
얼마나 급했는지, 노크도 없이 사무실로 들어온 자비르 씨가 다급히 말했다.
“우, 우주선이 소행성 무리를 만났다고 합니다!”
“네?!”
‘그런 일이 진짜로 일어나다니? 말도 안 돼!’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곧바로 머스크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그러니까 화성 근처의 궤도에 갑자기 소행성 무리가 나타났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미스터 윤.
전화 너머에서 들려오는 머스크 씨의 목소리엔 근심이 가득 묻어있었다.
“계산은 완벽하지 않았습니까? 무려 대부분의 연산력을 바탕으로 한 계산이었는데….”
-그랬었죠. 그런데 이번엔 운이 무척이나 나빴습니다. 소행성 무리는 우리가 관측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서 튀어나온 것이니까요.
머스크 씨는 그동안 화성 주위 궤도에 설치된 인공위성이 전해주는 정보를 바탕으로 계산을 진행했었다. 세계 제일의 부자 중 한 명인 그가 설치한 위성은 굉장히 넓은 범위를 탐색할 수 있었으므로. 이렇게 사각지대에서 소행성이 등장할 경우는 극히 희박했다.
“지금이라도 화성 탐사 우주선의 경로를 수정하면 안 됩니까?”
-가능은 하지만, 그랬다간 원래 목표로 했던 탐사 장소에서 크게 벗어나게 될 겁니다.
“어째서요? 그냥 소행성 무리만 피한 뒤, 다시 원래의 경로로 복귀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게, 소행성 무리의 위치가 절묘하더군요. 경로를 수정하게 된다면, 아마 연료를 크게 소모하게 될 것입니다.
우주선의 연료는 당연히 충분하게 준비했었지만, 이번에 경로를 수정하게 된다면. 여유분이 모두 사라지게 될 거라고 머스크 씨는 설명했다.
-그렇게 되면 딱 지구로 돌아올 분량밖에 남지 않게 되는데. 그것은 탐사대원들에게 너무나 큰 리스크가 될 것입니다.
“…….”
만약 이번 탐사가 평소처럼 로봇을 활용하는 것이었다면, 머스크 씨도 망설임 없이 경로를 수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탐사 우주선에는 사람이 타고 있었다.
‘아무리 탐사가 중요하다지만, 목숨을 걸 만큼 리스크를 지게할 수는 없지.’
나는 머스크 씨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 다른 방법은 없는 건가요.”
-…지금 탐사대원들이 열심히 계산 중입니다. 제 마음으로는 계속 탐사를 이어 나갔으면 좋겠지만, 현장의 사정은 당사자들이 더 잘 알고 있을테니. 그 친구들의 판단을 따르려 합니다.
“…….”
역시, 머스크 씨는 대단했다.
‘이번 탐사가 실패하게 된다면, 손해가 무지막지할 텐데.’
그럼에도 탐사대원의 안전을 우선시하겠다는 그의 판단은, 분명 존경할 만한 것이었다.
-그래서 부탁이 있습니다, 미스터 윤.
“예, 말씀하세요.”
-정확한 계산을 위해, 저희에게 다시 한번 연산력을 빌려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그런 머스크 씨의 물음에 나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물론이죠.”
애초에 최대한 서포트 하기로 마음먹었었고, 원래 계약에서도 1년에 2번은 연산력을 빌려주기로 했었으니. 거절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감사합니다. 미스터 윤.
“뭘요. 그럼, 저는 연산력 지원을 위해 이용자 분들에게 공지를 띄우도록 하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다행히 나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연산력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틀 전에 이미 공지를 띄웠으니, 아마 이용자 분들도 이해해 주실 거야.’
‘스페이스 Y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면, 연산력을 지원하게 될 수 있다는 공지였지.’
이용자 분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그러니 지금 연산력을 제공하는 데는 아마 문제가 없을거야. 하지만 일부 불만인 이용자분들을 위해서 작은 이벤트를 열 필요는 있겠어.’
그렇게 내가 미리 생각해 두었던 미니 룰렛 이벤트를 떠올리고 있었을 때, 머스크 씨가 내게 말했다.
-연산력은 언제쯤 지원이 될까요?
“앞으로 30분 안으로 처리될 겁니다.”
-그렇게나 빨리요?
“네. 사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미리 준비해두고 있었거든요. 그 30분도 사실 공지를 새로 작성하는 시간을 포함하여 넉넉하게 말씀드린 겁니다.”
-…역시, 미스터 윤은 대단하네요. 그럼, 계산이 끝나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머스크 씨와의 통화가 종료된 후. 나는 자비르 씨에게 공지를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곧바로 처리하겠습니다.”
그렇게 자비르 씨가 사무실을 빠져나갔을 때, 나는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간접적으로 손을 댄 우주 사업에서, 소행성 무리를 만나는 변수가 생기다니.’
나는 운이 매우 좋다. 그런 내가 이런 운 나쁜 상황을 마주하게 될 줄이야.
‘혹시 몰라 대비하긴 했는데, 조금 당황스럽긴 하네.’
내 거대한 행운도 저 먼 우주 저편에 도달하지는 못하는 모양이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하긴, 우주 탐사까지 행운에 기대게 된다면. 너무 욕심일 것이다.
‘…아니면 설마 마릭이 개입한 것은 아니겠지?’
죽었다고 알려진 마릭이 살아 돌아와, 나를 방해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이런 운 나쁜 경우가 생길 수도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건 아니겠네. 제아무리 날고 기는 마릭이라도, 저 먼 우주까지 관여할 수는 없으니까.’
그렇게 결론을 내린 나는, 우주 탐사에 대한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머스크 씨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우우웅-
발신자를 확인해보니, 머스크 씨의 전화였다.
-미스터 윤. 계산 결과, 두 가지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만. 사실상 방법은 하나뿐인 것 같습니다.
“…네. 어떤 방법인지 설명해 주세요.”
머스크 씨는 침울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유인 탐사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예? 어째서요?”
-계산 결과, 소행성을 피하여 목표 장소에 도달하게 된다면. 다시 지구로 복귀할 때 우주선의 연료가 아주 조금 모자라게 될 거라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
-하지만 유인 탐사가 아닌, 기존에 했던 대로 무인 탐사 로봇만 화성으로 보내는 것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스페이스 Y의 우주비행사가 화성을 두 눈에 담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유인 화성 탐사는 내가 가진 대부분의 연산력으로 추진된 것이었으므로, 나는 갑자기 등장한 소행성 무리 때문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두 번째는 무엇이었나요?”
그래서 나는 머스크 씨가 이야기하지 않은 두 번째 결론에 관해 물었다.
-그건….
머스크 씨는 두 번째 결론을 이야기해 주었고. 설명을 모두 들은 나는 기쁜 목소리로 외쳤다.
“바로 그겁니다!”
-예? 뭐가 말입니까?
“이론상 우주선이 소행성 무리 사이를 가로지를 수는 있다면서요? 그럼 된 것 아닙니까?”
-…미스터 윤. 그러려면 우주선을 굉장히 섬세하게 조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치, 시속 300KM로 달리는 자동차로 숲속을 가로지르는 것과 같은 겁니다.
“하지만 계산상 가능하다면서요?”
-…최소한의 연료 손실로 가로지를 수 있는 루트가 나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이런 조작이 불가능합니다.
“그럼, 사람이 조작하지 않으면 되는 거잖습니까?”
-예? 아니, 잠깐만요. 설마?
“네, 생각하고 계신 그게 맞습니다! 탐사대원이 에보에게 조종 권한을 넘길 수 있도록, 머스크 씨가 승인만 해주신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우주선에 탑재된 인공지능 에보가 활약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