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 rushed after winning the first prize in the lotto RAW novel - Chapter 209
9화 – 너무나도 행복한 밤
나는 아일라를 데리고 잠시 조용한 곳으로 이동하였고, 그녀가 요 며칠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항상 밝았던 아일라였기에, 나는 그녀의 상태를 전혀 눈치챌 수 없었다.
“미안해, 아일라. 나는 그저 당신이 살짝 피곤한 줄로만 알았어.”
나는 진심으로 그녀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아일라는 오히려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여기까지 와서 모르는 척하는 거야?”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속일 필요 없어. 나는 자기가 진작 내 상태를 눈치챘고, 이런 이벤트를 준비했다는 것을 알아버렸으니까.”
“…”
나는 아일라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해 눈만 끔뻑거릴 뿐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이작 로저스 셰프를 어떻게 섭외했겠으며, 바쁜 나영준 셰프를 어떻게 모셔 왔겠어. 용케 내가 힘이 없는 것을 눈치챈 자기가 나를 위해 무리한 거지? 그렇지?”
“…….”
오해였다.
나영준 셰프에게 요리를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 향했던 나는, 그가 제자를 들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제자가 혼자서 가게를 도맡을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영준 셰프를 잠시 미국에 데려올 수 있었던 거였어.’
그리고 아이작 로저스 씨는 정말 우연에 우연이 겹쳐서 인연이 닿을 수 있었던 케이스였다.
‘그때의 남학생을 길에서 마주쳤는데, 곁에 있던 학생의 아버지가 아이작 로저스 씨였지.’
그런데 그는 나와 아일라의 팬이었고, 대화를 나누다가 내가 이웃을 초대할 계획이 있음을 알게 된 로저스 씨가 먼저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을 해왔던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로저스 씨가 한 프로그램에서 그의 요리를 맛본 아일라가 상당히 좋아했었다고 말해줬었지.’
그 말에 나는 아일라를 위해 만들려고 했던 소고기 뭇국에 로저스 씨의 비법을 섞는다는 발상을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니 지금의 상황이 만들어진 것은, 우연이 겹친 일일 뿐. 결코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아일라 사실은….”
내가 아일라의 오해를 풀기 위해 입을 열었을 때, 그녀의 어깨 너머로 우리의 대화를 모두 들은 나영준 씨와 로저스 씨가 고개를 젓는 모습이 슬쩍 보였다.
‘…말하지 말라는 뜻인가?’
두 사람은 두 손가락으로 엑스자를 만들어 입가에 가져다 대며, 대놓고 말하지 말라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두 사람의 조언을 받아들여, 아일라에게 진실을 얘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정답이었다.
쪽!
“정말 고마워, 자기가 나를 위해 노력해준 것들에 나는 감동했어. 덕분에 기운이 나는 것 같아.”
다행한 일이었다.
비록 오해였지만, 이걸로 아일라의 컨디션이 조금 나아질 수 있다면 오히려 좋은 일이었으니 말이다.
‘감사합니다.’
나는 나를 말려준 두 사람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자기, 나 이거 한 그릇 더 먹고 싶어. 이번엔 따뜻한 밥과 함께.”
내가 건네준 소고기 뭇국은 맛보기용이었기에 양이 매우 적었다.
“이따 손님들 왔을 때 다 같이 먹자. 벌써 배를 채우면 이따 식사 못 하잖아.”
“아, 맞다! 그랬었지.”
아일라는 아까보다 훨씬 밝아진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혹시, 음향 장비를 설치 해 놓지는 않았지?”
“당연히 설치해 놓았지.”
그런 나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던지, 아일라는 눈에 띄게 기뻐했다.
“자긴 정말 최고야!”
“하하, 스타더스트가 한자리에 모인다는데 음향 장비가 빠질 수는 없잖아?”
“응응. 맞는 말이야. 예의를 차려야 하는 식사 자리가 아니니까, 노래로 분위기를 내야지!”
사실 아까의 아일라는 노래를 부르기 너무나도 힘든 몰골이었기에, 나는 음향 장비를 설치할지 말지 고민했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설치해 두었던 건데, 저렇게 좋아하는 것을 보니 다행이네.’
소고기 뭇국으로 어느 정도 컨디션이 회복된 아일라는, 예전 제주도에서 보았던 텐션으로 돌아와 있었다.
‘정말 다행이야.’
그런 아일라의 모습을 보며,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럼, 자기. 늦었지만 나도 저녁 파티 준비를 도울게. 뭐부터 하면 될까?”
“음… 이제 곧 손님들이 오기 시작할 시간이거든. 그러니까 아일라는 테이블 세팅과 손님 응대를 맡아줬으면 해.”
아일라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맡겨만 둬!”
그렇게 우리는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잠시 후 초대받은 손님들이 누른 초인종이 울려대었다.
“환영해요!”
“와주셔서 감사해요!”
“어머! 이게 누구야! 스칼렛도 이 근처 살았어요? 정말 오랜만이에요!”
아일라는 내 부탁대로 손님 응대와 안내를 열심히 해주었고, 덕분에 나는 온전히 요리 준비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자, 그럼….’
나는 나영준 씨와 로저스 씨를 번갈아 쳐다보며 말했다.
“이제 저도 슬슬 밖에 나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두 분이 마지막까지 수고 좀 해주세요.”
“네, 사장님. 맡겨만 주세요.”
“저도 제 파트만 마무리하고 얼른 합류하겠습니다. 곧 제 아들도 도착한다는군요.”
로저스 씨는 오늘 나를 도우러 온 요리사이자, 저녁 파티에 초대받은 손님이기도 했다.
“그렇게 하세요. 아, 그리고 따로 자리를 마련해 두도록 할 테니, 나영준 씨도 할 일 끝나면 같이 식사하러 나오세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주방을 빠져나와 마당으로 향했고, 곧바로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오붓한 저녁 식사 자리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왁자지껄하군?”
내 어깨를 툭 치며 말을 걸어온 이는, 멋들어진 백발을 자랑하는 스티븐 감독님이었다.
“하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저는 오히려 이런 것이 더 좋더군요.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는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 체하기 일쑤거든요.”
“톰 크루거 씨!”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할리우드 배우인 톰 크루거 씨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왔다.
“오랜만이네요, 미스터 윤.”
“네, 정말 오랜만이네요. 이 근처에 사신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이렇게 제 초대에 응하신 모습을 보니. 비로소 이웃사촌이 된 게 실감 되네요.”
“그렇죠? 그런데 저는 오히려 실감이 나질 않네요. 제가 그 유명한 미스터 윤의 집에 초대받다니 말이죠. 아마 제 친한 지인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준다면 허풍으로 알아들을지도 몰라요.”
톰 크루거 씨의 과한 금칠에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그냥 멋쩍게 웃어넘겼다.
“참! 제가 몇몇 친구들에게 자랑했더니. 그 친구들도 저녁 식사에 오고 싶다고 하더군요.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그 친구들을 초대해도 될까요?”
그런 톰 크루거 씨의 부탁에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물론이죠. 그런데 그 친구들도 이 근처에 사는 분들인가요?”
“예. 미스터 윤의 집과는 꽤 떨어져 있긴 하지만, 한 동네 주민인 것은 분명합니다.”
아무래도 비버리 힐스의 끝자락에 사는 사람들인 듯싶었다.
“그런데 친구분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을까요?”
나는 호기심 반 관심 반으로 그에게 가볍게 물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그의 대답은 전혀 가볍지 않았다.
“다니엘 클리프와 알버트 다우니 주니어입니다.”
우리 집에 해리포터와 아이언맨이 방문한다는 사실에, 나는 입을 떡 벌렸다.
“음… 그 친구들이 온다고? 재밌는 저녁 식사가 되겠군!”
내가 놀라고 있는 사이, 스티븐 감독님은 그저 옆집 아이들이 놀러 온다는 소식을 들은 것처럼 여상하게 반응하였다.
“그럼, 허락하셨으니. 연락해보겠습니다.”
그렇게 톰 크루거 씨가 전화를 걸었을 때, 우리 집 초인종이 울리며 예상치 못한 두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하하! 미스터 윤! 나를 초대하지 않았다니, 너무 서운한걸?”
“카임 왕자님?! 그리고 그 옆에 분은….”
나는 눈을 비비며 카임 왕자의 옆에 기품있게 서 있는 분을 바라보았다.
세상에.
내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그는 영국의 헨리 브리튼 왕자였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나는 너무나도 예상 밖의 상황에 잠시 굳어버렸다. 그런 내게 헨리 왕자가 다가와 먼저 인사를 건네왔다.
“반갑습니다, 미스터 윤. 꼭 한번 만나보고 싶어,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왔습니다. 부디 제 무례를 용서해주시길.”
다소 자유롭고 격의 없는 카임 왕자와는 완전히 대비되는, 기품있는 모습에 잠시 시선을 빼앗겼던 나는. 곧 정신을 차리며 헨리 왕자가 내민 손을 붙잡았다.
“오히려 영광입니다, 헨리 왕자님. 먼저, 초대장을 보냈어야 했는데. 제가 이곳에 이사를 온 지 얼마 안 되어, 그만 실수하고 말았네요.”
“하하, 그 말은 제가 이 동네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제게도 정식 초대장을 보냈을 거라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될까요?”
“물론입니다.”
헨리 왕자와의 대화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오히려 물 흐르듯이 쉽게 흘러갔다.
“아, 그러고 보니. 초대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무례를 저지른 김에, 집주인의 허락도 없이 제가 한 가지 더 실례를 저질러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곧 아시게 될 겁니다.”
우우우웅-
헨리 왕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내 핸드폰에 메시지가 수신되기 시작했다.
[고용주님, 지금 집 밖에 여러 명의 경호원이 배치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사진] [적대적으로 보이진 않는데, 어떻게 할까요?]올리버 씨가 보내 준 사진에는 우리 집을 일정 간격으로 에워싸며 보호하고 있는 경호원들이 보였다.
“요란하게 소란을 피워서 죄송합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랐을 그 친구에게도 미안하다고 전해주세요.”
헨리 왕자는 멀리서 이곳을 주시하고 있던 올리버 씨의 존재를 아는 듯 보였다.
“아무리 보안 때문이라고는 하나, 초대받은 집에서 이러는 것은 저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저희 집안이 워낙 엄격한 집안인지라 어쩔 수 없네요. 양해 바랍니다.”
나는 눈앞의 남자가 영국 왕실의 일원임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아닙니다. 왕자님 덕분에 더욱 안전한 밤을 보낼 수 있게 되어 오히려 좋습니다.”
“하하,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하네요.”
방금 벌어진 소동 때문에, 초대받은 손님들 사이에 잠시 소란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헨리 왕자의 얼굴을 확인하자, 당연하다는 듯이 소란은 순식간에 잠들었다.
“저는 미스터 윤, 당신의 팬입니다. 당신의 활약상을 신문에서 읽은 뒤로, 팬이 되었죠.”
헨리 왕자는 내가 투자한 사업과, 특히 인공지능 에보를 개발한 것을 극찬하였다.
“사실, 그것 때문에 조만간 연락을 드리려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카임 왕자와 우연히 대화를 나누다가, 미스터 윤이 멋진 저녁 파티를 연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아하. 그렇게 된 것이군요.”
나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위스키를 맛보고 있는 카임 왕자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왜 그렇게 나를 그윽하게 쳐다보는 거지?”
“…그윽하게 본 것 아닙니다.”
“그럼, 왜 그렇게 의문 가득한 눈으로 보는 거야?”
“…아뇨, 그냥 저녁 파티 소식을 어떻게 아셨는지 궁금해서요.”
그런 나의 의문에 카임 왕자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뭐야. 그런 것도 몰라? 이거 실망인데?”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너무 궁금하네요.”
나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으며 물었지만, 사실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설마, 나를 감시했던 것은 아니겠지?’
내게는 올리버 씨라는 유능한 경호원이 있으며, 에보 덕분에 위협적인 해킹에도 안전하다 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만약 카임 왕자가 이 모든 보안을 뚫고, 저녁 파티에 대한 것을 알아냈다면. 조금은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었다.
“그거? 별거 아냐.”
하지만 다행히도, 내가 우려하던 상황은 아니었다.
“나도 여기 주민이거든. 그 왜 비버리 힐스 여기 건너편 쪽에 특이한 건축 양식의 저택 하나 있잖아? 그게 우리 집이야.”
“예? 카임 왕자님이 비버리 힐스에 사신다고요?”
“정확히는 영화를 사랑하는 내가 가끔 오는 별장이라 할 수 있지.”
하긴. 영화 산업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는 카임 왕자가 영화의 성지라 할 수 있는 할리우드에 거점 하나를 마련해 놓지 않았을 리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정당하게 너의 초대를 받고 온 셈이야. 별장 관리인이 나 대신 네 초대를 대신 받아줬으니까.”
“…그렇군요.”
의외의 인물이 우리 집에 찾아온 셈이지만, 덕분에 새로운 인맥을 쌓을 수 있었으니 나쁠 건 없었다.
“그럼, 둘이 재밌게 대화 나눠. 나는 저기 있는 배우들한테 가볼 테니까.”
“배우분들은 왜요?”
“이번에 기획 중인 영화가 있거든? 거기 캐스팅 제안하려고.”
남은 위스키를 모두 입에 털어 넣은 카임 왕자가 비장한 눈빛으로 우리 집에 모인 배우들에게로 향했다.
“하하, 카임은 여전히 재밌는 친구군요.”
“왕자님께선 카임 왕자와 어떻게 아는 사이십니까?”
“아, 카임과 나는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습니다. 3년 내내 같은 클래스였죠.”
“그렇군요.”
신선했다.
영국의 왕자와 두바이 왕자의 조합이라니 말이다.
‘그것도 꽤 친해 보여.’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미지의 두 왕자가 친한 사이라는 게, 나는 무척이나 신기했다.
“자, 그럼. 미스터 윤.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눠도 되겠습니까?”
“네, 왕자님께서 어떤 제안을 하실지. 저도 궁금하네요.”
그렇게 나는 헨리 왕자와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었고, 그가 제안한 에보를 활용한 날씨 예측 시스템 개발 사업을 수락하였다.
“감사합니다. 미스터 윤. 덕분에 우리나라도 이제 자꾸만 바뀌는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영국 날씨는 매우 변덕스럽다. 흐렸다가도 금세 맑아지며, 갑자기 비가 내리기도 한다.
‘그래서 영국 사람들은 그냥 비를 맞고 다닌다고 하지.’
하지만 헨리 왕자는 바로 그런 점을 우려했다. 맑은 빗물이었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빗방울은 피부에 닿았을 때 염증을 일으킬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정확한 비 예보를 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는 영국 시민들이 필요한 시간에 우산을 챙길 수 있게 될 거야.’
이를 위해 헨리 왕자는 내게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재밌겠네.’
나는 당장이라도 찰리 씨에게 연락하여, 시스템을 개발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파티에 집중해야겠지.’
얼추 헨리 왕자와 이야기를 끝낸 나는, 다시 서둘러 테이블에 음식들을 세팅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후, 손님들이 모두 자리에 앉았을 때.
“차린 것은 없지만, 맛있게 드셔 주세요!”
테이블에는 소고기 뭇국을 비롯한 여러 가지 한식 요리와, 아이작 로저스 씨의 오리지널 요리들이 가득했다.
“음…!”
“맛있어!”
손님 중 절반은 한국 음식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나영준 씨와 로저스 씨가 기존 레시피에서 약간의 변화를 준 덕분에. 모든 이가 거부감 없이 맛있게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으으으음! 진짜 너무 맛있다!”
“아일라! 너 진짜 결혼 잘했어!”
“우물우물!”
특히 스타더스트의 멤버들이(아일라 포함) 눈에 띄었는데. 원래부터 한식을 좋아했던 것만큼 음식들을 거의 청소기처럼 흡입하는 중이었다.
그럼에도 한식을 잘 못 먹는 사람들은 로저스 씨의 요리를 먹으며 옆 사람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었다.
‘길에서 우연히 로저스 씨를 만난 것이 정말 좋았어.’
덕분에 성공적인 저녁 파티를 준비할 수 있었다.
“미스터 윤! 이리 와서 같이 먹어요!”
“아니! 여기! 여기부터 와!”
테이블 이곳저곳에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금방 갈게요.”
나는 여러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우리 집에 방문해준 사람들과 일일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만난 이는 그동안의 근황을, 처음 만난 사람과는 새로운 인연을, 그리고 익숙한 이들에게는 감사를 전하며 점점 밤이 깊어 갔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준비해두었던 디저트까지 나왔을 때.
“아아. 마이크 테스트.”
어느새 준비한 음식을 모두 먹은 아일라가 멤버들과 함께 마이크를 쥐고 있었다.
“이렇게 즐거운 날, 노래가 빠질 수 없지 않겠어요? 저희 스타더스트 밴드가 오디오가 비지 않도록, 신나는 음악 불러드릴게요!”
둥 탁탁 두다 둥 탁!
시작을 알리는 드럼 소리와 함께, 아일라의 흥겨운 노래가 시작되었다.
[별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곳 그곳에서 너와 꿈을 꾸고 싶어 별들의 미소는 참 예쁘고 꿈을 꾸는 내 마음도 행복해져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불러볼래, 이 밤의 노래를 하늘은 우리의 무대이고 별들은 우리의 관객이야 우리의 노래는 그들의 노래가 되고 우리의 꿈은 그들의 꿈이 될 거야 꿈과 별들이 함께하는 밤 이 밤이 지나가도 잊지 못할 거야 내 꿈과 별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우리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할게]언젠가 제주도에서 아일라가 부르던 곡이었다.
비현실적이었던 광경을 자아내었던 노래. 내가 다시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주었던 바로 그 노래.
나는 눈을 감고, 그날의 아름다운 광경을 떠올리며, 리듬에 맞춰 조용히 몸을 흔들었다.
치얼스!
와하하!
모두가 아일라의 노래를 들으며 흥겨워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저기에서 잔이 부딪치는 소리와 즐겁게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행복하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마시고 떠들 수 있는 것.
그것이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는 운이 좋아.’
이렇게 멋진 사람들과 만났고, 저렇게 예쁜 아내를 얻었으니 말이다.
‘이대로 이 밤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너무나도 행복한 밤이 깊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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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 달 후.
“으아아앙-!”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보물이 태어났다.
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