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 rushed after winning the first prize in the lotto RAW novel - Chapter 30
30화 뜻밖의 수익
방금 도착한 문자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안녕하세요? 윤현민 대리님 맞으시죠?] [저는 일전에 뵀었던 라이브카페 ‘아우라’의 사장 조윤기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사정이 생겨서 반전세로라도 급히 가게를 내놓을 계획인데요, 혹시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세는 8억에 월 300만 원입니다. 권리금은 그대로 3억이고요.] [계약 기간은 3년으로 생각 중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중간에 가게를 매매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임차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특약사항을 추가 기재할 것이니 이 부분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혹시 관심 있으시면 답장 부탁드리겠습니다.]‘반전세라….’
월세가 300이라는 게 조금 비싼 느낌은 있었지만. 가게를 얻는데 필요한 돈이 20억에서 11억으로 낮아졌으니,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이 정도면 계약할만하긴 해, 그런데 내가 3년 동안 3억 이상을 벌 수 있을까?’
8억은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다지만, 권리금 3억은 그냥 없어지는 돈이었다.
그러니 계약 기간 안에 3억은 넘게 벌 수 있어야 권리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아니야. 이것저것 따지지 말자. 이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까, 수익이 날지 말지는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도전해보자.’
사업에는 처음 도전하는 것이니, 아마 수익보단 적자가 날 확률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사업도 해보고, 여러 가지 하고픈 일들도 같이 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 적자가 나더라도 큰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다만, 그렇게 마음먹더라도 문제가 하나 더 남아있었다.
‘그래도 4억이 모자라.’
내 계좌에는 24억이란 돈이 있었지만, 나는 투자 목적 이외엔 당첨금에 손을 대지 않기로 정했었다.
그러니 내가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는 돈은 IG 에너지솔루션으로 얻은 이익 7억뿐이었다.
‘이번만 원칙을 깰까.’
물론, 가게를 운영하는 것도 일종의 투자라 생각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당첨금엔 손을 대고 싶지 않았다.
‘이 문제는 조금만 더 고민해보자.’
다행히 문자의 분위기로 짐작해봤을 때, 아우라가 당장 누군가에게 임대될 일은 없어 보였다.
‘세가 잘 나갈 것 같았으면, 나에게 굳이 문자를 보내지 않았겠지.’
아우라의 사장님은 원하는 집을 구매하기 위해 당장 현금이 급하신 분들이었니, 가게를 원하는 임차자가 있었다면, 당장 계약했을 것이다.
‘좋아. 그럼 집으로 돌아가서 조금 더 고민해보자. 그리고….’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고 있던 그때.
“저기요?”
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에 나는 상념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아, 맞다.’
그러고 보니, 나는 방금까지 눈앞의 이상한 여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었다.
“중요한 문자였나 봐요?”
“…예, 뭐.”
중요한 문자라면 나름 중요한 문자였으니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럴 줄 알았어요. 갑자기 표정이 확 굳는 게, 심각한 일인 것 같았으니까요.”
“…….”
무언가 오해가 있는 것 같았지만, 굳이 해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러자 여자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바쁜 것 같으니, 어쩔 수 없네요.”
여자가 내게 자신의 핸드폰을 내밀었다.
“…”
“뭐해요? 번호 찍어요. 나중에 다시 얘기하게.”
“…예?”
“저는 그쪽이 근형이와 대화를 할 수 있었던 비법을 꼭 듣고 싶거든요.”
얼른 번호를 찍으라는 듯, 여자가 자신의 핸드폰을 들이밀며 재촉하는 바람에. 나는 얼떨결에 내 번호를 찍어주고 말았다.
“…그런데 이럴 땐, 보통 아쉬운 사람이 번호를 알려주는 것 아닙니까?”
“어머, 제 번호를 그 쪽한테 알려드릴 수는 없잖아요. 그러다 유출되면 어쩌려고요.”
“…그쪽이 뭐라고 번호 유출을 다 걱정해요?”
“그거야 당연히….”
뭔가를 설명하려던 여자가 하던 말을 멈추고, 고개를 갸웃했다.
“혹시, 나 누군지 몰라요?”
“… 오늘 처음 본 사람을 제가 어떻게 압니까?”
“아? 어떻게 날 모를 수가 있… 아! 모자 때문에 못 알아보셨구나. 잠시만요.”
여자가 모자를 벗으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제 아시겠죠?”
오오.
누군지 전혀 모르겠다.
‘유명한 사람인가?’
나는 단순한 자원봉사자인 줄 알았던 여자가 유명 너튜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설마, 진짜 날 몰라요?”
“…제가 워낙 이런데 관심이 없어서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날 모를 수가….”
여자는 약간의 충격을 받은 듯 뭔가를 계속 중얼거렸다.
“아니, 드라마랑 영화도 안 보고 사나…”
“예, 뭐라고요?”
“아, 아니에요. 아무튼 나중에 연락할 테니까, 모르는 번호로 연락 와도 거절하지 말고 받아요.”
“아, 예. 그런데 전화를 하면, 어차피 당신이 걱정하는 번호 유출이 발생하는 것 아닙니까?”
“당연히 매니저 폰으로 걸려고 했죠!”
매니저가 있는 것을 보니, 유명한 사람이 맞긴 한 것 같았다.
“그럼 다음에 꼭 얘기해줘요!”
그렇게 여자는 나중을 기약하며, 곧장 화실로 향했다.
‘그런데 방금 이야기 나눌 시간에, 그냥 궁금증 해결했으면 되는 일 아닌가?’
아마 여자는 내 이야기가 길어질 줄 알았던 것 같다. 그렇게 대단한 이야기도 없는데 말이다.
‘뭐, 유명한 사람인 것 같으니. 알아둬서 나쁠 것은 없겠지. 그럼 이제 원장님께 가볼까.’
나는 수녀님들에게 향하기 전, 다시 한번 화실 안을 살펴보았다.
화실 안에선 아까의 여자가 활짝 웃으며 근형이에게 김밥을 꺼내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근형이에게 계속 말을 걸었는데, 근형이는 여전히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다만, 여자가 김밥을 내밀었을 때 근형이가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고, 이에 여자는 감동한 듯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아마 근형이가 다른 사람에게 이 정도로나마 반응한 것이 처음인 듯 보였다.
‘그래,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나아가라.’
나는 빙긋 미소를 지으며, 원장실로 향했다.
***
“오늘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니?”
“아까 보니까 다른 봉사자들도 많이 왔던데, 저는 다음에 도와드릴게요. 오늘은 원장님하고 수다나 떨래요.”
아까까지만 해도 식사하랴, 애들 지켜보랴 정신이 없었기에. 나와 원장님은 회포를 나눌 시간이 없었으니, 조금 여유로운 지금이 기회였다.
원장님도 나와 대화가 하고 싶으셨던 모양인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셨다.
“그래, 그러자꾸나.”
나는 원장님과 그동안 하지 못한 많은 이야기를 한참 나누었다.
“상필이는 미국에서 잘 지내고 있대요.”
“알고 있단다. 얼마 전에도 안부 전화가 왔었거든.”
“아….”
그렇게 바쁜 상필이도 틈틈이 연락했는데, 나란 놈은 그동안 뭘 했던 것인지.
죄송스러운 마음에 가슴이 아려왔다.
“그래도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구나.”
원장님은 다 이해한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내 손을 잡아주셨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하렴.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해줄 테니까.”
“…감사합니다.”
내게 있어 원장님은 부모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그도 그럴 것이, 길거리에 버려져 있던 갓난아기였던 나를 발견하여 데려와 주신 것이 바로 원장님이셨으니 말이다.
‘원장님, 제가 나중에 꼭 크게 갚으러 오겠습니다.’
예전에는 내 앞가림하기에도 빠듯했지만, 이제 나는 그럴 능력이 되었으니까.
‘원장님뿐만 아니라, 내 도움으로 주변 사람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어.’
이렇게 또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말았다.
‘그리고 이것 또한 돈이 아주 많아야 가능하겠지.’
그렇게 내가 다시 한번 속으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었을 때, 원장님이 뭔가를 기대하는 얼굴로 물어왔다.
“참, 이지현 씨는 만났니?”
“…이지현 씨가 누군데요?”
“아까 말했던 자원봉사자 말이다.”
“…아.”
아무래도 아까 만났던 이상한 여자를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네, 만났어요.”
“그래?”
무슨 재미있는 상상이라도 하시는지, 갑자기 원장님이 소리죽여 웃기 시작했다.
“쿡쿡…! 그래, 어땠어? 많이 놀랐니?”
“놀라요? 제가 왜요?”
“얘가 허세는.”
“…”
“알았다, 알았어. 놀라지 않았다고 믿어줄게.”
나는 원장님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여자가 꽤 유명하다는 것을 알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놀랄 이유는 없을 텐데 말이다.
“전에 우리 보육원 배경으로 촬영이 온 적이 있어. 이지현 씨는 그때의 인연으로 주기적으로 계속 봉사활동을 하러 오시지.”
“그랬군요.”
“착하고, 또 참한 분이야.”
“…”
“우리 현민이도 그런 분을 만나야 할 텐데 말이야.”
그제야 원장님의 말뜻을 알아들은 나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직 연애엔 뜻이 없어요.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돈도 많이 벌어야 하거든요.”
단호한 내 말에 원장님의 표정이 약간 시무룩해졌다.
“많이 바쁜가 보구나.”
“뭐, 그렇죠.”
“연애가 많이 하고 싶을 텐데. 시도도 못 할 정도니, 말이다.”
“…네?”
“그동안 한 번도 못 해보지 않았니?”
“…….”
“혹시 내가 착각한 건가?”
나는 곧장 반박하려고 했으나, 열린 입을 다시 다물 수밖에 없었다.
‘사실이 그러니까.’
그런데 내가 그동안 연애를 해보지 못했던 것은, 나 혼자 살아가기에도 급급했기 때문이었다.
‘돈을 모으기에도 바빴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목표한 금액이 모이지 않는 통장을 보며 연애는 꿈도 꾸지 못했었다.
‘물론, 지금은 그때랑 상황이 다르긴 하지.’
내 계좌엔 24억이라는 거금이 잠들어 있으니까. 연애 따위(아마도) 하려면 언제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안돼.’
과거의 나는 목표한 금액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목표한 금액이 훨씬 높아졌으니까.’
그 돈을 모으기 전까진, 연애 따위 할 시간은 없었다.
“…때가 되면 하겠죠.”
“호호. 빨리 그때가 왔으면 좋겠구나.”
“…….”
자꾸만 나를 놀리는 원장님에게 곤란함을 느끼던 그때, 가벼운 노크와 함께 수녀님들이 우르르 들어오셨다.
“현민아! 원장님하고만 놀지 말고, 우리랑도 놀아야지!”
이후, 나는 수녀님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해가 저물고 말았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음에 또 놀러 올게요.”
“그래, 바쁠 텐데 어서 가보렴. 아, 그리고 이거 챙겨가.”
원장님이 내게 직접 만드신 한과 한 봉지를 주셨다.
“이건…”
“네가 온다고 해서 미리 만들어 놓았다.”
그것은 내가 어릴 적, 무척이나 좋아했던 한과였다.
‘잊지 않으셨구나.’
나는 울컥하는 마음에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나는 멋쩍게 웃으며 인사했다.
“…고맙습니다.”
“그래, 다음에 또 보자.”
“네. 이제 자주 찾아올게요.”
그렇게 나는 원장님의 배웅을 받으며, 집으로 향했다.
***
잠시 후, 집에 도착한 나는 곧장 소파에 앉아 고민하기 시작했다.
‘정말 당첨금에 손을 대야 할까.’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길지 말지 고민할 정도로, 나는 그 라이브카페를 원했다.
그리고 고민을 거듭할수록, 내 마음은 점차 당첨금에 손을 대자는 쪽으로 기울어갔다.
‘그래, 앞으로 이렇게 좋은 조건으로 가게를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 일단, 가게를 얻고 가게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다시 계좌를 채우자.’
그렇게 결론을 내린 나는 현금 확보를 위해 주식 어플을 실행했다. 그리고 여유 자금 10억이 들어있는 주식 계좌를 확인했다.
“…어?”
그러던 중, 나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게 왜 올랐지?”
주식 창에 떠올라 있는 붉은 숫자들.
한동안 신경 쓰지 않았던 배당주들이, 모두 크게 상승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