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 rushed after winning the first prize in the lotto RAW novel - Chapter 31
31화 윤현민 씨를 만나러 왔습니다
[T&G] [매수가 : 71,400원] [보유 수량 : 2,449주] [현재가 : 86,200원] [예상 매도 수익 : +36,245,200원] [코키콜라] [매수가 : 53,200원] [보유 수량 : 3,289주] [현재가 : 72,200원] [예상 매도 수익 : +62,491,000원] [팝씨콜라] [매수가 : 165,246원] [보유 수량 : 1,059주] [현재가 : 199,217원] [예상 매도 수익 : +35,975,289원] [스타박스] [매수가 : 81,410원] [보유 수량 : 2,149주] [현재가 : 99,287원] [예상 매도 수익 : +38,417,673원]약 1억 6천.
내가 7억으로 투자한 배당주들의 총 예상 수익이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위의 배당주들을 매수했을 때, 나는 7억을 더 투자하여 또 하나의 주식을 샀었으니까.
[코스코 홀딩스] [매수가 : 212,000원] [보유 수량 : 3,301주] [현재가 : 298,000원] [예상 매도 수익 : +283,886,000원]이거 하나만으로 벌어드린 돈이 약 2억 8천이라니.
‘이건 진짜 예상 못 했는데…’
나는 그저 안전하기로 소문난 우량 배당주들에 잠시만 주식을 넣어둘 생각이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수익이 난다면 좋겠지만, 아니더라도 배당금을 받을 수 있으니 매력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기대도 안 했던 배당주들이 이렇게나 폭등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고작 일주일도 안 되어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그 이유가 궁금해진 나는 얼른 인터넷에 기사를 검색해보았다.
[위대한 두 검은 물, 코키콜라와 팝씨콜라. 배당금 인상 및 자사주 매입계획 발표!] [팝씨콜라, 프리미엄 신제품 감자 칩 ‘크리스피 타임’의 출시! 낮은 기대 속, 예상 밖의 열광과 호평. 지금 미국은 크리스피 타임 열풍!] [건강을 생각하는 코키콜라, 당뇨 환자도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제로 콜라에 도전. 연구 실적발표 임박! 전문가들의 긍정적 반응 쏟아져.] [두 번째 도전 끝에, 마침내 호주인의 사랑을 얻게 된 스타박스! 그 위대한 성공기!] [T&G의 새로운 전자담배, 에어클린스. 연초 애연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T&G의 주주 환원 정책. 배당금 인상 및 자사주 소각 계획 발표.] [코스코 홀딩스, 연간 생산량 5만 2,000톤 규모의 리튬 생산 돌입!] [코스코 홀딩스, 이차전지용 니켈 사업 진출!] [철강을 넘어, 완전한 미래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한 코스코 홀딩스.]‘이게 말이 되나.’
나는 저번 주 수요일에 배당주들을 매수했었다.
그리고 이 기사들은 모두 다음날인 목요일과 금요일에 차례로 올라왔고, 그때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그렇게 이번 주 월요일부터 폭등하기 시작했구나.’
지금이라도 확인해서 다행이었다.
배당주에 넣어둔 이후, 신경을 끄고 있던 바람에 좋은 기회를 놓칠뻔했다.
‘이 정도 수익이면, 당첨금을 건드리지 않고도 라이브카페를 얻을 수 있겠어.’
IG 에너지솔루션으로 얻은 수익금 7억.
거기에 이번에 배당주들을 매도하고 얻을 수익금, 세후 약 4억 1천.
‘딱 맞네.’
라이브카페 사장님이 요구하는 액수와 딱 떨어지는 수익금이었다.
‘이 정도면 곧바로 계약해도 되겠는데?’
나는 월요일에 장이 열렸을 때, 모든 주식을 매도한 뒤. 라이브카페 사장님에게 연락하기로 마음먹었다.
‘한… 금요일쯤 계약하자고 하면 되겠지?’
마음 같아서는 주식을 매도하자마자 사장님을 만나고 싶었으나. 어차피 매도 후 이틀은 돈을 꺼낼 수 없는 데다, 나는 다음 주 수요일까지는 무척이나 바빠질 예정이었다.
‘그날이 바로 퇴사일이니까.’
드디어 자유로운 삶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
월요일 아침.
거암물산의 강진수 사장은 얼마 전에 받았던 보고를 떠올렸다.
-김 비서, 윤현민 대리가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게 정말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아니, 대체 왜 퇴사한다는 겁니까? 곧 과장 진급이 눈앞인데.
-인사 담당자가 면담한 바에 의하면, 하고 싶은 일이 생겼기 때문이랍니다.”
강진수 사장은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뭘 하고 싶길래 직장을 그만둔다는 거지? 생계는 어쩌려고?’
강진수 사장은 윤현민 대리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고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번 아웃이 왔구나.’
윤현민 대리는 직급에 맞지 않게 너무도 큰 프로젝트에서 활약하게 되었다. 당연히 누구보다 노력했을 것이고, 열정을 태웠을 것이다.
하지만 화력이 거센 심지는 금방 타기 마련이다.
아마도 윤현민 대리는 이번 프로젝트에 너무 많은 심력을 쏟아, 번 아웃이 크게 찾아온 것이 분명했다.
‘아니면 부담감에 짓눌렸다던가.’
루미에 브랜드는 패션쇼 이후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다.
강진수 사장은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고, 이번 여름에 두 번째 패션쇼를 기획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었다.
그 지시를 윤현민 대리도 분명 들었을 터.
‘첫 번째의 패션쇼를 성공한 것 이상으로 두 번째 패션쇼를 성공시켜야 할 테니. 그 부담감이 상당했겠지.’
거대한 부담감에 짓눌려 일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리는 일은 생각보다 흔했다.
‘인사 담당자의 설득에도 요지부동이라고 했었지.’
강진수 사장은 앞으로가 기대되는 이런 인재를 놓아줘야 한다는 게 너무나 안타까웠다.
‘루미에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라도, 그가 필요한데….’
강진수 사장은 얼마 전 받았던 또 하나의 보고를 떠올렸다.
-이탈리아의 유명 패션잡지사에서 루미에 패션쇼의 기획자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요?
-네. 퍼펙트 스타일에서 윤현민 대리와의 인터뷰를 요청해 왔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NBC의 기자들도 패션쇼 기획자를 취재하고 싶다고 요청해 왔습니다.
이처럼 세계가 루미에 패션쇼의 기획자를 주목하고 있었다.
‘윤현민 대리가 있어야, 해외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받기 쉬울 텐데.’
원래도 패션 부문에 관심이 많았던 강진수 사장은, 요즘 부쩍 더 루미에 브랜드에 열정을 쏟고 있었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니까.’
늘어난 매출 덕에 강진수 사장은 요즘 강진목 회장님과 자주 식사 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회장님의 자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기만 하면, 나중에 후계자 싸움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야.’
그렇기에 강진수 사장은 윤현민 대리를 꼭 붙잡고 싶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진급만으로 안 된다면, 연봉이라도 올려서 그를 붙잡고 싶었는데. 그걸 아버지가 반대하실 줄이야….’
강진수 사장은 지난주 강진목 회장과의 식사 자리에서, 약간의 도움을 기대하며 윤현민 대리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친구를 붙잡기 위해, 연봉을 얼마나 올려주면 좋을지 생각 중입니다.
이전에 오뚝이의 함중훈 회장님이 윤현민 대리에 대해 높게 평가했었으니, 강진수 사장은 회장님이 당연히 적극적으로 고려해주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강진목 회장은 싸늘한 눈으로 고개를 저었었다.
-하지 마라.
-네?
-그 친구를 눈여겨보았던 것은, 함가 녀석의 조언도 있었지만. 그가 우리 회사에 충성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잖아. 회사에서 마음이 떠난 마름을 붙잡으려고 주인이 설설 길 수야 없지!
그렇게 강진목 회장은 윤현민을 어떻게든 붙잡으려는 강진수 사장의 의견에 단호히 반대했다.
‘…방법이 없군.’
회장님의 지시를 어기면서까지 윤현민 대리를 억지로 회사에 붙잡을 수는 없었다.
‘그래. 회사에는 붙잡아 둘 수 없겠지.’
하지만 회사가 아닌, 외부에서 개인적으로 그와 친분을 만든다면 어떨까.
‘윤현민 대리와 친해져서, 루미에 패션쇼 기획에 조언을 구하는 거야. 윤현민 대리도 자신이 일군 거나 다름없는 루미에 브랜드에 애정이 있을 테니, 분명 도움을 주겠지.’
물론, 조언을 구하게 된다면, 그에 맞는 대가도 지불할 생각이었다.
‘그래야, 친분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결정한 강진수 사장은 곧장 수행 비서를 불렀다.
“윤현민 대리의 일정을 좀 알아보세요. 아, 그리고 원래 윤현민 대리가 진급했을 때 주려고 했던 ‘그것’도 꺼내와 줘요.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그냥 선물해야겠어요.”
김 비서가 약간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이제 곧 퇴사할 사람에게 그건 너무 과하지 않겠습니까?”
“과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렇기에 윤현민 대리의 마음을 붙잡을 좋은 수단이 될 겁니다.”
강진수 사장의 두 눈은, 반드시 윤현민 대리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타오르고 있었다.
***
“윤현민 씨의 밝은 미래를 위하여!”
““위하여!””
나는 연신 잔을 부딪쳐오는 팀원들을 보며 생각했다.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네.’
내일모레 퇴사가 결정된 나는 더는 팀원들에게 퇴사 사실을 숨길 수 없었다.
-퇴사한다고요? 진짜?
팀원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덕분에 나는 틈만 나면 왜 퇴사 하냐, 어디 아프냐, 미쳤냐, 정신이 나갔냐 등의 질문 세례를 받게 되었다.
그 후, 어찌어찌하여 급하게 저녁 송별회가 결정되었고. 그저 집에 가서 주식 계좌나 보며 희희덕거리고 싶었던 나는, 이렇게 계획에 없던 송별회에 반강제로 끌려오게 된 것이다.
치이익-!
붉은빛의 돼지고기가 익어가며, 연기가 피어오르고.
팀원들과 나는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였다.
“윤현민 씨, 이왕 이렇게 결정하셨으니. 퇴사하고 하려는 일이 잘 풀리기를 바랍니다.”
“우리 일 잘하는 윤현민이! 너는 어디 가서든 잘할 거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늘 하던 대로만 해라.”
“퇴사라니, 정말 부러워요. 저도 현민 씨 같은 목표와 용기가 있다면 좋겠네요. 응원할게요.”
“…..뭐.”
나는 팀원들의 덕담을 들을 때마다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치이이이익-!
시간이 흘러, 술자리의 분위기가 지칠 줄을 모르고 열기를 더해갔다.
“으하하핫! 뭐 하고 있어, 잔들 들지 않고?”
차 과장님은 술이 들어갈수록, 더욱 흥을 내셨고. 우리는 그 흥을 따라가느라 죽을 맛이었지만,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생각했다.
‘이제 마지막이네.’
솔직히 아까까지만 해도, 나는 퇴사한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송별회라는 이름으로 모두와 술잔을 기울이고 있자니.
비로소 내가 회사를 떠난다는 것이 실감이 되었다.
짠.
술잔을 부딪칠 때마다 형용할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괜히 싱숭생숭하네.’
취해서였을까.
그동안의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첫인상은 별로였었어.’
‘브랜드 런칭에 필요한 사람들을 섭외했을 때는 짜릿했었지.’
‘패션쇼 기획이 통과되고, 그걸 내 손으로 이루었을 때는 가슴이 벅차올랐어.’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나 혼자서 이룬 것이 아니었다.
여기에 모인 모두의 도움이 없었다면, 루미에 패션쇼는 이만큼의 성공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그 사실을 떠올린 나는 빙긋 웃으며, 소주병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나의 행동에, 팀원들을 어리둥절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제가 한잔 따라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그러자 팀원들이 활짝 웃으며, 잔을 비웠다.
“좋네! 마지막으로 우리 윤현민이가 따라주는 술 한번 마셔봐야지!”
차가운 인상의 부장님, 다혈질의 과장님, 그리고 한유경 씨와 김태진까지.
나는 그들 모두의 술잔을 채우며 감사를 표했다. 술자리의 끝자락을 나는 그렇게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렇게 내가 마지막 잔을 채웠을 때였다.
“윤현민 씨의 빈 잔은 제가 채워드려도 될까요?”
등 뒤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모두의 얼굴에 놀라움이 서리기 시작했다.
“사, 사장님?!”
당혹스러운 과장님의 말에 나는 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곳엔 허허롭게 웃고 있는 강진수 사장이 있었다.
“사장님께서 여긴 어떻게…”
부장님의 물음에 강진수 사장님이 나를 바라보며 빙긋 미소 지었다.
“윤현민 씨를 만나러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