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 rushed after winning the first prize in the lotto RAW novel - Chapter 62
62화 로열 리버파크 아파트 (1)
윤현민과 아주머니가 다투는 너튜브 영상이 처음 올라왔을 때, 댓글의 반응은 이러했다.
-뭐라고 하는 거야? 너무 작아서 안 들리는데?
-사장님이 꼬마애를 혼내는 건가?
-엄마는 왜 쫓겨나는 거지?
영상은 짧았고, 멀리서 찍은 탓에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너튜브에 올라오는 다른 영상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는 피아노가 있는 무대에서 손님들이 있는 테이블까지의 거리가 꽤 멀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덕분에 영상을 찍은 사람들도 윤현민 사장과 아주머니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렇게 사람들은 영상 속 상황을 더욱 궁금해하며, 온갖 추측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누군가 맘카페에 올라 온 글을 발견하여 링크를 달았다.
-영상 속 아주머니가 글 올렸네요.
ㄴ 링크 ㄱㄱ
ㄴ (링크) 여기요!
ㄴ 뭐야? 이거 진짜임?
ㄴ 저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인성 쓰레기네.
ㄴ 나 여기 카페 좋아했었는데, 앞으로 안 갈 듯.
ㄴ 노래도 잘 부르고 피아노도 잘 치길래 사람 좋게 봤는데 완전 속았네, 속았어.
그 링크가 퍼지면 퍼질수록, 윤현민에 대한 여론은 급속도로 안 좋아졌다.
-근데 이거 근거 없지 않나?
-대화 내용이 들리는 것도 아니고, 저 글이 진짜인지도 모르는데. 너무 섣부른 판단 아닌가?
댓글 중에 윤현민을 옹호해주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그들은 소수에 불과했으며. 그마저도 윤현민의 지인이 아니냐는 공격을 당하기 일쑤였다.
-(링크) 다들 이거 봄?
링크는 여러 커뮤니티로도 퍼지기 시작했고, 카페 드리머의 이미지는 최악을 달리게 되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커뮤니티에 올라온 윤현민의 옹호 글 하나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분 기부 엄청나게 하시던데, 인성이 쓰레기인 거 맞아?(사진) 봐봐 이거 초창기 스텔라 패션 홈페이지 캡쳐본인데, 여기 보면 수익의 절반을 기부한다고 되어 있잖아.
물론, 초창기에 판매된 옷에만 적용되긴 했는데. 주목할 점은, 그 옷이 무려 1억에 팔렸다는 거야.
게다가 총 누적 판매액이 100억이 넘으니, 아마 50억 정도 기부하셨을걸?
이래도 윤현민 사장님이 인성이 쓰레기라고?]
처음 커뮤니티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그 이유는 어떻게 일개 개인이 50억이나 되는 거액을 기부했겠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증명하는 댓글들이 여럿 달리기 시작했다.
ㄴ (사진) 저는 이삭 보육원의 원장입니다. 사진에 나와 있다시피 윤 사장님이 총 3억 원을 우리 보육원에 기부하셨습니다.
ㄴ (사진) 저도 인증하겠습니다. 윤 사장님이 우리 희망찬 재단에 2억 원 기부하셨습니다.
ㄴ (사진) 우리는 아름다운 미래 재단입니다. 총 2억 5천만 원 기부받았습니다.
ㄴ (사진) 저희는 푸른 소나무 재단으로 윤 사장님이 1억 8천만 원을….
그것은 윤현민 사장이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소식에 달려온, 기부단체 책임자들의 댓글들이었다.
윤현민은 기부금액을 전달할 때, 딱히 신상 공개를 거절하지 않았었고. 덕분에 지금의 이런 옹호 댓글이 달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댓글에 달린 기부액, 내가 다 더해봤는데. 얼추 50억 원 가까이 되는데?
ㄴ 개인이 50억 원을 기부하다니;;;
ㄴ 인성이 쓰레기는 절대 아닌 듯.
ㄴ 성격파탄자도 기부는 할 수 있지 않음?
ㄴ 어쨌든 무조건 까기만 하지말고, 확인은 필요할 것 같은데?
ㄴ 네티즌 수사대! 출동!
그렇게 하나둘 윤현민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댓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바로 그 타이밍에 어느 능력자가 영상 속 잡음을 제거하고 목소리를 증폭시켜, 윤현민과 손님의 대화가 어렴풋이 들리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꼬마야, 남의 가게 물건을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고 학교에서 배웠어요, 안 배웠어요?] [배웠어요….] [그럼 가게에 민폐를 끼친 지금,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도 배웠을까요?] [죄송합니다….] [지금 우리 애한테 뭐 하시는 거예요?!] [뭘 하다니요. 그저 아이에게 교육한 것뿐인데요.] [아니, 그쪽이 무슨 자격으로! 그러다 우리 애 기죽으면 어쩔 거야!] [손님이 아이 교육을 하지 않으니, 제가 대신 한 겁니다. 그런데 아이에겐 교육이 따로 필요가 없었네요. 아이도 잘못했으면 사과해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으니까요. 교육이 필요한 것은 손님이었던 것 같네요.] [뭐야? 말 다 했어!?] [아뇨, 다 안 끝났습니다. 아까 죄 없는 우리 연주자님께 윽박지르셨죠? 당장 사과하세요.] [사과?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내가 왜? 사과는 그쪽에서 해야지!] [그래요? 그럼 이만 우리 가게에서 나가주시죠.] [어머어머! 웃겨! 아니, 당신 지금 손님한테 뭐 하는 짓이야?!] [아, 저에게 진상은 손님이 아니라서요. 그러니까 당장 나가주세요.]비록 소리가 뭉개지고, 불분명한 단어도 간혹 들렸지만. 다행히 대화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와… 저 아줌마 뻔뻔한 거 봐.
-이렇게 보니, 피해자는 오히려 사장님인 듯.
-아니지. 이전부터 찍힌 영상 보면, 가장 큰 피해자는 이지현 씨 같은데?
ㄴ 이지혜임.
-근데, 목소리 복원 정말 잘하셨다. 하마터면 사장님만 억울할 뻔했네.
-그 맘카페 글 어디 갔지? 다시 읽으려고 했는데 안 보이네.
ㄴ 아마 작성자가 분위기 안 좋아지는 거 보고 삭제한 거 같음.
ㄴ 저 아줌마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을걸?
윤현민에 대해 여론이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을 때, 또 다른 폭로 글들이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강남역에서 레스토랑을 운영….] […당시 저 꼬마 아이가 레스토랑을 뛰어다니다, 서빙 중인 점원과 부딪혔고. 점원은 1도 화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아이가 다칠뻔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우리에게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저희는 당연히 보상해주지 않았고, 이번 드리머의 사태처럼 카페에 안 좋은 글이 올라와 가게의 매출이 뚝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용기 내어 글을 올립니다.]이 글이 끝이 아니었다. 맘카페 운영자에게 당한 다른 점주들의 글들이 무수히 쏟아지기 시작했다.
[…저희에겐 카페에 글을 잘 써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였….] […음식을 당당히 무료로 달라고 요구하고, 요금을 받을 시 각오하라는 협박을 당해….] […사진을 찍느라 파스타 면이 불었다고, 환불을 요구….]그동안 진상 아주머니에게 자신만 당했다고 생각한 사장님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너도나도 튀어나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본인이 당한 것처럼 분노했다.
-아니, 저렇게 행실이 저리 안 좋은데. 어떻게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을까.
-그만큼 처세술이 좋았던 모양이지.
-장사 망한 사장님들 불쌍해서 어떻게 해….
-하마터면 드리머도 사라질 뻔한 거잖아?
-나 거기 음악이랑 분위기 좋아해서 완전 단골 되었는데, 별 이상한 인간 때문에 내 소중한 카페가 큰 피해를 볼 뻔했네. ㅡㅡ분노한 네티즌들은 해당 글이 올라왔던 맘카페로 향했고, 많은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던 맘카페는 그날 폐쇄되었다.
-처음에 영상 봤을 땐, 너무 강압적으로 손님을 대하는 걸로 보였는데. 대화 내용 들어보니까 저 정도면 신사적으로 대한 거네. 나 같았으면 이미 쌍욕 나왔음.
-다른 영상 보니까 이지혜 씨가 진상 아줌마에게 당하고 있어서, 대신 나서준 것 같은데?
ㄴ 기부도 많이 하고,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직원을 위해 나서주는 사장님이라니, 리스펙!
ㄴ 이런 사장님은 꼭 성공하셔야지…!
ㄴ 돈쭐내주러 갑시다!
이렇게 카페 드리머를 방문하는 손님이 늘어났던 것이었다.
***
‘…일일 매출액이 거의 두 배가 되었잖아?’
테이블 수가 한정된 상황에서, 이게 가능한 경우는 하나밖에 없었다.
‘포장 손님이 엄청나게 늘었네.’
매니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때 진상을 쫓아낸 일이 이슈화되었고. 진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우리 가게를 방문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드리머의 피아노 연주에 관심이 없는 일반 손님이 늘어난 거야.’
그런데 이것은 생각지 못한 효과를 불러일으켰는데, 드리머의 음식 메뉴를 포장해간 손님들이 그 맛에 푹 빠지게 된 것이다.
그렇게 드리머는 음식 맛집으로 소문이 나게 되었고, 덕분에 포장 및 배달 손님이 더욱 늘어나 매출이 상승하게 된 것이었다.
‘나영준 씨의 음식 조합은 아일라와 곽창민 씨도 인정할 정도였으니까.’
최근에는 구상민 씨에게도 우리 가게 음식을 대접하였었는데, 매우 맛있다며 엄지를 들어 보이기까지 하셨다.
‘앞으로도 매출이 줄어들 걱정은 없겠네.’
나는 진상 아주머니를 상대하며, 매출이 반 토막이 나는 것까지 각오했었다. 하지만 오히려 매출이 더욱 늘어나다니.
‘이런 게 전화위복이겠지.’
덕분에 내게 굉장히 미안해하던 이지혜 씨도, 다시 밝은 모습으로 출근할 수 있었다.
‘불미스러운 일도 잘 풀렸고, 그럼 이제 다시 집을 좀 알아볼까.’
나는 인터넷으로 괜찮은 아파트 매물을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어디 보자, 한강뷰의 아파트가….’
예전부터 살아보고 싶었던 한강뷰의 아파트를 찾으며, 나는 예전에 로또에 당첨되어 집을 구하러 다녔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가장 좋았던 집이 32억이라고 했었지.’
그것은 30평이 넘는, 한강뷰의 아파트 매매가였다.
‘현재 내 자산이 약 70억 정도 되니까, 조금 더 넓은 평수로 가도 좋을 것 같은데….’
나는 적당한 평수가 있는지 살펴보았고, 가장 마음에 드는 평수의 아파트를 고를 수 있었다.
‘로열 리버파크 아파트’
평수는 45평대로. 한강공원의 바로 옆에 있어서 조망권은 물론, 산책하기에도 좋았다.
특히, 사진으로 본 아파트 내부의 모습은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화려했다.
‘와… 관리비가 어마무시하네.’
관리비가 한 달에 60만 원이라니. 예전의 나였다면 기절초풍할 가격이었다.
‘이럴 때 보면 연금복권이 은근 쏠쏠하단 말이야.’
각종 공과금을 매달 들어오는 연금복권으로 해결하다 보니, 나는 매번 세금 면제 혜택을 받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마트도 가깝고, 역세권이고, 무엇보다 신사역이랑 가까워서 좋아.’
가격은 50억 3,000만 원.
‘취·등록세와 각종 세금까지 합치면 대략 52억 정도의 지출이 필요한 셈이네.’
그동안 모았던 돈을 한 번에 쓴다는 사실이 조금 아까웠지만. 전에도 말했듯, 돈은 소비해야 그 의미가 있다.
‘좋아.’
나는 몇 개의 매물을 더 고른 뒤, 곧장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연락하여. 인터넷에 올라온 아파트들이 실제 매물인지부터 물었다.
-네, 말씀하신 곳 모두 실제 매물이 맞습니다.
“그럼, 집을 좀 볼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약속은 언제로 잡아드릴까요?
“혹시 오늘 당장 가능할까요?”
-음…. 그럼 제가 집주인분에게 지금 구경이 가능한지 여쭤보겠습니다.
“조금 이따가 다시 연락해드리면 될까요?”
-아뇨. 제가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통화가 종료되고 약 20분 뒤, 다시 중개업자로부터 전화가 결려왔다.
“어떻게 되었나요?”
-말씀하셨던 집들 모두 오늘 구경 가능합니다.
“좋네요. 그럼 제가 몇 시에 어디로 가면 될까요?”
-저희 부동산 사무실로 오시거나, 1시까지 천천히 신반포역 근처로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반포역으로 가겠습니다.”
중개업자와 약속을 잡은 나는, 곧장 약속 장소로 향했다.
.
.
.
탁.
오후 2시.
하얀 입김을 뿜으며 차에서 내린 나는,
눈 앞에 펼쳐진 정경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멋지다.’
맑은 하늘 아래. 드넓은 한강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올 듯한 독보적인 50층 높이의 럭셔리한 아파트를 보며, 나는 상상했다.
상상 속의 나는. 저 거대한 마천루의 위에서 가슴이 시원해지는 드넓은 한강의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손에는 막 내린 따듯한 커피가 있었다. 나는 매일 아침, 여유롭게 커피를 홀짝이며 서울의 전경을 감상한다.
씨익.
‘이제 곧 상상만 해오던 그런 생활을 할 수 있어.’
더럽고 냄새나는 반지하 방에서 살았던 나는 오늘, 꿈에 그리던 최고의 아파트를 손에 넣을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