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104)
백이현은 2층에 자리한 관객석에서 아래쪽에서 펼쳐지고 있는 무대를 흥미로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자신감 있는 선언을 통해 관객들을 단번에 무대에 몰입시킨 원유하가 물 흐르는 듯한 동작으로 안무를 시작했다.
-모두가 놀랄 이 stage
상상이 현실이 된 지금
Don’t hesitate 전부를 꺼내
두 대형으로 나뉜 연습생들 사이에서 원유하는 팔을 사용한 동작이 큰 안무를 이용해 거리감을 확보하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매끄럽게 올라간 입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단단한 음색. 나른한 듯 내리깐, 그 사이로 보이는 강렬한 눈빛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어디서든 바래 왔던 main
들려오지 우리들의 music
그 뒤에서 튀어나온 건 천세림이었다. 화려한 표정 연기를 선보인 천세림의 리드에 맞춰 대형은 다시 좁아들었다.
-쏟아지는 머릿속의 adrenaline
내딛은 next step
-더 참을 필요 없어
시작된 showtime!
이어 대형 뒤쪽에서 연습생들이 군무를 보여 주는 동안 박원효와 유민성이 중앙에 서 페어 안무를 선보였다. 스쳐 지나가듯 각자 다른 방향으로 갈라진 두 명에 따라 곧 대형이 나뉜다.
리드미컬한 멜로디에 따라 빠르게 두 줄로 나뉜 대형. 그중 앞줄에 선 연습생들이 무릎을 꿇고 짐승이 움직이는 듯 앞으로 전진하자 뒤에 서 있던 멤버들이 그들 사이를 치고 나왔다.
-지금을 기다려 왔잖아
놓칠 생각 없어 your dream
원해 온 지금 이 순간
-내 맘에
스파크가 튀는 듯한 소리가 변주된 멜로디에 섞여 들어가며, 대형은 거리를 두고 벌어졌다. 아래에서 위로 치고 올라오는 듯한 웨이브를 선보이며 치고 나온 팀원들 사이에서 황영오가 간절한 얼굴로 앞으로 나서며 부드럽게 노래한 순간, 뒤쪽에서 도지혁이 미소 짓는다.
-(불꽃이 튀어)
도지혁이 고개를 까딱이는 동작과 함께 자신감 있는 얼굴로 속삭이고 뒤로 빠지자 대형이 화살표 모양으로 바뀐다. 직후 나선 건.
-사로잡아, 더 spark!
달아오른 네 마음에
찬란히 빛나는 불빛
높은 점프와 함께 화려한 턴을 선보인 원유하다.
깔끔한 춤선, 시원하게 뻗는 보컬. 무대의 분위기는 원유하의 보컬을 타고 점점 더 고조되어 간다.
흩뿌려지는 빛 아래에서 표정은 순간순간마다 바뀐다. 가사와 함께 동작을 살리는 섬세한 연기, 이어지는 경쾌한 스텝.
홀수와 짝수 인원이 엇갈리며 파워풀한 바운스가 들어간 안무가 이어진다. 무대가 주는 고양감이 담긴 보컬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더 높여 준다.
-Feel your spark!
강렬히 boom boom
-catch your fire
이 순간 불꽃이 튀어
숨 쉴 틈 없이 바뀌는 대형 속에서 연습생들이 W 대형으로 나누어 선 순간, 왼쪽 발로 박자를 타며 선두에 선 강현진이 감각적인 보컬과 함께 유연한 동작을 선보이며 흐름을 이끌었다.
팝핀을 차용한 동작을 통해 손을 위로 올려 교차한 후 심장이 뛰는 듯한 동작을 보여 준 강현진에 이어 주단우와 도지혁이 각각 낮은 목소리로 노래에 포인트를 준다.
-달려가지 no mark!
두려움은 멀리 떨쳐
우리의 열기로 채워
-온전히 마주한 눈빛
마침내 번지는 불길
-feel the spark
spark the fusion
시원한 락 비트에 맞추어 경지원이 앞으로 나서 시원하게 올라가는 고음을 선보인 건 바로 그다음이었다.
크게 울리는 베이스 음에 맞추어 안무는 다시 변화해, 곧 멤버들은 바닥에서부터 치고 올라가는 듯한 동작과 함께 파워풀한 군무를 선보여 냈다.
팔을 구부리고 달려가듯 교차하는 포인트 동작, 스텝과 더불어 시간 차를 두고 이어지는 동선 구분 또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어지는 ‘합’ 맞는 무대. 연습량이 그대로 드러나는 깔끔하고도 힘이 넘치는 무대에 관객들의 함성이 이어지고.
-더 크게 외쳐,
-(speak!)
-꿈꿔 온 순간 속
세상에 우릴 던져
충격의
-(Electric Shock!)
앞으로 나선 주단우가 화려한 얼굴과 맞는 도도한 표정으로 파워풀한 랩을 선보여 냈다.
세 갈래로 나뉘어진 연습생들 사이에서 리듬감 넘치는 랩을 선보이는 주단우에 이어 적절한 추임새가 그 뒤를 따른다.
오른쪽의 박원효, 왼쪽의 도지혁이 주단우의 어깨를 터치하고 흐르는 듯한 웨이브를 보여 주며 카메라에 장난스러운 시선을 던진다.
-(뭐든 do this do this)
-(축배를 drink it drink it)
-서로를 blaze up!
포기라는 단어는 warning
예고 없이 찾아올 timing
don’t stop your dream
거침없이 걸어가
멈추지 않아
각기 다른 갈래의 대형으로 흡수된 박원효와 도지혁에 이어, 이번에는 유민성과 천세림이 또 한 번 주단우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 가운데에서 마지막 구절을 뱉어 낸 주단우가 뒤로 물러선 순간 어느새 다시금 모여 든 연습생들 사이로 자연스럽게 대형이 정리된다.
-새로운 태양이 뜨고 난 뒤
반복된 내일이 돌아와도
지금을 후회할 일은 없어
-머리론 설명할 순 없게
마음이 이끄는 길 위로
-이 story에서 새로 태어나
happy ending의 주인공은
together forever!
이어지는 화려한 턴과 점프, 또 한 번의 군무. 2절의 벌스로 바로 이어지는 군무를 바라보는 백이현의 눈빛이 심상치 않게 반짝였다.
‘신기할 정도로 늘었네, 실력이.’
조금의 뒤처짐도 없이 완벽하게 무대를 소화해 내는 원유하의 모습에 그저 감탄만 느끼기에는 ‘알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았던 탓이었다.
백이현은 원유하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제 동생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KRM 엔터테인먼트에 원유하의 지난 평가 영상을 요구한 건 어쩌면 당연했고.
원유하의 실력은 5년의 연습생 생활 내내 괜히 차기 데뷔조로 꼽힌 게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매번 상위권이었다.
중간에 슬럼프를 겪어 한순간 실력이 무너진 적이 있다고는 하지만, 어찌 됐든 지금의 원유하는 그 슬럼프조차도 잘 이겨 낸 듯했다. 무대에서 날고 있는 저 모습을 보면.
‘그런데… 좀 이상하지.’
-Let’s fall down together
끝없이 함께하길 원해
-환히 빛나는 순간
우리 함께한 시간
절대 잊을 수 없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유하의 실력이 너무나도 이질적으로 보인다는 게.
경지원과 함께 소름 끼치는 고음으로 노래의 브릿지를 장식한 원유하의 모습에 객석에서는 비명 같은 함성이 터져 나온다. 그와 함께 백이현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그가 확인한 영상 속에서 원유하는 언제나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의 원유하는 그때의 원유하에겐 없는 것이 있었다.
-사로잡아, 더 spark!
달아오른 네 마음에
찬란히 빛나는 불빛
무대를 압도하는 장악력, 노련한 표현력과 매너.
‘그건 연습으론 얻어지는 게 아냐.’
오랜 시간 동안 무대 위에 선 이후의 감각으로 쌓이는 것이니까. 그러니 무대 경험이 적은 원유하는 아직 그게 없어야 마땅한데.
‘잘해, 지나칠 정도로.’
원유하는 지금 그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백이현에게 이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고.
-catch your fire
더욱 불타올라 지금
-Feel your spark
더욱 강렬하게 채워
-달려가지 no mark
두려움은 멀리 떨쳐
우리의 열기로 채워
-온전히 마주한 눈빛
마침내 번지는 불길
백이현이 원유하를 지켜보는 동안, 무대 위의 원유하는 시원한 미소를 흩뿌리며 곡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갔다.
합 맞는 호쾌한 군무가 이어지는 동안 화려한 애드리브가 뒤를 채운다. 곡이 점점 더 풍성해지며 마치 불꽃놀이가 터지듯 쾌감이 객석을 감쌌다.
이어 천천히 사그라드는 음악, 중앙으로 모이는 연습생들, 쌓이는 화음. 시작했을 때처럼 한데 뭉친 팀원들 사이에서 원유하가 다시 자리에 앉는다.
-feel the spark
spark the fusion
-Ohh, ohh…….
시작을 떠올리게 하는 듯 나른하게 속삭이는 원유하의 허밍. 한 점의 흔들림도 없이 강렬한 무대의 여운을 남기는 눈빛을 카메라로 쏘아 보내는 원유하의 모습으로 무대는 끝이 난다.
그리고.
“아아아악!!”
“유하야!! 원유하!!!!”
“지혁아!!”
“영오야!!”
“현진아!!”
객석이든, TV로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아이돌 메이커든 할 것 없이 무대의 끝과 함께 비명이 터져 나온다.
그 비명은 1조의 예상대로였다.
그렇기에 숨을 헐떡이는 1조의 팀원들은 직감할 수 있었다.
-날 죽여라 얘들아
-열명의 남자들을 고소합니다 죄목은 제 심장에 불을 지른 죄입니다
-그냥…. 1조끼리 데뷔하자
-나진짜거짓말아니고토할거같음 대가리팍팍치고있다지금
-미친 거 아니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어딜 봐서 연습생들 무대야
-그.. 데뷔하고 싶으면 열심히 하라고 했긴 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갈아넣을 줄은 몰랐습니다…
-데뷔도 안한 애들이 K팝 기강을 다 잡는 걸 보네
-내가 뭘 본 거임
그들이 만들어 낸 이번 무대는 앞으로도 길이길이 ‘레전드’로 남을 것이며, 이 무대와 함께 자신들 또한 앞으로 K팝 팬덤 내에서 오랫동안 회자될 것임을.
* * *
“허엉, 허어엉.”
“아니, 야, 울지 마.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지금 울면…….”
“그, 그러는 형도, 허어엉.”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눈물을 쏟아 내는 쯔쉬안을 바라보던 박원효가 눈시울을 붉혔다. 빠르게 고개를 위로 쳐들고 눈물을 참아 내는 모습을 보는 팀원들은 각자 시원하면서도 복잡한 얼굴이었다.
‘열심히 했지.’
마음은 이해가 됐다. 지금 우리가 한 건 [디어돌>에서 보여 줄, 정말 마지막 무대였으니까.
“좀 아쉽다.”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저 발, 발음 이상했…….”
“충분히 좋았어. 그러니까 울지 말고. 다들 충분히 잘한 거 알면서 왜 아쉬워해요.”
“음… 좋았지, 그럼.”
내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도 도지혁은 흘긋 이미 내려온 무대 쪽을 다시 돌아보았다. 그러는 동안 똑같이 무대 쪽을 바라보고 있던 강현진이 중얼거렸다.
“…그래도 조금만 더 연습했었더라면…….”
“…….”
이미 마지막 경연 곡이 주어진 순간부터 단 한 순간도 쉰 적이 없었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현진이 하는 말이 어떤 뜻인지는 이해가 되어서, 나는 그 말에 굳이 반박하려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너무 열심히 했기 때문에 이번 무대를 아쉽게 느끼고 있는 것일 테니까.
‘…진짜 끝났군.’
게다가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고.
거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말할 수 있는 무대를 끝내고 난 이후, 잠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 긴장이 풀린 탓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제야 그간 이어져 온 [디어돌>의 경연이 정말 끝났다는 것을, 즉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실감했기 때문이었다.
아직 하나의 무대가 더 남아 있기는 했지만, 그건 방송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한 일종의 마무리에 가까웠다. 실질적으로 내가 [디자인 유어 아이돌>을 통해 무언가를 보여 줄 수 있었던 무대는 이것으로 완전히 끝이 난 것이다.
“와아아아!”
“…가자.”
그러니 남은 건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나는 2조의 무대가 시작된 세트장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팀원들과 함께 탈의실 쪽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까지 심장이 쿵쾅대고 있었고, 팀원들 모두 직전의 무대를 끝낸 것에 대한 여운에 빠져 있었지만.
“옷 갈아입으신 다음에는 바로 백스테이지로 다시 모일게요!”
방송은 아직까지도 진행 중인 만큼, 정신을 똑바로 붙잡아야 했다. 가장 중요한 과정이 남아 있었으니까.
비단 나뿐만이 아닌 모든 연습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단계. 마침내 [디자인 유어 아이돌>의 진짜 마지막을 장식할 결과 발표가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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