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133)
133화
too want too have @lookatyoursmileboy
[XX0901] 코엑스 공개팬싸 프리뷰#원유하 #WONYUHA #원디어 #ONEDEAR
(목에 하얀 리본을 묶고 머리에 화관을 쓴 채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사진)
(카메라 쪽을 바라보고 있는 사진)
(미소 짓는 얼굴로 손을 흔드는 사진)
(팬이 뿌려 준 꽃잎 속에서 레이스로 만들어진 안대를 얼굴에 쓰고 있는 사진)
‘미쳤나…….’
아스터이자 이제는 유어원도 되어 버린 한 개인 팬은 SNS에 올라온 원유하의 사진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촬영 직후 바로 올라온 것이 분명한, 아직 보정도 하기 전인 프리뷰 사진임에도 원유하는 오늘도 반짝반짝 빛나는 비주얼을 자랑하고 있었다.
홀린 것처럼 손가락을 움직여 사진을 저장하며, 개인 팬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공방 시간만 아니었어도 갔을 텐데.’
개인 팬은 오늘, 원디어의 첫 공개 방송에 방청객으로 참여하기 위해 방송국에 와 있었다.
쇼케이스를 제외한 원디어의 첫 무대. 공방에 당첨된 것 자체는 너무나 기쁜 일이었지만, 그 때문에 팬 사인회를 놓쳐야 했던 개인 팬은 아쉬운 마음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하필 또 예뻐 가지고.’
이날을 기다리기만 했다는 것처럼 유어원들은 온갖 신박한 팬싸템을 유어원에게 건넨 듯했다.
개인 팬은 타임라인을 가볍게 내렸다. 팬 사인회에 참여했던 유어원들이 사진과 함께 속속들이 후기를 올리고 있었다.
-드디어 이뤘다 원유하한테 레이스 안대 씌우기 ^-^ 오늘의 제 업적에 전 뿌듯함을 느끼고 있구요 이 아이돌은 이제 저의 “신부”입니다
└진짜 배운변태세요 너무 감사합니다 현장에서 유하가 냅다 레이스 안대 낀 순간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별말씀을요 앞으로도 힘낼게요 다음에는 면사포 씌우려구요
└제발 복받으세요
-아니 님들아 나 사진 보다가 발견했는데 지금 주단우 손 뭐야??? 쟤 손 새까만 거 밑에 적힌 거 다 이름들 아냐????
└단우… 팬들 차례 옮길 때마다 자기 손에 팬들 이름 적었어요….. 외우려는 것처럼 계속 얼굴이랑 이름 확인하고 고개 열심히 끄덕이고…
└진짜 기특함도 정도가 있어 단우야….
-찬희한테 나 너보다 나이 많다고 누나라고 불러보라고 하고 차례 옮기면서 실은 저 동생이에요 ^^ 했더니 찬희 개충격받고 배신감섞인 표정한거 왜이렇게 웃기냐 오빠 미안해요 잘생기고 귀여우면 다 동생이지 뭐 나도 누나소리 듣고싶을 수 있잖아
-세림이 진짜 천년에 하나 태어나는 아이돌의 재목이 맞는 것 같다 이번 활동으로 이거 하나만은 안 놓친다!! 하는 거 있어? 했더니 손깍지 낀 손에 힘 꽉주면서 누나? 하는데 이게 진짜 신인아이돌의 센스가 맞냐
-도지혁 진짜 미친놈 같아요 옆에서 지혁이랑 얘기하던 팬분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소중한 사람이 누구게~! 하면서 거울로 지혁이 얼굴 비추고 너야~! 하니까 걔가 뭐 했게요
└뭐.. 뭐 했는데요?
└걔.. 가만히 보다가 ㄹㅇ홀리려는 것처럼 천천히 웃고는 거울 살짝 돌려서 그분이랑 자기 둘다 거울에 담기게 비추는데 진짜.. 거짓말 안치고 그 유어원 자리에서 무릎꿇으셨어요
-강현진 자기는 모르는 유사연애 장인이다… 솔직히 사교성 좋은 편 아닌 듯해서 뭔 얘기 하지 걱정했는데 원디어 일곱 명 중 얘가 제일 벽 없었음.. 근데 그 벽 없음이 ㄹㅇ 유사의 벽 없음임
└현진이가요????
└네; 밥 먹었냐부터 시작해서 어제 콘서트 갔다니까 건강 걱정 엄청 해주고 무슨 말을 하든 진지한 눈으로 바라봐주면서 미소짓고 끝말 받아서 다정하게 물어보면서 웃고.. 동생 많은 장남의 바이브인 것인지 아니면 그냥 존재자체가 유죄인 것인지..
└여자 무서운 줄 모르네요
└그에게 여자의 무서움을 알려주고 싶어요
-우리 앞으로 에이든 리를 금세기 최고의 순정남이라고 부르자.. 이번 노래 잘들었다구 무슨 생각하면서 썼냐니까 이든이가 그냥 멋진 곡 쓰자 생각했다 그래서 역시 에차르트 클라스 어디 안 간다 하고 있는데.. 걔가 갑자기 아! 하더니 팬분들 생각했대ㅋㅋㅋㅋ 딴건 모르겠는데 그냥 계속 머릿속에 있었던 건 팬들이래… 계속 팬들만 생각했대.. 그러다 보니까 곡이 나왔대…..
└에수종 리;;
처음에는 원유하에 대해서만 찾아보려 했으나, 타임라인에 흘러들어온 다른 멤버들의 팬싸 후기도 꽤 볼 맛이 있어 개인 팬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갓 데뷔한 아이돌답게 즐겁고 설레하는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답변들이 줄을 이으며, 오늘의 팬 사인회에서 원디어와 유어원 모두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음을 알게 된 덕분이었다.
이와 함께 개인 팬은 내심 궁금증을 느끼고 있던 전날의 우천 쇼케이스-콘서트의 비하인드 또한 팬싸 후기로 알 수 있었다.
-어제 대기실 맑음이 인형 뭐냐고 물어봤는데 그거 세림이가 부탁해서 유하가 만든 거래요ㅋㅋㅋㅋㅋㅋ 세림이가 아침부터 비온단 소리에 걱정이 커서 정수물 떠다 기청제까지 지내고 단우랑 지혁이한테 기도까지 시키고 온갖 비 오지 말란 제사는 다 지내다 결국 딴 나라 풍습까지 가져왔던 거래요 얼마나 간절했으면ㅋㅋㅋㅋㅠㅠㅠ
-유하한테 어제 무대에서 신발 벗었던 거 다들 그러기로 하고 올라간 거냐고 물어봤는데 충격실화 그거 다 그냥 애들이 즉흥적으로 한 거래 자기들도 놀랐다고ㅠㅠㅠㅠ 나 진짜 원디어 열정에 뒤집어졌잖아
팬들의 미소를 불러일으켰던 맑음이 인형하며 미튜브 인기 급상승에 올랐던 직캠의 비하인드까지. 화려한 프리뷰에 이어 멤버들이 풀어낸 온갖 이야기들이 타임라인을 가득 메웠을 때였다.
“……?”
타임라인을 내리던 개인 팬은 문득 스친 팬싸 후기에 뒤늦게 의아함을 느끼고 스크롤을 다시금 위로 올렸다.
몇 분 전에 올라온 것으로 보이는 한 팬싸 후기는 개인 팬이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동안에도 빠르게 여기저기로 퍼져 나가고 있는 듯했다.
-오늘 촬금 푼거 원디어래 직접 세림이한테 들었고 관련 대화는 아래로
└(나) (팬싸템으로 준 햄스터 귀 머리핀 세림이가 머리에 착용한 후) 너무 귀엽다ㅠㅠㅠ 꼭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는데 촬영금지였으면 오늘 하루종일 땅 치고 슬퍼할 뻔했어 풀려서 다행이야ㅠㅠ
(세림) 그죠~ 유어원이랑 첫 팬싸니까 좋은 추억 만들고 싶었는데 기뻐해 주셔서 저희도 너무 좋아요
(나) 어?? 혹시 촬영금지 너희가 풀어준거야?
(세림) 유어원이랑 처음으로 보내는 소중한 시간이니까 사진으로 남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유하 형이 매니저 형한테 건의해 줬어요~ 다행히 매니지먼트 팀도 흔쾌히 받아들여 주셔서 오늘 이렇게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공지 당일 변경으로 속상했을 텐데 인내심 가지고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로 차례 끝났고 바로 다음으로 이동함.. 세림이가 딱 중앙쯤에 있어서 옆에 시큐랑 매니저 없어서 들을 수 있었던 말 같음
└세림이는 매니지먼트팀이 “흔쾌히” 받아들여 줬다곤 했지만ㅋㅋ.. 왠지 흔쾌히가 아니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개인 팬은 팬 사인회 시작 전, 한동안 위스퍼를 가득 메웠던 유어원의 불만을 떠올려 냈다.
‘갑자기 촬영 금지 통보를 했댔지.’
오늘만을 기다리며 준비해 왔던 팬들을 아예 무시하는 처우. 말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말을 바꿔 촬영을 허용한 덕에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나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원유하가 직접 건의해 촬영 금지를 푼 거였다니.
원유하에 대한 기특함을 느끼는 것과는 별개로 개인 팬은 글을 쓴 사람의 말처럼 매니지먼트 팀이 정말 흔쾌히 원유하의 건의를 받아들여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뻔했다.
-아 시큐랑 매니저 ㄹㅇ태도 개띠꺼운거ㅋㅋㅋㅋㅋ 팬들 사진찍는거 앞 괜히 가로막으면서 다니고 차례 빨리빨리 옆으로 보내려고 시간 안 끝났는데 귀찮다는 듯 넘기고 고나리질 대박이었음ㅋㅋㅋ 얘네 뭔데 이렇게 뻗댐???
-아이돌이 열심히 해보겠다는데 정작 케어하는 놈들이 병크 오지게 내네ㅋㅋㅋㅋㅋㅋ 니들은 ㅅㅂ 오늘 1뎌 아니었으면 회사로 팩스 존나 받았을줄로만 알어
원디어와 관련된 오늘의 훈훈한 후기와는 다르게 정작 원디어의 매니지를 담당한 직원들에 대한 평가는 바닥을 뚫고 들어갈 것처럼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음.’
혹여 멤버들이 서치라도 하다 발견할까, 그룹명인 ‘원디어’를 변화시킨 ‘1뎌’라는 써방(서치 방지) 단어를 매단 팬들은 공격적인 어투를 숨기지 않고 SNS에 의견을 쏟아 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개인 팬은 생각했다.
‘일부러 같지?’
바로 천세림이라는 멤버가 상황을 의도적으로 팬들에게 알려 주었을 가능성을 말이다.
원디어의 대처는 물론 훌륭했다. 무단으로 진행 사항을 변경해 이후 분명 논란이 되었을 문제를 덮고 팬들을 달래 주었지 않나.
아마 말뿐인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매니지먼트 팀도 ‘흔쾌히’ 자신들의 의견에 동의해 줬다며 나름의 커버도 쳐 줬고.
덕분에 회사 측에 대놓고 불만을 던지는 팬들은 아마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매니지먼트 팀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터였다.
이 일을 통해 ‘원디어를 비롯해 팬들을 향한 매니지먼트 팀의 대처와 케어가 과연 훌륭한가’를 판단하기 위한 시선이 앞으로 꾸준히 따라붙을 테니까.
그리고 아마 천세림이라는 멤버는 그걸 위해 팬들에게 여지를 남겨 준 것일 터였다.
개인 팬이 짐작한 것처럼, 오히려 팬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머리 썼네.’
개인 팬은 그렇게 생각하며 위스퍼 앱을 껐다. 첫날부터 약간의 잡음이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상황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오히려 팬들을 위해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으로 건의를 해 촬영 금지가 풀렸다는 사실이 퍼진 이상, 팬들은 더더욱 원디어를 향한 애정을 느끼고 있을 터. 팬들의 화력이 집중되는 초동 주에 일어난 사건으로서는 오히려 득이 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꼬아 보는 시선이 없는 것만은 아니었다. 애초부터 원디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이들은 데뷔 초부터 멤버가 팬들을 대상으로 벌써부터 ‘한’을 먹이려 하는 거냐고 비꼬기도 했지만, 이는 소수.
소속사의 대처에 불만을 느낀 팬들이 많았던 만큼, 오히려 직접 행동해 준 후 상황을 알려 줘 고맙고 똑똑하게 상황을 풀어냈다는 말들이 더 많아 보였다.
즉 오늘의 일이 어떤 방향이든 원디어에게 해가 될 일은 없어 보였기 때문에, 개인 팬은 그렇게 오늘의 팬 사인회에 대한 감상을 마치고 제작한 천 슬로건을 손에 쥐었다.
인원 체크를 마치고 본방을 위해 입장하는 시간. 조금 있으면 드디어 2개월 만에 실물 원유하를 볼 수 있었다.
* * *
“형, 저희 써방 단어 1뎌래요.”
“…웬만해서는 깊게 파 보지 마라, 멘탈 나간다.”
휴대폰을 보고 있던 천세림이 하는 말에 내가 그렇게 대꾸하자, 천세림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 입가에 씩 미소를 매달고 답했다.
“걱정 마세요, 저도 나름 걸러 봐요. 그냥 지금 상황이 궁금해서 본 거고. 그나저나 형은 괜찮아요? 지금 매니저 형 삐진 거 같던데.”
천세림은 그렇게 말하며 매니저 형이 나간 문 쪽을 흘긋 바라보았다. 신인을 그대로 방 안에 내버려 두고 떠날 정도라니, 자존심이 꽤나 상하긴 한 모양이었다.
‘그도 아니라면 윗선에서 뭔가 얘기를 듣고 있는 걸 수도 있겠고.’
대체 애들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는, 매니지먼트 팀 팀장의 분노가 쏟아질 건 당연했으니까.
이유야 간단했다.
“그럼 이제 물어도 돼? 어떻게 대표님께 다이렉트로 연락할 생각을 했는지.”
오늘의 촬영 금지가 풀리게 된 건 전적으로 하승혁 대표가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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