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135)
135화
-선명한 빛 아래 눈을 뜬 순간
손끝에 닿은 새로운 감각
의문과 질문 사이 그곳에 도달하면
-(I’m looking for you)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원유하가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앞으로 뻗는다. 꿈을 꾸다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라도 한 것처럼 순식간에 변화가 이는 표정.
개인 팬이 그 얼굴에 감탄하는 사이, 뒤이어 뻗어진 손을 잡은 천세림에 의해 원유하가 자리에서 일어나 역동하기 시작한 대형에 흡수된다. 이와 함께 앞으로 나선 천세림이 직전의 원유하가 보였던 안무의 흐름을 이었다.
-the time is now
흐릿한 그림자를 쫓아
-Run, 날 것의 숨을 들이켜
온몸을 감싼 심장의 고동
감각적인 신스 사운드가 귓가를 사로잡을 때, 그 위로 개성 있는 에이든 리의 목소리가 얹어졌다. 속삭이는 듯한 천세림의 파트에 이어 에이든 리가 말을 받듯 앞으로 나선다.
그 뒤로 강현진과 도지혁이 등을 부딪치고 좌우로 멀어지며,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떨어져 선 멤버들이 천천히 합을 맞추듯 군무를 선보여 갔다.
-이상향을 따라 걸어온 길
갈림길 사이 선택지(choose one)
-끝없는 고뇌와 의심들 사이
입안을 감도는 붉은 빛 Mmm
점프를 활용한 동작을 통해 역동성 있는 군무를 보여 주던 멤버들 사이, 강현진이 앞으로 나선다.
흐르는 멜로디 라인을 표현하듯 그루비한 바운스 동작이 이어지고.
-끝없는 고뇌와 의심들 사이
입안을 감도는 붉은 빛 Mmm
-펼쳐진 평행선 그 위에 비친 나
그 뒤를 이어 앞으로 나선 도지혁이 한차례 모여드는 멤버들 사이에서 나른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바라본다.
이후 자연스럽게 옆으로 빠진 도지혁의 자리를 대신 차지한 건 에이든 리와 원유하였다.
리듬감 있는 프리코러스. 그 뒤를 이어 속삭이는 듯한 원유하의 음성과 함께.
-Take me the utopia utopia
Lead me the utopia utopia
다채로워 여긴 new world
새로워져 여긴 new world
-나를 이끌어 꿈꾸던 그곳에 난 ah ah
-눈앞의 새로운 경계
고갤 든 그 순간 느낀
-Dive into utopia
Go to the utopia
교차하는 조명 아래 무대는 후렴으로 이어진다.
합 맞는 하모니를 배경으로 몸을 굽히며 원형의 대형을 이룬 멤버들이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가는 듯 아이솔레이션을 활용한 리듬감 있는 포인트 안무를 이어 나갔다.
시원함이 느껴지는 표정과 빠르게 바뀌는 대형에 무대 아래의 유어원이 환호하는 것도 잠시, 직후 강현진의 리드하에 턴과 함께 시간 차를 활용한 동작을 보여 준 멤버들이 빠르게 몸을 움직여 대형을 변경시킨다.
화살표 대형으로 바뀐 후 이어지는 군무.
-새로운 눈을 떠 난
이어진 원유하의 파트에 개인 팬은 슬로건을 쥔 손을 거세게 흔들며 함성을 질렀다.
‘극락이다, 진짜…….’
두 손을 활용해 무언가를 여는 듯한 동작을 취하는 포인트 안무와 함께 이어지는 원유하의 보컬은 개인 팬이 ‘UTOPIA’에서 가장 좋아하는 파트 중 하나였다.
-눈앞의 이상향 I want it
끝없는 평행선, 본래의 나를 봐
-소란하게 무너져 새롭게 구성해
드러난 truth, 벅차는 감정을 가득히 담아내
뒤이은 2절. 천세림과 에이든 리의 파트에 이어 주단우와 유찬희가 앞으로 나서 교차로 랩을 선보이는 걸 보며, 개인 팬은 저도 모르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눈이 가는 것은 역시 ‘최애’인 원유하다. 하지만, 다른 멤버들의 존재감 역시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100명 중 딱 7명 뽑는데 끝까지 살아남은 이유가 있네.’
탈 많았던 서바이벌이지만 높은 화제성을 기록한 이유가 있다. 이 정도의 기량을 가진 연습생들이 죽자 살자 다투며 끝내 팬들도 놀랄 만한 그룹이 완성되었으니까.
여기에 데뷔곡을 처음 들은 순간, 개인 팬은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얘네는 망해도 중박 이상은 치겠다.’
청량한 비트, 눈길을 끄는 포인트 안무, 감각적인 가사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대형, 무엇보다 멤버들의 표현력까지.
게다가 어제의 ‘운 좋은’ 직캠과 오늘의 팬 사인회까지.
모든 일들이 원디어의 활동을 돕는 형태로 일어나고 있는 지금, 최악의 경우에도 쪽박을 찰 리는 없을 터.
그에 가슴 가득히 솟구치는 기묘한 자부심 같은 것을 느끼며 개인 팬은 어느새 브릿지 파트에 돌입한 무대를 바라보았다.
-눈앞의 새로운 door
정답의 열쇠 내 손에
그 문을 열고서 말해
뒤에 깔리는 원유하의 애드립, 곡을 십분 살리는 듯한 에이든 리의 보컬로 이어진 브릿지 구간.
뒤를 이은 것은 또 한 번의 아름다운 화음과 군무였다.
-Take me the utopia utopia
Lead me the utopia utopia
다채로워 여긴 new world
새로워져 여긴 new world
-나를 이끌어 꿈꾸던 그곳에 난 ah ah
-눈앞의 새로운 경계
고갤 든 그 순간 느낀
멤버들의 머리 위로 터져 오른 색색의 컨페티. 하이라이트에 이르러 터질 듯 달아오른 비트가 관중을 사로잡는다. 거기에 얹어지는 원유하와 에이든 리의 화려한 애드립.
이번에 대형의 중앙에서 중심을 잡는 것은 도지혁이었다. 유연함이 돋보이는 춤 선으로 퍼져 있던 멤버들 사이에서 또 한 번의 포인트 안무를 선보이던 도지혁의 리드에 따라 대형은 다시금 빠르게 모인다.
화이트톤의 의상 위로 조명의 파란 빛이 그러데이션되듯 비추어지며, 그 사이로 멤버들의 환한 얼굴이 유독 빛이 나는 듯했다.
이제 막 데뷔를 한 신인다운 신선함과 열정이 느껴지는, 그러나 반대로 기묘한 ‘노련함’이 섞여 있는 듯한 무대.
“와아아아!”
무대 위의 분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방청석의 열기 또한 점점 더해져만 갔다.
“도지혁! 강현진! 주단우! 에이든!”
멤버들이 올려 준 영상을 보고 그대로 응원법을 연습해 온 팬들이 기다렸다는 듯 멤버들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하며, 무대 위 원디어의 얼굴에는 미소가 걸렸다.
“원유하! 천세림! 유찬희! 유어원! 함께 가자 원디어!”
경쾌하게 터뜨려지는 웃음. 무대는 끝을 향해 달려 나간다.
완벽한 이상향 그곳에 난 ah ah
-Get into the utopia
Go to a new world
-나를 이끌어 새로운 눈을 떠
멤버들의 동작이 천천히 느릿해지고 달아올랐던 비트가 고요하게 가라앉기 시작하며, 중앙으로 나선 것은 원유하였다.
흩뿌려진 조명 아래, 어느새 곡을 따라 차분해진 얼굴 표정. 또 한 번 꿈꾸는 듯, 그러나 시작과는 달리 분명하게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얼굴로 원유하가 속삭인다.
-난 live in a utopia
꽃가루처럼 떨어지는 컨페티가 멤버들의 머리 위로 내려오며 무대가 마무리되었다.
“와아아아!!!!”
거칠게 환호하는 현장의 방청객들. 숨을 헐떡이는 멤버들 사이에서 미소 짓는 원유하의 얼굴이 카메라에 담긴다. 그 직후 떠오르는 원디어의 로고.
여전히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는 컨페티 사이, 고개를 가볍게 기울인 채 능숙하게 엔딩 요정을 해내는 원유하를 본 순간이었다.
“……?”
원유하를 멍하니 바라보던 개인 팬은 문득 기묘한 기분에 자신 또한 고개를 갸웃거렸다.
예의라고 생각해 외워 온 응원법. 방방 뛰며 즐겼던 무대. 환호성을 지르는 유어원 사이, 벅차오른 감정 때문에 저도 모르게 환호성을 지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순간,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아… X됐다.’
분명 내 새끼와 친한 동생이기에 ‘간잽’ 정도나 할 생각이었는데.
‘시발, 나 진심이네.’
어느새 자신이 생각 이상으로 진심이 되어 버렸다는 것을.
* * *
원디어의 스케줄은 그 이후로도 빌 틈이 없었다.
주말부터 평일까지 이어진 음방 스케줄에 이어 비는 시간대에는 홍보를 위해 라디오를 비롯해 미튜브 채널과 공중파, 지상파를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예능 등에 출연하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활동기를 보내야 했던 것이다.
“안녕하세요.”
“네, 스케줄과 관련해 차질은 없습니까?”
“덕분에 별문제 없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때문일까, 하승혁 대표와 만난 건 그와 이야기를 나눈 지 며칠이 지난 이후였다.
이번 활동과 관련해 A&R 팀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일찍이 숙소에서 나와 회사에 들렀을 때였다. 로비에서 하승혁 대표와 마주해, 나와 대표는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직후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동안, 나는 물었다.
“대표님, 혹시 이번 일처럼 활동 중 사전에 전달받지 못한 돌발 상황이 일어난다면 또 연락을 드려도 되나요?”
“…사전에 전달받지 못한 돌발 상황, 말입니까?”
“네, 기본적으로는 매니저 형을 비롯해 매니지먼트 팀과 먼저 논의를 나누겠지만…….”
내 말에 하승혁 대표가 가만히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하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하려는 듯, 가늠하는 듯한 태도였다.
“…아시다시피, 일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나는 그렇게 덧붙이며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대표실이 있는 9층과 A&R 팀이 자리해 있는 8층이었다.
그리고 나는 문득 8층에 자리한 팀을 생각해 보고는 깨달을 수 있었다.
‘8층은 아마 하승혁 쪽 라인으로 채워져 있겠군.’
팀을 어디에 배치하느냐는 중요하다. 위치 선정도 허투루 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표를 더 많이 만날수록, 대표의 마음속 중요도가 더 높을수록 중앙에, 그리고 더 가까이 자리하는 게 당연하다.
‘8층에 있는 건… A&R 팀과 해외 사업 팀이었지.’
데뷔곡과 관련해 기획을 다듬을 때 A&R 팀은 별달리 활동에 제약을 거는 듯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우리가 낸 기획을 다듬는 데 오히려 최선을 다해 주었지. 그렇다면 A&R 팀도 믿을 수 있다는 뜻일 터였다.
게다가 하승혁 대표는 KC 본사에서 해외 사업과 관련해 꽤 굵직한 성과를 냈던 사람이다. 엔터를 설립해 오며 그쪽에 있던 라인을 데려왔을 가능성이 크니, 이쪽 또한 그 라인을 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그 아래에 있는 팀들은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다.
즉 어떤 때, 원디어의 활동에 제약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
“회사 분들이 최선을 다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는 최대한 빨리 해결하는 게 좋겠죠. 빠른 길을 두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시게 둘 순 없으니까요.”
‘직통’은 확보해 두는 게 좋았다.
‘변수를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지.’
하승혁 대표는 로드 엔터에서 각 팀에 가장 빠르게, 그리고 효과적인 의견을 낼 수 있는 존재다. 어찌 됐든 같은 목표를 지니고 있다면 서로가 서로를 돕는 쪽이 옳았다.
즉 내가 하는 말은 간단했다.
“그럴 때 괜찮으시다면 의견을 구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혹시 실례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되어서요, 제 연락이.”
나는 언제든 하승혁을, 하승혁은 언제고 원디어를 이용하자는 것.
서로의 목적과 이득을 위해.
“…….”
그리고 하승혁 대표는 내가 무슨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인지를 파악했을 터였다.
다만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그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는 동안 엘리베이터는 8층에 도착해 나는 밖으로 내려섰고, 그대로 대답을 기다리고 있음을 나타내기 위해 걸음을 멈추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서서히 닫히려 할 때였다.
“그럴 일 없습니다.”
하승혁의 말과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렸다. 그가 조용히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언제든 연락하십시오, ‘이번처럼’.”
“그럼…….”
“이번 일과 관련해서도 좀 더 논의가 필요할 것 같군요. 원디어의 스케줄은 알고 있으니, 이 건에 대해서는 추후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침내 내가 원하던 대답을 내놓은 후, 하승혁 대표는 제 사무실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의 층을 나타내는 붉은 글자가 ‘9’를 나타내는 것을 본 후, 나 또한 조금은 가볍게 A&R 팀으로 향했다.
‘일단은 됐다.’
어떤 변수가 일어나든 그것에 대처할 ‘입’은 마련했다.
그저 의견을 낼 뿐만이 아닌, 활동에 제약을 거는 브레이크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이것으로 오늘은 일단 만족이었다.
‘매니지먼트 팀도 일단은 조용하고.’
이번 사건을 통해 조금은 눈치를 보는 듯하니, 당분간은 일단 서로 상황을 두고 보게 될 터.
다만 매니지먼트 팀 자체의 물갈이가 필요한 건 확실했다. 이미 기 싸움을 걸어 온 이상, 지금이야 잠깐 눈치를 봐도 조만간 또 원디어 활동에 제동을 걸려 들 테니까.
그러나 지금은 명확한 명분이 서지 않았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하는 건 그럴싸한 빌미를 잡을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었다.
‘오래 두고 보진 않을 테지만, 일단은 기다려 볼까.’
그렇게 이후 벌어질 일들을 가늠하던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초반부터 잡음이 일기는 했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어쨌든 상황은 어느 정도 정리된 것 같았다.
‘일단은… 이번 활동을 잘 마무리하는 것에 집중하자.’
또 무슨 사건이 일어나지는 않을 테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금 마음을 놓기로 했다.
띵동!
“……!”
활동과는 별개로, ‘정리하지 못한’ 변수가 있음을 미처 알지 못하고.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