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149)
149화
-찬희 진짜 편안해 보여서 다행이다.. 요즘 찬희 계속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건 보이는데 뭔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진짜 걱정됐었는데ㅠㅠ
-저번에 무대에서 실수한 이후로 계속 영혼 빠져 있는 것 같아서.. 케밥돌때도 애가 답지 않게 되게 조용했었고ㅠㅠ.. 그래서 진짜 걱정이었는데 이젠 괜찮나봐
그렇게 돌아온 유찬희의 텐션에 기쁜 마음을 내비치던 팬들은 곧 오늘 U라이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원유하와 유찬희의 훈훈한 관계도에 대한 화제를 입에 올렸다.
-궁옌데 이번에 뭔가 찬희 심경적으로 좀 힘든 일 있었고 그거 유하가 도와준 것 같음.. 딱 지금 상황 2차 경연 때랑 비슷하지 않나 고맙다고 하는 것도 그렇고
-찬희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진 모르겠지만 원유하가 사람 잘 챙기는 성격인 건 맞는 것 같다 강현진도 그렇고 찬희도 그렇고 딱 힘들 때 원유하 덕에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하는 거 보면
-이렇게 되니까 4년 진짜 개 기다려져… 대체 너희 둘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ㅠㅠㅠㅠ 유어원도 알려주라 4년이면 계약 종료 가까워졌을 때네ㅠㅠㅠㅠㅠㅠㅠ
-하.. 근데 난 한편으로 지금 너무 기다려지는데.. 그쯤 됐을 때 유하랑 찬희 관계도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처음에는 걱정 진짜 컸는데 이젠 열정적인 만큼 예민하고 상처 잘 받는 찬희 옆에 유하가 붙어있다는 게 든든하게까지 느껴짐ㅠㅠ 얘들아 나 4년 존버 탈테니까 꼭 말해주기다ㅠㅠ
물론, 원유하의 팬덤인 ‘스밍단’의 반응 또한 좋았다.
-나만 U앱보고 조금 눈물났어?ㅠ…. 솔직히 유하랑 계속 사이 안 좋았던 찮의랑 혅인이랑 같은 팀 됐다고 했을 때 다들 걱정했었잖아.. 근데 이제 그 두 명이 우리 애 제일 좋아해 주는 것 같아서 나 진짜 지금 너무 감동임..
-인성으로 아티스트 덕질하기 진짜 안 좋은 것 알긴 아는데요 이번만은 좀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 새끼가 이렇게 인성 킹이다 얘들아 혐관을 애정으로 만드는 애라고 내 새끼가ㅠㅠ
원유하의 팬덤인 스밍단은 ‘원디어’의 결성 이후 한차례 걱정을 해야만 했다.
같은 멤버가 된 연습생들 중에는 기존에 이미 원유하와 좋은 관계를 형성한 연습생들도 여럿 있었으나, 그와는 반대로 가장 큰 적대 구도가 세워졌던 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두 명이 방송 중 원유하의 이름을 입에 올리며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관계가 나아졌음을 직접적으로 알리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걱정을 멈출 수 없었다.
서사를 만들기 위해 부러 사과를 건네고 웃음으로 끝내는, 서바이벌용 스크립트로 만들어진 화해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저버릴 수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번 ‘UTOPIA’ 활동에서 이들이 보인 모습은 그런 걱정을 말끔히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유하 진짜 숨쉬는 것처럼 멤버들 잘 챙기더라 특히 이번에 찬희 여러모로 잘 챙기는 게 그냥 눈으로도 보였고.. 얘네가 서로 싫어하는 관계면 그런 모습이 나올 리 없음
-나 이번에 찬희도 다시 봤잖아… 케밥돌에서 유하 요리 몰래 도와주고 망쳤을 때도 묵묵하게 먹어주고 계속 잘했다고 맛있다고 해주고.. 유하도 그래서 찬희 계속 보고 고마워하는 것 같던데ㅠㅠ 난 진짜 이 둘이 서로를 챙겨줄 줄 몰랐어
-다른 멤버들도 진짜 서로 엄청 잘 챙기는 게 보임 얘네 누가 보면 같이 연습생 생활하다 데뷔한 애들인 줄 알겠음;
원디어 멤버 일곱 명은 각자 소속사도, 연습생 생활 기간도, 가지고 있는 이력도 전부 다르다. 게다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경쟁을 이어 오고, 서로를 적대시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원디어라는 그룹의 활동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은 이들이 서로에게 섞여 드는 과정일 것이라 모두가 짐작했었다.
하지만 그 고난을 함께 헤쳐 나왔기 때문일까, 혹은 목표점이 동일한 비슷한 이들끼리 모여 그룹이 결성되었기 때문일까.
-어디에도 없고 어디서도 다신 안 나올 그룹 맞는 것 같다 원디어는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섬세하게 서로를 대하고 알아가는 것이 눈에 보여, 팬들은 이들이 앞으로 보일 케미스트리에 더욱 큰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들어간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그립네
-얘들아 얼른 컴백해…
-애들 지금 뭐하고 있을까ㅠㅠ
그렇게 팬들이 이제 막 첫 활동을 끝낸 원디어를 그리워하며, 다음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며 멤버들을 궁금해하는 동안.
“다 챙겼어?”
“응~!”
“…그건 또 뭐야?”
“플래카드.”
“…….”
“…이거 아니야?”
“…치워라.”
그중 두 멤버, 원유하와 에이든 리는 콘서트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 * *
“다들 이번 휴가 때 뭐 하세요?”
천세림이 그렇게 말문을 연 것은 스케줄에 가기 전, 간만에 주단우가 차린 아침 밥상을 함께 들고 있을 때였다.
첫 활동기가 끝나고 우리가 받게 된 공식적인 휴가는 3일.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애매한 시간이지만 [디어돌> 때 수개월, 그 뒤에도 앨범 준비니 데뷔니 하며 개인 시간을 가지지 못한 게 또 수개월 만에 받게 된 휴가이기에 멤버들은 충분히 기뻐 보였다.
“나는 집에 좀 다녀올까 생각 중이야. 추석 연휴 때도 못 내려갔으니까 친척들이 성화라서. 특히 할머니가 너무 아쉬워하시더라고.”
“그러고 보니 형 종갓집 장손이랬죠. 대단하다, 어떻게 연예인 되실 생각을 한 거예요?”
“하하, 스케줄 핑계 삼아 합법적으로 제사 빠지려고?”
“에이, 형, 농담도.”
유찬희의 말에 도지혁이 말없이 빙그레 웃었다. 그 모습이 왠지 ‘진담이야.’라고 말하는 듯해, 멤버들은 말을 아꼈다.
“나도 집에 좀 다녀와야 할 것 같아, 어머니랑 약속이 있어서….”
뒤이어 주단우 또한 그렇게 말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는 주단우는 거의 매일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 등, 가족과 무척 관계가 깊어 보였다. 오래 못 뵈었으니 이번 휴가는 오롯이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인 듯했다.
“아, 저도 동생들 보러 집 가려고요.”
“나도 동생들이랑 약속이 있어.”
유찬희와 강현진은 그렇게 휴가 계획을 밝혔다. 강현진은 현재 배우 일을 하고 있는 두 동생과 시간을 맞추었다며 짧게 국내 여행을, 유찬희는 동생들과 놀이동산에 갈 계획인 듯했다.
“전 가족 모임이요. 추석 대신해서~. 집에서 가져올 것들도 좀 있고.”
여기에 가족 전체가 모이는 모임이 있다고 답한 천세림까지, 멤버 중 총 다섯이 본가로 간다는 것에 3일간 숙소에는 나와 에이든 리만이 남을 것으로 보였다.
에이든 리 또한 가족을 보러 가고 싶은 생각이 있기야 했겠으나, 아무래도 3일간의 연휴는 영국을 다녀올 만큼 길지 않기에 포기를 한 모양이었다.
“그럼 난 뭐 하지?”
예상치 못하게 뜬 시간에 에이든 리는 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쓸 수 있을지 고민했다.
“흠, 투어라도 할까? 나 아직 한국 못 가 본 곳 많은데. 유하, 나랑 같이 놀러 갈래?”
그러다 결국 마땅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는지 내게 고개를 들이밀고 에이든 리가 그렇게 물었지만, 나는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미안한데 일정 있어서 안 될 것 같다.”
이번 휴가 때는 나 또한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하야, 혹시 다음 주 주말에 시간 돼?
현지오로부터 전화가 걸려 온 것은 활동이 마무리되기 1주일 전쯤이었다.
현지오가 물은 날짜는 마침 처음으로 우리가 받게 될 휴가 일정에 끼어 있었기에, 나는 긍정했다.
-그럼 혹시 우리 콘서트에 오지 않을래?
그렇게 현지오가 묻는 것에, 나는 바로 휴대폰으로 LON의 이름을 검색창에 써 볼 수밖에 없었다.
‘아, 지금이었나.’
그룹명인 LON을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에 검색하자마자 뜨는 프로필 아래에는 바로 다음 주 주말 열리는 3일간의 단독 콘서트가 표시되어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확실히 회귀 전에 추석이 지난 가을 즈음 현지오로부터 단독 콘서트 초대를 받았었던 적이 있던 듯했다.
-유하야, 혹시… 우리 콘서트에 오지 않을래?
-…미안, 힘들 것 같다.
다만 그때는 현지오의 초대를 거절해, 콘서트장에는 발을 들여놓지 못했었다.
라이트닝으로 데뷔해 한창 활동 중이었던 탓에 시간이 나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가고 싶지 않았지.’
너무나도 확연해져 버린 현지오와 내 차이를 확인하고 싶지 않아 의식적으로 피했다는 것이 더 맞을 터였다.
나는 잠시 동안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수화기 너머의 현지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에 대해 가늠해 보았다.
-이제 예전과는 다르지 않냐, 너도 나도. 그러니까 정말 괜찮아. 이제는.
지난번의 대화 이후로 현지오는 한동안 내게 연락을 하지 않았었다.
‘아마도 생각을 정리했던 거겠지.’
그때 나는 내게 일어난 일에 대해 현지오에게 죄책감을 가지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오는 그런 내 말을 쉽게 이해하는 듯한 기색은 아니었다. 자신이 나를 동정하고 있었다는 것조차 그제야 깨닫게 된 듯했으니까.
내 말을 듣고는 혼란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던 현지오에게 인사를 하고 나온 것이 벌써 수개월 전.
현지오가 생각을 정리한 후 내게 연락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용기를 냈을지는, 놈과 4년이나 동고동락한 내가 가장 잘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이건 현지오가 내게 건네는 서투른 화해 시도일 터였고.
-…그래.
나는 회귀 전과는 달리 그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약속? 유하 친구 만나?”
에이든 리는 내 대답에 궁금증 어린 얼굴로 그렇게 물었다. 내가 현지오로부터 LON의 단독 콘서트에 초대받았다고 말하자.
“그럼 나도 가면 안 돼?”
“뭐?”
“나 콘서트 가는 거 좋아해, 그런데 한국 와서 콘서트 가 본 적 없어서. LON이면 유하랑 같이 연습했던 사람들이지? 궁금해. 가 보고 싶어.”
…하고, 에이든 리가 뜬금없이 물어오는 바람에 나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일단 표는 현지오가 괜찮다면 멤버들도 함께 와 달라며 추가적으로 준비해 주긴 했지만.
“얼마나 잘할까?”
…왠지 에이든 리의 목적은 콘서트 ‘관람’이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저 자식, 왜 쓸데없이 경쟁심 불태우고 있는 것 같지?’
씩 웃고 있는 얼굴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웃는 것이 아닌, ‘어디 한번 지켜보겠다.’는 식의 견제가 섞인 미소인 듯해 나는 떨떠름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데자뷔도 아니고…….’
문득 내가 회귀 전 1년여의 연차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주 경쟁 구도로 붙던 아이딘과 LON의 관계도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두 그룹의 멤버들이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는지까지는 알 길이 없지만, 각자의 팬덤을 비롯해 대중들이 두 그룹을 자주 비교했고 이 둘이 성적으로도 자주 맞붙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몇 번 활동기도 겹쳤었고.’
그러는 동안 서로 엎치락뒤치락 1등 싸움을 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이딘의 멤버들이 여기저기 터져 나가기 시작하면서는 LON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었다.
어찌 됐든 그건 내가 회귀하기 전의 과거일 뿐이지만.
“…일단 알았다. 현지오한테는 내가 얘기해 둘게.”
“오~!”
왠지 에이든 리의 모습에서 그 경쟁 구도가 이번 생에도 일어나는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최대한 그럴 일이 없길 바라지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