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155)
155화
“…뭘요?”
나는 우선 잡아떼고 보는 것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시도가 먹히는 일은 없었다.
“저번에 일부러 이야기 안 했었지, 유하야.”
“…….”
“…이든이 딸기 알레르기 있는 거.”
에이든 리가 딸기 알레르기가 있는 건 현재 멤버들 중에서는 나와 주단우, 천세림만 알고 있었다.
멤버의 현재 건강 상태나 유의해야 할 점을 각 멤버들의 소속사로부터 전달받았을 매니지먼트 팀과는 달리, 멤버들은 그에 대해 이야기할 일이 없던 탓이었다.
-달달한 거 좋아한댔죠, 형? 그럼 딸기 마카롱 먹을래요?
-아, 나 딸기는 못 먹어~ 알레르기 있어서.
그렇기에 나나 천세림, 주단우 또한 [디어돌> 때 같이 이벤트 카페를 갔다가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었고.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평소 같았으면 분명 누구든 말을 했을 것 같아서. 유하랑 세림이, 당사자인 이든이까지 조용했잖아.”
그렇기에 당시 주단우는 충분히 이상함을 느꼈을 법했다. 분명 이 사실을 알았을 나와 천세림, 당사자인 에이든 리 모두가 암묵적으로 동의라도 한 것처럼 이와 관련해 매니저 형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알았어, 세 명이 뭔가 생각하고 있는 게 있다는 걸. 그리고 유하 네가 매니저 형을 대하는 걸 봤을 때…….”
“…….”
“…확신했고.”
내가 최근 매니저 형에게 취하고 있는 태도에는 비단 주단우뿐만이 아닌 다른 멤버들 또한 의아함을 느끼고 있었다.
-유하야, 이거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지 않을까? 리더로서 이렇게 애들 개별 행동하는 거 좀 막아 줘야 할 것 같은데.
-아, 형, 그거는…….
-네, 맞아요. 제가 더 신경 쓰겠습니다.
어떤 때는 매니저 형이 꼬투리를 잡는 것에 별다른 반항 없이 말려들어 주면서도.
-유하야, 팬들한테 그런 식으로 빌미 주면 너희만 위험…….
-이거 원래는 매니지먼트 팀 쪽 업무죠?
-뭐?
-형이랑 다른 직원분들이 제대로 못 해 주셔서 결국 저희 멤버들이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니에요? 제가 매니지먼트 팀 쪽 업무에 대해 잘못 알았을까요?
-…….
어떨 때는 의도적으로 매니저 형에게 반기를 드는 식으로 기 싸움을 심화시키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이번 활동기, 매니저 형은 점점 더 오기를 가지고 나를 대하고 있었다. 아무리 불성실하다 한들, 그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필터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정확히는 인내심이 짧아진 거겠지만.’
이제 갓 데뷔한 신인의 수에 말려든다는 감각이 있기 때문에 더 물러서지 않는 것일 터였다. 어느 순간은 길들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또 어느 순간은 내가 자기를 비웃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 기 싸움을 같이 활동한 멤버 전원이 지켜보았다.
-…매니저 형 태도가 좀 그런 것 같은데. 나도 말해 볼까?
-유하 네가 알아서 잘할 거란 생각은 있는데, 애들 걱정하고 있는 건 알지?
-매니저 형이랑 무슨 일 있었어, 유하야?
이번 활동기에 김진우 때문에 정신이 없던 유찬희를 빼고 이미 강현진과 도지혁, 주단우까지 한 번씩 말을 한 것에 더해 이번 딸기 케이크 사건을 지켜보며, 주단우는 내게 더 자세한 사실을 물어봐야겠다 생각하게 된 듯했다.
“뭘 하고 싶은 거야?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을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주단우는 무조건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생각하고 있는 게 있긴 해요. 하지만 형이나 다른 멤버들이 신경 쓸 만큼 대단한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래서 에이든이랑 세림이 모두 조용히 있었던 거고.”
실제로는 에이든 리와 천세림은 내가 뭔가를 꾸미고 있긴 해도 그게 팀에 해가 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해 가만히 있었던 것일 테지만, 나는 우선 주단우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주단우는 내 대답에도 완전히 납득하는 듯한 기색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고 싶은 듯 망설이는 얼굴이었기에, 나는 덧붙여 말했다.
“형, 정말 걱정할 일은 없을 거예요. 굳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 건… 이게 오래갈 일은 아니라서 그런 거고.”
주단우는 내 대답에 의아한 얼굴을 했다. 이 이상 자세히 설명하지 못하는 건 또 다른 이유가 있었지만, 어쨌든 내가 한 말은 사실이었다.
에이든 리의 생일인 9월 25일 이후, 우리의 휴가 이틀 차부터 슬슬 위스퍼에는 한 가지 이야기가 돌고 있었으니까.
-데뷔하고 첫 멤버 생일부터 어디서 대충 사온거같은 무성의케이크 준비한 것도 좆같은데 나만 지금 딸기 알레르기 있는 애한테 딸기케이크 준 거에 환장할거같은거야???
└네??? 이든이 딸기 알레르기라고요???
└죄송한데 조금만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실 수 있으세요?
└제가 이야기 직접 들은 당사자가 아니라서 조심스럽긴 한데 이번에 헬로월드 팬싸 간 유어원이 이든이한테 혹시 알레르기 같은 거 있는지 물어봤었대요 그때 이든이가 딸기 알러지 있다고 했었다고 함 이거는 그 비계유어원 허락받고 가져온 팬싸후기요 (사진)
-아니 설마 이렇게까지 일을 ㅈ같이 한다고??? 이게 가능하긴 해??? 이든이가 케이크 딸기라고 얘기한 것도 아니고 그냥 안쪽이 빨간색이라 팬들이 궁예한거잖아 설마 아니겠지;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닌 거 같아
-일단 팩트만 두고보죠 우리 이번 활동에 병크 몇 개 난 거예요? 일단 팬매니저 현장동행 안해서 행사장 관리 제대로 안된거(있긴 함?)/매니저가 팬들 개무시하고 시야 가리고 갑질한거/여기에 무성의 시판생크림케이크 생일날에 준비한거/근데 딸기케이크가 사실이면 알러지 있는 애한테 딸기케이크 줘서 멤버 죽일 뻔한것까지 더해지는 거죠?ㅋㅋㅋㅋㅋㅋ
└어디가서 대감집이라고하지말자 쪽팔린다
└내가 씨발 대감집 노비할줄알았지 테러범에게 인질로 잡힌 우리애들 안위 걱정해야 할줄은 몰랐죠
└이게 ㄹㅇ로 활동기 한번동안 벌어진 일들임? 레전드 일못함;
-솔직히 딴 건 그냥 그렇다 치겠음 기획사 ㅈㄴ급하게 차린 티 나고 정리 아직 덜됐고 실무진들 엔터쪽이랑 연 없었으면.. 아 씨X 아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줘도 안될거같긴한데 백번 양보한다 쳐도 딸기 알러지 있는 애한테 딸기케이크 준건 선넘었지
└이거 공론화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근데ㅠ아직 증거가 없어요ㅠㅠ;; E든이 필체담긴 포스트잇이라도 있었으면 모를까 녹음 안된 팬싸후기여서요ㅠㅠㅠㅠ 딸기케이크인게 확실하지도 않아서.. 안쪽 색깔이 빨간색이었을 뿐이라 체리 같은 다른 과일류였을 거란 이야기도 많고 아직은 불확실한 정보여서 공론화까진 어려울 거 같아요
└진짜 미치겠어요 지금 이 와중에도 우리애들 개같은 케어받고 있을 거 같아서…
-일단 꾸준히 이야기해보는 거 중요할 거 같고 팬들이 눈에 불 켜고 감시해야 될 것 같음… 공론화시킬 거 하나라도 나오면 그땐 진짜 바로 단체행동 가요 유어원
예상했던 대로 에이든 리가 딸기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이 퍼지며 유어원 사이에서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던 것이다.
매니저를 비롯해 매니지먼트 팀의 불성실을 가장 빠르게 알아채는 것은 팬들이다. 아티스트와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만큼, 팬들도 매니저를 신경 쓸 수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이번 활동기 때 이미 매니지먼트 팀은 팬들이 봐줄 만한 수준을 넘어섰다. 다만, 공론화를 시키기에는 조금씩 부족한 사건들이기에 참고 있을 뿐.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오래 끌 생각 없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생각도 애초부터 없었으니까.”
즉, 필요한 건 더 ‘확실한’ 증거였다.
원디어의 활동에 제약이 되지 않으면서, 팬분들이 이의 제기를 하고, 대중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지금 우리를 담당하는 매니저뿐만이 아닌 더 높은 직급이 책임을 져야 마땅한.
-한 가지만 확인하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명분만 생긴다면 어디까지 정리가 가능할까요?
-원하는 선까지 모두 가능하게 해 드리죠.
그리고 회사에도 명확한 명분이 되어 줄 확실한 증거.
“팀에 해가 될 일은 없을 거예요.”
비단 매니저뿐만이 아닌 매니지먼트 팀 전체가 아티스트를 X으로 알고 있다는 걸 보여 줄 만한 장면 말이다.
* * *
원디어(ONEDEAR) @ONEDEAR_members
(멤버들이 바비큐를 즐기고 있는 사진) (각자 편안한 차림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은 찍은 셀카)
사진 기다렸죠? ㅇ.[
원디어 첫 휴가 기념 단체 바비큐 😀
잘 지내죠 유어원? 우리 조만간 다시 봐요!
#원디어 #세림
원디어(ONEDEAR) @ONEDEAR_members
(모닥불과 고기 사진) (배드민턴 채를 들고 허망하게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원유하와 에이든 리의 뒷모습) (배드민턴 공과 나무 사이사이에 얽혀 있는 6켤레의 신발 사진) (장대를 들고 열심히 신발을 내리고 있는 유찬희의 뒷모습)
재미있게 놀고 왔어요
하지만 유어원은 이렇게는 놀지 말기
#원디어 #유하
└원디어: (지혁) 오늘의 교훈: 이든이가 신발을 벗으면 도망치자
└원디어: (세림) 역시 이든이 형의 말을 안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하나 더 생긴다~!
└원디어: (이든) 자다가 떡 먹으면 목에 걸ㄹㅕ 그럼 안돼
└원디어: (찬희) 형들 저한테 빚진 거 잊지 마요!
‘하, 귀여워 죽겠네…….’
방 안에서 위스퍼를 들여다보고 있던 개인 팬은 원디어 멤버 공식 계정에 올라온 사진을 보며 감탄 섞인 탄식을 내뱉었다.
원디어의 공식적인 활동기가 끝난 지 이제 2주일.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팬들은 활동기와 비교했을 때 씨가 마른 것처럼 느껴지는 멤버들의 소식에 갈증을 느끼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던 중 천세림과 원유하가 올린 사진 덕에 고등학생 팬을 비롯해 유어원은 궁금해하던 멤버들의 휴가 사진을 받아 무척 흡족함을 느끼고 있던 중이었다.
-이제 애들 갔을 것 같아서 올리는데 나 오늘 캠핑장에서 원디어 봤다…….
이 며칠, 원디어가 단체로 바비큐를 즐겼다는 소식이 이미 짜하게 퍼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디어가 단체로 캠핑장 나들이를 갔었다는 소식은 한 유어원의 게시글로 팬덤에 알려졌다.
텍스트만 보아도 이미 영혼이 털린 것 같아 보이는 유어원은 별도로 첨부된 사진 없이 목격담을 올린 것이었으나, 목격한 장소나 경위 등이 꽤나 자세해 신빙성은 충분해 보였다.
-회사 워크숍으로 캠핑장 와서 잠깐 안쪽으로 산책하다 뭔가 익숙한 실루엣 셋이 보여서 처음엔 설마했음… 근데 에이 설마ㅎㅎ 회사 워크숍에서 내 최애들을 마주한다? 그런 꿈같은 일은 오타쿠에게 일어날 수 없
하는 순간
(이든) 유하!
(유하) 왜!
하는 내 아기명창 메보즈 소리가 귀에 꽂혀서 확신함…
K팝 망령 10년차에 이런 일이 진짜로 일어난다고? 길가다 최애를 봐? 알고보니 난 지금 긴 꿈을 꾸고 있고 지각이 코앞이라 반차 날릴 일이 코앞인거 아닐까? 하면서 홀린 듯이 애들 보는데 둘이 배드민턴 하더라고 그러다 치던 배드민턴 공 나무에 올라가서 나무 앞에 둘이 우두커니 서있는데 개귀여웠음…. 그 귀여움 때문에 현실자각했다..
그러다 이든이랑 유하랑 자기들 신발 벗어서ㅋㅋㅋㅋ 배드민턴공 빼내려는 것 같았는데 걔네 신발까지 나무에 걸려가지고ㅋㅋㅋㅋㅋㅋㅋ맨발로 우두커니 서있는거 심장찢어지게 귀여웠다…. 그러다 멤버들 한 명씩 와서 같이 신발 던지는 거 같던데 부장님 콜와서 빽해야됐음ㅠㅠㅠㅠ
애들 나 자리 뜰 때까진 한명도 성공 못한거같았는데 결국 어떻게 됐을까 궁금하다
거기에 더해 멤버들이 휴가임에도 불구하고 모여서 단체로 바비큐를 즐겼단 소식과 거기에 덧붙여진 귀여운 일화, 이 목격담을 인증하듯 멤버들이 직접 올린 사진에 유어원은 간만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흉흉한 회사 속에서도 꽃은 핀다….
-평균연령 20.8살인 우리 갓기들…. 진짜 귀엽게 노네…. 누나들 심장 멎게 하려고 작정한거니
-아 로드 진짜 개 X같아서 못해먹겠다 싶은데 애들은 또 이렇게 귀여워서ㅠㅠㅠㅠㅠㅠㅠ 사람 미치게 하네 진짜 그래 알았어 안 떠나면 되잖니ㅠㅠㅠ
최근 멤버들을 향한 로드 엔터의 부족한 케어와 불성실에 대한 이야기가 팬덤을 장악하고 있던 데다, 활동기가 끝나 업로드되는 콘텐츠의 수도 준 탓에 최근 팬덤 내의 분위기는 더없이 팍팍했다.
그러던 중 수혈하듯 올라온 훈훈한 소식에 팬들은 간만에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
‘보고 싶다, 진짜…….’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멤버들의 소식이 들려옴에 따라 고등학생 팬을 비롯한 유어원들이 더 큰 그리움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하필 멤버들의 케어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때, 비활동기 속에서 대면 행사가 끊긴 덕에 더 큰 조바심과 아쉬움이 느껴진 건 당연했다.
특히 데뷔 쇼케이스-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원유하의 실물을 보지 못했던 고등학생 팬이 언제쯤 다시 자신의 최애를 볼 수 있을지 가늠해 보고 있을 때였다.
-헉 원디어 메이크어케이팝 출연한대
위스퍼에 새롭게 올라온 소식을 원디어의 첫 지방 행사 소식에 고등학생 팬은 냅다 차표 예약 앱에 접속할 수밖에 없었다.
그저 궁금해할 수밖에 없었던 멤버들의 안위를 직접 확인할 기회를 놓칠 순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