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16)
행운 룰렛은 말 그대로 ‘뽑기’다. 시스템이 ‘원유하’라는 인간의 운명에 운, 즉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것들이 준비되어 있다는 거다.
그러니만큼 현재 내가 나를 회귀시킨 자의 정체와 목적을 모르는 이상, 가장 많은 힌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이 행운 룰렛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이 행운 룰렛에서 나오는 물품들, 그리고 이 행운 룰렛을 돌리기 위한 재화가 되는 운을 획득하기 위해 나는 시스템의 지시를 따라야만 해.’
메인 퀘스트에 참여하고, [디어돌>에서 온갖 주목을 받으며 데뷔에 한 발자국씩 가까워질 때마다 나는 운 포인트를 모으고 행운 룰렛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는 죽음과 가까워지게 된다.
즉, 나는 시스템에 의해 되살아났지만 역시 시스템에 의해 목숨이 저당 잡힌 신세로, 어쨌든 시스템이 원하는 바를 그대로 따라야만 하는 처지라는 뜻이었다.
…일단 지금은.
‘행운 룰렛은 어디까지 날 도울까. 아니, 애초에 ‘운’이란 뭐지?’
인간 개개인이 가지는 ‘운’의 정의와 가치는 모두 다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행운인 일이 누군가에게는 불행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그저 별일 아닌 것이 누군가에게는 인생 최대의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
즉 ‘운’은 결국 누군가 특정한 개인의 기준을 따를 수밖에 없단 뜻이었다.
그렇다면 이 행운 룰렛 안에는 누구의 기준을 따른 물품들이 있는 걸까. 떠오른 건 그런 의문이었다.
나를 되살려 낸 자의 기준일까, 혹은 나의 기준을 따른 ‘운’도 포함되어 있을까.
내게 도움이 되는 ‘운’을 시스템은 어떤 것으로 규정짓고 선별해 두었으며, 그 끝엔 결국 무엇이 있을까.
무엇보다도 이 행운 룰렛을 통해 나오는 물품들 중에는, 내가 시스템과 [디어돌>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있을까.
‘…지금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가진 정보와 기회가 없기 때문에, 그것을 가지기 위해서는 결국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목숨을 유지할 정도까지의 포인트는 남겨 두면서 룰렛을 꾸준히 돌려야 해.’
그게 내게 정말로 득이 되든 실이 되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나를 이곳에 회귀시킨 자의 정체, 내가 되돌아온 이유, 그 모든 것들을.
“…….”
나는 포인트를 지불해 행운 룰렛 랜덤권을 한 장 구매했다. 그리고 바로 운 수치 밑에 자리한 황금빛 버튼을 눌렀다.
또 한번 거대한 기계의 모습이 눈앞에 떠오르고, 랜덤권을 집어먹은 기계가 맹렬히 돌았다.
“……!”
그리고 마침내 기계가 멈추고, 뽑아져 나온 구슬 속에서 튀어나와 천천히 펼쳐진 시스템 창에는.
“…뭐야?”
또 한번 예상하지 못했던 ‘운’이 적혀 있었다.
* * *
[천세림: 다들 어디예요?] [주단우: 나 거의 다 와 가.] [에이든 리: 가까워. 조금만 ㄱㅣ다려조] [천세림: 오, 전 도착!] [천세림: 유하 형은요?] [천세림: 유하 형?] [천세림: 유하 형, 대답~] [천세림: ?] [천세림: 유하 씨.] [천세림: 대답.] [원유하: 그만해. 니 뒤에 있으니까.]“형이 2등이네요.”
나는 휴대폰을 내리고 씩 웃어 보이는 천세림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천세림이 능글거리는 얼굴로 내가 걸친 외투를 바라보았다.
“떡볶이 코트? 뭐야, 형, 귀여운 콘셉트예요?”
내가 입은 코트는 두껍게 몸을 감싸는 이른바 떡볶이 코트였다. 날씨에 비하면 약간 더울 수도 있는 옷차림이었으나, 나는 지금 상태에서는 딱 이 정도 두께의 외투가 알맞다고 생각했다.
‘후유증 진짜 심했지…….’
왜냐하면 얼마 전까지 나는 계속 침대에 누워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1주일 동안 합숙 기간에 온몸을 혹사시켜 가며 연습을 한 대가를 뼈저리게 치러야 했다.
체력 스텟을 올렸음에도 쌓인 피로는 어쩔 수 없었던 건지, 검정고시 문제집을 들여다보기는커녕 뒤늦게 찾아온 몸살에 그대로 몸져누워 있어야 했던 것이다.
일주일 정도를 앓고 난 후로는 괜찮아졌지만, 아직까지도 몸은 쇠약한 상태여서 오한이 쉽게 들었다.
“그냥 있는 거 입은 거야. 그러는 너는… 버X리 코트?”
“가을 남자 같죠?”
“…지금 봄인데.”
“분위기가 그렇다는 거죠~. 우수 넘쳐 보이잖아요? 난 갈색이 잘 어울리거든.”
자화자찬하는 천세림에게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별로 인정하기는 싫었지만, 그 말처럼 천세림은 키도 적당히 크고 몸 자체가 날렵한 편이어서인지 코트가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안녕.”
“오, 에이든 형. 형은 딱 정석 코트네요.”
“모직이라 더워.”
뒤를 이어 에이든 리가 도착했다. 에이든 리는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목께를 약간 풀어헤쳐 놓은 탓에 안에 입은 파란 블레이저가 얼핏 보였다.
“미안, 늦었지.”
“오, 형이 마지막! 형은… 롱패딩? 안 더워요?”
“추위 많이 타서……. 꽃샘추위잖아. 따뜻해.”
마지막으로 도착한 주단우는 허벅지 반절을 덮는 롱패딩을 입은 채였다. 안에 입은 와이셔츠까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목 끝까지 지퍼를 단단히 채운 게 주단우다웠다.
천세림은 우리 넷이 입은 외투와 함께 주변을 휘 둘러보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속삭였다.
“근데 이렇게 외투 입고 있으니까 다들 진짜 수상해 보인다, 그렇죠?”
“벌써 뭔가 눈치챈 사람들 많은 것 같은데.”
에이든 리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주위에는 이미 여러 사람들이 주변을 흘긋대는 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날씨와 영 맞지 않는 듯한 코트나 패딩, 온갖 외투를 입은 젊은 남자애들 백 명이 광장을 어슬렁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꽁꽁 가린 것관 달리 다들 얼굴들은 화려하기 짝이 없었고.
“시간 얼마나 남았어요?”
“십 분 정도.”
“얼른 끝내고 집 가고 싶다. 우리 내일 본방이잖아요. 무대 공개 전에 심기일전이나 좀 하고 싶은데.”
천세림이 투덜거리듯 한 말에 나 또한 공감했다. 그의 말대로 내일은 ‘뮤직A’에 올릴 ‘봐’의 영상이 처음 공개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돌메이커들에 의해 ‘봐’의 센터가 최종 선발된 건 바로 며칠 전의 일이었다.
우리는 첫 합숙에서 들었던 공지대로 예정된 날짜에 맞추어 ‘뮤직A’의 세트장에 도착해 선발된 센터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후에는 ‘소년’이라는 콘셉트에 맞추어 각자 교복을 차려입고 클래스별로 대형을 맞추어 촬영을 완료했다. 원래대로라면 다시 집합하는 건 1차 미션이 되었을 터였다.
그러나 그런 우리가 뜬금없이 날씨에 안 맞는 외투를 껴입고 단체로 광장에 와 있는 건, 바로 급작스럽게 결정된 ‘봐’의 플래시 몹 이벤트 때문이었다.
“저기 카메라 보이는데 이게 진짜 게릴라 플래시 몹이라고 할 수 있긴 한가?”
약간 뼈 있는 말투로 천세림이 중얼거렸다. 천세림의 말마따나 이미 광장 한복판에는 카메라 몇 대가 세워지고 있었다.
시민들은 어슬렁대는 백 명의 수상한 남자들과 설치되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뭔가 벌어질 거란 걸 직감하고 사이드로 빠지는 중이었고.
플래시 몹 댄스는 갑자기 결정된 이벤트였다. 첫날 합숙 때까지만 해도 없었던 이벤트를 에이넷 측에서 갑작스럽게 추가한 것이다.
취지는 이랬다.
-‘봐’의 본방 무대와 각 연습생 분들의 프로필이 공개되기 전, 화제성을 위해 본방 무대 공개 전에 ‘봐’의 플래시몹을 기획했습니다.
스태프의 안내 사항은 뒤늦게 들려왔고, 그에 우리는 어제 트레이닝 센터에 잠시 집합해 대형을 맞춰 보고 간단한 연습을 진행했다.
그 후에는 각자 사전 무대에서 입었던 교복을 나누어 받았는데, 오늘 그 교복 위로 외투를 걸친 채 광장에 집결하라는 공지를 들을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우리는 각자 지정된 숍에 들러 메이크업을 받은 후 안쪽에는 교복, 겉으로는 3월이라는 날씨에 안 맞는 외투를 입은 채 단체로 광장이나 어슬렁대게 된 거였다.
이제 노래가 시작되면 우리는 각자 외투를 벗어 던지고 대형을 맞추어 플래시 몹을 할 예정이었다. 열다섯 명의 A등급 연습생들은 날개 모양으로 대형을 이루어 앞쪽에서, 나머지 연습생들은 뒤쪽에서 대열을 이루면 되었다.
그리고 그 플래시 몹을 이끌 연습생은 정해져 있었는데.
“…시작했다.”
“준비하죠.”
광장에 ‘봐’의 인트로가 울려 퍼지자, 군중 사이에 있던 한 연습생이 외투를 벗어 던지고 파란 블레이저 재킷을 드러냈다.
가벼운 몸놀림으로 광장의 중앙에 선 채 화려한 댄스를 선보이는 그 연습생에게 곧 주위의 시선이 주목되었다.
센터, 강현진이었다.
‘정말 잘 추네.’
나는 남다른 댄스 실력을 선보이는 강현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코트의 단추를 풀어냈다. 강현진은 날렵한 춤 선을 드러내며 댄스를 선보이고 있었다. 보컬 없이 춤에 집중하고 있는 탓에 표정 또한 오히려 더욱 좋아 보였다.
‘센터가 될 만해.’
높은 인지도도 센터가 될 만한 조건 중 하나였지만, 무엇보다도 강현진이라는 연습생 개인이 가진 재능은 대단했다. 그는 저 자신의 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저 재능뿐만이 아니었다. 춤의 포인트를 잡아내는 동작이나 재해석하는 능력, 표현력 등이 그가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알려 주었다.
아마 영상 평가를 비롯해 사전 무대 촬영이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봐’를 연습했을 것이다. 조금 더 잘해 내기 위해.
그리고 그런 욕심이야말로 센터가 가져야 할 덕목이겠지.
“가자!”
나는 에이든 리의 말에 겉옷을 그대로 다른 연습생들의 외투들과 함께 바닥에 내던지고 강현진의 뒤쪽으로 달려갔다. 백 명의 연습생들이 한꺼번에 움직이자 한순간 구경을 하던 군중들에게서 술렁임이 일었다.
강현진을 제외한 A등급 연습생 열네 명이 강현진을 중심으로 날개 대형으로 양옆에 도열해 그와 함께 군무를 맞추었다.
빠르고 경쾌한, 무엇보다도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광장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우리는 익숙하다 못해 이제는 지겹기까지 한 ‘봐’에 맞추어 몸을 움직였다. 군중들에게서 탄성과 함께 호기심에 찬 시선이 쏟아졌다.
나는 날개 대형의 끝자락에서 다른 연습생들과 함께 춤을 추었다.
‘……?’
그러다 문득 무언가가 나를 바라보는 것을 느꼈다.
이성보다도 본능이 먼저 고개를 돌리는 것을 종용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고, 마침내.
찰칵.
카메라 렌즈 너머로 누군가와 눈을 마주쳤다.
* * *
‘이제 카메라만 처분하면 끝이다.’
보이그룹 ‘플로이어’의 탑시드 홈마는 이번에 맡은 외주의 마감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서울 전역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녀가 당장 코앞에 닥친 마감까지 외면해 가며 손에는 쇼핑백을 바리바리 들고 서울을 떠도는 이유.
그건 바로, 지난 4년간의 덕질을 청산하기 위해서였다.
“하…….”
어느새 많이 사라진 종이백 속의 물품들을 보며 홈마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플로이어의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가장 열정적으로 이른바 ‘팬질’을 해 온 만큼, 그녀가 가지고 있는 굿즈의 양은 방대했다.
지금은 이제 구할 수 없는 팬 제작 상품이나 공식과 비공식을 가리지 않고 이제는 구할 수 없는 콘서트 한정판 굿즈들까지. 구할 때는 물론이요, 지금까지도 부르는 게 값인 물품들.
그리고 그녀는 그 모든 것들을 현재 무료 나눔하고 있는 중이었다.
‘성진, 이 개X끼…….’
성진. 플로이어의 리더이자 그녀가 4년간 최애로 잡았던 멤버.
그런 성진이 음주 운전 사고를 낸 후 군대로 도망친 것이 바로 얼마 전의 일이었다.
성진은 플로이어의 리더로 청량미 넘치면서도 수려한 외모와 반듯하고 성실한 이미지를 내걸고 있었다.
다정다감한 말씨와 나긋한 목소리, 부드러운 눈매에 꽂힌 홈마는 플로이어의 데뷔 무대를 보고 성진을 최애로 잡았다.
애정하는 아이돌을 영업하기 위해 소셜 네트워크 계정까지 생성해 가며 활동한 게 벌써 4년. 어느새 그녀는 플로이어의 팬이라면 모두가 한 번씩은 사진을 저장했을 탑시드 홈마가 되어 있었다.
‘끝까지 가자더니 이 개X끼가 사고 치고 탈주할 줄 누가 알았겠어.’
그런 그녀가 홈까지 폐쇄해 가며 덕질을 접을 수밖에 없게 된 건, 차마 쉴드도 칠 수 없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정직과 올바름을 모토로 내걸었던 성진이 음주 운전 사고를 내고 현장에서 도망치려다 경찰에 붙들린 것이다.
‘차라리 잘못했다고 석고대죄를 하든가.’
게다가 성진은 술에 취한 채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려 가중 처벌까지 받게 되었다.
정말이지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었다.
다른 플로이어 멤버들에게는 죄가 없다지만, 성진을 최애로 잡아 활동했던 4년간의 세월이 한순간에 무상해진 홈마는 결국 오랜 고민 끝에 탈덕을 결정한 바였다.
그에 마감 기한이 코앞에 있음에도 하루 종일 서울 전역을 돌아다니며 플로이어의 굿즈들을 아낌없이 무료 나눔하게 되었던 것이다.
‘왜 내가 잡는 놈들마다 망하는 걸까.’
홈마는 깊게 한숨을 쉬며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겼다.
홈마의 지난 덕질은 갓 데뷔한 보이그룹이었다. 그러나 채 1년도 지나기 전 그룹의 핵심 멤버이자 그녀가 최애로 잡은 멤버가 학교 폭력 논란을 일으켜 그룹 활동 자체가 흐지부지되며 이른바 ‘망돌’에 들어서고 말았다.
그 후로는 바로 플로이어를 잡고 꽤 안정적으로 팬 활동을 즐기고 있었으나, 이번 사태 덕에 또 한번 ‘탈덕’의 각이 선 것이었다.
‘그냥 좀… 적당히 바르게 살아 달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범죄만 저지르지 말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나.
아이돌에게 인성을 바라는 게 잘못된 덕질 방법이라는 건 알지만, 그녀는 정말로 성진은 다를 줄 알았다. 인생 모토가 ‘정직’과 ‘올바름’이라는 말을 못 이기는 척 믿어 주며 마지막 희망을 성진에게 걸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하루 종일 서울을 돌아다니며 홈마는 다짐했다. 이딴 짓은 이번이 끝이라고.
다신 돌판 같은 데 끼어들지 않겠다고.
플로이어는 그녀의 망한 덕질 인생 중 가장 마지막이 될 거라고 말이다.
‘남은 건 이제 카메라.’
모든 굿즈의 나눔을 끝낸 후 남은 건 고가의 카메라였다. 차마 카메라만큼은 무료 나눔을 할 수 없었기에, 그녀는 가격을 대폭 깎아 현재 중고 판매를 하려 하고 있었다.
[구매자: 저 도착했습니다~] [나: 저 다 와 가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구매자: 넵]홈마는 가방에 휴대폰을 넣고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어서 카메라를 처분하고 집에 가서 술이나 마시고 싶었다.
그때였다.
-♩♪♬
“……?”
순간적으로 귓가에 흘러들어 오는 노랫소리에 홈마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양옆 가게에서 들리는 노랫소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잡아끄는 듯 강렬한 인트로였는데, 무엇보다도 그녀는 이런 신곡은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뭐지?’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곧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어딘가로 몰려들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광장?’
역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커다란 원형 광장이었다. 사람들은 그 원형 광장을 둘러싼 채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사이로 파란 블레이저 재킷을 입은 수많은 소년들이 보였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