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178)
178화
[“실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멤버들이랑 제일 많이 했던 이야기가 ‘깜짝 선물’이었어요.”]‘깜짝 선물?’
라디오 쇼를 보고 있던 고등학생 팬은 의아한 마음을 느끼며 귀를 기울였다. 서두를 뗀 원유하의 뒤를 이어 입을 연 건 도지혁이었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이번 활동을 선물처럼 느껴 주시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저희의 ‘센서빌리티’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좀 많이 했거든요.”] [“흥미로운데요. 뭘 준비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하하, 알려 드리고는 싶은데, 저희가 이제 막 활동 시작을 끊은 거라서요. 하나하나 천천히 풀어 나가려고 합니다.”] [“물론! 저희도 알긴 알아요, 사람을 화나게 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잖아요?”] [“하나는 말을 하다 마는 것이고.”] [“두 번째는……. 원래는 여기서 끊어야 하지만!”] [“저희는 유어원이 행복했으면 하니까 여기서 말을 잇도록 하겠습니다. 단우 형?”]장난스럽게 유찬희와 티키타카를 주고받은 천세림이 눈을 빛내며 주단우에게 포커스를 돌렸다. 그에 말을 전달받은 주단우가 수줍은 듯한 미소를 머금고 입을 열었다.
[“선물은 오늘부터 천천히 유어원에게 전달될 것 같아요.”] [“원래 크리스마스 선물도 한꺼번에 뜯는 것보다는 하나씩 뜯을 때가 더 즐거우니까~! 하나씩 기다려 주기!”] [“아, 벌써부터 너무 애가 타신다는 채팅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힌트라도 없나요?”] [“흠. 그럼… 힌트 하나만 드리면.”]고등학생 팬은 열심히 고민하는 척을 하는 천세림이 말을 꺼내기만을 기다렸다. 그 기대에 부응해, 천세림은 오디오가 너무 비지 않을 만큼만 약간의 뜸을 들인 후 능글맞은 투로 슬쩍 오늘의 ‘깜짝 선물’의 힌트를 던졌다.
[“선물이 뭔지는 이미 여러분이 모두 알고 계시다는 거?”]그리고 원디어는 딱 그 말을 끝으로 선물이 무엇인지 더 이상 풀어 주지 않았다. 화제가 다음으로 넘어가, 또 다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 준 것이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원디어의 이번 활동곡, ‘센서빌리티’를 들으며 원디어분들을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모두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활동 열심히 할게요! 그리고 저희 리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또 올게요!”] [“인사드릴까요. 둘, 셋.”] [“BE YOUR WORLD! 지금까지 원디어였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그렇게 한 시간 반가량이 이어진 쇼 끝에 원디어는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들며 아쉬워하는 청취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진짜 뭔지 안 알려 주네.’
때문에 고등학생 팬이 아쉬운 얼굴로 흐르는 센서빌리티 음악 속에서 화면 밖의 유어원에게 고개를 숙이는 원디어를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
노래에 맞추어 좌우로 몸을 흔들던 천세림이 순간 눈을 굴리다 씩 웃는 얼굴로 손을 들어 숫자 ‘1’과 ‘2’를 연이어 만드는 것에, 고등학생 팬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12시 공개?’
어렵지 않게 천세림이 무엇을 표시했는지를 알아본 것과 반대로, 손 동작에 이어진 ‘힌트’는 고등학생 팬을 아리송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직후 천세림이 화면을 바라보고는 입을 벙긋거리며 무언가를 말한 것이다.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완전히 파악하기도 전 방송이 끝나고 화면이 어두워져, 고등학생 팬은 천세림의 입 모양을 따라해 보며 그가 무슨 말을 전하려 했는지 추측해 보았고.
-세림이 마지막에 “여러분이 오랫동안 기다린 거!” 라고 한 거 아냐?
-우리가 기다린 거+이미 알고 있는 거? 뭐지? 설마 고정 자컨? 저번에 세림이가 언젠가는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언질줬었잖아
-허억 애들 설마 별스타나 벌룬(1대 1 채팅 앱) 개설해…? 근데 그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거라고 보기엔 애매하긴 한데…. 지금까지 애들 활동 쪽으로 정보 풀린 거 뭐 있는지 아시는 분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에 대한 답은 집단 지성의 힘으로 알아낼 수 있었다.
천세림의 입 모양을 정확히 해석해 낸 유어원들이 곧 위스퍼 내에서 원디어가 지금까지 유어원에게 알려 주었던 떡밥과 스포를 이것저것 조합해 보며 추측을 쏟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U앱을 통해 간접적으로 흘린 활동 떡밥들, 멤버들이 무언가를 해 보고 싶다고 말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혹시….. ‘그’ 바비큐?
└와 미친
└설마ㅋㅋㅋㅋㅋㅋㅋㅋ “전설의” 그 휴가 바비큐?
└저 지금 무릎꿇었어요 세림 님 제발 그 영상 이제는 저희에게도 공개해주세요;
한 유어원의 말에 유어원들은 강렬한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바비큐가 무엇인가. 원디어의 첫 활동기 종료 후 한 팬의 목격담으로 알려진, 지금껏 호기심만 가득할 뿐 팬들 중 그 누구도 제대로 아는 바가 없던 전설의 휴가 썰 아닌가.
모태 웃수저 그룹이라는 별명처럼 휴가 중에도 해프닝이 끊일 일이 없었다던 그 휴가 바비큐 일화는 모든 유어원이 제대로 된 공개만을 기다리고 있던 콘텐츠였다.
천세림이 U앱을 진행하던 중 멤버들끼리의 첫 휴가를 촬영해 남기면 좋을 듯해 카메라를 가지고 갔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말해 주며, 팬들은 언젠가는 ‘그’ 전설의 휴가 콘텐츠를 볼 수 있으리라 믿고 기약 없는 기다림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비큐 영상 우리한테 선물이긴 한데 이게 근데 애들 활동이랑 관계는 없지 않아?? 우리는 재밌긴 한데 실은 찍은 지도 한참 된 영상이기도 하고.. 오히려 비활동기에 풀 만한 영상인 거 같아서
-바비큐 영상이 센서빌리티랑 관련이 있나…?? 아니 물론 풀어주면 고맙긴 하지… 근데 만약 지금 풀려도 애매할 거 같아서 나는 그게 선물은 아닐 듯
하지만, 콘텐츠로 즐길 수 있는 바비큐 영상이 감성과 분위기가 가득한 이번 활동과 어떤 관련이 있어 보이지는 않아, 고등학생 팬을 비롯한 유어원들이 그에 대한 회의감을 보이고 있던 중이었다.
띠링!
“……!”
마침내 천세림이 예고한 12시. 공식 계정에 불이 들어오며, 원디어의 미튜브 계정에 동영상 하나가 홀연히 올라왔을 때.
「아이돌의 휴가는 원래 이런 건가요?│TAKE OUR SENSIBLITY! EP. 1」
유어원들은 직전의 회의감은 잊어버린 채 서둘러 영상을 누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수의 유어원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전설의 레전드 영상. 그 인트로는.
[“…….”] [“…….”]어디론가 향하는 차에 실린 채 죽어 있는 두 명의 모습으로 시작되었다.
-뭐임?
-유하랑 이든이 왜 저러고 있어…? 나 얘네 둘 얼굴 이렇게 창백한 거 처음 봄
동영상은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인 듯, 음질과 화질 모두가 전문적인 카메라로 촬영한 것만큼 고르지는 않았다. 그에 맞추어 화면 또한 약간은 날것의 감성을 그대로 살린 듯해, 더더욱 ‘리얼’스러운 느낌을 주는 듯했다.
그런 화면 안쪽에서 두 사람은 차가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힘없이 덜컹거렸다. 사람보다는 실린 짐짝 같은 모습에 유어원들은 이 둘이 왜 이렇게까지 힘이 없는지 의아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형들, 괜찮아요?”]그러다 어쩐지 한심해하는 듯한 천세림의 목소리와 함께 화면은 손발도 꾸물대지 못하고 차에 기대어 늘어져 있는 두 사람을 클로즈업했다.
대답하지 못하는 두 명 가운데 벙거지 모자를 쓴 물 빠진 옅은 보라색 머리의 남자, 원유하가 가까스로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에 더해 혀를 차는 천세림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니까 내가 어제 조금이라도 자랬잖아요.”] [“작업이… 덜 끝나서…….”]기어 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에이든 리의 목소리에 이어 화면 아래로 자막이 깔린 건 그다음의 일이었다.
「실은 이 두 사람은…….」
그리고 화면에 첨부된 자료 사진에 유어원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휴가 중에도 계속해서 시안을 보내며 열일한 원유하와 에이든 리, 끝없이 쏟아지는 시안 속에서 경악하는 멤버들의 메시지가 자료 화면으로 주어지며 편집자의 안쓰러운 자막이 달린 것이다.
「저희는 이런 걸 휴가라고 부르지 않기로 했어요…….」
원디어가 데뷔 전후로 살인적인 스케줄을 보냈다는 것을 모르는 팬은 없다. 그 와중에 원유하와 에이든 리가 휴가 3일 중 반절이 조금 안 되는 시간을 일로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어원은 경악했다.
-아니 그럼 얘네…. LON콘서트 보고 바로 작업실 가서 하루하고도 반나절 정도를 작업만 계속했다는 거임???? 미친놈들아냐??? 니들 이거 거의 1년만에 휴가 얻은 거 아니냐고
-디어돌 끝나고 바로 앨범준비 시작해서 데뷔하고 첫활동기 끝나고 딱 3일받은 휴가도 일로 보내…?? 이게 바로 서바이벌 출신의 바이브임?
-딴 게 독기가 아니다 이게 바로 레전드 독기다
-얘들아!!! 내가 누누이 말하지만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걸 바라진 않았다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ㅎ 솔직히 나는 얘네 휴가 때 헛짓거리 안하고 어디 안 싸돌아다니고 둘이서 나란히 작업실에 틀어박혀서 얌전히 본업했을 거 생각하면 조금 흐뭇함…. 이런 팬이어서 미안^^;
거의 이틀 밤을 새운 상태로 차에 실려 흔들리던 두 명과 천세림은 곧 잔디가 깔린 캠핑장 내부로 들어섰다.
비실대며 서 있는 두 사람을 조금 쉬라고 내보낸 천세림이 아이스박스에서 고기를 꺼내 굽는 동안, 두 명은 잔디밭에 멀뚱하니 서 있다가 곧 시간을 때우자며 가져온 배드민턴 채를 들었다.
[“오~ 유하 잘한다~!”] [“너 테니스 쳤었다고 했었나?”] [“응, 학교에서~! 엇……! 치사하다!”] [“방심한 네 잘못이지. 다시 던진다?”]처음에는 설렁설렁 움직이는 듯하던 두 명은 몸을 움직이니 조금 기력이 나는 듯, 곧 활기차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유하! 이쪽 서브!”] [“야, 그쪽으로 가면……!”] [“앗!”]랠리를 하던 두 명 사이를 오가던 배드민턴 공이 나무 위에 걸린 것은.
[“…어떡하지?”] [“…뭘 어떡해, 못 찾는 거지.”]당황한 얼굴로 멀거니 나무 위를 바라보던 두 사람은 어떻게 할지를 궁리하다가 곧 에이든 리의 주도로 자신들의 신발을 벗어 나무 위로 던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유어원 모두가 알고 있는 대로 신발은 배드민턴 공을 맞추기는커녕 열매가 열리기라도 하듯 주렁주렁 나무 위에 매달릴 뿐이었다.
[“뭐 하고 있었어? 왜 맨발이야? 신발은?”] [“단우 형이 해 보면 안 돼요? 형 타깃 맞추는 거 잘할 거잖아요!”]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여기에 합류한 도지혁과 주단우, 천세림, 강현진의 신발까지. 원디어 멤버 일곱 중 총 여섯의 신발 여섯 켤레가 나무 위에 올라간 것을 확인한 후, 유어원은 폭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든, 유하: 역시 형이야 구하러 왔구나
단우: 아니 나도 걸렸어ㅠㅠ;;
-아 현진이ㅋㅋㅋㅋㅋㅋㅋㅋ손에 여행 선물 바리바리 싸들고 왔다가 아무것도 모르고 신발 빼앗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 신발 그렇게 되고 나서 지혁이가 현진이 외면하는 거 보고 개같이 웃는중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에 이든이가 막내 신발까지 빼앗았으면 원디어 일곱 명이 우르르 맨발인 채로 캠핑장 관리실까지 갔겠네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거 실제로 본 유어원 대체 어떻게 부장님 콜에 빽할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거임????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같으면 그 장소 절대 못벗어남
자기들끼리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려 애쓰다 본업과는 달리 더없이 허술한 행동으로 아예 궁지에 몰려 버린 모습이 웃음을 유발했던 것이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막내에 의해 겨우 장대를 가져와 끙끙대며 신발을 내린 후, 원디어 멤버 일곱 명은 천세림이 세팅을 다 해 놓은 바비큐장으로 이동해 각자가 휴가 선물로 가져온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첫 활동기 소감을 나누었다.
-하 애들 재밌게 노는 모습 보니까 괜히 내가 힐링되는 기분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이거 보고 캠핑 뽐뿌 와서 지금 바로 서울권 검색해봤는데 웬만한 거 다 예약 찬 거 실화임? 님들 왜 이렇게 빠른데 제발 그만 빠릿빠릿해지라고;
-기다린 값을 할 만큼 애들이 귀엽다…. 근데 EP1이면 이거 이후로도 계속 나온다는 건가?? 이게 왜 센서빌리티 선물인지도 잘 모르겠음
그에 유어원이 흡족한 미소 속에서도 이 영상이 어떻게 이번 활동과 연결되는지에 대해 의아함을 보이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우리 이번 2집 활동이요, 깜짝 전시회를 하는 걸로 정해진 거죠?”]그에 답하듯 영상의 말미, 유찬희가 꺼낸 말에 유어원들은 왜 원디어가 이번 활동의 시작에 앞서 바비큐 영상을 풀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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