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Plan for the Second Life Idol RAW novel - Chapter (18)
플래시 몹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후, 나는 멀거니 자리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있자니 오늘 있었던 일이 천천히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그분이셨지.’
나는 오늘 날 찍어 준 사람의 얼굴을 회귀 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라이트닝의 스케줄을 오랫동안 함께하며 거의 대부분의 행사마다 얼굴을 비추었던, 거의 유일하다고 말해도 좋을 내 개인 홈마셨으니까.
‘이름은 모르지만.’
얼굴이나 닉네임은 기억했다. 팬 사인회에 오실 때마다 닉네임을 대고 사인을 받아 가기도 하셨고, 무엇보다도 카메라를 든 그 얼굴을 매번 마주쳤기 때문이다.
누구도 우리를 알지 못하고 찍지 않는 상황에서 그분의 존재는 비단 나뿐만이 아닌 멤버들에게도 위안이 되었었다.
‘잠깐 반짝하고 내려가긴 했지만, 그분이 찍은 동영상 조회 수가 급격하게 올라갔던 적도 있었고.’
그런 사람을 회귀한 후 마주쳤다는 건 역시 그 ‘운’ 덕분일까.
나는 지난번 뽑은 ‘운’의 내용을 떠올렸다.
『뜻하지 않은 만남!』
새로운 무대에서는 언제나 오른쪽을 주시하세요.
뜻하지 않은 인연과 마주합니다.
보상: ???
-…누굴 말하는 건데?
그 ‘운’을 뽑았을 때 가장 먼저 내가 느낀 건 찜찜함이었다. 그 뜻하지 않은 인연이 대체 무엇을 말하는 건지 감도 잡히지 않았으니까.
‘보상도 숨겨져 있었고.’
그런 만큼 나는 오히려 플래시 몹을 할 때는 의식적으로 오른쪽을 보지 않으려 했다. 꿋꿋하게 정면을 바라보며 오히려 카메라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한 것이다.
그러나 시스템의 안배일까, 아니면 나조차도 깨닫지 못했던 익숙함 때문일까.
나는 한순간 와닿은 시선을 무시하지 못했고, 결국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고개를 돌려 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시스템이 말한 그 ‘뜻하지 않은 인연’을.
‘…인정할 건 인정하자.’
솔직히 반갑긴 했다.
시스템이 어떤 생각으로 그런 ‘운’을 내게 준 것인지는 모르나, 영영 마주할 일이 없을 것 같던 사람을 다시금 마주한다는 건 생각보다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회귀 전의 2년은 거의 팬들을 만나지 못한 시기였다. 계약이 끝나기 1년 전쯤에는 그나마 드문드문 있던 해외 일까지 끊겨 거의 방치되어 있었고, 그 전의 1년은 해외에서 굴려졌기 때문이다.
국내 팬을 만나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그분과도 마주할 일이 없었다.
‘거의 2년 만인가…….’
지나간 시간을 떠올려 보니 그저 아득하기만 했다. 라이트닝으로서나 원유하로서나 회귀 전의 2년은 지독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에, 익숙한 카메라는 생각보다 반갑게 느껴졌다.
‘시스템이 준 이번 운은 썩 나쁘진 않을지도.’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조금 유해진 마음으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날 그분이 찍은 사진이 연예 커뮤니티에서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켰는지는 꿈에도 모르고.
* * *
“미소남, 안녕~.”
“포카리남 씨, 오늘따라 미소가 아름다운데요?”
“…조용히 해라. 넥타이남, 직업만족도남.”
으르렁거리는 듯한 내 경고에도 에이든 리와 천세림은 낄낄거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나는 짐을 풀며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내게 슬그머니 다가온 주단우가 부드럽게 인사를 건넸다.
“잘 지냈어?”
“아, 형.”
“정말 잘됐다. 메시지로도 얘기했지만 정말 축하해, 유하야.”
“…….”
주단우는 평소의 표정을 생각하면 거의 만개한 듯한 얼굴이었다. 정말로 기쁜 것처럼.
‘…하.’
“고마워요…….”
차마 그 얼굴에 대고 에이든 리나 천세림에게 그랬던 것처럼 욕을 할 순 없어서, 나는 대충 그렇게 인사했다.
그런 날 보며 두 명이 더 낄낄거리며 웃기에, 나는 방에 있는 베개를 그놈들에게로 던져 주었다. 그럼에도 두 놈은 지치지도 않고 더욱 웃어 댔다.
그 둘을 무시하고 남은 짐을 풀며, 나는 또 한 번의 한숨을 삼켰다.
‘…그래, 시스템이 나한테 진짜 운만 줄 리가 없지.’
며칠 전, 플래시 몹이 끝나고 본방 무대와 프로필까지 공개된 다음 날, 잠에서 깬 날 반긴 건, 이놈들로부터 도착한 링크 여러 개였다.
[천세림: (링크) 유하 형~~~ 연생들 중 첫 홈마 개설 축하드립니다~~~ 센터 형까지 이겼어~~!] [에이든 리: (박수 이모티콘)] [주단우: (링크) 모두 축하해. 정말 잘됐다.] [천세림: 오, 맞아! 기사도 떴다구요~~] [에이든 리: 잘 써줫서] [천세림: (링크) 불판도 터졌음~~~]다들 신이 난 기색이 만연했다. 의아한 마음으로 링크에 접속한 후, 나는 시스템이 말한 ‘보상’을 뒤늦게 확인할 수 있었다.
‘…행동력이 이렇게 빠르실 줄은.’
가장 먼저 얻은 ‘보상’은 홈 계정 생성이었다. 그날 사진을 찍어 가셨던 팬분께서 이번에도 개인 계정을 생성해 내 홈마로 나선 것이다.
게릴라 플래시 몹이 진행된 날은 아직 연습생들의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때였으나, 그분께서는 우선 별명을 붙이고 나중에 내 이름을 추가해 넣자고 결심한 모양이었다.
어찌 보면 성급한 계정 생성이었으나, 마음은 이해가 갔다.
‘아직 팬이 붙기 전이니까 홍보 태우기 좋다고 생각하셨겠지.’
일명 ‘선점’ 말이다.
그날 플래시 몹은 어디까지나 게릴라였다. 게다가 아직 사전 무대가 공개되기 전이었으므로 모인 연습생들에게는 팬이 없었다. 그날 광장에 모여 있던 건 일명 ‘머글’들뿐이었던 것이다.
일반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진 건 강현진뿐이었기에 그날의 주목은 대부분 강현진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건 팬심과는 약간 결이 다른 관심이었다. 플래시 몹이 끝나고 올라온 영상들도 대부분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조악한 것들이었고.
그런 와중에 가장 먼저 계정을 파고 빠르게 프리뷰를 업로드한 데 이어 보정본까지 올렸으니, 동영상과 더불어 내 사진이 연예 커뮤니티 쪽에 퍼진 건 당연했다.
게다가 다음 날 무대가 공개됨과 동시에 연습생들의 프로필이 공개되자, KRM 엔터테인먼트라는 수식어를 타고 나는 돌판에서 한 차례 더 이슈 몰이를 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을 연예 기자들이 놓칠 리가 없었다.
「‘디자인 유어 아이돌’ 아이돌 명가 KRM부터 신생 기획사까지…역대급 프로젝트 그룹 탄생 예고」
「[이슈TALK]‘디자인 유어 아이돌’ K-POP 새 패러다임 만드나…에이넷의 ‘큰 그림’」
「[스타기획]‘디자인 유어 아이돌’ 차세대 아이돌을 찾고 있다면 ‘나를 믿어봐’! 빛나는 ★ 지망생 5」
「지금 커뮤니티에서 화제되고 있는 ‘디자인 유어 아이돌’ 연습생」
두 번째 ‘보상’은 바로 기사였다. 커뮤니티에서 [디어돌>과 참여 연습생들의 프로필이 화제가 되자 수많은 기사들이 본방 전임에도 불구하고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내가 회귀하기 전에도 이슈를 탔던 도지혁을 비롯해 강현진, 에이든 리,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천세림과 유찬희 등 다양한 연습생들이 기사에 등장했고.
「KRM 엔터테인먼트 최초로 데뷔 전 신상이 공개된 5년 차 연습생 원유하」
나 또한 그 안에 빠지지 않았다.
대형 출신이니만큼 초반 이슈몰이는 어쩔 수 없긴 했지만, 아무래도 강현진마저 제치고 가장 먼저 홈 계정이 생성된 점 등이 더욱 좀 더 주목 요소를 더한 것 같았다.
즉, 나는 그 ‘뜻하지 않은 만남’의 보상으로 ‘인지도’를 얻게 된 것이다.
‘…김민기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KRM은 콧대 높은 대형 소속사로 유명했다. 그런 만큼 데뷔도 전에 연습생을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내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었고, 그 수식어를 타고 김민기는 한 차례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 이 정도까지 연예 커뮤니티 쪽에서 화제가 되진 않았던 것으로 안다. 팬들도 제작 발표회 이후에나 생겨났었고.
‘…하.’
아무튼 나와 달리 소속사는 기뻐하는 모양이었다. 기사가 쏟아져 나온 날 권 실장님으로부터 1차 미션도 잘 통과하라는 메시지를 받기도 했고 말이다.
‘난 1차 미션이 제발 끝이었으면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짐을 모두 정리하고 체육복으로 갈아입었다.
이제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생존과 방출을 가르는 첫 1차 미션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 * *
“앞으로의 K-POP을 주도할 차세대 보이그룹을 선발해 내기 위한 여정, 그 두 번째. 1차 경연의 주제는 바로… 그룹 배틀입니다.”
각자 클래스별로 맞추어 선 연습생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다시금 강당에 모인 채 앞으로 진행될 경연에 대한 설명을 듣는 중이었다.
[디어돌>의 1차 경연은 그룹 배틀이었다. 100명의 연습생이 총 14그룹으로 나뉘어지며, 한 곡의 지정곡을 두고 두 그룹이 대결 구도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것이었다.그러나 물론 그 간단한 형식으로만 배틀이 이루어질 리는 없었다.
MC는 의미심장한 얼굴로 연습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 [디자인 유어 아이돌>의 최종 목표가 뭐였죠?”
“멤버 구성원의 능력치가 완벽한 아이돌 그룹 데뷔입니다!!”
뜬금없이 던져진 질문에 연습생들이 한 목소리로 소리치자, MC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러니 아이돌 메이커님들께 여러분의 능력치를 더 자세하게 보여 드려야겠죠. 이에 따라 덧붙여진 경연 미션이 있습니다.”
MC의 손짓에 따라 곧 스크린 위로 세 가지 단어가 떴다.
「안무」
「가사」
「편곡」
“여러분은 무대를 꾸리기 앞서 팀원들과 상의해 이 세 가지 파트들 중 최소 한 가지 분야를 선택해야 합니다. 물론 더 많은 창작 파트가 더해질수록 추가 점수가 적립되겠죠.”
MC는 창작 파트 한 곡당 천 표의 베네핏이 주어질 것이라 예고했다. 물론 배틀에서 진 팀에게는 적용되지 않지만 말이다.
“그러나, 조별 평가를 기존부터 프로듀싱 능력이 있는 연습생들에게만 맡기는 건 너무 불공평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여기서 한 가지 더.”
MC는 백 명의 연습생을 한 번 휘 훑고는 말을 이었다.
“여러분은 이번 미션이 진행되는 동안 서로 각자의 기여도를 평가하게 될 겁니다. 매일 여러분 또한 서로에게 표를 던지는 거죠. 매일 밤 팀원 각자가 팀을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발표하며, 팀에 기여하지 못한 연습생은 이후 마이너스 점수를 받게 됩니다.”
그러니 각자 농땡이를 부리지는 않아야 되겠죠, 라며 MC는 씩 웃었다. 성실함 또한 중요한 요소이니 이를 잘 생각하고 팀을 짜라면서.
‘…서바이벌답네.’
나는 침음을 흘리는 연습생들 사이에서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그렇게 생각했다. 저건 서로 팀으로서 단합하되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라는 뜻이었다.
‘저런 구도라면 무조건 각 팀마다 더 많은 기여도를 위한 대결이나 갈등 구도가 생길 테고.’
이후 데뷔조에 맞는 ‘창작’이라는 콘셉트도 챙기면서 서바이벌 프로그램다운 갈등 서사도 챙겨 보겠다는 것이다.
MC는 술렁이는 연습생들을 뿌듯하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이제 팀을 나누겠습니다. 이름을 호명하는 연습생들은 앞으로 나와 주세요.”
MC의 호명에 따라 가장 먼저 앞으로 나간 것은 강현진과 에이든 리였다.
그 뒤를 이어 나서는 연습생들의 얼굴을 살펴보니, 대부분 크든 적든 첫날 개별 평가에서 프로듀싱 능력을 보여 주었던 연습생들이었다.
‘적당히 프로듀싱 멤버들을 분배해야 미션 자체가 성립되니까 당연한가.’
어쨌든 창작 미션이니만큼 각 조마다 한 명 정도씩은 제대로 된 프로듀싱 멤버들을 분배할 모양이었다.
곧 호명이 끝나고 구성될 조의 수만큼 열네 명의 연습생들이 앞으로 서자, MC는 말했다.
“열네 명의 연습생들은 이름이 호명된 순으로 각자 한 차례에 한 명씩 자신이 팀원으로 삼고 싶은 멤버의 이름을 불러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뽑힌 연습생들은 그 뒤를 이어 자신이 함께하고 싶은 연습생을 뽑아 주면 됩니다.”
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듀싱 멤버 한 명의 주도로만 팀을 구성하는 게 아닌, 팀 멤버 전원이 각자 책임이 있게끔 팀을 구성하겠다는 거였다.
MC는 말을 마친 후 가장 먼저 강현진에게 마이크를 넘겨주었다.
“제가 뽑을 연습생은…….”
강현진은 남은 연습생들을 한번 휙 훑었고, 곧 나와 눈이 마주쳤다.
아주 잠깐 동안 그 눈 위로 갈등인지 적대감인지 모를 것이 스쳐 지나갔으나.
“…A클래스 유찬희 연습생입니다.”
곧 그 눈은 내게서 떨어져 나와 근거리에 서 있던 유찬희에게로 향했다.
유찬희는 약간은 당황한 듯했지만 곧 기쁜 듯한 얼굴로 줄에서 나와 강현진과 합류했다.
“제가 함께하고 싶은 연습생은.”
그 뒤를 이어 마이크를 잡은 건 에이든 리였다. 에이든 리는 강현진과 동일하게 연습생들을 훑었고, 곧 내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 나는 그놈이 눈을 휘며 웃는 걸 똑똑히 보았다.
‘…저놈 설마.’
그 눈과 똑바로 마주한 순간 나는 아주 강렬한 예감을 느꼈다.
“A클래스 원유하 연습생입니다.”
…1차 미션을 조용히 넘기진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을.
‘젠장…….’
나는 애써 꾸며 낸 덤덤한 얼굴을 유지하며 줄에서 나왔다. 에이든 리는 희희낙락한 표정으로 나를 반겨 주었다.
“유하! 잘해 보자!”
“…그래, 뽑아 줘서 고맙다.”
나는 어물쩍 에이든 리의 하이텐션을 받아넘기며 곁에 합류했다.
그 뒤를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건 도지혁이었는데, 도지혁은 천세림을 지목했다. 천세림은 약간은 아쉬운 얼굴로 나와 에이든 리를 바라보고는 도지혁과 합류했다.
그렇게 한 차례가 지나가고, 두 번째 턴에 유찬희를 거쳐 마이크는 내게까지 전달되었다.
“제가 뽑을 다음 연습생은…….”
나는 마이크를 들고 다른 연습생들은 볼 것 없이 한 사람에게로 시선을 고정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연습생이 움찔 몸을 떨었으나, 나는 그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망설임 없이 이름을 내뱉었다.
“D클래스 주단우 연습생입니다.”
내 호명에 주단우의 얼굴이 벙벙해졌다. 아직 높은 등급을 가진 연습생들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이렇게 초반에 자신이 불릴 줄은 몰랐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빈말 아니라고 했잖아, 내가.’
곧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나 기쁜 건지 당황한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와 에이든 리에게로 뛰어오는 주단우를 보며 나는 생각했다.
아마 주단우는 같은 시즈레이블 연습생에게 이름이 불리거나, 그도 아니라면 쉽게 선택되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남을 거라 생각했을 터다. 아마 실제로도 그렇게 진행됐을 확률이 높고.
‘그렇게 되면… 모르긴 몰라도 꽤 치이겠지.’
주단우를 저를 돋보이기 위한 카드로 쓴 동료 연습생이든, 주단우를 무시하거나 열심히 빼먹을 생각만 하는 놈들 사이에 떨어지든 이미 레벨 재평가를 망친 주단우는 꽤 멘탈이 털릴 터였다. 1차 경연에서 그건 굉장한 페널티로 작용할 테고.
그렇기에 나는 주단우를 뽑아 올 수밖에 없었다.
‘주단우는 정말로 괜찮은 놈이니까.’
실력적으로도 인성적으로도 여기서 얼레벌레 떨어지기는 좀 아쉽다. 초장부터 망한 판이긴 하지만, 그렇기에 이렇게 된 이상 할 수 있는 건 해 볼 수도 있을 터였다.
적어도 놈이 자포자기하거나 누군가에 의해 꺾이는 걸 막는 것 정도는.
오